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트 I의 모든 것은 이야기를 설정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야기를 진전시키지도, 등장인물 간의 관계를 정립하지도, 등장인물에 관한 정보를 드러내지도 않는 값싼 속임수나 기발한 신, 귀여운 대사에 할애할 시간이 없다. 첫 페이지, 첫 단어에서부터 즉시 이야기를 설정해야 한다. 각 신의 목적은 이야기를 진전시키거나 등장인물에 관한 정보를 드러내는 것이다. 이 두 가지 기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모조리 삭제해야 한다. 액트 I은 이야기를 설정하고 각 신과 시퀀스를 제자리에 묶어둔다. 맥락은 내용, 즉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모든 신, 대사, 묘사, 숏, 특수 효과 등을 제자리에 묶어두는 공간이다. 이 행동 단위의 모든 것은 다음에 올 모든 것을 설정한다.
--- p.80
사람들은 대사에 집착하곤 하는데, 대사가 무엇인지 혹은 무엇을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대사를 너무 중요시한다. 좋은 대사가 시나리오의 ‘모든 것’이라고 말하며, 글쓰기를 시작했는데 대사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걱정과 불안, 심지어 분노나 우울에 휩싸인다. 그런 나머지 자신의 작업을 검열하면서 판단과 평가를 내리다가 지나치게 비판적이 된다. 계속 이런 식이라면 아마도 글쓰기를 그만둘 것이다. 대사가 그리 좋지 않다는 이유를 대면서 말이다. 그래서 어떻단 말인가? 대사는 경험이다. 하면 할수록 더 쉬워진다. 앉아서 쓰기 시작하면 아마 형편없는 대사를 50~60페이지씩이나 쓸 것이다. 엉망인 채로 내버려두자! 이 단계에서는 상관없다. 나중에 고쳐 쓸 것이므로, 주저치 말고 형편없는 대사를 써보자. 대부분의 초고는 이런 식이기 마련이다. 초고에는 아무도 완벽한 대사를 쓸 수 없다. 좋은 대사 쓰기란 피아노 치기나 수영, 자전거 타기와 같은 기술이다. 하면 할수록 더 쉬워진다.
--- pp.158~159
윌리엄 골드먼은 신에 언제 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들려준다. 골드먼은 가상의 상황을 설정한다. 한 기자가 신문이나 잡지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누군가를 인터뷰한다. 시작 부분은 기자가 인터뷰를 준비하고 인터뷰 장소에 도착하는 것을 보여준다. 중간 부분에서는 인터뷰 대상과 인사를 나누고, 서로 편안해지고, 녹음기를 꺼내고, 인터뷰를 시작한다. 끝부분은 인터뷰를 마무리하고, 짐을 꾸리고, 상대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코트를 입고, 문으로 걸어가다가, 갑자기 무언가를 기억해내고, 돌아서서는, “아, 그런데, 마지막 질문 하나가 있는데”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것이 이 가상의 신의 시작, 중간, 결말이다. 골드먼은 시나리오 작가가 어디에서 신에 들어갈 것인지 묻는다. 기자가 도착할 때? 인터뷰 대상과 인사를 나눌 때? 인터뷰 진행 중에? 모두 답이 아니다. 골드먼이 보기에, 신에 들어가기에 가장 좋은 곳은 가능한 한 마지막 순간, 즉 기자가 “아, 마지막 질문 하나가 있는데”라고 묻는 누설 직전이다. 그 전에 일어나는 불필요한 일들을 모두 생략하고 신에서 밝혀져야 할 것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그곳이 신에 들어가기 가장 좋은 지점이 될 것이다. 늦게 들어가서 일찍 나온다.
--- p.254~255
[쇼생크 탈출]의 첫 번째 열 페이지에서 재판을 받는 앤디와 가석방 위원회에서 거부되는 레드를 본다. 10쪽에서, 앤디는 쇼생크에 도착한다. 두 번째 열 페이지에서는 쇼생크에서의 삶을 본다. 그것은 20쪽 끝까지 이어진다. 그러고는 세탁실에서 일하는 앤디를 보고, 앤디에 대해 말하는 레드의 보이스오버를 듣고, 다음 신에서 앤디는 레드를 마당에서 만나 돌망치를 구해달라고 부탁한다. 이것이 구성점 I이다. 왜 그들의 만남이 구성점 I인가? 이 시나리오는 두 남자의 관계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신은 두 사람 우정의 본질을 정립한다. 그래서 이 신은 등장인물의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행동의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신이다. 신의 목적은 이야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거나 등장인물에 관한 정보를 드러내는 것인데, 이 신은 두 가지 모두를 수행한다.
--- pp.273~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