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이에게 짜증을 내고 말았습니다. 아이를 사랑하면서도 왜 자꾸 못되게 말할까요?" 심리학을 전공한 정신과 의사이자 네 아이 아빠가 전하는 내 아이를 깊이 감싸주고 성장시키는 따뜻한 부모 말 사용법. 아이를 올바르게 성장시키는 단계별 대화법을 통해 아이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크게 성장시키는 방법을 소개한다. - 가정 살림 MD 김현주
지난 20년간 5,000회 이상 가족 상담을 하고, 15년 넘게 매주 아이들을 위한 놀이 모임을 운영하며 느낀 것이 있습니다. 아이의 미래상을 규정하고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을 부여한 다음 그것을 이루기 위해 살아가는 부모들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부모일수록 육아를 힘들어하고 끊임없이 걱정하고 불안해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부모는 육아에서 즐거움을 찾지 못하고, 아이는 부모의 눈치를 보느라 힘들어합니다. --- 「아이를 사랑으로 대하지만 무심코 상처 주고 마는 부모님들에게」 중에서
요즘 부모님들이 자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닙니다. 아이를 사랑해서 은근히 통제하는가, 아이가 아이 본연의 모습대로 자랄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가의 차이입니다. 아이를 바르게 키우려고 애쓰는가, 아니면 아이가 스스로 성장할 힌트를 주는가의 차이입니다. 보통 전자의 경우가 많습니다. 친절하고 은근하게 아이가 성장할 기회를 빼앗고 계신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아이와 사이가 좋다고 여기지만 아이가 은근히 보내는 SOS 신호를 읽지 못하고 위험 상황에 방치하고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 --- 「아이를 사랑으로 대하지만 무심코 상처 주고 마는 부모님들에게」 중에서
대부분의 부모들이 아이였을 때는 지금의 아이들처럼 놀 거리, 체험 거리가 많지 않았습니다. 여행도 자주 가지 못했지요. 그런 아쉬움을 내 아이에게 주지 않으려는 마음에 워터파크에도 데려가고 놀이공원에도 데려가는 것이지요. 우리 아이가 진심으로 ‘재밌겠떠요!’를 체험하게 하는 것, 아이의 웃음을 지켜주는 것이 아이와 외출을 하는 첫 번째 목적임을 잊지 않길 바랍니다. --- 「아이가 재촉할 때」 중에서
아이들의 이런 ‘부주의해 보이는’ 행동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아직 공간과 몸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컵을 치면 바닥으로 떨어지고 그 안에 들어 있던 음식물도 쏟아질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손을 뻗을 때 컵이나 그릇을 피할 만큼 아직 손의 움직임이 정교하지 못합니다. 초등학생쯤 돼야 공간과 몸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처리 능력이 발달해 주변을 살피며 행동하게 됩니다. --- 「음식을 흘리며 먹을 때」 중에서
음식을 먹는 것은 인간의 기본 욕구 중 하나이자 활동에 필요한 영양을 섭취하는 수단입니다. 여기에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이자 살아가는 힘이 되는, 인생에서 무척 중요한 요소도 되지요. 그런 점에서 편식을 고쳐주겠다며 먹기 싫어하는 음식을 먹으라고 강요하는 건 아이에게서 식사의 여러 가지 즐거움을 빼앗는 것과 같습니다. --- 「채소를 먹기 싫어 할 때」 중에서
그런데 등교 거부의 이유가 ‘학교에 가고 싶은데 아침에 못 일어나겠다’라면 문제가 간단치 않습니다. 정말 건강에 문제가 있어서일 수 있겠지만, 그런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많은 경우에 이런 아이들은 자기 감정보다 타인의 마음을 더 잘 읽고 배려하는 아이인 경우가 많습니다. 머리로는 ‘학교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몸과 마음이 그걸 거부합니다. ‘가고 싶지 않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아이와 달리 ‘가고 싶은데 갈 수 없는’ 이유가 분명 있지만, 부모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서 또는 그 이유를 깊이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라는 이유를 대는 것입니다. --- 「“이제부터 학교 안 가!”라며 등교를 거부할 때」 중에서
놀러 가는 날, 신나서 떠드는 아이에게 화를 내는 부모는 어떤 마음일까요? 한 가지 가능성은, 부모 자신이 어릴 때 재미있는 곳에 가서 떠들 때마다 혼난 경험이 있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부모가 된 지금, 무의식적으로 ‘내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가능성은, 타인의 시선이 두려운 경우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드는데, 부모가 주의도 안 주네’라고 비난할까 봐 강박적으로 아이들을 훈육할 수도 있습니다. 정말 이런 이유라면 부모 먼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해방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이에게 소리치지 않고, 화내지 않으면 좋은 부모일까요? “저 정도면 그래도 우리 부모에 비해 훨씬 잘 대해주는 것 같은데, 우리 아이는 왜 제 말을 안 들을까요?” 《내가 들어보지 못해서, 아이에게 해주지 못한 말들》의 저자는 말합니다.
“지금 부모 세대의 부모들은 먹고살기 바빠, 아이의 사회적 능력치를 키우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를 엄격하게 통제하며 키우는 경우가 많았지요. 시대가 많이 달라져 요즘 부모들은 아이가 자유롭게 자라길 원합니다. 하지만 부모로부터 아이 본연의 모습을 사랑하고 다독이는 법보다 통제하는 법을 배웠기에, 표현만 친절할 뿐 여전히 아이를 억누르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아이에게 상처를 대물림하고 있는 거죠.”
저자는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지만, 아이의 본연의 모습을 어디까지 인정해야 할지 모르고, 어느 지점부터 엄격하게 훈육해야 할지 경계를 몰라 불필요하게 통제하는 부모도 많다고 지적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다정하고 좋은 부모지만 부모로부터 아이를 그 자체로 사랑하고 다독이는 법보다 엄격히 통제하는 법을 배웠기에, 친절하게 아이를 억누르는 경우도 많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 본인의 목표와는 달리 은근히 아이에게 상처를 대물림하게 됩니다. 제대로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우리 세대 부모는 아이를 본연의 모습을 억누르지 않고 행복하게 키우기 위해서 ‘사랑을 표현하는 기술’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부모를 ‘아이를 잘 키워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게 해주기도 합니다.
내 아이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올바르게 성장시키는 말들
《내가 들어보지 못해서, 아이에게 해주지 못한 말들》에는 아이를 본연의 모습대로 키우는 5단계의 대화 습관이 담겼습니다. 1단계는 ‘아이의 자기 긍정감을 키워주는 말’로, 아이가 자아상을 올바르게 세우고 자존감의 초석을 다지게 해줍니다. ‘2단계는 자기표현력을 키워주는 말’로, 아이가 스스로가 원하는 것을 확실히 알고 남들에게 주눅 들지 않고 당당히 의견을 밝힐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말을 담았습니다. ‘3단계 아이의 안정감을 키워주는 말’은 아이에게 실패를 겪어도 괜찮다는 것, 늘 부모라는 편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말들입니다. ‘4단계 아이에게 성장의 기회를 주는 말’은 아이가 스스로 세상에 발을 내딛고,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며, 그에 따른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 걸음 떨어져 지켜봐주는 말입니다. ‘5단계 아이의 믿음을 쌓는 말’은 가족과 분리되어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아이에게, 부모는 늘 네 곁에 있다는 믿음을 주는 말입니다. 이 책은 아이를 따뜻하게 감싸줄 뿐 아니라, 아이를 세상의 일원으로 건강하게 성장시키기 위해 필요한 부모의 말들이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