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0년 07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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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84쪽 | 184g | 155*234*15mm |
ISBN13 | 9788937444265 |
ISBN10 | 8937444267 |
발행일 | 2020년 07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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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84쪽 | 184g | 155*234*15mm |
ISBN13 | 9788937444265 |
ISBN10 | 8937444267 |
이것은 괴담이 아니다 7 민영이 13 따개비 17 벽 23 벚나무로 짠 5자 너비의 책상 28 푸른 연못 37 얼음과 달 42 다른 음주 운전자만 조심하면 되는 도로 47 재회 52 여름 나라의 카디건 59 변신 63 당신의 등 뒤에서 67 |
민음사가 디자인 스튜디오 오이뮤와 협업해 4년 째 만들어오고 있는 워터프루프북. 말 그대로 방수가 되는 책으로, 친환경 방수 소재 미네랄 페이퍼로 만들었다고 한다. 작년에는 "사용자를 위한 디자인으로 활용도를 높였다"는 평과 함께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꼽히는 IF 디자인 어워드 '2020 커뮤니케이션 부분'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매년 다른 컨셉으로 여러 권을 출간하는 듯 한데, 이 책은 작년에 출간된 ‘THE 짧은소설’ 중 하나로 작가 열 두명의 괴담을 엮었다. 괴담을 그리 좋아하진 않는 사람이지만, 이번 구입은 책 내용 보다는 워터프루프북이라는 것 자체에 관심을 가진 것이기 때문에 가장 잘 읽힐 것 같은 이 책을 선택한 것이다.
책의 모습은 일반 책과는 사뭇 다르다. 종이의 질감도 보들보들하고, 약간의 무게감이 있다. 책의 크기는 크지 않고 물에 약한 본드제본 대신 실 제본으로 책을 엮었다. 한 편의 길이가 짧고 전체가 8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얇은 책이라 순식간에 완독한 후에서야 정말 ‘워터프루프’가 되는지 실험해 보게 됐는데, 신기하게도 정말 멀쩡했다. 뿌린 직후에야 물에 젖긴 하지만 물이 종이에 스며든다기 보단 종이 위에 올라탄 느낌이었고, 뒷 페이지로 새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원상복귀 됐다.
하지만 우려했던 대로 책의 내용은 그저 그랬다. 정말 겁이 많아 공포영화는 꿈도 꾸지 못하는 나인데도 책에 실린 열 두편의 괴담은 전혀 무섭지 않았다. 물론 그럭저럭 재밌는 소설도 있었지만 내가 현대소설? 젊은작가의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그대로 드러나는, ‘그래서 뭐?’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소설도 있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글 자체는 가벼운 것들이라 읽을 때는 후루룩 읽을 수 있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을 구입한 이유는 내용보단 워터프루프북에 관심이 있어서다. 그래서 내용에는 크게 만족하지 못했지만 책 자체는 마음에 들었다. 디자인도 예쁘고, 방수가 되는 책이라는 게 신기한 경험이었다. 친환경적인 소재라는 것도 좋았다. 앞으로 민음사에서, 혹은 다른 출판사에서 얼마나 많은 워터프루프북을 출간할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응원해보기로 했다.
먼저 겁이 너무 많아서 공포물을 잘 읽지 않는 나로서는 새로운 경험이었던 것 같다. 심지어 너무 무서워서 읽다가 중간에 포기하기도 했는데- 일단 그 정도로 소름 돋게 쓴 것은 실력의 반증이 아닐까. 한여름에 으스스하니 읽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단편 모음집이라는 컨셉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인터넷에서 아마추어 글 애호가들이 앤설러지(Anthology)를 펴내는 것들은 본 적이 있었어도, 이렇게 한 가지 컨셉으로 단편 모음을 만든 책은 잘 본 기억이 없어 더 좋았던 것 같다. 게다가 저자들이 각자 나름대로의 호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해 주어서, 같은 주제를 어떻게 다르게 표현하는지 비교해 가며 볼 수 있어서 더더욱 재미있었던 것 같다.
가장 좋았던 단편과 가장 좋지 않았던 단편들을 간단히 소개해 보며 리뷰를 마치려고 한다. 사실 가장 강렬하게 읽었던 것은 이유리 작가의 <따개비>이지만 그건 개인적으로 너무 깊은 공포를 건드려 버려서 구체적으로 리뷰를 할 기력은 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표제작 <이것은 괴담이 아니다>였다. 단순히 고어스러운 이미지나 공포적인 소재들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공포를 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이야기 자체의 구조로 한 번 더 생각해 봤을 때 으스스-한 감성이 들도록 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귀신 이야기를 정말 무서워하는 나로서는 그나마 꺼림칙하지 않게 읽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괴담이기도 했고.
가장 감흥 없게 읽었던 것은 <벚나무로 짠 5자 너비의 책상>이었다. 뭐랄까, 내가 이해력이 딸리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들만 머리에 조금 남을 뿐 ‘그래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던 거야?’ 하는 의문이 컸던 것 같다. 괴담은 괴담이 맞는데, 하나의 줄기로 이어진 괴담이라기보다는 뚝뚝 끊어진 엽서들을 보는 느낌이었달까. 그래도 어딘지 모르게 일본 공포 단편을 떠오르게 하는 분위기 형성은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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