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0년 08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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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28쪽 | 324g | 135*195*20mm |
ISBN13 | 9788937473296 |
ISBN10 | 8937473291 |
출간일 | 2020년 08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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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28쪽 | 324g | 135*195*20mm |
ISBN13 | 9788937473296 |
ISBN10 | 8937473291 |
MD 한마디
[다정한 사랑과 연대의 이야기] 낯선 땅, 생경한 풍경 속에 홀로 섰을 때 곁에 쨍하고 나타난 자신과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 주인공과 ‘셜리’들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된다. 비오는 날의 반가운 햇빛 같은 이들, 그 빛을 머금고 떠오르는 무지개처럼 반짝이는 또 한 사람, 그들이 모여 그려내는 사랑과 연대의 이야기. -소설MD 박형욱
한때 세상에 널리 퍼진 이름들을 만난 시간 지금 세계에 하나뿐인 목소리와 사랑에 빠진 순간 나의 생애에 가장 아름다울, 보라색 여행기 2015년 《실천문학》으로 데뷔하여 장편소설 『체공녀 강주룡』으로 제23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신예 작가 박서련의 신작 『더 셜리 클럽』이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29번으로 출간되었다. 『더 셜리 클럽』은 우리를 강한 사람이게 하는 사랑을 말한다. 또한 우리를 좋은 사람이게 하는 연대를 이야기한다. 『더 셜리 클럽』은 이국적인 보라색 사랑의 소설이다. 사막 위 바위처럼 강인한 연대의 소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해변에서 즐기는 마카로니피자처럼 사랑스러운 소설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이 소설을 읽는 우리는, 우리에게 아직 사랑이 남아 있음을, 아주 작은 선의라 하더라도 그것에는 미량의 사랑이 묻어 있음을, 그 사랑이 모여 우리의 정체성을 이루는 것임을 감각하게 될 것이다. |
SIDE A Track 01 9 Track 02 30 Track 03 50 Track 04 70 Track 05 88 Track 06 109 SIDE B Track 07 135 Track 08 154 Track 09 171 Track 10 193 Hidden Track 작가의 말 219 추천의 글 221 |
민음사 출판사에서 나온 박서련 작가의 [더 셜리 클럽] 리뷰입니다.
제목만 보고서는 무슨 내용일지 전혀 상상도 못했는데 줄거리를 보고 흥미가 생겨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호주의 '셜리'들만 모인 "셜리클럽"에 영어이름이 셜리인 '설희'가 가입하고 다양한 만남을 가지는 즐겁고 유쾌한 이야기입니다. 그냥 쉴 때 읽기 좋은 책입니다. 읽어보세요. 추천합니다!!!!!!
백수 시절엔 어딘가에 적을 둔 사람들이 무척 부러웠다. 난 하루하루가 불안했고,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궁핍했다. 취업에만 성공하면 더는 바랄 게 없을 줄 알았으나 그건 착각에 불과했음을 시간이 흐르고 나니 알겠다. 요즘 내가 가장 부러워 하는 부류는 내가 일할 때 카페에 앉아 여유로이 차를 즐기는 사람들이다. 여행 작가도 나쁘지는 않지만 생계를 이어 나가기 위한 그들의 수고를 상상하면 엄두가 나지 않기에 후순위로 밀렸다. 처음 글을 읽으며 내가 느꼈던 건 자유였다. 바다를 건너 본 적이 언제던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입장에서 호주로 떠난 주인공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속사정을 알고 나니 이를 계속 부러워 해도 괜찮은지 헷갈리기도 하였는데, 결말을 알게 된 지금은 이와 같은 삶도 나쁘지는 않겠다며 도로 마음을 고쳐 먹었다.
책 제목이기도 한 ‘더 셜리 클럽’은 ‘셜리’라는 이름을 지닌 사람들의 모임이다. 이 이름은 우리나라로 치면 숙자, 말자 같은 어감이 드는 이름인지, 세련되지 못하다는 평을 듣기 일쑤인데다 구성원들의 연령대가 상당히 높았다. 어처구니 없게도 호주의 축제에서 주인공은 셜리들의 집합체(!)를 마주했다. 서구의 페스티벌이라 했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화려하게 치장한 젊은이들일 때가 잦은데, 머리가 희끗한 어르신들이 평범하기 짝이 없는 현수막 하나만을 들고 걸어오는 모습으로 시선이 쏠린 건 의외의 일이었다. 저자는 주인공의 영어 이름 또한 셜리라는 설명을 덧붙임과 동시에 주인공에게 어마어마한 추진력(?)을 부여했다. 아무리 영어에 능해도 원어민과는 다른 상황에서 용기를 내 자신도 셜리이기에 클럽의 일원이 되게 해달라는 요청을 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무모하게까지 보였다.
이후 소설은 의외성에 의존한 듯한 모양새가 강했다. 조만간 한국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 주인공을 섣불리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긴 힘들다는 말은 거절이 아니었다. 도처의 셜리와 교제하는 과정에서 외려 다른 이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듯하더니 해고와 축출의 불행을 겪기도 하였다. 때론 은은하게, 때론 노골적으로 동양인을 향한 차별의 정서를 드러내는 인물들도 있었다. 읽는 나의 불쾌함은 이를 직접 겪는 주인공에 비한다면 가벼운 축이었겠지만, 이 때문에 주인공이 보다 빨리 한국으로 돌아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불안하기도 했다. S의 존재 또한 소설에 미묘함을 선사한다. 서로에게 다가서고 친해지는 속도가 부쩍 빠른데, 정작 서로에 대해 아는 바는 많지가 않다. 이들은 친구인가, 서로 사랑하게 될 운명인가, 아니면 아무 관계도 아니고 어쩌면 서로를 이용하기 위해 존재하는가. 인물 스스로도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의아하게 여기고 의심한다. 제 아무리 저자여도 이토록 복잡한 감정을 정의하기는 쉽지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독특한 건 역시 더 셜리 클럽이었다. 지역마다 지부가 있어 주인공이 이동할 때마다 앞선 셜리와는 또 다른 셜리가 그를 돕는다. 아무것도 요구치 않고, 그저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베푸는 친절이 기묘할 수도 있는데, 낯선 환경에 홀로 남겨진 탓인지 저자는 이를 그다지 불편해하지 않는 눈치다. 그래서 많고도 많은 셜리들과의 관계 맺음에서 뒷걸음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고, 이는 본 이야기를 지탱해주는 힘으로 작용한다. 열린 마음으로 사랑을 베푸는 것, 그 사랑을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모두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주인공을 포함해 많은 셜리들은 이를 해냈다.
이름에는 부모의 바람이 담겨 있다. 동시에 한 생명체가 태어나 접한 환경 등도 이름에 담겨 있을 때가 많다. 나는 딱 내가 태어날 무렵 많은 부모가 선호했던 이름을 가지고 있다. 주변에서 누군가가 불러 돌아오면 나 아닌 다른 이를 칭한 경우인 적이 잦다. 살짝 민망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설명이 어려운 든든함을 느끼곤 한다. 나와 같은 이름을 하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 주는 위안은 생각보다 크다. 그나저나 보랏빛 이름, 보랏빛 목소리, 보랏빛 인생, 셜리에게 어울리는 색이 보라색이라던데, 나에게도 천생연분 색깔이 있을까? 내 이름을, 내게 가장 어울리는 색을 사용해 적어 들고 있으면 왠지 나와 같은 이름을 지닌 사람들이 한 눈에 날 알아보고는 다가올 것만 같다. 주인공 셜리가 더 셜리 클럽 문을 두드리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