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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쓰고 있네

시나리오 쓰고 있네

: 황서미 에세이

스토리인 시리즈-05이동
리뷰 총점9.4 리뷰 25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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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가족 에세이 top2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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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08g | 130*210*20mm
ISBN13 9788965292470
ISBN10 896529247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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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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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현재 스코어에서, 나는 남편이 다섯 명이다. 다섯 번째 남편이랑 지금 8년째 살고 있다. 이 정도면 아주 오래 살았다. 예전 네 번의 결혼 생활은 모두 3년 이내에 종을 쳤으니 꽤 좋은 성적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 사는 것하고 똑같다. 현 남편직을 수행 중인 이와도 중간에 헤어지네 마네, 산으로 가고 싶네, 별로 가고 싶네, 난장을 치기는 했다. 이렇게 살아온 8년이다. 아, 오래도 살았다.

‘여러 번의 결혼과 이혼’으로 말하자면 다들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떠올릴 것이다. 나는 그런 미모의 여배우도 아니고 한 달 벌어 한 달 사는 사람인데, 어쩌자고 무슨 결혼을 그렇게 많이 했나 다들 궁금해한다. 내 앞에서 얘기하지는 못해도 나에 대한 의혹들은 하나씩 있다. 내가 그것을 왜 모르겠나.
--- p.11

어떤 의사 선생님이 그러셨다. 호르몬을 공부하다 보면 ‘나는 너를 영원히 사랑해’란 말이 도저히 나올 수가 없다고. 인간 신체의 구조상 그 ‘영원’이란 말이 성립될 수가 없다고 한다. 세포는 날마다 탈락과 재생을 반복한다. 우리 몸에서 분출되는 호르몬도 항상 일정할 리 만무하다.

어느 날 함께 카페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틱 증세가 아주 심하게 나타나는 바람에 물컵을 쳐서 깨뜨렸다. 쨍그랑 소리가 나자 사람들의 시선이 이 친구한테 모두 집중됐다. 순간 그의 얼굴을 바라보니 ‘읍읍’ 하며 뭔가 참는 것 같았다. 화가 나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창피한 것도 아니었고. 그냥 단순히 얼굴로 순식간에 피가 몰리는 느낌에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나가자!” 하면서 앞서서 빠른 걸음으로 카페를 빠져나가고 있는데, 못 참겠는지 그가 결국 뿜었다.

“꺼억!! 씨발 조오또오오오!”

일순간 카페가 얼어붙었다. 처연하게 아름다운 영화 [엘비라 마디간]에서 총성이 울리는 가운데 누군가는 슬로모션으로 피를 흘리며 쓰러진다. 그런데 날씨는 왜 이렇게 좋은지. 너무나 아름답고 맑은 날씨 속에 배경음악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다른 사람들은 모두 멈췄는데, 우리 둘만 그 정적을 뚫고 나가는 듯했다. 사랑은 끝났다.
--- p.27

“저 눈도 이상해요. 맞아서 이런 건지 아니면 우연히 오늘 잘못된 건지 모르겠는데요.”
“안과 연결해드릴게요.”

내 오른쪽 눈은 그날 이후 평생 맑은 하늘을 보지 못하게 되었다. 갈비뼈는 두 대가 부러졌는데 깁스도 못 하고, 손 쓸 방도도 없다는 이야기만 듣고 돌아왔다.

어두컴컴한 집에 혼자 앉아 있으려니 별 느낌 없이 움직이던 ‘내 소유’의 몸이 그날따라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생소했다. 내 몸은 내 것이다. 다른 이가 훼손할 수 없다. 다른 사람이 와서 때린다고 해서 얼른 때리고 가라고 등 대주는 일은 내 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결국 오른쪽 눈의 가벼운 장애와 갈비뼈 박살, 그리고 각 대봉투 2개를 꽉 채운 진료 기록지와 진단서만 남기고 두 번째 결혼 생활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햇수로 3년에 걸쳐 간간이 얻어맞았다. 그런데 참 바보 같은 것이, 그렇게 맞고도 나마저도 내가 다른 여자들보다 기가 세서, 아니면 내가 뭔가 잘못해서 맞는 것인 줄 알았다는 것이다.
--- p.67

수녀원의 아침은 5시에 시작된다. 수녀원에 우아한 성가가 기상송으로 울려 퍼지면 후다닥 세면장으로 질주한다. 누가 먼저 수도꼭지를 맡느냐가 관건. 운 좋게 먼저 세수를 마친 수녀님들은 얼굴에 로션만 대충 바르고 바로 새벽 미사를 드리러 성당으로 또 질주한다. 우사인 볼트가 따로 없다. 늦으면 선생 수녀님과 할머니 수녀님들에게 혼쭐이 나기 때문이다.

할머니 수녀님들은 50년 가까이 수녀원에서 사신 분들인데, 그만큼 이분들의 인격이 모두 고매하고 성녀와 같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평생을 사회생활 한번 안 하고 여자들 사이에 갇혀 사신 분들이라 의외로 괴짜가 많다. 게다가 나이 들어 새벽잠이 없어지니 성당에는 그렇게 일찍도 나와 앉아 계신다. 십자가 앞에서 눈을 감고 묵상하시나 보면 어떤 분은 사방으로 고개를 풍차 돌리며 주무시기도 하고, 또 다른 분은 실눈 뜨고 누가 일찍 미사에 나오나 감시하기도 한다.

어떤 할머니 수녀님은 화장실에서 화분을 막 갖다 엎으시고 흙을 파내고 계셨다. 왜 그러시냐고 물었더니 영성에 방해가 된다고, 하느님과의 대화시간을 식물이 뺏는 것 같아서 갖다 버리시는 거란다. 식물도 우리 인간과 분류는 다를지언정 생명체인데 왜 그러셨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약간의 치매 증상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여하튼 이런 일부 할머니 수녀님들께 잘못 찍히면 수녀원 생활이 고달파진다.
--- p.94

수십에서 수백 편의 야설을 다듬으면서 처음에는 얼굴이 붉어지기도 하고 도저히 작업이 안 돼 중단하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야설 교정 알파고가 되어갔다. 제아무리 야한 소설이 와도 오타, 비문들만 눈에 들어오는 경지에 이르렀다. 심지어는 살짝 틀어서 더 야한 문장으로 바꿔놓기도 했다. 계절이 몇 번 지난 후, 야설을 서비스하던 플랫폼이 문을 닫게 되어 나의 야설 교정 작업도 막을 내렸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경이롭다. 그 수많은, 야하기 그지없는 디테일과 상상력은 다 어디서 왔을까.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창조할 수 없는 마의 영역이다. 지금도 머릿속에 춤추고 있는 오조 오억 개의 야한 이야기를 컴퓨터 자판으로 만들어내고 있을 전국 각지의 수많은 야설 작가님들께 진심으로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아, 아직도 유리컵에 흰 우유를 따라 마실 때면 우리의 가슴 마사지사 배트맨이 생각나서 잠시 움찔한다. 이런 것이 바로 위대한 야설의 디테일이다!
--- p.143

불행의 쓰리 쿠션을 다 처맞던 2011년. 나는 소주와 맥주를 가지고 차에 들어갔다. 이쯤 되면 자식이고 부모고 뭐고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냥 이 세상에서 없어지고 싶다.

그러나 일본 소설 『금각사』의 작가 미시마 유키오가 일본 자위대 선동에 실패한 후 할복자살을 하면서, 소설에서 그렇게도 할복에 대해 묘사하며 경외감마저 보였던 데 반해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 미처 계산하지 못했듯, 나도 차 안에서 소주와 맥주를 마시고 나서 자살 시도를 할 때 방광이 그렇게 빨리 찬다는 것을 예측하지 못했다. 이번 한 번만 오줌 싸고 죽어야지, 한 번만 더 싸고 죽어야지 하다가 엄마 아빠한테 차 안에서 숨 쉰 채로 발견되었다.
--- p.180

이번 코로나 사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만두가 주중에 어머님 댁에서 지냈다. 아이를 집으로 데리고 와서 다시 유치원에 슬슬 보내기 시작했더니, 아이가 서럽게 울면서 이런다.

“할머니 타고 원숭이 보러 가자. 할머니 타고 씽씽이 타러 가자. 할머니 타고 케잌 먹으러 가자.”

아이고, 할머니가 이 모든 일을 다 해주셨나 보다. 나는 아이에게 흠뻑 빠진 엄마가 아니다. 만두가 세 살 무렵 되었을 때, 다른 사람에게서 ‘엄마가 아이에게 아직 이슬이 안 내렸네요’란 말을 들었을 만큼. 지금은 일곱 살인데 그 이슬이 아직 내리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계속 가슴에 걸린다. 그래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다. 하도 서럽게 우니까 남편하고 내가 마음이 아파서 어머님께 전화했다. 어머님은 애를 한 달 반 보시더니 병이 나서 앓아누우셨다.

“혜성이, 할머니 보고 싶어? 할머니는 혜성이 사랑해. 할머니도 혜성이 보고 싶어. 우리 다시 만나자.”
--- p.229

이리 부딪치고 저리 부딪치며 몸에 안 맞는 옷을 입고서 꾸역꾸역 다니는 것 같던 회사를 그만두고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한 것이 거의 8년 전이다. 그 뒤로 주위에서 ‘내 황서미 성공하는 것 꼭 보고 만다’는 응원을 내내 들어왔다. 나도 계속 고맙다고, 열심히 해보겠다고 주먹 꽉 쥐어 파이팅을 보여드린 것도 5년은 족히 넘은 것 같다. 이제는 하도 그 ‘한 방’이 안 터져서 격려해주시는 이들에게 미안할 정도다. 사실 그 한 방, ‘잘되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도 감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이 작은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되어 나의 삶에 귀 기울여 주신 분들에게 이제는 조금 덜 미안한 느낌이 든다. 게다가 피 끓던 초창기와 달리 나이를 몇 살 더 먹어서 그런가, 그 ‘한 방’이 안 터져도 매일 이렇게 조근조근 재미나게 살 수 있을 듯도 하고. 내 모자란 이야기를 함께 읽고, 웃고, 울어주신 분들에게 큰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도 또 얼마나 덜떨어진 이야기가 쏟아질지 모르겠다. 그때마다 내 곁에서 함께 ‘물개박수’ 치면서 함께 웃어주시면 그만한 행복이 없겠다.
---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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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서미의 글, 웃지 않을 수가 없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고, 누구나 잘 쓸 수 있다. 그리고 누구나 재밌게 쓸 수 있다. 그러나 읽다 보면 웃지 않을 수 없게 쓰는 건 어렵다. 왕과 귀족을 놀려먹는 희곡을 쓴 어느 사나이에게 귀족들이 화가 단단히 났다. 그래서 왕에게 그 공연을 보게 했다. 황제 모욕죄로 사나이의 목이 날아가게 생겼다. 그런데 연극을 보다가 왕이 너무 웃겨서 일어나서 박수를 쳤다. 사나이는 코미디계의 ‘시조새’가 되었다. 그가 몰리에르다. 황서미가 이혼한 사연, 직장에서 나오게 된 사연, 아들딸과 함께 눈물콧물 흘리면서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사연을 보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몰리에르 생각을 했다. 결혼 다섯 번 한 작가 황서미, 그녀를 언젠가 우리 시대의 몰리에르로 기억하는 날이 오면 웃기기는 할 것 같다. 1차원적 ‘아재 개그’ 말고 품격 있고 깊이 있는 웃음에 목마른 분들에게 황서미의 에세이집을 권해드린다. ‘강남 스타일’과는 좀 결이 다른, 아주 삐딱하고 불경스러운 블랙 스타일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결국은 웃게 될 것이다.
- 우석훈 (박사, 『88만원 세대』,『불황 10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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