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의 주체는 인간이라는 선언,근대 철학의 서막을 열다『방법서설』은 17세기 프랑스의 사상가, 르네 데카르트가 1637년에 발표한 철학서이다. 이 책에는 ‘이성을 올바르게 이끌고, 학문에서 진리를 찾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여기에서 학문이란 당대의 보편적 학문으로서 고전을 비롯하여 수학, 물리학, 의학 등의 모든 학문을 가리킨다.전체 6부로 구성된 이 책은 데카르트가 수행했던 굴절광학, 기하학, 기상학 등 다양한 과학 분야의 연구 결과와 자신이 정립한 ‘학문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서문의 형식으로 작성되어 『방법서설』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것이다. 데카르트는 이 책에서 대해, 이 세계에 존재하는 자연세계의 법칙을 수학적, 과학적으로 증명하고자 했으며, 그 진리를 추구하는 방법론, 즉 무엇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밝힌다.이러한 데카르트의 사유는 중세의 기독교적 세계관이 지배하던 당대에서 혁명적 단초를 제공하게 되는데, 바로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라는 명제이다. 이것은 ‘사유의 주체를 신이 아니라, 인간으로 규정함으로써 기독교적 신앙과 이성을 구분하는 근대 철학의 시발점이 되었다.자연의 법칙을 증명하려고 노력함으로써근대의 과학 혁명을 이끌었다『방법서설』은 이후 수많은 지식인과 신학자들 사이에 논쟁을 불러일으켰으며, 데카르트의 명성은 전 유럽으로 퍼져 나갔다. 그러나 당대는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천체 망원경으로 우주를 관찰하여 지동설을 증명하려 했으나 로마의 종교 재판소에 의해 이단행위로 재판을 받는 등 기독교적 세계관과 과학 혁명의 충돌이 시작되는 시점이었다. 그러나 데카르트의 자연에 관한 진리 탐구는 논리학, 기하학, 물리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했으며, 신과 인간 영혼의 실재를 입증하려는 형이상학적 연구에까지 미쳤다.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인간의 영혼과 육체는 관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데카르트는 『방법서설』 제4부에서 인간의 정신과 육체를 분리된 객체로 다루는 이원론적 세계관을 제시한다. 데카르트는 물질을 정신에서 분리시키고 자연계의 만물을 오직 운동성과 연장성의 관점으로 바라보았다. 그의 이런 견해는 훗날 뉴턴(1643~1727)의 역학운동의 법칙으로 증명되어 근대 과학 혁명의 근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