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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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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은희경 | 창비 | 2000년 01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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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95쪽 | 148*210*20mm
ISBN13 9788936436537
ISBN10 8936436538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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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여기 모여 있는 일곱개의 단편들은 저마다 자기 색을 갖기 위한 힘겨운 실험 속에서도, 예의 그 작가의 재기발랄한 유쾌함을 빠뜨리지 않는 풍성함을 안겨다 준다. 그 풍성함 속에는 농담도 있고, 사유도 있고, 그럴듯한 아포리즘도 있다. 은희경 상표라고 불릴만한 것도 있고, 그와는 다른 새로운 브렌드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게 참 잘 섞여 있다. 도가니탕이 아니라 야채 샐러드다. 봄냄새 물씬 풍기는 야채 샐러드의 푸릇한 색을 갖추고 있다. 모양새가 그렇다면, 맛은 또 어떨까? 당연히 샐러드인 만큼, 재료 하나 하나의 맛을 볼 수 있다. 국물 맛을 보던 작가의 장편소설과는 또 다른 음식맛을 안겨 준다. 입맛을 잃었다면 권해 주고 싶은 음식. 그게 이 책의 역할이며, 미덕이다.

첫번째 소설 '명백히 부도덕한 사랑'은 '은희경'이라는 상표가 아주 또렷히 붙어 있다. 상표를 떼버린다고 해도 쉽게 알 수 있는, 명백히 그녀의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유부남을 사랑하는 여자, 그 여자를 둘러싼 문제있는(?) 가족, 냉소적인 시선을 곁두지 않는 스타일, 그 복잡한 이중적 상황 하에서 사랑을 이해하고, 가족의 의미를 깨우치고, 자신의 한계를 가늠하며, 그로 인해 또 다른 삶을 드러내는 포맷. '명백히' 은희경적인 작품. 그런 이유, '명백히 은희경적'이라는 이유로 인해 읽는 재미는 있지만 별로 남는 건 없는 희안한 작품이다. '사랑은 그렇지 않다. 언제까지나 지속된다고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배타적이 된다. 독점욕이 생기고, 그 독점욕이 구속을 낳는다. 그 때문에 사랑 자체가 파괴된다 할지라도 그 덫을 피할 수는 없다.'(p.23). 맞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그 덫이 무서워 사랑을 포기한다면.....? 건 못난 짓이고 아주 비겁한 짓이다. 사랑한다면, 독점욕도, 집착도, 그로 인한 구속도 사랑의 또 다른 모습임을 이해하도록 and/or 이해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실 그런 이해라는게 거의 불가능에 가깝긴 하지만.......

두번째 소설 '멍'은 학교 다닐 때 '잡지방'(도서관 잡지 있는 열람실을 우린 그렇게 불렀다)에서 재밌게 본 단편인데, 이번에도 아주 재밌게 읽었다. 작가는 소위 사이버 컬춰라는 것에 너무 예민하게 냉소적이다. 이전 작품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에선 '섹스란 스타크래프트 같은 것하곤 비교도 안될 만큼 재미....' 운운하더니, 이번엔 '왜 컴퓨터에서 불현듯이라고 치면 삐릭, 소리가 나면서 불현과 듯을 띄어 버리고 신호등이라고 치면 신호와 등을 제까닥 떼놓잖아. 나중에는 그 단어를 잘 안 쓰게 되더라구. 이런걸 무슨 경우라고 하는지, 혹시 '반항'인가?'(p.73)에서 처럼, 한글의 자동교정 기능을 비꼰다. 재미없는 냉소다. 냉소란 좀 더 그럴듯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작가는 '어느 소설'에서 봤는데...하는 문구를 자주 쓴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에서 '달을 보면서 아내의 생리주기를 생각한다던' '어느 소설'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태엽감는 새'이다. 그렇다면, p.59 '학교와 군대와 감옥의 가장 나쁜 점이 함께 발달되어 있는 곳이 소년원이라는 주장을 나도 어느 소설에선가 읽었다'의 '어느 소설'은? 그 '어느 소설'은 지금은 절판되어 나오지 않는 장정일의 초기 소설(?)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이다.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좀 뭐한 이 책을 난 대학 저학년 때 잡지방을 함께 다니던 친구집에서 읽었다. 장정일의 이 책이나, <통일주의>와 같은 초기 시집을 90년대 학번이 초판본으로 가지고 있다는 걸 한편으론 뿌듯하게 느낀다고 몰래 말해주던 그 친구를 본 지도 참 오래됐다. 전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번째 소설이자, 표제작인'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는 작가의 새로운 시도다. 어머니와 자살한 애인을 교차통행시키며 회상하는 이러한 형식은 외국 소설에서 본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이 단편 역시 전에 읽었던가 하며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은희경의 나래이터는 사진을 보고 읇조리며 기억을 회상한다. 반면 신경숙이었다면.....말할 것도 없이 편지를 쓴다. 신경숙의 나래이션은 편지를 통해서 이루어 질때가 가장 그녀답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홍콩이나 중국영화에서 웅얼웅얼 대는 선문답같은 나래이션을 참 좋아하는 나, 그런 이유로 여유있게 읽을 수 있었던 작품.

네번째 소설 '서정시대'는 97년 문학동네 봄호에서 읽었던 작품이다. 계간지 문학동네에는 '젊은 작가 특집'과 '외국 작가 특집'이라는 구역이 있다. 그 중 '젊은 작가 특집'을 위해 씌여진 소설, 그래서 아주 아주 자전적인 이 작품은 작가 은희경의 개인사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여담으로 이 계간지 문학동네에서 터뜨린 가장 호사스러웠던(?) 대박은 젊은 작가로 '장정일', 외국 작가로 '무라카미 하루키'를 다뤘던 통권 2호다. 그 대박 이후 2년여간 꾸준히 구입해 봤지만, 지금은 보지 않는다. 왠지 지금은 계간지를 보는 시대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 집도 절도 없는 논리가 어디 있냐고 반문하면, 뭐라고 딱히 할 말은 없지만.....왠지 그런 느낌이 든다. 지금은 계간지를 보는 시대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다섯번째 소설 '지구 반대쪽'. 졸면서 읽었나? 아무 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 작품집에서 가장 기이한 단편인 여섯번째 소설 '여름은 길지 않다'는 지극히 모자이크적인 작품이다. 영화 같기도 하고, 연극 같기도 한 이 작품에는 비슷 비슷한 기억들을 떠 올리게 하는 구절들이 상당하다. 매일 3킬로그램씩 체중을 늘리는 또라이는 영화 '세친구'를, '너 슈퍼맨 티 샀구나?', '응. 사은품으로 타이쯔도 받았어.'하는 구절은, 영화 '강원도의 힘'의 다음과 같은 대화, '너 나이키 신발 샀구나?', '응. 잘 미끄러지지 않는 재질로 만든거래.'를 떠 올리게 한다. 그리고 전체적으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나 '1973년의 핀볼' 같은 하드보일드 풍을 느끼게 해 준다. 그래서 그럭저럭 정신없이 영화를 한편 본듯한 느낌이 든다. 성공한 실험인지, 실패한 실험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난 재미있게 읽었다. 은희경이 이런 치기도 있었구나 하면서 말이다.

요즘 난 동생의 하드트레이닝 아래 'All My Loving'과 'I Will'을 열심히 코드를 뜯으며 배우고 있다. 그 때마다 드는 생각 중에 하나가 '아닌 것 같아도, 비틀즈는 상당한 고음이야'라는 허망한 느낌인데, 마지막 작품 '인 마이 라이프'의 남자는 자신만의 저음으로 존 레넌의 동명 노래를 근사하게 부를 줄 안다. 당연히 이 남자에게 여자들은 끌리게 되고, 삼각관계가 이루어지게 된다. 뭐 거기까지야 별 문제 있겠어? 했지만, 역시 은희경. 아내가 있는 남자의 바람이 잔잔하면, 이번엔 남편이 있는 아내의 허허로운 바람기가 살아 난다. 그렇게 엮이게 되는 여자들과 '인 마이 라이프'를 부르는 남자, 게다가 나중에 이 관계에 얼추 섞여버리고 마는,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의 남편.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기록하는 나래이터, 카페 '인 마이 라이프'의 여주인 혜린. 일곱편의 단편중에 가장 재미있었던 작품이다. 재미있었다는게 왠지 신파에는 정이 잘 붙는 내 취향에 딱이였다는 말이지, 소설의 문제로 접어 들면 또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은 가장 처지는 작품중의 하나로로 취급할지도 모르겠다. 이 역시 은희경표라고 하면 은희경표라고 할 수 있는 그녀만의 스타일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다른 거 없다. 은희경의 작품은 일단 잘 읽혀서 좋다. 어차피 현재의 내 책읽기라는게 시간 떼우기고, 재미를 찾는 단순한 행위에 불과한 만큼, 잘 읽힌다는 것 그 한가지 만으로도 이 책은 권장할 만 하다. '그녀에겐 댄디즘이 너무 강해', '독하고, 자의식 강한 여자들....읽다 보면 느는건 냉소밖에 없어' 등의 핀잔은 나중 문제다. 다 알면서도 신간이 나오면 꼬박 꼬박 책을 챙겨 읽게 하는 그 무엇. 그게 은희경의 카리스마고 밉지 않은 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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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란 삶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로 바뀐것 뿐 사라진 건 아니야. 죽은 너를 사랑하는 일이 조금 외롭기는 하겠지. 하지만 그런 건 두렵지 않아. 두려운 건 너를 잊는 일이야. 너를 잊게 되면 사랑을 잃는 거니까.
작가의 새로운 시도로 읽힐 만한 요소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와 함께 작가의 피로 또한 엿보인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을 듯 하다.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와 '인 마이 라이프'는 손을 가볍게 풀어서 쓰고자 한 자취가 보이고, '지구 반대쪽'과 '여름은 길지 않다'라면 이 후 그와 같은 양상이 더욱 분명해질 때를 기다려 보는 것도 좋다.
--- p. 295
이말은 빠르떼르나끄가 했고, '문장백과 대사전'에 따르면 그 이전에 A.S.그리보예도프가 했다. 언젠가 늦은 밤 우리는 서대문에서 아현까지 가로수의 수를 세기 위해 차를 몰고 거리로 나갔다. 그 날은 비가 왔다. 검게 젖은 포도 위로 불빛들이 흘러다녔다. 일생일대의 느린 운전. 다 세고 나자 그가 물었다. 몇시야? 내가 대답햇다.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아.
--- 머리말 중에서
이것은 모두 3년전의 일이다. 시간은 지나간다. 아니다. 시간은 정지해 있고 내가 그곁을 지나쳐 간다. 아침마다 사람들에게 휩쓸려서 특급호텔 주변의 건물들을 스쳐지나갔듯이. 그 건물의 수많은 방을 일일이 두드려 보지 않고 그냥 무심코 지나쳐 걸었듯이. 중요한 것은 뒤돌아 보지 않는 일이다.
--- p.53
이 세상이란 갑의 불행이 을의 행운을 가져다주는 제로섬 게임이라는 정도는 나도 일찌감치 깨친 바 있다. 강성배가 자유를 찾아 떠나는 바람에 사무실의 나머지 사람들이 몇 달동안 불편을 겪었다. 그러나 제손으로 어머니 몫의 행복을 빼앗아 제 앞에 쌓아 놓는 딸의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나는 비오는 차창 밖을 멍청히 바라보았다. 그가 근무하던 은행의 유리문 안을 볼 때처럼 아무것도 보지 않는 눈길이었다. 내가 바라보고 있는 습기찬 창이 오래 전부터 입김으로 부옇게 흐려져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한 채 나는 눈이 아프도록 그 창에 서린 미망을 바라다 보았다. 나는 아버지가 이제야 자신의 삶을 살게 됐다고 축하할 마음은 전혀 없었다.
--- p.43-44
은희경의 소설에서 매우 다양한 변주를 이루면서도 일관된 주제를 형성하는 것이 하나있다면, 그것은 아내가 있는 남자와의 관계라는 창을 통해 여자인물이 사랑의 의미와 한계를 가늠하고 이로써 삶의 이면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 p.282
어서 도망쳐. 너를 속박하는 시계와 사진, 그리고 우리의 아버지로부터. 죽은 자의 저주가 산 자의 운명을 파멸시키지 못하는 태초의 죄없는 시간으로 가란 말야. 그래, 엄마의 첫번째 사진속으로.. 나? 나는 이미 틀렸어. 팔이 빠진 것도 모르고 렌즈를 쳐다보며 울고만 있잖아. 나는 여기 그냥 시간의 그림자 속에 남아서, 너한테 가지 못하도록 세번째 사진 속의 시간을 붙들고 있을게. 너, 가고 있지? 가고 있는 거지, 내 사랑... 뭐라구? 이제 없어져 버렸다구? 오, 안돼!
--- p.129
아버지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했다. 처음부터 그런 성격이라 어머니가 잔소리를 시작했는지 아니면 어머니 잔소리 때문에 그런 성격이 생겼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쨋든 어머니 표현대로 '폐병환자' 처럼 폐쇄적인 성격은 아니었다. 낙천적이고 유머가 많았으며, 고등학교 밴드부 시절 불었다는 트럼펫을 꺼내 먼지를 닦을 때는 어린애처럼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다. '취미도 성격 따라간다더니 낚시도 등산도 아니고 하필 방안에 틀어박혀 꼼짝 않는 것만 좋아한다' 는 어머니의 비난을 무릅쓰고 고전음악을 즐겨 들었다. 손재주가 많은 아버지가 썰매나 연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내게는 큰 즐거움이었다. 어머니는 탐탁찮아했다. '까짓 구경 그만 하고 빨리 가서 숙제나 하라' 고 채근해도 나는 고집스럽게 아버지 옆에 지켜앉아 있기 일쑤였다.
--- p.32
딸에게 주는 그의 글은 거기에서 끝나있었다. 노트 아래께에 낙서가 몇개 더 있었지만 푸른 플러스펜으로 쓴 글씨가 지저분하게 번져 있거나 군데군데 얼룩이 많아 더는 알아볼수 없었다. 그가 이틀째 인사불성이 되었던 4월 13일은 나도 기억이 난다. 그는 아침이 되어도 눈을 뜨지 못했다고 한다. 나는 하나 남은 사과를 냉장고에서 꺼내 당근과 함께 강판에 갈았다. 정인이를 먹일때처럼 베에 짜서 주스로 만들었다. 내가 윗몸을 일으켜주자 그는 눈꺼풀을 들어올릴 힘도 없는지 두눈을 꾹 감은채 그것을 달게 마시고는 다시 누웠다. 한잠 자고 일어나더니 이번에는 찬밥에 김칫국물넣고 먹다 남은 나물같은 것하고 같이 들들 볶아서 참기름...
--- p.87
나하고 살면 인생이 바뀔 것 같아요? 그래. 왜요? 너는 내가 사랑하는 여자니까. 그럼 12년 전에는 사랑하지 않는 여자하고 결혼했던 거에요? 물론 그때는 사랑한다고 생각했으니까 결혼을 했겠지. 하지만 그건 진짜가 아니었어. 당신이 나하고 결혼한다고 해요. 그러면 12년 뒤에 똑같은 말을 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때 어떤 기회가 오면 당신은 또 이번이 진짜 사랑이고 진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를 떠나겠죠. 지금 아내한테서 떠나려는 것처럼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그가 불쾌한 듯 말꼬리를 잡아챘다. 차라리 나이 많은 남자한테 와서 남의 애 키우며 살기 싫다고 솔직하게 말해라. 내가 지금 장난치고 있는 거니? 날 그런 놈으로 봤어? 넌 정말 나쁜 방법으로 거절을 하는구나. 잘 자라.
--- p.35
나는 필요없는 것까지 포함해서 많은것을 가졌다. 이를테면 자유와 집착까지를.
--- p.48
그녀가 더브(dove)콤플렉스에 대해 말해주었다. 비둘기 암컷은 수컷한테 그렇게 헌신적이래. 그런데 일찍 죽는단다. 자기도 사랑받고 싶었는데 주기만 하니까 허기 때문에 속병이 든 거지. 사람도 그래. 내가 주는 만큼 사실은 받고 싶은 거야. 그러니 한쪽에서 계속 받기만 하는 건 상대를 죽이는 짓이야. 인연을 맺는다는 건 참 끔찍하지 않니?
--- p.45
경치를 독점하기 위해 높이 담장을 쌓아놓는 사람은 동화속의 거인을 빼고는 아무도 없다. 사랑은 그렇지 않다. 언제까지나 지속된다고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배타적이 된다. 독점욕이 생기고, 그 독점욕이 구속을 낳는다. 그 때문에 사랑 자체가 파괴된다 할지라도 그 덫을 피할 수는 없다.
--- p.23
“거품을 씻어내다가 문득 손을 멈춘건 네 숨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아서 였어. 잠들었나 하고 수건을 가만히 젖혀보았을 때 너는 마치 그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커다란 눈을 똑바로 뜨고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어. 눈물에 젖어 있던 그 눈. 몇시야?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네가 물었고 그걸 듣자 내 입에서는 뜻밖에 의젓한 농담이 튀어나왔지.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아. 라고.”
본문중에서
“거품을 씻어내다가 문득 손을 멈춘건 네 숨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아서 였어. 잠들었나 하고 수건을 가만히 젖혀보았을 때 너는 마치 그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커다란 눈을 똑바로 뜨고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어. 눈물에 젖어 있던 그 눈. 몇시야?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네가 물었고 그걸 듣자 내 입에서는 뜻밖에 의젓한 농담이 튀어나왔지.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아. 라고.”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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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감 있는 문체와 폐부를 찌르는 에피그램, 의뭉스러운 유머와 해학적인 풍자로 가득 찬 은희경의 소설은 가볍고 날렵하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유쾌하고 발랄한 그녀의 `농담`은 어느 순간 단자화된 개인의 삶에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쓸쓸함에 관한 무거운 이야기로 변주된다. 어떠한 환상도 불허하는 은희경의 이 `삐딱하고` 가차없는 시선을 통해 우리는 뒤틀리고 왜곡된 형태로 숨겨진 현대인의 숙명을 언뜻 엿볼 수 있게 된다.
신수정 (문학평론가)
무엇보다 은희경의 소설들은 재미있다. 섬세한 문체로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는 그의 문장들을 읽고 있으면, 그의 주인공들과 그 현실에 빨려 들어가는 흡입감으로 때론 숨막히는 속도와 공감의 압박 아래 있는 느낌을 받는다, 은희경 소설의 첫인상은 문체의 역동감과 단단함, 사물에 대한 진지한 관찰력, 그것을 만들어가는 심리 파악과 그 이동의 놀라운 속도성이다.
김주연(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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