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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대기

화성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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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8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428쪽 | 516g | 132*207*25mm
ISBN13 9791190885270
ISBN10 1190885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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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레이 브래드버리 탄생 100주년 기념작] SF 문학의 전설 브래드버리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출간된 대표작. 찬란한 문명이 남아있는 화성을 탐사하다 정착해버린 지구인과 화성 원주민 사이의 충돌, 교감, 멸망의 대서사시를 담았다. 우주 개척의 환상속에서 사회문제의 성찰을 이끄는, 작가가 기록해놓은 화성 연대기이자 예언서. - 소설MD 이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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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은 고개를 저었다. “이곳에 증오는 없네.” 그는 바람에 귀를 기울이며 말을 이었다. “저들의 도시를 보면 우아하고, 아름답고, 사색적인 종족이 분명하지 않나. 자신들에게 닥친 운명을 받아들였을 걸세. 좌절에 빠져 전쟁을 일으켜서 자기네 도시를 난장판으로 만드는 일 없이 종족의 사멸을 받아들였다는 정도는 우리도 알고 있지 않은가. 지금껏 우리가 살펴본 모든 도시는 흠집 하나 없이 온전했으니 말일세.
(…) 여기 이 모든 것들을 둘러보면, 누구나 우리가 그리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되는 거라네. 우리는 정신없이 뛰노는 애들일 뿐이야. 장난감 로켓과 원자탄을 손에 들고 큰 소리로 떠들며 활기차게 돌아다니는 거지. 그러나 언젠가 지구도 오늘날의 화성처럼 변할 걸세. 이 풍경을 보면 정신이 들 테니까. 문명의 형태로 실례가 눈앞에 펼쳐져 있으니까. 우리도 화성을 보고 배우게 될 걸세.”
--- p.124 「2001년 6월, 달이 변함없이 밝게 비출지라도」중에서

로켓의 불길이 황량한 초원을 달구었다. 바위는 용암이 되고, 목재는 숯이 되고, 물은 증기로 변하고, 모래와 규사는 녹색 유리로 굳어 사방에서 벌어지는 침공의 장면을 깨진 거울처럼 비추었다. 수많은 로켓이 밤하늘에 울리는 북소리처럼 정적을 부수며 날아들었다. 수많은 로켓이 메뚜기처럼 떼 지어 장밋빛 폭연을 가득 내뿜으며 내려앉았다. 수많은 로켓에서 손에 망치를 든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이 기묘한 세계에 깃든 모든 기묘함을 두들겨 부수고 자기네 눈에 익은 모습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 6개월이 지나자 이 벌거벗은 행성에는 지글거리는 네온관과 노란 전구로 가득한 열두 개의 작은 도시가 생겨났다. 전부 합쳐 9만여 명의 사람들이 화성에 찾아왔다. 그리고 지구에서는 더 많은 사람이 가방을 꾸리고 있었다……
--- pp.167∼168 「2002년 2월, 메뚜기 떼」중에서

“너 몸이 투명하잖아!” 토마스가 말했다.
“네 몸도 투명한데!” 화성인이 한 발짝 물러서며 말했다.
토마스는 자신의 몸을 더듬거리며 온기를 느끼고는 안심했다. 자신은 현실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화성인은 자신의 코와 입술을 만지작거렸다. “나는 육신이 있어. 살아 있다고.” 그리고 반쯤 소리 내어 이렇게 말했다.
토마스는 낯선 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내가 현실이라면, 너는 죽은 사람이 분명하지.”
“아냐, 그건 너지!”
“유령이잖아!”
“환영이면서!”
둘은 단검과 고드름과 반딧불처럼 별빛에 타오르는 사지를 휘두르며 서로에게 손가락질을 하다가, 문득 다시 자신의 사지를 더듬으며 그 존재를 확인했다.
(…) 둘은 그렇게 고대의 고속도로 위에 서 있었다. 양쪽 모두 움직임을 멈춘 채로.
--- p.176 「한밤의 만남」중에서

톰은 눈을 감은 채로 누워 있었다. 잠들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다. 노인은 그를 계속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우리만큼이나 사랑을 갈구하는 이 아이는 대체 어떤 존재일까? 그 정체는 무엇이며, 무슨 이유에서 외로움에 사로잡혀 외계인의 거처로 다가오는 것일까? 어째서 우리 기억 속의 목소리와 얼굴로 자신을 치장하고, 우리와 함께 거닐면서 받아들여지고 행복해지려 애쓰는 것일까? 지구에서 로켓이 도착했을 때, 이 행성의 주민들은 어디에 있었을까? 어느 산속에, 어느 동굴에, 얼마나 많은 최후의 생존자들이 살아남아 있던 것일까? 노인은 고개를 저었다. 알 길이 없었다. 이 아이는 어딜 봐도 톰이었으니까.
--- p.302 「2005년 9월, 화성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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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성 연대기』는 단연코 최고의 작품이자 진정한 모던클래식이다.
- [워싱턴 포스트]
『화성 연대기』의 통렬한 역설은 냉혹하고도 충격적이다.
- [가디언]
출간된 지 반세기가 지났어도 『화성 연대기』는 탁월한 감각과 풍부한 감정을 전한다. 숨 막히는 듯한 섬세한 언어 감각과 새로운 희망을 느낄 수 있다.
- [멤피스 커머셜 어필]
시적이고 아름다운 판타지의 진수.
- [포틀랜드 오레고니언]
수많은 책과 영화에서 화성을 향한 여행을 다루었지만, 『화성 연대기』는 그 가운데서도 최고의 작품이다.
- [오마하 월드헤럴드]
브래드버리의 작품 중에서도 『화성 연대기』는 단연 최고다. 정교하게 쓰여진 이 작품을 읽고 나면, 실제로 화성의 제1식민지에 착륙한 듯한 기분에 휩싸일 것이다.
- [앵커리지 데일리 뉴스]
이 책을 덮으면서 나는 자문해 본다. 이 일리노이 출신의 남자는 대체 무슨 일을 저지른 것인가? 어떻게 다른 행성의 정복을 그리는 일련의 단막극으로 내 마음을 공포와 고독으로 가득 채울 수 있단 말인가? 이런 환상의 산물이 어떻게 내 감정의 가장 내밀한 곳을 건드릴 수 있을까?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서문」에서)
『화성 연대기』는 언어가 진정으로 이룩할 수 있는 경지를 내게 보여 주었다. 마법을 선사한 셈이다.
- 존 스칼지 (「서문」에서)
나는 10대 시절에 레이 브래드버리를 읽고 그 이야기들에 흠뻑 빠져들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나를 사로잡은 것은 『화성 연대기』 속 「화성인」을 비롯한 에피소드들과 『화씨 451』이었다. 어떤 작가들은 우리가 흔히 ‘심오한 메타포deep metaphor’라 부를 수 있는 신화적인 수준으로 곧장 뛰어올라 글을 쓰는데, 바로 이 이야기들이 그렇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브래드버리 작품은? 아마도 『화성 연대기』일 것이다.
- 마거릿 애트우드
정석적인 과학소설 주제와 인간의 내밀한 감성을 결합한 극소수의 과학소설이 있다. 그중 하나는 『화성 연대기』다.
- 칼 에드워드 세이건 (천문학자)
브래드버리의 글은 시적이고 그저 아름다울 따름이다. 『화성 연대기』 초판은 1950년에 출간됐지만, 내 생각엔 오늘에 읽기 완벽한 책이다.
- 제임스 반 펠트 (SF 작가)
브래드버리는 나의 유년 시절에서 경이로운 일부였다. 나는 셀 수 없는 시간을 『화성 연대기』를 읽고 또 읽는 데 보내곤 했다.
- 플리 (레드핫칠리페퍼스 베이시스트)
브래드버리의 이야기는 공포스럽고 혼란스럽고 지적이며 서정적인, 하나의 미美이다. 『화성 연대기』는 바로 그 정상에 있는 작품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보르헤스가 「서문」에서 썼듯이, 브래드버리는 『화성 연대기』에서 자신의 길고 공허한 일요일을, 미국의 권태를, 고독을 드러내 보인다.
- 마리아나 엔리케스 (아르헨티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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