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0년 08월 1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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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48쪽 | 294g | 121*195*17mm |
ISBN13 | 9791170400295 |
ISBN10 | 1170400299 |
포함 소설시 2만원 ↑ 자수 파우치 증정(포인트 차감)
출간일 | 2020년 08월 1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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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48쪽 | 294g | 121*195*17mm |
ISBN13 | 9791170400295 |
ISBN10 | 1170400299 |
미국 문단에서 주목받으며 데뷔한 에밀리 정민 윤은 다른 시대, 다른 국가에서 삶을 일궈 왔지만 누구보다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라는 어두운 역사의 단면에 깊게 파고든 시인이다. 대학 시절 논문을 작성하다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를 접하게 된 그는 전쟁 범죄의 그늘에서 침묵을 깨기까지 오랜 기간 가시밭길을 걸었던 피해자들의 고통에 깊게 공감하고 그들의 사건을 자신에게 투영시키며 현대 여성들의 아픔 또한 헤아리기에 이르렀다. 그에게 주어진 유전적 트라우마는 그 자신을, 나아가 모든 여성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알리고자 각성한 그는 미국 문단에서 자신에게 상속된 아픔을 공유하는 장을 용기 있게 열었다. 『우리 종족의 특별한 잔인함』은 총 4개의 챕터, 35편의 시로 구성된 시집이다. 미국 문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시인 에밀리 정민 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넘어 전 세계 여성들이 마주하고 있는 억압의 일상을 들여다보았다. 책임, 증언, 고백, 그 이후라는 제목과 함께 구성된 총 네 개의 챕터는 과거에 일어난 일련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건들부터 시작해 현대에 벌어지고 있는 성차별, 성폭력에 관한 여성들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어두운 과거를 그로테스크한 시적 표현을 더해 그려내기도 하고, 전쟁 중에 일어난 말도 안 되는 집단적인 광기를 거부한 일본군 남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관점의 전환을 주기도 한다. 나아가 북한과 남한의 관계에 대해 무지하거나, 2차 세계대전을 미국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이들에게 이민자 여성으로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준다. |
추천사 인류가 가진 모든 구분에 대한 참혹한 조롱의 울부짖음 - 김혜순(시인) 인간의 고통에 공명하면서 연대하게 하는 힘 - 이제니(시인) 한국어판 서문 ‘찾은 시’를 통해 들여다본 우리 종족의 잔인함 고발 일상의 불운 위안 일상의 불운 어이 거기 예쁘장한 아가씨 일상의 불운 일상의 불운 증언 증언들 고백 일상의 불운 페티시 철쭉 나를 만지지 마라 종 이론 아메리칸 드림 머리카락 의구표 할머니가 복숭아를 회상한다 보통의 불운 부검 사후 일상의 불운 일상의 불운 두려움 뉴스 우리 이렇게 헤어질까 일상의 불운 기록 경주에 지진이 발생했던 날, 2016년 9월 12일 추분과 동지 사이, 오늘 가끔 이 길을 걷고 있을 때면 외국인 쉽게 씌어진 시 식전 기도 겨울 매화에게 변신 꿈의 악마 고래 시간 인터뷰 지구 반대편에서 이어진 두 여성 작가들의 대담 - 한유주로부터, 에밀리 정민 윤으로 |
『우리 종족의 특별한 잔인함』에서 주목할 것은 두 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첫째, 여성이 발화하는 목소리를 채록 혹은 기록한다는 것이 가지는 의미. 둘째, 기록의 도구로서의 언어, 언어를 번역한다는 행위.
이 시집은 이 두 가지 중요한 이슈가 중첩되어 있고, 그래서 더욱 의미 있고 가치 있고 특별하다.
『우리 종족의 특별한 잔인함』의 저자인 '에밀리 정민 윤'은 1991년 한국에서 태어나 만 열 살에 캐나다로 이민을 갔다. 즉, 그의 모국어는 한국어다. 그는 낯선 언어였던 '영어'로 이방인으로서의 자신의 삶을 기록했다. (처음에 그녀는 소설 쓰기를 더 좋아했다고 한다.)
미국의 대학에 진학한 후엔 시를 쓰기 시작했다. 에밀리 정민 윤이 일본군 위안부(시인은 '위안부'라는 완곡하고 온건한 표현 대신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는 직설적이고 사실적인 용어를 사용한다)나 한국전쟁에 관심을 갖고 그것을 시의 소재로 삼게 된 것은, '한국인'이라는 그녀의 정체성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겠고, 미국에 사는 사람으로서 미국의 주류 사회에 한국 역사를 소개하고 이해시키고 싶은 열망에 의한 것이기도 하겠지만, '마이너리티'로서 '마이너리티'의 삶에 자연스럽게 끌렸던 게 아닌가 싶다.
아시아인이자 여성으로 미국에 살면서 그녀가 수시로 느꼈던 감정들(차별이나 배제나 폭력 등등)이 아니었다면 그 감정의 근원을 찾으려는 노력 또한 없었을 테니 말이다.
『우리 종족의 특별한 잔인함』의 Part II인 '증언'도 그렇거니와 시집의 도처에서 동일한 제목을 가진 채 불쑥불쑥 등장하는 「일상의 불운」이 일본군 위안부에 관련된 시이거나, 그들이 1인칭으로 직접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시들이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 시집은 여성들의 (중첩된) 목소리를 채록하고 기록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시대와 지역과 인종을 초월하여 이렇게 여성들의 경험은 맞닿아 있고, 이것이 '연대'의 근거와 이유가 된다. 김혜순 시인이나 이제니 시인이 이 시집에 추천사를 쓴 이유도, 소설가 한유주가 이 시집의 번역을 맡은 이유도 같거나 비슷한 이유 때문일 거라고 생각하고, 독자로서 내가 이 시집에 실린 많은 시들에서 비슷하거나 동일한 감정을 경험한 것 역시 내가 여성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Part II인 '증언'이 실제 피해자 할머니들의 인터뷰 내용을 재구성한 시라는 것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채록'과 '기록'을 통해 지워지고 매장되었던 역사의 한 부분이 복기되고 되살려진다. 그리고 그것이 다음 세대의 여성들에 의해 전승된다. 한편, '영어'나 기타 다른 언어를 매개로 이 역사는 다른 나라, 다른 인종의 사람들에게도 전달된다. '번역'의 역할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한국 역사나 한국 사회를 소재로 영어로 쓰여진 시인의 시(이 시집에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시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 등 비교적 최근의 일들을 소재로 한 시들도 있다)가 번역을 통해 다시 한국어로 소환되어진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한국 독자들은 우리에게 익숙하고 당연시되던 것들이 낯설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우리가 읽는 이 시집이 우리의 모국어인 한국어로 번역되어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어-->) 영어-->한국어'의 과정을 거치면서 무언가 조금은 이질적인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이물스러움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러한 경험은 우리 자신을 좀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 거리를 둘 때에만 보이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니깐. '우리'의 일부였으나 우리 바깥으로 나간 제3자를 통해 비로소 우리는 우리를 '제대로'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측면에서 이 시집은 매우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시집의 권말에 2018년 하퍼콜린사에서 출간된 『A Cruelty Special to Our Species』의 전문이 실려 있다. 각각을 원서와 번역서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그런 측면에서 하나의 동일한 시집), 어찌 보면 두 권의 다른 시집이라고도 할 수 있을텐데, 이 한 권의 책에서 서로 다른 두 권의 시집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것도 이 시집만의 특징이다. 영어가 한국어로 번역되면서 시가 어떤 식으로 변용되는지, 그것이 시의 의미를 어떻게 전달하고 (미묘하게) 바꾸는지 등을 살피며 시를 읽는 것도 독서의 한 방법이 되겠다.
사족. 여담이지만 이민자의 삶이나 이민자 문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하진의 『자유로운 삶』을 권한다. 사실 이 시집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생각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미국에 사는 중국계 이민자 역시 시를 쓴다. 그가 영어로 시를 쓰면서 경험한 바와, 이민자인 에밀리 정민 윤이 시를 선택한 이유를 떠올려보면, 미국 내(혹은 미국 대학이나 문단, 출판계)에서 시의 정의나 의미도 많이 달라진 게 아닌가 싶다. 이 두 책들이 출간된 세월만큼 말이다.
이런 책을 살 때는 항상 제가 불행을 낭만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닐지 경계하고 고민해야 되지만, 결과적으로 사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참한 아픔이지만 그들이 여성으로서 제게 결코 타자가 아니기에 그들의 증언을 새로이 조명하여 제게 절감하게 해준 이 책에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우리 종족의 특별한 잔인함]
여자이기에 읽고 싶었다.
시간속에 파묻어 놓은 여자들의 비명. 우리 한국 현대 여성들이 외면한 원형적 표상의 출현을 야기하는 시이자 여성 공동체의 비명. 인류가 가진 모든 구분에 대한 참혹한 조롱의 울부짖음의 언어. 여성이 일상적으로 직면하는 차별과 폭력적 상황, 기존의 편견 가득한 관점들을 저자 타인의 고통을 공감시적인 언어로 표현했다.
나를 자유롭게 하는 시 한마디 그 힘.
내 인생과 세상을 보는 렌즈를 시로 정하여 생기는 일을 하다 만난 ‘위안부’역사
우리는 지속시킴속 기록을 본다고 해야 할까
일상의 불운이 시작된 고발.. 시라고 하기 보다. 당시의 상황의 긴박함. 고통이 느껴지는듯한 차마 입에 담기 거북스러운 것들을 펼쳐낸다
일상의 불운이 증언이 되어 터져 나온다.
미군들이 내게 DDT를 너무 많이 뿌렸고 이가 전부 떨어져 나갔지.
나는 자궁을 잃었고 이제 일흔이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짤막한 글에서
그 인생의 고통이 마구 쏟아져 나온다.
일상은 불운은 고백으로 사후로 찢고 찢어지며
속고 속으며 추락하고 추락한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보는 듯했다.
그들의 흩어진 기억들이 연결이 되어 다시 외침이 된다.
에밀리윤이 그들의 외침을 시의 언어로 표현했는데
읽기가 쉽지는 않았다.
일부를 이해하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와의 인터뷰를 해놓은 것에 집중한다.
미국인들의 인식 수준을 높여주고 싶어 시를 쓰고 싶었다고
피해자 여성들의 이야기는 ‘지나간’사건들이 아닌
살아있는 사람들로서 우리가 계속 기억하고 질문해야 하는
동시에 아직 경험하고 있는 문제들임을 나타내고 싶어서
시의 배열을 통해 책의 시간을 비선형으로 나타내고자 했단다.
세월호를 포함한 아픈 역사, 제국주의 그리고 전쟁의 여파 등을
공감하고 다른 문화권 사람이더라도 자기 자신의 문화에서 일어난
국가적 폭력과 연결시켜 이해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감정이입을 하여 공감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말하는 저자
지나간 아픔이 아니라 계속되고 있는 아픔이 그리고 새롭게 만들어지는
아픔을 꼬집는다.
우리 종족의 특별한 잔인함.
어찌보면 잊고 있었던 우리를 질타하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했다.
분노와 슬픔을 원동력 삼아 다양한 감정의 도구로 사용해보았고
인간과 인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인간이 동식물 세계에 행하는 악함도
인간의 욕심과 부주의함이 모여 죽음에 이르는 행위까지.
너머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
아마 페미니즘에 관한 시들이 다음 후속타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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