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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한 사람들

악한 사람들

: 중일전쟁 전범들을 인터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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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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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년 08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56쪽 | 458g | 140*210*21mm
ISBN13 9791190422420
ISBN10 119042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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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끈으로 묶인 채 병원체를 투여받거나 비말 형태의 살포에 노출되었으며 오염된 음식과 액체를 섭취하도록 강요받았다. 실험에는 사람이 죽을 때까지 거꾸로 매달기, 죽을 때까지 탈수 상태로 만들기, 신장에 말 소변 주입하기, 다양한 신체 부위를 얼려 동상 치료법 조사하기, 실험 대상을 특수한 여압실에 가둔 채 높은 고도에서 나는 것을 연구하고 그들이 경련을 일으키며 죽는 동안 촬영하기, 강제적인 성관계를 통해 매독을 전염시킨 환자를 생체 해부해 여러 단계에서 다양한 내부 기관에 미치는 영향을 보기, 아이들에게 결핵균 감염시키기(결핵은 생물학적 무기로서는 유용성이 너무 느리게 나타나므로 “순전히 학문적 목적으로” 연구된 것 같다고 해리스는 주장한다). 가장 나이 어린 실험 대상은 세 살짜리 유아였다.
--- pp.72~73

연구자 한 명은 그들의 일과 관련된 이야기 하나를 들려주었다. 한 여성이 전쟁 동안 자신의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수년간 알아내려 애썼다. 그녀의 아버지는 체포된 후 실종되었다. 그녀가 그 연구소에 문의했을 때 그들은 기록을 통해 그가 731부대의 포로였다는 점을 알아낼 수 있었고, 그 여성은 그것이 아버지가 인간 모르모트로 죽었다는 의미라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망연자실했다. 그녀에게 이야기할 만한 가치가 있었을까요? 나는 물었다. 그들은 그렇다고 믿었다. 남은 가족들이 삶을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답이 필요했다.
--- p.75

성인의 세계에서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필사적인 젊은이에게 군인의 용맹함이 남성성의 전형이라고 믿게 하는 것, 통솔자의 권위를 절대적으로 받아들이도록 가르치는 것, 엘리트의 일원이 되게 함으로써 과장된 자존심을 심어주는 것, 공격을 중시하고 자기 집단에 속하지 않은 이들의 인간성을 말살하고, 어떤 곳에서든 그를 관리할 도덕적 제재 없이, 어떤 수준의 폭력이든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것이다.
--- p.90

애쉬 동조 실험에서는 피험자들에게 몇 개의 선을 보여주고 길이가 일치하는 것을 찾도록 한다. 실험 참가자들은 어려움 없이 선의 길이를 정확히 식별한다. 그러나 참가자로 자처한 배우들이 둘러싼 채 부정확한 선을 선택하면 기존 참가자들은 그들에게 순응하면서 분명히 식별 가능한 선들을 잘못 식별한다. 참가자들은 처음에는 혼란과 불편함을 나타내면서 보통 저항하지만 실험이 반복됨에 따라 눈에 띄게 패배감에 빠져 무관심한 태도로 집단의 판단에 동의하기 시작한다.
--- p.92

그러나 괴물을 만드는 것은 단지 길들이는 문제가 아니라 서사의 문제이다. 보통 뉘우치지 않는 전범들에게는 나는 이 일을 해내야 한다는 짐을 지고 있었다는 자아의식을 유지하게 하는 과장된 자기연민을 볼 수 있다. 로버트 제이 리프턴은 아우슈비츠의 나치 의사들에게서 이런 이야기의 원형을 본다. 그 의사들은 자신들의 일이었던, 끔찍하지만 필요했던 살인행위를 “불멸의 게르만 민족”을 위한 자기희생적 고난으로 여겼다. 그와 같은 자기사면은 독일을 비롯한 여타 지역의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적 사명과 유토피아적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를 제시함으로써 가능해졌다. 그것은 행동의 개별성을 모호하게 만드는, 추상적이고 신화적이기까지 한 시간으로의 심리적 진입이다.
--- p.97

나는 가해자, 가해자의 동료 집단, 가해자를 둘러싼 권력구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폭력이 넓은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유지되려면 집중적인 지원 집단이 많이 필요하다. 대량학살은 직접적으로 연루되지 않은 대규모 협력자 집단이 없다면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폭력을 생산하는 제도는 그것을 유지하는 노동자와 관료가 필요하다. 그리고 대개 민간인 집단으로 구성된 방관자가 필요한데, 그들은 서로 경합하는 축구팀의 팬처럼 국기나 반전 깃발을 흔들기만 할 뿐이다.
--- p.112

그녀는 한국 여자였는데 “오빠가 가라고 했어요”라고 말했어요. 나는 “아, 그렇군”이라고 했죠. 그래서 나는 오랫동안 그녀가 오빠가 시켜서 온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일본인에게 속아서 왔다고 일본군 장교에게는 말할 수 없었던 거죠! 아마 그렇게 된 것 같았어요. 나는 내내 그게 매춘이라고 생각했는데 잘못 알고 있었다고 생각하게 됐죠!
그들은 추했어요. 추했죠. 아시겠어요? 예상할 수 있겠지만 내가 그들에게 느낀 건 그들이 정말 혐오스럽다는 게 다였어요. 더러운 여자들이었어요. 더럽게 느껴졌어요. 그들은 성 도구였죠. 그 외에는 어떤 느낌도 들지 않았어요.
--- p.139

가네코 씨는 위안소에 자주 가지 않아서 얼굴이 많이 기억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여성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여자가 한국인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일반적인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자는 일본어를 너무 잘했다. 그가 일본어를 잘한다고 칭찬하자 그녀는 자신이 일본인이라고 고백했다. 가네코 씨는 깜짝 놀랐고 격분했다. 어떻게 일본 여성이 이런 곳에 있을 수 있는가? 그는 혐오스럽게 여기며 떠났다.
--- p.139

이 사람들은 전쟁 동안 신과 같은 권력을 가졌다. 그들은 말 한마디로 사람의 생명을 허락할 수도 있었고 앗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피해자들에게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 모든 시간이 지난 지금 너는 그들에게 다시 모든 힘을 실어주고 있다.
--- p.203

우리 지식인들은 말이죠. 일본군에 있던 지식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어요…… 이 모든 전쟁범죄를 인정할 수 없었어요. 따라서 영리하거나 지적인 군인들은 전쟁범죄를 저지른 게 아니라 상관의 명령을 따른 거라고 생각하죠.
---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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