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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의사 멩겔레의 실종

[ 양장 ]
리뷰 총점9.4 리뷰 3건 | 판매지수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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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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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0년 09월 2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442g | 128*194*25mm
ISBN13 9788932920177
ISBN10 8932920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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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나치 전범 멩겔레는 어디로 사라졌는가] 제2차 대전 당시 잔인한 인체 실험을 벌인 ‘죽음의 천사’ 요제프 멩겔레. 저널리스트 출신 작가 올리비에 게즈는 3년의 조사 끝에 이 악명 높은 나치 전범의 삶을 소설에 담았다. 죽을 때까지 과거를 뉘우치지 않은 멩겔레. 소설은 건조한 문체 속에서도 생생히, 멩겔레의 도피를 치열하게 쫓는다. - 소설시 MD 이주은

한 인간의 도피를 치열하게 추적한 걸작

가장 악명 높은 나치 전범 중 하나인 요제프 멩겔레 최후의 나날을 다룬 소설 『나치 의사 멩겔레의 실종』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작가 올리비에 게즈는 저널리스트 출신이며, 이 책으로 2017년 르노도상과 문학상의 상을 받았다. 르노도상은 공쿠르상 발표 직후 수상작을 알리는 프랑스의 권위 있는 문학상이며, 문학상의 상은 그해 프랑스 8대 문학상 수상작 중 한 권을 뽑는 상이다. 그만큼 엄청난 주목을 받은 이 책은 15개 언어로 출간되었으며 프랑스에서만 38만 부가 판매되었다. 『나치 의사 멩겔레의 실종』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게즈의 작품이다.

게즈는 3년이 넘는 치밀한 자료 조사, 현지 답사를 바탕으로 하여 멩겔레의 삶을 소설로 재구성해 냈다. 그는 인터뷰에서 〈자다가도 멩겔레의 이름을 외칠 정도였다〉라고 밝힐 만큼 대상에 몰두했다. 그가 그려 낸 멩겔레는 너무나 생생하여 눈앞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게즈는 우리를 멩겔레가 숨어 있는 오두막으로, 전직 나치들이 파티를 벌이는 저택으로, 멩겔레가 숨을 거둔 브라질 해변으로 데려다 놓는다. 문체는 건조하지만 이야기는 다양한 감정을 촉발시킨다. 멩겔레의 추악함에 속이 거북해지고, 부조리함에 분노하고 서글퍼지면서도, 너무 황당한 상황에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어쩌면 멩겔레의 생각에 이입해 버린 자신을 발견하고 소름이 돋을지도 모른다.

저자 소개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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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얼마 전만 해도 나라 전체를 공포에 떨게 하던 나였는데. 그레고어는 다른 지도를 떠올렸다. 막사, 가스실, 소각장, 철도, 인종 기술자로서 가장 화려한 날들을 보냈으며 불태운 시체와 머리칼의 역한 냄새가 진동하는 금지된 도시, 감시탑과 가시철조망으로 둘러싸인 곳. 그는 오토바이, 자전거, 자동차를 타고 얼굴 없는 그림자들 사이를 휘젓고 다녔다. 지칠 줄 모르는 댄디 식인귀. 장갑과 부츠, 눈부신 군복, 비스듬히 눌러쓴 군모. 그와 시선을 마주치거나 말을 건네는 일은 금지되었다. 같은 친위대의 동료들조차 그를 두려워했다. 유럽 전역에서 데려온 유대인들을 골라내던 경사로에서 동료들은 술에 취해 있었지만 그는 맨정신으로 미소를 지으며 오페라 「토스카」의 몇 소절을 흥얼거렸다. 인간적인 감정에 절대 휘둘리지 말 것. 연민은 곧 나약함이다. 전능한 자는 가느다란 막대를 움직여 희생자들의 운명을 결정한다. 왼쪽은 바로 죽일 사람들로 가스실행. 오른쪽은 천천히 죽일, 즉 강제 노역장이나 실험실로 보낼 사람들. 세계에서 가장 큰 실험실에, 그는 매일 도착하는 수하물에서 〈적합한 인간 재료〉(난쟁이, 거인, 불구자, 쌍둥이)를 골라 주었다. 주사, 측정, 채혈, 절단, 살인, 해부. 여기야말로 그의 맘대로 할 수 있는 모르모트용 동물원이다.
(……)
아우슈비츠, 1943년 5월부터 1945년 1월까지.
그레고어는 죽음의 천사, 요제프 멩겔레 박사이다.
--- p.22~24

독일과 이탈리아가 패전하자 아르헨티나는 그들을 계승했고 페론은 무솔리니와 히틀러가 실패한 바로 그 지점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소련과 미국은 원자 폭탄을 얻어맞아 머지않아 소멸할 것이다. 언젠가 일어날 제3차 세계 대전의 승자는 아마도 지구 반대쪽에서 인내하며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아주 멋진 패를 갖고 있었다. 그리하여 페론은 냉전이 수렁에 빠지기를 기다리면서 위대한 넝마주이가 되었다. 그는 유럽의 쓰레기통을 뒤져 가며 거대한 재활용 사업을 계획했다. 페론은 역사의 잔해들을 가지고 역사를 지배할 것이다. 그는 수많은 나치, 파시스트, 그 협력자들에게 나라의 문을 활짝 열었다. 군인, 기술자, 과학자, 전문가와 의사들. 전범들은 제방, 미사일, 원자력 발전소를 만드는 일에, 아르헨티나를 초강대국으로 변신시키는 일에 초대되었다.
--- p.51

그레고어는 영사관에 가서, 전쟁이 끝난 이래 전력을 다해 감추려고 했던 모든 정보들을 제출해 가며 자신이 바로 요제프 멩겔레임을 입증했다. 그레고어가 아르헨티나에 도착한 이후 가짜 신분으로 살아왔음을 밝혔을 때 영사관 직원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그는 해당 서류를 본으로 발송하는데 거기서는 어느 누구도 추적중인 전범 목록을 들춰 보지 않았다. 어쩌면 뮌헨에서 그레고어는 괜한 일로 공포에 사로잡혔는지 모른다. 서독은 나치즘을 단죄하지만, 옛 나치 관료와 하수인들을 복직시키고, 유대인에게 보상은 해주지만 그들의 살인자들이 남미와 중동에서 직업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다. 〈정치적 실수〉를 할 수 있는 권리의 인정, 〈탈나치화의 희생자들〉을 위한 사면, 민족적 단결, 대사면……. 이제 그레고어와는 작별이다. 1956년 9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서독 영사관은 요제프 멩겔레에게 신분증과 출생증명서를 교부했다.
그는 이제 아르헨티나 당국의 행정에 맞추어야 했다. 법원에 출두하고 경찰에는 지문을 제시했다. 그가 했던 거짓말에 어떤 행정관도 화를 내지 않았고, 추적도 징벌도 실행되지 않았다. 수많은 독일인들이 최근에 기억을 되찾은 것이다. Benvenido, senor Mengele (환영합니다, 멩겔레 씨).
--- pp.109~110

이곳 농가는 사방으로 뚫려 있어 오직 크루크와 낡은 발터 소총과 쇠스랑 몇 자루만으로 버텨야 하니 전투력 막강한 모사드의 살인자들과 맞선다는 것은 정말이지 웃기는 소리다. 그래서 멩겔레는 끊임없이 움직였다. 그는 어디서도 안전하지 않다고 느꼈다. 낮이건 밤이건 턱수염을 잘근잘근 씹어 대고 유리컵의 함정에 빠져 질식할 위험에 처한 말벌처럼 뱅뱅 맴을 돌았다. 몇 알의 수면제를 복용한 뒤 새벽 3~4시쯤 잠이 들어도 조그만 소리, 삐걱대는 마루 판자 소리, 하찮은 벌레 소리에도 벌떡 잠에서 깨어난다. 그는 자기 정체가 드러났다는 사실에 겁이 났다. 서독 정부는 멩겔레의 머리에 2만 마르크의 현상금을 내걸었고 그는 마침내 세계적인 유명 인사가 되었다.
--- pp.149~150

우리는 독일의 이름으로 독일을 위해 우리 소중한 국가의 위대함을 빛내기 위해 명령에 따랐을 뿐이다. 배은망덕한 독일은 우리를 조리돌리고 최악의 적들이 우리를 멋대로 처치하도록 방치하고 있다. 이 세상 어느 나라가 가장 열렬한 종복들과 최고의 애국자들을 징벌하는가? 아데나워의 독일은 제 자식들을 삼켜 버리는 식인귀이다. 우리 가엾은 자들은 하나둘 차례로 모두 죽어 나갈 것이다…….
폭우가 치던 그날 밤에 멩겔레는 어느 때보다 외롭다고 느꼈다.
--- p.188

1964년 초반, 멩겔레는 끔찍한 소식을 접했다. 마르타의 편지를 읽어 나가던 그는 단검이 늑골을 쑤시고 들어와 심장에 박히는 느낌에 사로잡혔다. 자신이 취득한 모든 대학 학위가 취소되었던 것이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위반했으며 아우슈비츠에서 학살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프랑크푸르트와 뮌헨의 대학들은 의학과 인류학에 대한 그의 박사 자격을 철회했다.
그토록 많은 노력과 희생이 알지도 못하는 관료들에 의해 허사가 되어 버리다니……. 멩겔레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었다. 무수한 훈장에 빛나는 야심만만한 국민적 외과 의사, 우생학 연구의 위대한 희망이었으나 이제 가장 귀중한 보물, 가장 큰 자랑거리를 빼앗기고, 모든 경험이 백지화되어 하찮은 돌팔이 의사가 된 것이다!
--- pp.207~208

멩겔레는 그토록 경쾌하게 움직이는 곤충들을 부러워했다. 놈들은 십계명도 형법도 모르고, 원자 폭탄도 견뎌 낼 거라고 한다. 그는 독일 바퀴벌레가 가장 해롭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만족스러워했다.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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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도상, 문학상의 상 수상작 『나치 의사 멩겔레의 실종』 출간

가장 악명 높은 나치 전범 중 하나인 요제프 멩겔레 최후의 나날을 다룬 소설 『나치 의사 멩겔레의 실종』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작가 올리비에 게즈는 저널리스트 출신이며, 이 책으로 2017년 르노도상과 문학상의 상을 받았다. 르노도상은 공쿠르상 발표 직후 수상작을 알리는 프랑스의 권위 있는 문학상이며, 문학상의 상은 그해 프랑스 8대 문학상 수상작 중 한 권을 뽑는 상이다. 그만큼 엄청난 주목을 받은 이 책은 15개 언어로 출간되었으며 프랑스에서만 38만 부가 판매되었다. 『나치 의사 멩겔레의 실종』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게즈의 작품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수용소에서 잔인한 인체 실험을 벌였던 실존 인물 요제프 멩겔레이다. 〈죽음의 천사〉라는 별명까지 붙은 멩겔레는 각국 사법부, 정보부, 기자와 현상금 사냥꾼 들의 타깃이 되었지만 끝까지 숨어 살며 법의 심판을 받지 않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가? 게즈의 추적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헬무트 그레고어, 프리츠 울만, 페터 호흐비힐러, 볼프강 게르하르트……
수많은 가짜 신분으로 살아간 요제프 멩겔레의 궤적


이 책은 전후 멩겔레가 아르헨티나로 도망쳐 브라질에서 사망할 때까지 남미에서 보낸 시절을 다루고 있다. 1949년 멩겔레는 헬무트 그레고어라는 이름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 항구에 도착했고, 여러 번 이름과 신분을 바꿔 가며 전범 추적에서 벗어난다.

그럴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돈과 조력자들의 힘이 있었다. 농기구 회사를 운영하는 멩겔레 집안은 그의 도피 생활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리고 돈을 보고, 아니면 나치 독일을 추종해서 그를 돕는 조력자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오두막에서 벌벌 떨던 시기도 있지만 멩겔레는 여행도 다니고, 친구들과 파티를 벌이기도 하고, 심지어 독일에 있는 본가에 돌아가기도 한다.

그는 절대 과거를 뉘우치지 않는다. 숨어 사는 현실에 울분을 토하고, 국제 사회와 현재 세태를 비판하며, 수용소에서 군림했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언제나 당당하다. 죽어 가는 멩겔레에게 친아들인 롤프가 찾아와서 아우슈비츠에서 대체 어떤 짓을 했는지 묻자 멩겔레는 이렇게 대꾸한다. 〕그 낡아 빠진 얘기들?〉 얼마 후 그는 지인의 가족들과 해변에 갔다가 거기서 숨을 거둔다.

한 인간의 도피를 치열하게 추적한 걸작

게즈는 3년이 넘는 치밀한 자료 조사, 현지 답사를 바탕으로 하여 멩겔레의 삶을 소설로 재구성해 냈다. 그는 인터뷰에서 〈자다가도 멩겔레의 이름을 외칠 정도였다〉라고 밝힐 만큼 대상에 몰두했다.

그가 그려 낸 멩겔레는 너무나 생생하여 눈앞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게즈는 우리를 멩겔레가 숨어 있는 오두막으로, 전직 나치들이 파티를 벌이는 저택으로, 멩겔레가 숨을 거둔 브라질 해변으로 데려다 놓는다. 문체는 건조하지만 이야기는 다양한 감정을 촉발시킨다. 멩겔레의 추악함에 속이 거북해지고, 부조리함에 분노하고 서글퍼지면서도, 너무 황당한 상황에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어쩌면 멩겔레의 생각에 이입해 버린 자신을 발견하고 소름이 돋을지도 모른다.

공쿠르상, 르노도상, 페미나상 모두 제2차 세계 대전 배경 작품이 수상

『나치 의사 멩겔레의 실종』이 르노도상을 받은 2017년, 공쿠르상은 에리크 뷔야르의 『그날의 비밀L’Ordre du jour』(이재룡 옮김, 열린책들 출간)에 돌아갔다. 이 작품은 전운이 감도는 1930년대 유럽이 배경이며 나치와 전범 기업을 다루고 있다. 페미나상 역시 비시 정권하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필리프 자에나다의 『도끼La Serpe』가 수상했다. 한 해 주요 문학상 중 3개의 수상작이 모두 제2차 세계 대전과 나치를 다룬 작품이라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일이다.

올리비에 게즈는 〈인간은 외부의 영향에 쉽게 변화하는 생물〉이므로 경계해야 한다는 말로 소설을 마무리한다. 왜 지금 와서 수십 년 전 역사를 다룬 작품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지, 『나치 의사 멩겔레의 실종』에서 벌어지는 추악한 일들이 과연 과거의 일이라고만 치부할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경계하라.
인간은 외부의 영향에 쉽게 변화하는 생물이다.
인간을 경계해야 한다.”
- 본문 중에서


[옮긴이의 말]

소설의 지향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것은 한 번도 인류의 심판대에 불려 나오지 않았고, 자신의 죄를 객관적으로 직시할 기회도 없었으며 죽는 순간까지 참회할 줄 몰랐던, 자기애로 점철된 반인륜적 범죄자의 실종을 추적하여 그의 도피 행각 자체가 하나의 징벌처럼 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 주는 일이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멩겔레의 도피 생활을 가차 없이 건조하게 전달한다.
- [르 몽드]

두꺼운 책이 아니지만, 그 밀도는 놀라울 따름이다.
-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

의문의 여지 없는 걸작.
- [르 피가로 마가진]

치열한 소설적 탐구.
- [텔레라마]

훌륭하다. 소름 끼친다.
- [리브르 엡도]

게즈는 주인공의 아주 깊은 내면까지 파헤쳐 들어가, 독자를 위험할 만큼 가까운 곳으로 이끈다.
- [베를리너 차이퉁]

전 세계가 읽어야 할 책이다.
- [파이낸셜 타임스]

회원리뷰 (3건) 리뷰 총점9.4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지금 어디 있는지는 궁금하지 않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그******라 | 2021.10.1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독일인들은 왜 그렇게 유대인을 증오했을까요? 나치 이전에도 유대인은 어딜 가나 증오의 대상이었긴 했습니다. 어딜 가든 부동산을 소유하지 못했기 때문에 금융업(이라 쓰고 고리대금업이라 읽음)에 집착해서 부자였지만, 전쟁 등 필요한 때가 되면 재산을 빼앗기고 버려졌습니다. 그리고 나면 또 다시 모여 부를 쌓고, 또 이용당하고.. 그것이 나치 이전의 유대인의 삶이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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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들은 왜 그렇게 유대인을 증오했을까요? 나치 이전에도 유대인은 어딜 가나 증오의 대상이었긴 했습니다. 어딜 가든 부동산을 소유하지 못했기 때문에 금융업(이라 쓰고 고리대금업이라 읽음)에 집착해서 부자였지만, 전쟁 등 필요한 때가 되면 재산을 빼앗기고 버려졌습니다. 그리고 나면 또 다시 모여 부를 쌓고, 또 이용당하고.. 그것이 나치 이전의 유대인의 삶이었죠.

  나치의 유대인 증오가 달랐던 것은, 나치 이전의 유럽에서 유대인 증오는 역사적인 면이 강했지만, 나치의 유대인 증오는 온전히 유대인이라는 '인종'에 대한 증오였다는 것입니다. 수백년 동안 유럽에서 살며 이제 유대인이라는 피 만으로는 유대인임을 구별하기 불가능해진 20세기에 유대인만을 표적으로 한 증오와 학살이 벌어진 이유죠. 유럽에, 독일에 불행을 가져다준 장본인으로 어딜 가나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이루며 살던 '유럽인'으로서의 유대인이 찍혔고요.

  독일은 사과했고, 지금도 사과하고 있지만, 나치는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사과하지 않고 있고요. 지금도 나치가 있냐고요? 그럼요. 당시에도 유수의 기업, 부자 중에 나치가 많았습니다. 나치를 찬동한 나라도 많았고요. 극우가 지배한 남미의 아르헨티나가 그랬습니다. 그들이 나치를 도왔고, 전범들의 도주와 생활을 지원했죠. 멩겔레도 그 도움을 받은 사람 중 하나였고요. 사죄하지 않았고, 사과도 하지 않았습니다. 나치 동료들의 도움으로 살아남았습니다.

  어떤 류의 삶이었는지, 그걸 삶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멩겔레와 같은 나치는 어쨌든 살아남았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죽음을 피할 수 없죠. 지구상의 삶에서는 살아남았는지 모르겠지만, 멩겔레는 지금 지옥에 있습니다. 그걸 의심하지는 않아요. 사람을 살려야 할 의술을 갖춘 의사인 그는 무죄한 사람들을 잔혹하게 죽이고 실험했고, 그걸 후회하지도 사죄하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그런 자를 위한 특별한 지옥이 따로 있을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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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제프 멩겔레의 마지막 나날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q*****2 | 2020.12.27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흔히들 일본과 독일을 비교하곤 한다. 끝까지 단죄를 포기치 않았던 독일과 달리 일본은 역사 왜곡이 앞장서고 있다고 말이다. 두 국가 사이의 역사를 대하는 태도에 차이가 있는 건 분명하다. 허나 모든 독일인이 지난 역사를 반성하는 건 아니고, 마찬가지로 모든 일본인이 제국주의를 찬양하는 것 또한 아니다. 나치에 부역했던 이들 중에는 어떠한 이유에서건 죗값을 치르지 않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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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일본과 독일을 비교하곤 한다. 끝까지 단죄를 포기치 않았던 독일과 달리 일본은 역사 왜곡이 앞장서고 있다고 말이다. 두 국가 사이의 역사를 대하는 태도에 차이가 있는 건 분명하다. 허나 모든 독일인이 지난 역사를 반성하는 건 아니고, 마찬가지로 모든 일본인이 제국주의를 찬양하는 것 또한 아니다. 나치에 부역했던 이들 중에는 어떠한 이유에서건 죗값을 치르지 않은 이들도 존재한다. 오늘 책으로 만난 요제프 멩겔레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이 인물의 삶에 대해서는 의아한 점이 많다. 남미로 도피했다고 했으나 아이히만과 달리 그는 붙잡히지 않았다. 아마도 위조한 신분증을 사용했을 것이고, 은둔자마냥 인적이 드문 장소에 숨어 지냈을 텐데, 그 이상의 추측은 사실상 어렵다. 기자 출신 저자는 특유의 치밀함을 발휘해 공중으로 붕 떠 버린 멩겔레의 시간을 추적했다. 사실에 가깝지만 전적으로 사실이라 할 수는 없는지라 이 작품은 문학으로 분류됐다. 글을 통해 역사를 배웠다. 글을 읽으며 한 개인의 내면을 파고들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이해의 경지에 도달하는 건 불가능했다. 인간이라면 보편적으로 지녀야 하는 무언가가 요제프 멩겔레에겐 결여돼 있었다.

가장 우선적으로 화가 치밀었던 부분은 당대 남미의 부패한 정권이었다. 많은 나치 부역자들이 남미, 그 중에서도 아르헨티나를 도피처로 택했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페론 정권 치하였다. 안타깝게도 이 정권의 특성에 대해 나는 잘 알지 못한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았다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높은 지지와 투명성은 별개였던걸까. 이 나라는 신분 세탁을 필요로 하는 많은 유럽인들을 끌어안았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망명객들의 교육 수준은 높았을 것이다. 망명객들은 저마다의 분야에서 최고였을 것이다. 오늘날 노동력은 하나의 자원으로 여겨진다. 굳이 마다할 까닭이 없다. 책에서는 멩겔레 외에도 많은 이름이 언급됐다. 그들은 남미 사회에 하나의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했고, 어찌 보면 시대착오적이라 할 법한 위대한 제국의 재건을 꿈꾸기까지 했다. 이 집단이 소유한 부는 자신들의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을 만큼 막강했다. 꼭 독일로 되돌아가지 않더라도 이미 또 하나의 나치가 남미에서 싹 트고 있었다.

저자는 인상적이게도 멩겔레와 아이히만의 만남을 그렸다. 두 인물 중 누가 더 악독한가를 놓고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 멩겔레의 눈에 아이히만은 모든 걸 소유한 인물이었다. 자신보다 월등한 이 인물을 바라보는 감정은 어딘가 오묘했다. 아이히만의 모든 게 부정적으로 묘사된다. 비록 둘 다 종이호랑이 신세지만, 멩겔레는 분명 아이히만을 질투하는 듯했다. 이 감정은 훗날 아이히만이 붙잡혀 교수형을 당했다는 소식을 접한 후 증폭된다. 자신과는 비교도 하기 힘들 정도로 모든 걸 이룬 인물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죽은 아이히만의 가족들은 그를 위해 어떠한 추도 의식을 거행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멩겔레는 마치 아이히만에 빙의된 듯 울부짖는다. 이후 멩겔레의 삶은 이전보다 훨씬 극심한 혼란 속에 놓이고야 만다.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밀어붙였던 멩겔레의 모습 못지 않게 끔찍했던 건 그를 받아준 이들이었다. 각기 추구하는 바는 달랐지만 저마다의 이기심에 기대어 멩겔레를 품었던 것만은 분명했다. 거액의 돈이 그들에게 주어졌고, 그로 인해 가난 속에 놓였던 삶에 한 줄기의 빛이 스몄다. 그들은 멩겔레를 보호한다는 명목 하에 이용했다. 멩겔레라 하여 그 사실을 몰랐던 건 아니지만, 그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저자는 아들 롤프의 음성을 빌려 멩겔레에게 물었다. 그가 유대인들에게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고. 자신이 행한 행동을 후회하지 않느냐고. 멩겔레는 단호하게 자신은 선의를 베풀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히틀러의 시대에 갇혀 있었고, 그의 죽음은 곧 한 시대의 종말을 뜻했다. 언젠가는 자신이 죽을 수밖에 없으리라는 걸 알았고, 매 순간 공포에 떨었다. 법의 심판을 받지 않았지만 괴로워하다 떠났으니 충분하다고 보아도 좋으려나. 어쨌건 역사는 그의 이름을, 그의 악행을 기억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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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아우슈비츠의 죽음의 천사’, 멩겔레를 추적하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e*a | 2020.12.13 | 추천8 | 댓글0 리뷰제목
요제프 멩겔레, ‘아우슈비츠의 죽음의 천사’로 불렸던 나치 의사. 인류학과 의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1943년 아우슈비츠의 의무관으로 임명된 그는 마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듯 우아한 손짓으로 유대인들의 운명을 결정지었던 악마 같은 인물이었다.   “멩겔레는 유럽 암흑시대의 제후다. 이 거만한 의사는 아이들을 해부하고 고문하고 불태웠다. 좋은 가문의 아들인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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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제프 멩겔레, ‘아우슈비츠의 죽음의 천사로 불렸던 나치 의사. 인류학과 의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1943년 아우슈비츠의 의무관으로 임명된 그는 마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듯 우아한 손짓으로 유대인들의 운명을 결정지었던 악마 같은 인물이었다.

 

멩겔레는 유럽 암흑시대의 제후다. 이 거만한 의사는 아이들을 해부하고 고문하고 불태웠다. 좋은 가문의 아들인 그는 휘파람을 불면서 40만 명을 가스실로 보냈다. 오랫동안 그는 쉽게 추적을 피해 궁지에서 벗어날 거라 생각했다.” (163)

 

나치 독일의 패망 이후 유럽 이곳저곳에서 이름을 숨기고 살다 1949년 결국 남미로 몸을 숨긴다. 이후 그에 대한 소문이 드문드문 떠돌았다. 어디에서 살고 있다는 소문과 더불어 죽었다는 소문이 번갈아 전해졌다. 한때 독일의 수사기관도과 이스라엘의 정보기관 모사드가 추적해서 거의 잡을 뻔했지만 도중에 시들해졌다.

 

그가 완전히 세상에 드러난 것은 이미 그가 죽은 지 6년이 지난 1985년 브라질에서였다. 가짜 이름으로 매장된 시체가 발굴된 것이다. 그 진위 여부마저 설왕설래하다 1990년대에 이르러서야 DNA 조사를 통해 그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는 살아서는 법으로서 심판을 받지 않고 끝까지 실종 상태로 살아남았던 것이다.

멩겔레, 그는 어떻게 남미에서 살아남았을까 

 

올리비에 게즈는 그 의문에 답하기 위해 3년이라는 시간을 고스란히 바쳤다고 한다. 치밀한 자료 조사와 현장 답사를 통해 멩겔레의 행적을 조각조각 모았다. 그리고 그것을 썼다. 그러나 죽을 때까지 그 꼬리가 잡힐 듯 잡히지 않았던 멩겔레였던 만큼 그의 행적에는 구멍이 뚫릴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올리비에 게즈가 택한 방식은 바로 소설이라는 형식이다. 그러나 비록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려 멩겔레의 마음을 읽고자 했지만, 그가 머물렀던 장소들과 접한 인물들에 대한 정보만큼은 소설이라기보다는 논픽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고문헌이 달린 소설이라니, 이 이야기는 논픽션이지만 소설이라는 형식을 취할 수밖에 없었던 기록인 셈이다.

 

이 소설(혹은 논픽션)에서 (잘 몰랐었고) 가장 놀란 점은 요제프 멩겔레가 자신의 신분을 완벽히 숨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버지와 아들을 비롯하여 유럽의 자신의 집안사람들과 서신을 주고받고 있었고, 정기적으로 자금을 지원받고 있었다. 그리고 남미에 숨어든 나치들이 남미 여러 국가의 독재 정권에 명시적으로나, 혹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형식으로 비호를 받고 있었다는 점도 놀라운 점이다. 그런 비호 아래 나치즘을 부활을 꿈꾸고 있었고, 멩겔레는 비록 쫓겨 다니며 불안에 떨긴 했지만 죽을 때까지 붙잡히지 않고, 이름을 바꿔가며 살아남았다. 전쟁이 끝난 후 바로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이나 이스라엘에서 벌어졌던 아돌프 아이히만 재판에서 볼 수 있듯이 나치에 대한 단죄가 이뤄졌다고 알고 있을지 모르지만, 오랫동안(혹은 지금도) 나치즘은 존속했고, 부활을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멩겔레는 죽을 때까지 자신의 저지른 짓을 반성하지 않았다. 변병도 아니었고(시켜서 한 일이다?), 자신 행위의 정당성을 끝까지 믿고 강변했다(자신은 유대인들을 도우려 했다? 어차피 죽을 사람들을 죽였고, 노동할 수 있는 사람들을 선별했을 뿐이다?). 변절하거나 독일에서 잘 살아가는 옛 나치들에 대해 경멸했고, 자신의 처지에 대해 억울해했다. 소설이므로 멩겔레가 도피 중에 가졌던 마음은 작가의 창작일터이지만 소설가의 상상만은 아니라는 것은, 우리가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그건 그가 바로 멩겔레이기 때문에 그런 것만은 아닐 것이다. 인간이란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을 지녔다. 그래서 이 소설은 단순히 멩겔레를 추적해서 그의 행적을 보여주는 논픽션이 아니라, 그 이야기를 통해서 인간의 본성에 대한 경고로 나아가는 보편성을 지닌다. 그래서 작가는 이렇게 소설을 맺고 있다.

 

“2세대 혹은 3세대가 지나가고, 기억이 차츰 퇴색하고, 학살의 마지막 증언자들이 사라지면 이성이 흐려지고 인간들은 다시 악을 퍼뜨리려 나타날 것이다.

밤의 환상과 몽상들이 우리로부터 물러나 있게 해주소서.

경계하라. 인간은 외부의 영향에 쉽게 변화하는 생물이다. 인간을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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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 | 2022.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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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 바탕으로 쓴 이야기라 읽어보고 싶었어요. 잘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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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a******3 | 202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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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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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그******라 | 2021.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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