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0년 08월 19일 |
---|---|
쪽수, 무게, 크기 | 376쪽 | 434g | 130*198*25mm |
ISBN13 | 9791190090261 |
ISBN10 | 1190090260 |
발행일 | 2020년 08월 1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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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76쪽 | 434g | 130*198*25mm |
ISBN13 | 9791190090261 |
ISBN10 | 1190090260 |
MD 한마디
[모든 작은 존재들을 긍정하는 이야기] ‘우리는 모두 천천히 달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작가는 이 문장이 『천 개의 파랑』의 시작이었다고 말한다. 한 방향으로 빠르게 빠르게만 달려온 이들에게 다른 길을 보여주는 이야기, 상처받고 흔들리면서도 단단하게 연결되어 서로를 지탱하는 존재 모두를 긍정하는 이 소설이 반갑고 고맙다. -소설MD 박형욱
천 개의 파랑 · 7 작가노트 · 356 심사평 · 359 수상소감 · 373 |
김영하 작가의 <작별인사>라는 책도 재밌게 봤었는데 결이 비슷한 것 같다. 최근 영화뿐 아니라 소설에도 로봇 산업의 발달에 수반되는 윤리적인 문제, 혹은 인간 존재에 대한 고민들을 담은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 것 같다. 인간은 자신의 밖에 있는 존재와 자기 자신을 연결지어 생각하고 고민한다는 점이 참 특이한 것 같다. 나도 인간이기에, 이런 '인간다운 로봇'이 등장하는 소설이 재밌게 느껴지는 거겠지. 책을 읽으면서 인간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또 인간답다는 건 무엇일까, 어떤 조건이 인간을 인간으로 정의할 수 있게끔 하는 걸까 등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즐거운 자극이었다.
천 개의 파랑
처음에는 책제목을 보고 구매하게 된 책인데요
이 책이 SF소설이라고 해서 과학적인 얘기가 있나 싶었는데 ㅎㅎ
과학적인 얘기랑 거리가 있더라구요... (책을 안 읽는 티카 나네요 )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지기도하고 뭉클해지기도 하고 그런 책이였어요
책 읽는걸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책만큼은 재미있게 잘 읽었네요
소설책 감명깊게 읽고 싶으신 분꼐 추천드립니다~
기술이 진보한 세계에서 사람들은 여전히 경마를 즐기고 있다. 기수는 인간이 아닌 휴머노이드로 대체되고, 가벼운 기수를 태운 말은 기존보다 더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게 되었다. <천 개의 파랑>은 기수 '콜리'와 경주용 말 '투데이'를 둘러싼 이야기이다.
빠른 속도를 위한 소모품이 된 투데이는 연골이 다 닳아버려 더 이상 뛸 수 없게 되었다. 투데이와 호흡을 맞춰 온 콜리는 투데이를 지키기 위해 경주 중에 낙마한다. 하반신이 부서진 콜리를 구한 건 연재다. 집안 사정 때문에 '소프트 로봇 연구원'이란 꿈을 접고 방황하던 연재는 콜리를 맞닥뜨린다. 콜리에게 강한 끌림을 느낀 연재는 전 재산을 털어 콜리를 받아낸다. 자신이라면 콜리를 고쳐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연재의 언니 은혜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지체장애인이다. 휴머노이드가 보편화되고 기술이 발전했지만 은혜에게는 여전히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계이다. 연재와 은혜의 어머니인 보경은 불의의 사고로 소방관인 남편을 만나고, 잃는다. 휴머노이드 콜리에게 위로를 얻은 보경은 연재와 어긋난 시간을 회복하기 위해 한 걸음 나아간다.
기술의 발전과 안전의 보장은 별개의 문제이다. 소방 개혁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부어 구조용 휴머노이드 다르파 210대를 투입하는 와중에도 소방복을 새것으로 교체할 필요는 없다고 단언한 소방당국은 한 소방관을 구조작업 중 노후된 소방복에 눌어붙은 채 질식해 죽도록 방치한 것이다. 편의점과 은행 직원이 휴머노이드로 대체되고 길거리가 기술로 메워진 세계는 여전히 은혜에게는 불온전하다. 휠체어를 탄 은혜가 '한 사람의 몫'을 책임질 수 없도록 방해한다. 그러나 은혜와 같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수술이 아니다. '다리는 형체죠. 진정으로 가지고 싶은 건 자유로움이에요.' <천 개의 파랑>은 기술이 강한 사람을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 나약한 자를 보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을 상기시킨다.
숨을 쉬지는 않지만 투데이와 호흡을 맞춰온 휴머노이드 콜리는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그렇기의 그의 말은 큰 울림이 되어 다가온다. 콜리는 행복을 진동으로 감지한다. "살아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 행복한 순간이에요. 살아 있다는 건 호흡을 한다는 건데, 호흡은 진동으로 느낄 수 있어요. 그 진동이 큰 순간이 행복한 순간이에요." 행복에 대한 객관적이고 명료한 재정의이다. “저는 호흡을 못 하지만 간접적으로 느껴요. 옆에 있는 당신이 행복하면 저도 행복해져요. 저를 행복하게 하고 싶으시다면 당신이 행복해지면 돼요. 괜찮지 않나요?” 인간을 위해 설계된 휴머노이드가 인간 덕분에 행복해지다니 이렇게 헌신적인 존재가 또 있을까.
콜리는 천 개의 단어만으로 이루어진 짧은 삶을 살았지만 그 단어들의 조합보다 더 확장된 세계를 만들어냈다. 콜리는 그를 통해 어긋난 시간을 봉합하고, 행복한 순간들로 그리움을 이겨낸 이들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숨 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