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0년 09월 0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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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80쪽 | 436g | 142*210*30mm |
ISBN13 | 9788996187455 |
ISBN10 | 8996187453 |
발행일 | 2020년 09월 0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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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80쪽 | 436g | 142*210*30mm |
ISBN13 | 9788996187455 |
ISBN10 | 8996187453 |
전태일 50주기에 『전태일평전』 개정판을 내며 서(序) 1부 어린 시절 밑바닥에서 가출·노동·방황 철조망을 넘다 청옥 시절 꺾인 배움의 꿈 서울에서의 패배 식모살이 떠난 어머니를 찾아 동생을 길바닥에 버리다 직업은 있다 재회 2부 평화시장의 괴로움 속으로 ‘거리의 천사’에서 평화시장의 노동자로 다락방 속의 하루 평화시장의 인간조건 억울한 생각 어린 여공들을 위하여 재단사 전태일의 고뇌 충격 3부 바보회의 조직 근로기준법의 발견 재단사 친구들 바보회의 사상 아버지의 죽음과 바보회의 출발 노력 좌절 속에서 4부 전태일 사상 막노동판에서 본 것 원섭에게 보내는 편지 나를 따르라 인간의 과제 왜 노예가 되어야 하나 인간, 최소한의 요구 모범업체 설립의 꿈과 죽음의 예감 사이 번민 결단 5부 1970년 11월 13일 삼동친목회 평화시장 피복제품상 종업원 근로개선 진정서 ‘평화시장 기사특보’ 나던 날 시위 불꽃 전야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부록 전태일투쟁은 끝나지 않는다 · 1976년 이 아픔, 이 진실, 이 사랑 · 1983년 태일의 진실이 알려진다니 · 1983년 개정판을 내면서 · 1990년 가장 인간적인 사람들의 가장 비범한 삶 · 1995년 연표 |
왜 우리는 그의 이야기를 읽으면 가슴이 아파 오는가? 1970년? 지금으로부터 50년도 더 전에 있었던 한 사람의 죽음이 왜 이렇게도 가슴을 울리는가? 그는 왜 이렇게 죽을 수밖에 없었는가? 그리고 오늘날에도 그와 같은 사람들은 없는가?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이었다.
60~70년대는 내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이라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른다. 다른 책이나 영화로만 그 시절을 접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소개된 당시의 물가, 사회 분위기, 임금, 노동 현장 등 모든 것이 생소했다. 과연 정말 우리 나라가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한국의 놀라운 경제 발전이 노동자와 농민의 희생으로 이뤄졌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실상은 생각보다 더 충격적이었다. 오늘날은 사람들이 어려운 일자리는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과연 당시의 열악한 환경에서 요즘 사람들에게 일하라고 한다면 누가 일을 하겠는가? 환기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곳에서 하루 15시간 이상을 일하고 또 일한다. 임금 수준도 당시 물가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턱없이 부족하다.
당시에도 근로기준법이 있었지만 그건 종이 조각에 불과했다. 각종 암울한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다. 그러나 당시 반공이데올로기로 가득한 사회에서 노동 운동을 한다는 것은 커다란 편견에 맞닥뜨리는 것을 의미했다. 그리고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다수가 그렇게 살고 있다면 거기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그나마 일부 사람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저항하려 하여도 당시 군사정권이 지배하는 답답한 사회에서는 그마저도 어려웠다. 그 속에서 전태일은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삶, 그의 고민, 그의 결단을 읽으면서 나는 무척이나 고통스러웠다. 그는 기독교인이고 누구보다 예수그리스도를 닮았다. 그가 그렇게 노동, 인권 운동에 눈을 뜰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성경을 읽었고 예수그리스도를 알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실제로 주일학교를 섬겼다고 한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의 기도를 들으셨는가? 그는 그렇게 죽어야만 했는가? 그의 죽음 이후에 일어난 일들을 보면 분명 그의 죽음은 가치가 있었다. 그리고 난 그가 천국에 갔다고 본다. 자살을 하면 무조건 지옥에 간다는 말이 있는데 난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그를 한국 교회가 제대로 품었는지는 의문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어쨌든 그의 죽음은 의미가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그가 죽지 않았으면 했다. 그가 그런 자리에 있지 않았으면 했다. 책을 읽으며 그가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랬다. 그러나 그는 그 길을 가고 말았다. 그래서 고통스러웠다. 한국 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그에게 빚을 지고 있다. 우리는 사회 곳곳에서 약자들에게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단순히 노동 운동을 하자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공평하게 가난해지자고 말하는 것도 아니다.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우리가 조금만 내 옆의 이웃에게 관심을 기울였다면 그는 죽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곳곳에 사회적 약자는 존재한다. 사실 지금도 우리 사회의 뉴스는 온통 암울한 것들뿐이다. 나는 사회적 약자지만 동시에 약자를 돌아보는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우리가 조금이라도 이러한 책을 읽고 기도하며 주변을 돌아보기를! 더는 전태일과 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주52시간 근무제가 논의되기 시작했을 때 그의 이름을 다시 떠올렸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하루 평균 14~15시간을 근무하며 한 달을 통틀어 휴일은 고작해야 이틀
그나마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던 당시의 평화시장에서
그는 버스값을 아껴 두세시간을 걷는 대신 시다들에게 풀빵을 사줄 정도로
타인의 고통에 민감한 사람이었다.
전태일 평전을 통해 만나는 인간 전태일의 모습
평화시장의 재단사 전태일, 바보회의 회장
아직도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은 세상이지만,
우리나라 근로자의 권리는 전태일의 피를 머금고 자랐기에
그가 떠난지 50년이 된 2020년에도 전태일 평전은 여전히 읽어야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