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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모범

죽음의 모범

: 보르헤스 가명 소설 모음집

[ 양장 ]
리뷰 총점9.5 리뷰 4건 | 판매지수 198
베스트
세계각국소설 top2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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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31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748쪽 | 910g | 132*225*40mm
ISBN13 9788937436550
ISBN10 893743655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4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런데 독자의 얼굴에 조바심이 가득해 보인다. 요즘엔 모험에 대한 특권이 사색적 대화보다 우위에 있다. 이제 작별을 고할 시간이다. 여기까지는 독자의 손을 잡고 함께 왔지만 이제는 독자 홀로 책을 마주할 시간이다
--- p.27 「1부」중에서

273호 감방의 죄수가 앙글라다 부인과 그 남편을 마지못해 맞아들였다.
“메타포는 접어 두고 명확하게 말씀드리지요.” 카를로스 앙글라다가 엄숙하게 약속했다. “내 머리는 차가운 냉장고 같습니다. 자기가 속한 계층에선 경석으로 통하던 훌리아 루이스 비얄바의 죽음을 둘러싼 정황이 이 회색 용기 안에 훼손되지 않고 보존되어 있어요. 냉정하고 충실하게 말하지요. 나는 이 사건을 기계 장치가 된 신처럼 담담하게 보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의 한 단면을 말씀드리지요. 정말 잘 경청하시기 바랍니다, 파로디 씨.”
--- pp.238~239 「1부」중에서

천상과 지상의 창조자이신 성스러운 삼위일체를 목도했는데 알레한드로 씨는 라플라타에 있다니!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 생각만으로도 무력감에서 벗어나기에 충분했지요. 하지만 그렇게 기꺼운 명상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습니다. 알레한드로 씨는 구시대적인 사람이라 소녀를 소홀히 한 데 대한 나의 설명을 호의적으로 들어 줄 리 없었으니까요.
--- p.216 「2부」중에서

이 개 같은 기침에 눈이 감기곤 해서 시금치 크로켓을 빠뜨렸네만 엄청나게 큰 바비큐가 순간적으로 그 크로켓을 지워 버렸네. 부채꼴로 펼쳐지면서 하늘에 제 위치를 잡은 카넬로니 파스타를 알아보지 못하게 말이야. 거기에 신선한 치즈가 덮이면서 치즈의 푹신한 표면이 온 하늘을 뒤덮었어. 그 음식이 세상 위에 박히듯 견고해졌네. 나는 별들과 하늘이 그러듯이 그걸 영원히 간직하려고 했지. 잠시 후 그 음식점은 흔적도 남지 않고 사라져 버렸어.
--- pp.220~221 「2부」중에서

나는 누구보다 먼저 이 청년이 칭찬받을 만한 작업을 했다는 걸 인정합니다. 물론 긴장한 견습생의 손이 저지른 흠도 있습니다. 풍자도 있고 애도 많이 썼지요. 세부 사항에서 실수를 범하는 심각한 문제도 있을 겁니다. 법적 문제에 저촉될 게 없으니 마지막으로 서문을 마치기 전 쿠노 핀헤르만 박사가 반유대교 지원단의 단장으로서 ‘5장에 나온 환상적이고 어찌할 수 없는 의상’이 가짜라고 말해 달란 사실을 부득이 밝혀 둡니다.
--- pp.239~240 「3부」중에서

작가는 폐습에서 도망치듯 플롯에서 탈주해야 한다는 쇼305의 견해와 달리, 우리는 오랫동안 근본적으로 플롯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다. 문제는 어떤 복합적인 플롯도 관습적인 면이 있다는 거다. 따라서 행위를 이끌고 설명하는 에피소드는 불가피하지만 그게 다 매혹적이지는 않다. 우리가 쓴 두 편의 시나리오는 어쩔 수 없이 이 서글픈 의무를 짊어지고 있다.
--- p.320 「4부」중에서

바랄트 선생의 타자기에서 마구 쏟아져 나온 여섯 권의 하찮은 이야기를 연구하면서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조합주의 개념에 부여하는 작가의 가벼움이었다. 그 변호사의 소리 나는 장난감으로 단순한 조합적 유토피아 형태를 지체시키고 현재의 질서이자 미래의 확실한 버팀목인 정통 조합주의를 무시한 것이다.
--- p.484 「5부」중에서

“또 다른 오류지요.” 보나베나가 단정 지었다. “나는 작품에 어떤 미학적 가치도 부여하지 않아요. 이를테면 작품은 고유한 영역을 차지하지요. 작품이 야기하는 감정들, 그러니까 눈물이나 박수, 불편함 따위에는 관심이 없어요. 누구를 가르치거나 감동시키려고 들거나 즐겁게 하려 하지 않았지요. 작품은 그 이상의 것이지요. 가장 겸손하고 가장 고귀한 것, 즉 우주의 한 곳을 지향합니다.”
--- p.498 「5부」중에서

니에렌스테인은 호메로스부터 막일꾼의 부엌과 주점까지 이어지는 전통을, 이야기를 지어내고 듣는 것을 즐기는 전통을 되살렸다. 그는 자신의 창작을 잘 이야기하지 못했는데, 『오디세이아』와 『천일야화』처럼 가치가 있다면 시간이 이야기를 다듬으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문학의 기원처럼 니에렌스테인은 구어로만 남겼고 시간이 흐르면 모두 글로 쓰일 것이라는 점을 알았다.
--- p.505 「5부」중에서

열정적인 편집자들은 루미스의 작품을 여러 언어로 번역하려고 했다. 하지만 작가는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았음에도 궤짝을 금으로 채워 줄 카르타고인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런 상대론적 부정주의 시대에 새로운 아담은 언어에 대한 믿음, 즉 모든 이가 접할 수 있는 단순하고 직설적인 말에 대한 그의 믿음을 확인했다. ‘베레모’라는 단어를 쓰는 것만으로 이 전형적인 의류가 내포하는 인종적 의미를 표현하기에 충분했다.
--- p.517 「5부」중에서

독자는 결과를 알고 있다. 롱게는 소품에 의존하는 연극과 장황한 대사를 남발하는 연극에 치명적인 일격을 가했다. 새로운 연극이 태어났다. 아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무지한 당신이 이미 배우다. 삶이 대본이다.
--- pp.533~534 「5부」중에서

아이젠가르트의 낭만적인 철야 작업이 추구하던 목표는 완벽히 이루어졌다. ‘아이들러’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기계는 쉬고 인간은 떨면서 일한다.
--- p.584 「5부」중에서

새벽 1시의 추신. 경련이 다시 시작됐네. 벨을 누르기 위해 기어갈 힘도 없어. 방이 위아래로 울렁거리고 나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네. 타르타르소스에 뭘 넣었는지 모르겠지만 기묘한 맛이 가라앉지를 않는다네. 자네들 생각을 하고, 몰리노 식구들을 생각하고, 축구 경기가 열리는 일요일을 생각하고……
--- pp.624~625 「6부」중에서

하지만 나는 인쇄소와 이야기하다 벼락이라도 맞은 사람처럼 쓰러지고 말았다. 내가 물려받은 재산으로는 알파벳 A 후반부 Ann이후의 인쇄에 필요한 종이나 비용을 내기에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 내 변호사 곤살레스 바랄트는 B로 시작하는 내 이름도 빠져 있으며, 물리적으로 다른 글자를 포함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없이 주장한다. 그러고는 내게 가명을 써서 누에보 임파르시알 호텔에 숨어 있으라고 조언한다.
--- p.694 「6부」중에서

그렇게 몰리네로는 신의 말을 반추했다. 뮤즈가 원할 때 승자의 마차에 멍에를 씌우며! 그런데 시인의 신임을 부인하는 멍청이들이 있다고 생각하다니!
--- p.715 「6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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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보르헤스는 의심할 것 없이 현대의 가장 뛰어난 남아메리카 작가
- 뉴욕 헤럴드 트리뷴
보르헤스의 작품들을 처음 읽었을 때 마치 경이로운 현관에 서 있는 것 같았는데 둘러보니 집이 없었다.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소설가)
나이로 치면 아들이 될 수 있지만 나는 카사레스에게 많은 것을 배웠고, 그는 나의 스승이었다.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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