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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415g | 128*188*30mm
ISBN13 9788972885153
ISBN10 8972885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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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나인 상태로 있는 동안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일들을 모두 이 일기에 적어두기로 한다. 내가 누구인가를. 내가 알게 된 진실을. 그리고 용서할 수 없는 그놈이 저지른 짐승만도 못한 짓을. --- p.7

지금 이 시간을 놓치면 나는 영원히 내가 아니게 되고 말지도 모른다. --- p.8

불그레한 물이 반쯤 차 있는 욕조 안에 희끄무레한 물체가 보였다. 발가벗은 남자의 시체였다. 시체는 태아처럼 등을 구부린 채, 천장을 보고 물속에 잠겨 있었다. 태아와 다른 점은 성인 남성이고 머리 부분이 없다는 점이었다. --- p.27

조금 전에 자기가 생각한 것처럼 범인의 목적이 피해자의 ‘머리’였다면 앞뒤가 맞는다. 하지만 가부라기는 누군가가 다른 사람의 ‘머리’를 필요로 할 이유를 도저히 떠올릴 수 없었다. --- p.50쪽

맞다. 그 현장에는 감정이라는 게 없었다. 피해자에 대한 원한도, 분노도 없었다. 변태적인 광기나 흥분도 보이지 않았다. 피해자에 대한 감정의 흔적이 없었다. --- p.56

“자, 이제 퀴즈예요. 머리만 남아 되살아난 당신은 누구 것이죠? 아니, 당신은 대체 누구일까요?” --- p.87

“아인슈타인은 ‘경험을 아무리 쌓아도 논리는 생기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일반적인 추론법, 귀납법이나 연역법으로는 진실에 도달할 수 없다는 의미죠. 즉 진실에 이르기 위해서는 우선 진실이 있는 곳까지 단숨에 뛰어넘어 진실을 움켜쥐어야 해요. 그리고 그다음에 그게 진실이라는 걸 증명하면 되죠.” --- p.118

이 연속살인사건에는 시체의 일부분을 모아 한 명의 인간으로 되살리려고 했다는 주장을 하기에는 아무래도 모순이 되는 시체가 한 구 포함되어 있었다. 발견된 다섯 구의 시체는 모두 젊은 남성이었다. 하지만 여섯 번째 살인, 도도로키에서 마지막으로 발견된 왼다리가 없는 시체만은 젊은 여성이었다. --- p.125

내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다. 이름뿐만 아니라 나이나 직업은 물론 내가 사회인인지 학생인지도 알 수 없었다. 머릿속을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도무지 이 방처럼 새하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 p.128

인간은 누구나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바라지 않는가? 헤어진 아내처럼 이 친구들도, 원통하게 살해된 피해자들도, 그리고 어쩌면 사람을 여섯이나 죽인 그 범인도. --- p.159

여섯 명의 시체에서 일부분을 떼어내 한 사람으로 되살린다…… 이건 바로 내 이야기 아닌가. --- p.180

나를 죽인 사람은 누구인가? 왜 우리 여섯 명을 죽여야 했는가. --- p.183

데드맨이라고 합니다. 저는 죽은 사람입니다. --- p.205

내 몸 안에서는 누군가에게 목숨을 빼앗긴 이들의 목소리가 늘 소용돌이치고 있다. 나를 죽인 범인을 찾아다오. 잡아다오. 그리고 한을 풀어다오. 그런 비통한 절규가 몸 안에서 들려온다.
--- p.224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도쿄에서 여섯 번에 걸쳐 연속살인사건이 일어났다. 머리, 몸통, 팔, 다리 등 각각의 신체 부위가 사라진 여섯 구의 시체와 중년남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머리카락, 치밀하고 완벽한 살인 방식 외에는 별다른 단서가 없다. 또 하나 이상한 점은 사건 현장에서 감정이란 게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흔히 범인이 시체에 손상을 가하는 경우에 나타나는 피해자에 대한 원한이나 분노, 변태적인 광기나 흥분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범인은 단지 신체를 잘라내 가지고 간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과연 범인이 원했던 것은 피해자의 목숨이 아니라 신체였던 것일까. 그렇다면 이 사건은 엽기적인 토막 살인사건이 아니라, 살인사건을 가장한 기묘하고도 치밀한 강도 사건인지도 모른다. 형사 가부라기가 진두지휘하는 수사가 점점 미궁으로 빠져가는 그때, 가부라기 앞으로 의문의 이메일 한 통이 도착한다. 발신자는 ‘데드맨’. 연속살인사건으로 죽은 남자가 보낸 이 제보는 사건을 해결하는 결정적인 단서가 되는데……. ‘데드맨’에 얽힌 엄청난 부조리와 섬뜩한 과거, 무엇이 거짓이고 진실인지, 누가 가해자이고 피해자인지 흑백이 뒤섞인 사건의 전모는 치밀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전개를 통해 반전을 거듭하며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말을 향해 치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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