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큐점프〉 〈소년챔프〉와 함께 시작되어 한국의 청소년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던 코믹스 만화의 성공과 특징을 대표적인 작품들을 통해 살펴본다. 아울러 최근 코믹스 만화가 당면한 위기와 그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청소년을 주 대상으로 하는 학원,판타지 만화를 지칭하는 코믹스 만화는 1988년 주간 만화 잡지 〈아이큐점프〉와 1991년 창간된 〈소년챔프〉와 함께 등장했다. 성인 위주의 무협,액션 만화가 주류였던 시절에 등장한 이 두 잡지는 만화가의 담당기자제, 주간 연재, 저가 잡지, 연재 후 만화책 발행, 잡지를 통한 만화책 판촉 등 일본식 만화 잡지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대본계 만화(성인 남성 취향의 무협?액션 만화)가 주류를 이루었던 시절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잡지 시스템이나 공모전을 통해 등용한 코믹스계 만화의 신진 작가 세력은 기존의 만화가 선배들과 달랐다. 그들은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만화를 즐기며 생산하는 방법을 터득했고, 1980년대의 만화운동권과는 달리 이데올로기 문제에서도 자유로웠기 때문에 만화 동인회를 구성하고 동인지를 생산하는 등 새로운 또래문화를 일으켰다. 이들은 주로 잡지를 통해 작품을 연재하다가 그것을 후에 단행본으로 출간하는 수순을 밟았다.
그러나 대상 독자들이 ‘성장’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있는 소년들이기에 학원폭력과 선정성(성적인 묘사나 표현의 의미로만 제한해서)을 주 특징으로 하는 코믹스 만화는 1997년에 청소년보호법이 발효되면서 판매가 위축되기 시작했다. 때마침 발발한 외환위기 사태도 고용 불안정에 따른 소자본 창업 열풍을 일으켜, 책대여점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코믹스 만화는 판매용에서 책대여점 보급용으로 전환되었고, 따라서 ‘잡지 연재를 거친 후 단행본으로 출간한다’는 코믹스계 만화 및 출판사의 전략도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이 시기 이후에도 초고속통신망 구축과 인터넷 PC의 보급, 온라인 게임의 대중화 등으로 이전 시대에 만화책이 가졌던 오락으로서의 기능은 급감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과 더불어 일본 만화 시장의 최대 호황기가 만들어 낸 걸작들을 헐값에 사들여 와 판매함으로써 막대한 이익을 남겼던, 그리고 국내의 좋은 작품의 생산보다는 다량의 작품 생산에만 몰두했던 국내 만화 잡지의 시장이 가진 문제까지 겹쳐졌다. 태생적으로 일본 만화에의 의존도를 벗어나지 못했던 코믹스 만화계는 지금, 최근 10년의 호황을 뒤로 하고 위기에 처해 있다.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코믹스 만화’라는 이름을 가진 제국의 흥망성쇠기를 읽은 기분이 든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코믹스 만화들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을 쉽게 이해함과 동시에, 우리 만화의 긍정성을 믿고 깊은 신뢰와 응원을 보내주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코믹스 만화에 대한 분석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니*|2017.05.04|추천0|댓글0리뷰제목
표지만 보고 코믹스 만화의 장르라던지 인기작 소개 등등이 실린 책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과는 전혀 무관한 책이네요.코믹스계 만화 시장의 성공과 위기, 만화가 담고 있는 욕망, 만화 시장의 문제, 코믹스 만화 시장에 대한 전망 등등 작품 그 자체가 아닌, 만화 시장을 살펴보고 있는 책입니다. 만화 시장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원하던 내용의 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