칼릴 지브란은 레바논의 대표 작가로 철학자·화가·소설가·시인으로 활동했다. 레바논 북쪽 끝에 위치한 베챠리의 유복한 가정에서 2남 2녀의 막내로 태어났다. 1895년 12세 때 아버지만 레바논에 남고 온 가족이 미국의 보스턴으로 이주했다. 그곳에서 2년간 영어를 공부하고, 다시 레바논으로 돌아와 5년간 아랍어와 프랑스어를 배웠다. 그 후에는 아버지를 따라 전국을 여행하며 그림을 그렸고, 1902년에는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각지를 여행하며 삶에 대한 통찰력을 길렀다. 1908년 프랑스 파리에서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을 만나 미술을 공부하고 미국으로 갔다. 미국에 함께 있었던 어머니와 누나, 형이 결핵으로 죽고 누나와 단 둘만 남게 되었다. 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북 디자이너로 일했다. 이때부터 화가로서의 재능을 발휘했으며, 당시 문단에서 활약하는 젊은 작가들과 교류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면서 작품 활동을 하게 되었다. 1911년 뉴욕에 정착하여 《예언자》를 쓰면서 생의 대부분을 보냈다. 평소 타국 살이의 외로움을 술로 달래다 건강을 해쳐 1931년 4월 10일, 4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역자 : 유정란
미국 로체스터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창작 단체 ‘온사이더’에서 시나리오 집필에 참여한 바 있으며 현재 소설과 수필 집필, 번역 등 문학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다.
《예언자》는 알무스타파라는 예언자를 통해 오팔리즈의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진리를 전파한다. 주인공의 입을 통해 칼릴 지브란은 자신의 사상을 세상 사람들에게 설파하고 있다. 알무스타파는 열두 해 동안이나 기다리던 배가 마침에 오팔리즈 항구에 들어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떠나려는 그를 붙잡고 오팔리즈 사람들은 마지막으로 진리를 전해 달라고 청한다. 그의 진리의 말들은 문답 형식으로 진행된다. 드디어 그는 모든 가르침을 끝내고 배에 올라 작별을 고한다.
〈사랑에 대하여〉 사랑이 여러분을 손짓해 부르거든 그를 따르십시오. 비록 그 길이 힘들고 가파를지라도. 그가 날개를 펴거든 그 품에 여러분을 맡기십시오. 비록 그 깃털에 숨겨진 칼이 여러분에게 상처를 줄지라도. 그가 여러분께 말하거든 그 말을 믿으십시오. 비록 북풍이 정원을 황폐하게 하듯 그 목소리가 여러분의 꿈을 산산조각 낼지라도. (중략) 사랑은 그 자신을 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줄 수 없고, 그 자신에게서가 아니면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습니다. 사랑은 소유하지도 않고 또 소유되지도 않습니다. 사랑은 사랑으로 넉넉하기 때문입니다.
〈기쁨과 슬픔에 대하여〉 기쁠 때는 여러분의 마음 깊이를 들여다보십시오. 그러면 지금 기쁨을 주고 있는 것이 바로 지금까지 슬픔을 주던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슬플 때도 다시 여러분의 마음 깊이를 들여다보십시오. 그러면 사실 지금까지 즐거움이었던 바로 그것 때문에 지금 울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 중 더러는 “기쁨이 슬픔보다 좋다.”고 하고 또 더러는 “아니다. 슬픔이 기쁨보다 좋다.”고 합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단언합니다. 이 둘은 떨어질 수 없다고. 이 둘은 함께 옵니다. 그중 하나가 여러분과 함께 식탁에 앉아 있을 때, 다른 하나는 여러분의 침대에서 자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