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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의 키스

[ 양장 ]
리뷰 총점9.0 리뷰 2건 | 판매지수 198
베스트
중국소설 top20 1주
1 2 3 4 5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8월 24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752쪽 | 972g | 136*202*40mm
ISBN13 9788954674072
ISBN10 8954674070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한국어판 서문 _5
서문 _13

제1권 수염 _19
제3권 뿌리 _57
제5권 줄기 _177
제7권 가지_251
제9권 잎 _365
제11권 꽃 _513
제13권 열매 _629
제15권 씨앗 _659

후기 _729
옮긴이의 말 _735
옌롄커 연보 _739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기록에 따르면 서우훠마을은 천하 장애인들의 집결지였을 뿐만 아니라 혁명의 성지이기도 했다.
--- p.29

다리 하나인 사람이 둘인 사람보다 더 빨리 달리고 맹인이 귀만 가지고 어디가 동서남북인지 알아낸다면 믿겠어? 그게 다가 아니야. 귀머거리가 손가락으로 자네의 늘어진 귀를 만지기만 해도 자네가 주절주절 떠들어대는 말을 다 알아듣는다니까. 또 죽은 지 이레나 지나 땅에 묻은 사람이 나흘이나 지나 다시 살아난 일을 본 적 있어? 까마귀도 집에서 잘 기르면 비둘기랑 똑같이 길들일 수 있지. 이런 얘기들이 하나도 믿기지 않겠지. 서우훠마을에 도착하면 내가 보여줄게. 자네도 견문을 좀 넓힐 수 있게 말이야, 어때?
--- p.87

“여러분, 올해 이 괴로운 시간들을 참고 견뎌내면 내년에는 천국 같은 날들이 여러분 머리 위로 펼쳐질 겁니다.”
--- p.137

논밭이 모두 나라에 귀속되면서부터 이처럼 편안하고 실속 있는 생활이 끝나버렸다. 그리하여 서우훠 사람들은 각자 자기 땅에 농사를 지으며 평생 타인의 구속을 받지 않는 여유 있고 자유로우며 풍족했던 생활방식을 잃어버렸다. 모든 것이 꿈이요 환상이 되어버렸다.
--- p.194

지나간 일들은 모두 세월에 묻어두는 게 좋을 것 같았다.
--- p.213

가을 흰구름이 하늘 위를 가볍게 떠나고 있었다. 햇살은 물로 씻은 것처럼 맑게 빛났다. 대지와 만물이 모두 이 밝음 속에서 기이한 변화와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 p.216

종이를 손에 받아든 그녀의 손이 약간 떨렸다. 하늘처럼 중요한 일, 천만 근의 무게를 지닌 일이 눈 깜짝할 사이에 종이 한 장의 무게로 변해 도무지 믿기지 않는 모양이었다.
--- pp.268~269

이 세상에는 기이한 일을 만들어내기 위해 태어나는 사람이 있는 법이다. 그런 사람은 기이한 일을 하기 위해 산다. 또 어떤 사람은 기이한 일을 기다리기 위해 살아간다. 기이한 일을 기다리며 종일 일상적인 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 p.290

바러우산맥 깊은 골짜기의 팔다리가 부러진 볼품없는 나무가 도시에 들어오더니 며칠 만에 하늘을 찌르는 거목으로 변한 것 같았다. 서우훠마을의 어느 집 처마 밑에서 시들시들 다 죽어가던 누런 풀이 서우훠를 떠나자마자 순식간에 새파랗고 왕성한 풀로 자라나 알록달록하고 커다란 꽃송이를 피워낸 것 같았다.
--- p.299

뭘 믿고 감히 정부의 말을 듣지 않는단 말이오?
--- p.415

이런 젠장, 감히 혁명 앞에서 말장난을 하는 걸 보니 목숨이 아깝지 않은 모양이군.
--- p.533

때는 혹한의 겨울이어야만 했지만 봄을 건너뛰고 무더운 여름이 찾아와 바러우산맥을 지키게 되었다. 세월이 정신착란을 일으킨 것이 분명했다. 미친 것이다.
--- p.555

“사람이 다 죽게 생겼는데 이까짓 돈이 있으면 뭐해!”
--- p.587

나는 맹인 너는 절름발이 / 너는 수레에 올라 나더러 끌라 하네 / 나의 발이 너의 발을 대신할 테니 / 너의 눈을 내게 빌려다오……
--- p.727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함정 앞에 이르러 뛰어내려야 할 때가 되니
실은 스스로가 그곳에 파놓은 함정임을 깨달은 것 같았다.
각자가 스스로에게 파놓은 함정이었다.
각자가 스스로에게 올가미를 씌운 것이었다.”

* 제3회 라오서문학상 수상
* 일본 트위터국제문학상 수상
* [뉴요커] [커커스 리뷰] 2012 올해의 책
* [뉴욕 타임스] 편집진이 선택한 소설

“나의 글쓰기는 문학의 역병이다”


세계 여러 매체들에 의해 ‘가장 폭발력 있는 중국 작가’라는 극찬을 받는 한편, 주요 작품들이 중국 정부로부터 ‘정신오염’과 같은 수상한 명분으로 수차례 판금 조치를 당해, 문단과 정치문화계를 뒤흔들며 ‘중국에서 가장 쟁의가 많은 작가’로 일컬어지는 작가 옌롄커.

2003년, 그는 장편 『레닌의 키스受活』를 발표했다. (원제 ‘수활受活’, 즉‘서우훠’는 중국 북방 방언으로 ‘고통 속의 즐거움’을 뜻하나, 프랑스어판 번역자에 의해 붙여진 ‘레닌의 키스’라는 제목이 유럽과 영미에 유통되며 대중에게 익히 알려진바, 한국어판 역시 이 제목으로 소개한다.) 이후 옌롄커는 펑황위성TV의 책 소개 인터뷰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책을 언급했는데, 방송이 나가고 이튿날 군대 상관으로부터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상관은 별다른 이유를 덧붙이지 않고 옌롄커에게 “군에서 나가도 좋다”고만 했다. 이십칠 년여간 직업군인으로 군대에 몸담으며 창작활동을 병행해온 그가 「연월일年月日」『일광유년日光流年』『물처럼 단단하게堅硬如水』 등을 발표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결과였다. 그렇게 그는 이 작품과 함께 군대에서 쫓겨났다.

어떤 저명한 작가는 『레닌의 키스』를 읽고 격분하여 작품을 박박 찢어버리면서 다시는 그의 작품을 읽지 않겠다고 맹세하기도 했다. 욕을 하는 사람은 책을 땅바닥에 내던졌고, 칭찬하는 사람은 이 소설을 천상의 작품이라고 노래했다. 그렇게 『레닌의 키스』는 극찬과 비난을 동시에 받으며, 옌롄커 자신의 삶과 운명을 완전히 뒤바꾼 문제작이 되었다.

“세월이 정신착란을 일으킨 것이 분명했다.
미친 것이다.”


몸의 어딘가가 성치 않은 사람들이 수백 년에 걸쳐 고요히 모여 살고 있는 서우훠마을. 밀이 익어가던 어느 해 여름, 마을에 이레 동안 열설熱雪, 즉 눈이 내리자 마을을 구제하겠다며 관리 류 현장이 찾아온다. 류 현장은 서우훠마을 사람들이 장애를 이용해 묘기를 부리는 모습을 보고는 공연단을 조직해 입장료 수입으로 레닌의 유해를 구매해 오겠다는 황당하고도 무모한 계획을 세운다. 류 현장의 이 야심찬 계획은 서우훠 사람들의 마음에 조금씩 균열을 일으키며 기이한 변화와 흐름을 만들어내는데…… 과연 이 마을의 변혁은, 혁명은 가능할까?

혁명주의자와 반혁명주의자의 치열한 대립 속
일사불란하게 재배치되며 도약하는 현대 중국 현실의 편린들


서우훠마을이 레닌의 유해를 구매하는 거대한 계획에 투입되면서, 이 계획 아래 크게 두 가지 힘이 대립한다. 마오즈 할머니와 류잉췌 현장이다. 두 사람은 각각 ‘반혁명’과 ‘혁명’을 상징하며 각자의 거대한 자장 속에서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마오즈 할머니는 서우훠마을의 정신적 지주다. 마오즈는 어머니를 따라 열한 살의 나이에 홍군이 되었고, 홍군 제4방면군의 전사가 되어 산길을 가다 계곡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왼쪽 다리가 부러져 지팡이 없이는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바러우산맥을 지나다가 한 석공에게 구조되어 그가 살고 있는 서우훠마을로 온다. 이후 그녀는 석공과 결혼해 딸을 낳고 서우훠마을에 자리를 잡는다. 혁명에 참여했던 그녀가 편벽한 서우훠마을에서 세월을 보내는 일은 순탄치 않다. 세상과 단절된 채 농사만 짓던 마오즈는 또다시 혁명의 바람이 불었다는 소식을 접한다. 그녀는 자신이 서우훠마을을 이끌어 혁명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인민공사에 가입한다. 하지만 이후 강철재앙, 대흉년, 문화대혁명 등의 풍랑에 휩쓸리며 서우훠마을 사람들의 삶은 이전보다 훨씬 고단해지기만 하고, 그녀의 혁명적 이상은 산산조각이 난다. 깊은 참회와 자책 속에서 마오즈는 혁명의 열성적 추종자에서 반혁명주의자로 철저히 돌아서게 된다.

대기근이 닥쳤던 1960년에 태어난 류잉췌는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고아였다. 그는 사회주의교육학교 선생에게 양자로 입양되어 ‘사교의 아이’, 즉 ‘사교와(社校娃)’라고 불리면서 어릴 적부터 마르크스·레닌주의의 경제, 정치, 철학 등 ‘제대로 된 교육’을 받으며 컸다. 선생이었던 그의 양아버지는 문화대혁명 기간에 부농으로 낙인 찍혀 교사직을 박탈당하고 우울증을 앓다 생을 마감하기 전, 류잉췌에게 어떤 창고의 열쇠를 쥐여준다. 권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꿰뚫고 있던 그의 양아버지가 출세의 비밀을 숨겨둔 창고의 열쇠였다. 류잉췌는 양아버지가 숨겨둔 비밀을 풀고, 각종 수단을 써서 관료의 길에 접어들어 빠르게 현장이 되었다. 요컨대 류잉췌는 중국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수혈받은 정통적이고도 전형적인 인물인 것이다.

중국의 현대사는 혁명의 점철이었다. 신해혁명을 비롯하여 5·4운동, 러시아의 시월혁명을 계승한 사회주의 혁명, 문화대혁명 등 수많은 혁명이 중국인들의 앞길을 열었지만 그 진행은 여의치 않았다. 「옮긴이의 말」 735~736쪽 중에서

이렇듯 혁명의 이름으로 자행된 여러 폭력들을 목격한 마오즈 할머니와, 혁명을 의심 없이 신봉하며 혁명을 통해 자신의 개인적인 야망을 실현하려는 류 현장 사이에서 서우훠마을 사람들은 이리저리 부대낀다. 작가 옌롄커는 서우훠 사람들의 입을 빌려 묻는다. “제가 평생 할머니 말씀 잘 들었잖아요. 하지만 좋은 세월이 한 번도 없었어요.”(본문 203쪽), “이제 그 천당의 세월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건지 설명 좀 해줘요.”(본문 424쪽) 라고.

옌롄커는 『레닌의 키스』로 다시 한번 자신의 명성에 정점을 찍었다. 그는 ‘현실과 풍자는 같은 것’임을 간파했던 블라디미르 보이노비치의 정신으로 작품을 쓰는 작가다. - 뉴요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탐욕과 타락과 위험으로 점철된 유토피아를 향해 가는 가슴 아픈 이야기.
- 퍼블리셔스 위클리

공산주의자가 자본주의의 꿈을 향해 미친듯이 달려가는 옌롄커의 포스트모던적 상상력은 지독히도 영리하다.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옌롄커가 사회를 비판하는 만큼이나, 그가 지켜내는 문학적 힘 역시 예리하다.
- 인디펜던트

역사의 한 시기를 탐색적이고 실험적으로 꿰뚫은 ‘민족의 정신사精神史’.
- 제3회 라오서문학상 위원회

회원리뷰 (2건) 리뷰 총점9.0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혁명은 그들에게 천당의 세월을 주었는가?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닥***고 | 2021.10.1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레닌의 키스受活 옌롄커 (閻連科) 원재 : 수활受活’,중국 북방 방언으로 ‘고통 속의 즐거움) 프랑스어판 번역자가 ‘레닌의 키스’라는 제목으로 번역한 것을 그대로 사용. 책에 나오는 권, 장은 모두 홀수로만 되어있고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왜 그런지 알 수 없다. 각주나 해설도한 본문보다 긴 경우도 많고 각주,해설을 읽지 않으면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운 독특한 형식. 문득 27;
리뷰제목
레닌의 키스受活 옌롄커 (閻連科)
원재 : 수활受活’,중국 북방 방언으로 ‘고통 속의 즐거움) 프랑스어판 번역자가 ‘레닌의 키스’라는 제목으로 번역한 것을 그대로 사용.
책에 나오는 권, 장은 모두 홀수로만 되어있고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왜 그런지 알 수 없다. 각주나 해설도한 본문보다 긴 경우도 많고 각주,해설을 읽지 않으면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운 독특한 형식.

문득 27여 년간 직업군인으로 군대에 몸담으며 창작활동을 병행해온 저자가 TV에서 책 소개 인터뷰를 한 후 이튿날 군대 상관으로부터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상관은 이유를 덧붙이지 않고 저자에게 군에서 나가도 좋다고만 했다. 그렇게 그는 이 작품과 함께 군대에서 쫓겨난다.
오래 전 읽은 옌 렌커의 사서(四書)에서도 대약진운동 당시 철강 생산 독려와 산림 남벌, 대기근과 아사, 문화 대혁명을 비판적으로 다루었지만 레닌의 키스에서는 퇴사退社, 즉 중국 사회주의 체의 '인민 공사'를 벗어나려 애쓰는 어느 장애인 마을 이야기를 대 놓고 한다. 그러니 군대에서 쫓겨날 수밖에. 오히려 끌려가 교도소에 갇히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다.
이 책의 원래 제목은 '수활(受活 서우훠)'이다. 즐거움, 향락, 고통 속의 즐거움을 뜻하는 중국 북방 방언으로 이야기 속 마을 이름이기도 하다. 하지만 수활 선뜻 무슨 말인지 잘 와 닿지 않는다. 그래서 프랑스 번역가가 사용한 레닌의 키스를 그대로 우리 번역에도 사용했다고 한다. 사회주의가 몰락한 러시아에서는 레닌의 시신을 유지할 비용이 큰 골칫거리인데 중국 변방 가난한 마을에 이미 한물간 혁명가 레닌의 시신을 사와서 관광 사업을 부흥시키고자 하는 이야기다. 죽은 망령의 키스, 즉 이제는 죽은 이념 사회주의를 끌어안고 있는 중국에 대한 비판으로 읽힌다.
이야기는 이러하다
중국 서북쪽 바러우 산맥 계곡 아래 위치한 서우훠受活 마을에는 성한 사람은 거의 없고 절름발이, 귀머거리, 맹인, 벙어리, 육손이, 앉은뱅이 등 장애인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이 마을에 장애인들이 모여 살게 된 것은 명나라 초기 전쟁으로 황폐해지고 인구가 감소한 땅에 대규모 이주를 결정했을 때 이주대신으로 임명된 호대해가 가난하던 시절 자신을 홀대하던 사람들에 대한 앙갚음으로 가장 먼저 강제 이주대상으로 선정해 멀리 이주를 시키던 중 더 이상 움직일 수 없게 된 사람들을 눌러 살게 한 데서 생겨난 마을이다.
바러우 산맥에 자리해 외진데다가 세 현이 교차하는 지점에 있다 보니 세상에서 잊힌 채 어느 현에서도 소속되지 않은, 한마디로 세상에서 잊힌, 세상 밖 마을이었다.
이 마을의 실질적인 지도자는 마오즈 할머니로 홍군이던 어머니를 따라 자연스럽게 홍군에 따라다니다가 어머니가 죽고 그녀도 홍군이 되었지만, 홍군 제 4 방면군의 전사로 행군하다가 계곡으로 떨어져 다리가 불편하게 된 후 아픈 상처를 지닌 채 서우훠 마을 석공에게 구조되어 서우훠 마을에 들어온 후 정착했다. 서우훠 마을 주민은 대부분 장애인이다 보니 서로 도우며 농사를 짓고 살 수밖에 없지만 식량도 넉넉하고 지주도 소작인도 계급도 없는 마을이다.
세상과 동떨어져 살아가던 마오즈는 경인년 즉 1950년 수십 리 떨어진 장터에 갔다가 바깥세상 소식을 듣게 되는데 전쟁도 끝나고 민국도 없어지고 모든 마을은 전부 인민공사에 편입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혁명으로 바뀐 세상은 계급도 없고 공동으로 토지를 소유하며 노동도 같이, 분배도 같이 하는 세상이다.
이제 해방이 되어 공산당과 마오 주석이 가장이되었다고요, 집집마다 하나로 합쳐서 농사짓는 걸 호조조라고 불러요. 여러 호조조를 한데 합친 것은 합작사라고 한대요. 저는 우리 서우훠 마을을 합작사에 가입시켜 각 가구를 하나로 조직 한 후 함께 놓사를 짓고 수확하며 양곡을 분배하게 할 생각이에요. 저는 서우훠 마을 사람들을 이끌고 합작사에 가입해서 서우훠 사람들이 천당의 세월을 보낼 수 있게 할 거예요. 227
세상에는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정작 세상과 격리되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마오즈는 서우훠 마을도 인민공사에 가입하고자 하지만 세 현의 경계에 위치한 장애인 마을을 어느 현에서도 받아주려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쇵화이현 현장이 같은 홍군 춘신이라는 것을 알고 그 연으로 솽화이현에 소속된다.
“여러분, 올해 이 괴로운 시간들을 참고 견뎌내면 내년에는 천국 같은 날들이 여러분 머리 위로 펼쳐질 겁니다.” 137
 
하지만 대약진 운동 후 대겁년에 대기근이 닥쳐 전국에 굶어죽는 사람이 속출하지만 식량 사정이 좋던 쇵화이현에는 굶어죽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일려지면서 혁명들이 들이닥쳐 식량을 약탈해가고 급기야 마오즈의 남편을 포함한 서우훠 마을 사람들도 굶어죽고 마을 사람들은 마오즈를 원망하고 마오즈는 퇴사를 결심한다. 
논밭이 모두 나라에 귀속되면서부터 이처럼 편안하고 실속 있는 생활이 끝나버렸다. 그리하여 서우훠 사람들은 각자 자기 땅에 농사를 지으며 평생 타인의 구속을 받지 않는 여유 있고 자유로우며 풍족했던 생활방식을 잃어버렸다. 모든 것이 꿈이요 환상이 되어버렸다. 194
 
염병할, 당신들이 혁명을 하지 않았다면 이런 대기근도 일어나지 않았을거라고. 418
마즈오. 서우훠마을 사람들을 퇴사시켜주게. 서우훠마을은 애당초 이 인민공사에, 이 현정부에 소속되면 안되는 거였어. 420
하지만 퇴사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문화대혁명 때에 지주도 계급도 없는 서우훠 마을에 혁명들이 들이닥쳐 마을 사람 모두에게 검은 책자를 나눠주고 박해를 하자 마오즈 스스로 지주 계급을 자청하고 마을을 위기에서 구한다. 그리고 한때 혁명 전사였으나 이제는 인민공사 퇴사가 생의 가장 큰 과업이 된 마오즈 할머니.
마오즈에게는 쥐메이라는 딸이 하나 있었는데 현장 류잉췌가 마을에 잠시 머물다 떠난 후 맹인 퉁화, 절세미인으로 자라게 되는 화이화, 난쟁이 위화와 이얼 네쌍둥이를 낳게 된다.
류잉췌 즉 류현장은 대기근이 닥쳤던 1960년에 태어 나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고아로 사교 (사회주의 교육) 학교 선생이 양자로 입양되면서 철저히'사교의 아이가 되어 어릴 적부터 마르크스·레닌주의의 경제, 정치, 철학 등 교육을 받으며 자라고 양아버지가 알려준 출세의 비밀을 깨우친 후 관료의 길에 접어들어 빠르게 승진하여 현장까지 되지만 그는 더 큰 꿈을 꾼다.
베이징 마오 주석 기념관에 수많은 사람들이 구경하러가는 것처럼 풍광 좋은 바러우 산맥의 훈포산에 한때 사회주의 사상의 아버지라 떠받들어졌지만 지금은 러시아에서도 처치 곤란, 골칫거리로 전락한 레닌의 유해를 사와서 기념관을 지으면 현의 관광 산업은 폭발적으로 발전하여 부유해질 것이고 그는 현장보다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원대한 포부를 세운다하지만 레닌의 유해를 사오는 엄청난 기금은 어떻게 마련할까 
서우훠 마을에 밀이 익어가던 어느 여름, 이레 동안 열설熱雪, 즉 한여름에 눈이 내리자 마을을 구제하겠다며 찾아온 류 현장은 서우훠 마을 사람들이 장애를 이용해 묘기를 부리는 모습을 보고 공연단을 조직해 순회공연을 해서 큰돈을 마련하려고 한다.
마오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연단은 꾸려지고 외다리로 빨리 달리기, 귀머거리 마씨 귀에 대고 폭죽 터뜨리기, 외눈박이 외눈으로 바늘 꿰기, 앉은뱅이 아줌마 나뭇잎에 수놓기, 맹인이 예민한 귀로 소리 알아맞히기 등의 장애인 공연은 성공에 성공을 거듭하면서 큰돈을 벌게 되자 제2 공연단까지 꾸려지지만 마오즈의 반대는 계속된다. 급기야 마오즈는 서우훠 마을이 퇴사를 약속하면 그해 말까지만 공연을 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마오즈조차 공연에 참가한다. 하지만 돈 맛을 본 서우훠 마을 사람들은 퇴사를 거부하지만 마오즈의 설득 끝에 레닌 기념관 준공식에서 마지막 공연을 마칠 때 류현장이 서우훠 마을의 퇴사를 공식 선언하기로 한다.
하지만 마지막 공연 후에도 류현장은 나타나지 않고 그날 밤 마을 사람들이 감추어두었던 돈이 모두 이들의 공연을 도와주던 정상 사람들에게 도둑맞는다. 뿐만 아니라 기념관에 갇혀 물도 식량도 없이 고통 속에서 정상 사람들에게 가진 돈을 모두 빼앗기게 되고
장애인 공연으로 레닌의 시신을 살 큰돈을 마련한 류현장은 러시아에 시신을 사올 사람들을 보내어 모든 것이 이루어지려는 순간 갑자기 성장의 부름을 받게 되고
성장으로부터 레닌 기념관 및 모든 계획을 그만두고 현장직도 물러나라는 이야기를 듣고 돌아와보니 아내마저 스 비서랑 놀아나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진다.
마지막으로 류현장은 서우훠 마을을 퇴사 시키고 자신도 차 사고로 장애를 입어 서우훠 마을 입주 조건을 만족시켜 퇴사한 서우훠 마을에 들어와 살게 된다서우훠 마을은 다시 그 어느 현에도 속하지 않고, 정부와 국가의 간섭 없이 비록 몸이 불편한 이들만 모여 살았어도 서로 돕고 부족함 없이 수활 受活 즉 고통 속의 기쁨을 다시 되찾게 된다
 
작가는 마을사람들 입을 빌려 혁명은 정말 중국 인민에게 천당 같은 세월을 살게 해 주었는가?’ 묻는다.
제가 평생 할머니 말씀 잘 들었잖아요. 하지만 좋은 세월이 한 번도 없었어요." 203
그 천당의 세월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건지 설명 좀 해줘요.”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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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한여름의 폭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쎄******t | 2021.02.25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레닌의 키스』 _옌롄커 / 문학동네     ‘날이 더워졌는데 눈이 내렸다. 세월이 병들었다.’ 이상기온의 극치다. 펄펄 끓는 지독한 여름날에 눈이 내렸다. 엄청난 규모의 열설(熱雪, 여름에 내리는 눈을 의미하는 방언)이었다. 밀이 완전히 익어 온 세상이 뜨거운 향기로 넘치다가 갑자기 큰 눈에 모두 덮여버리고 말았다.   이 소설의 원제는 수활(受活, 서우;
리뷰제목

『레닌의 키스』

_옌롄커 / 문학동네

 

 

‘날이 더워졌는데 눈이 내렸다. 세월이 병들었다.’ 이상기온의 극치다. 펄펄 끓는 지독한 여름날에 눈이 내렸다. 엄청난 규모의 열설(熱雪, 여름에 내리는 눈을 의미하는 방언)이었다. 밀이 완전히 익어 온 세상이 뜨거운 향기로 넘치다가 갑자기 큰 눈에 모두 덮여버리고 말았다.

 

이 소설의 원제는 수활(受活, 서우훠)이다. 중국 북방 방언으로, 허난성 서부 바러우산맥 사람들이 사용하는 단어라고 설명된다. 즐거움, 향락 등의 의미로 쓰이지만 바러우 산맥에서는 특히 ‘고통 속의 즐거움’, 혹은 ‘고통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다’는 뜻으로 쓰인다. 이 수활(受活, 서우훠)이란 단어는 소설의 무대가 되는 마을이름으로 쓰인다. 수활장(受活莊, 서우훠마을)은 명 황조의 홍무(洪武)에서 영락(永樂)연간에 백성들에게 대규모 이주를 강제하면서 생긴 마을이다. 대규모 이주가 강행되면서 백성들의 저항 역시 완강해졌다. 이에 명조정에서는 포고령을 내렸다. 떠나기를 원치 않는 사람들은 한 곳에 모이고, 떠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집에서 기다리라는 전갈이었다. 떠나기를 원치 않는 사람들의 무리는 대부분 맹인, 반신불수, 귀머거리 등 장애인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조정에선 한 장소에 모인 이주를 원치 않는 사람들을 전부 강제로 이주시키고 오히려 집에 남아있던 사람들은 고향에 남아 농사를 짓게 했다.

 

서우훠 마을이 형성 된지 오래되었지만,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되는 시기는 국공내전이 한창이고, 일본군이 쳐들어온 시기부터 시작된다. 이 마을은 천하 장애인들의 집결지가 되었다. 이 마을의 중심인물은 홍군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마오즈이다. 현 전체의 인민들은 마오즈를 홍군의 전사이자 혁명의 선배로 대접한다.

 

“이레 동안의 대규모 열설이 여름을 겨울로 바꿔놓았다.” 이 무렵 할머니가 된 마오즈는 류잉췌라는 이름의 현장과 비서의 방문을 받게 된다. 때 아닌 여름 폭설이 휩쓸고 간 마을에 무언가 도움을 주겠다고 온 것이다. 현장의 관할인 솽하이현은 가난한 현이었다. 그것도 가장 가난한 현이었다. 공장도 없고 광산도 없고 오로지 산과 계곡뿐이었다. 더군다나 서우훠마을은 오지 중의 오지였다. 류잉췌는 솽하이현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러시아에 가서 레닌의 유해를 사 오는 아이디어를 낸다. 산림공원이나 마찬가지인 훈포산이라는 곳에 레닌의 유해를 안치한 후 관광 사업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러시아에서 레닌의 유해를 구매해온다는 기상천외한 생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작가는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소설에 적용시켰을까? 중국 공산당이 러시아를 통해 공산당 교육을 받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마오쩌둥은 마오쩌둥식 중국공산당을 만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레닌의 흔적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중국 공산당의 입장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레닌의 유해를 매입해서 관광자원화 한다는 것은 현재 중국공산당의 모호한 정책노선에 대한 비판이 깔려있는 것이 아닐까? 레닌을 부정할 수 없으면서 공산당의 길을 가야만 하는 절름발이 공산당의 현주소를 고발하는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또 하나 이 소설의 주축이 되는 것은 서우훠마을 사람들의 축제이다. 해마다 밀을 수확하고 나면 마오즈 할머니가 주동해서 온 마을 사람들이 참여하는 사흘 동안의 축제이다. 한 여름 폭설로 흉년이 든 올해는 현장이 직접 준비했다. 특징적인 것은 이 마을의 주민 대부분이 장애인인지라 그들만의 독특한 장기들이 한두 가지씩 있다는 점이다. 현장은 그 축제를 보면서 또 한 가지 아이디어를 뽑아낸다. 이들 장애인들로 구성된 묘기공연단을 통해 레닌 유해 구입자금을 조달한다는 생각이었다. 묘기공연단의 활동은 대성공이었다. 공연이 거듭될수록 입장권 금액도 고공행진을 하게 된다. 공연에 참가한 장애인들의 주머니도 두둑해지고, 레닌 유해 구입자금도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이쯤에서 중국공산당의 장애인복지를 위한 정책은 어느 정도일까 생각을 해보게 된다. 참고할 만한 마땅한 자료가 없기에 감이 안 잡힌다. 시간을 거슬러서 작가는 1958년에 시작된 대약진운동을 언급한다. 마오쩌둥의 주도하에 추진된 ‘사회주의 건설의 총노선’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경제성장운동이었다. 노동력 집중산업을 위해 인민공사를 창설하고 공업 생산의 지표를 높였다. 강철재앙이 이어진다. 강철 제련운동으로 인해 산맥 전체의 큰 나무들이 전부 베여졌고 풀밭 언덕도 깡그리 불태워졌다. 수천만 명의 아사자(餓死者)가 발생한다.

 

이 시기에 서우훠마을도 예외 없이 큰 곤경에 빠진다. 그나마 비축해놨던 양식들을 외지에서 온 멀쩡한 이들에게 모두 빼앗기게 된다. 방안 항아리에 숨겨놓은 마지막 잡곡 한 됫박까지 전부 자루에 퍼 담아 짊어지고 가면서 이런 말을 남겼다. “생각을 좀 해봐요. 이 세상 어디에 장애인들이 멀쩡한 사람들보다 더 잘사는 경우가 있는지 말이요” 참 염치도 없다. 장애인들이 멀쩡한 사람들보다 사정이 나은 것이 뭐가 잘못된 건가?

 

레닌 유해를 매입하는 일은 어찌 되었나? 돈 자루를 짊어지고 러시아로 사람이 떠나긴 했다. 그 후 사정은 혹시나 이 책을 읽을 독자들을 위해 말을 아끼기로 한다. 서우훠마을 사람들은 마치 한 여름날 폭설처럼 그렇게 다른 세상맛을 좀 보다가 눈이 녹듯이 모든 것이 사라져갔다. 몸 고생해가며 벌은 돈을 멀쩡한 사람들에게 도둑맞고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만 남기고 마을로 돌아왔다. 원점이다.

 

이 소설 『레닌의 키스』는 옌롄커가 2003년에 발표했다. 원제는 앞서 언급한대로 수활(受活, 서우훠)로 ‘즐거움’이란 뜻이나. 프랑스어판 번역자에 의해 ‘레닌의 키스’로 붙여져 유럽과 영미에 유통되었다. 중국에선 한 해 뒤 2004년에 출간되면서 대단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아울러 이 소설은 작가가 27년 동안 입었던 군복을 벗는 계기가 되었다. 소설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봉황위성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옌롄커는 “작가는 꽃병이라 때로는 간부들이 식사할 때 자리에 배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술자리에서는 작가가 쉴 새 없이 술을 따라주어도 그 간부가 반드시 작가를 기억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술을 따라주지 않는다면 간부는 그때부터 이 작가를 확실하게 기억할 것이다.” 라는 대목이 부대 상급자의 비위를 거스른 듯하다. 이후 작가는 군대생활에서 완전히 (강제)퇴역하여 베이징작가협회 소속 전업 작가가 된다. 작가인생의 전환점이 된 셈이다. 중국의 유명한 작가 리얼은 이 작품을 중국 사회와 문화 전체에 대한 비판이자 반론이라고 평했다. 정상급 문학 평론가들에게선 “리얼리즘의 새로운 경지”라는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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