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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달리기

: 아침의 달리기, 밤의 뜀박질

아무튼, OO-033이동
김상민 | 위고 | 2020년 09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0 리뷰 11건 | 판매지수 3,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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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09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58쪽 | 182g | 110*173*20mm
ISBN13 9791186602553
ISBN10 1186602554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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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릴수록 더 나은 사람이 된다

아무튼 시리즈 서른세 번째 이야기는 달리기이다. ‘나가서 달려나 볼까?’ 온전히 달리기만을 위해 집을 나선 그날 밤, 느닷없이 허술하게 시작된 달리기. 그로부터 매일 밤 이어진 서툰 자신과 마주한 날들. 몰랐다. 그로부터 5년 동안 5,000km를 달리게 되리라곤. 잠수교와 송정제방길에서 뜀박질을 하고, 파리에서 쇼크로 쓰러지고, 오사카에서 홍콩 러너들과 함께 달릴 줄은.『아무튼, 달리기』는 달릴 때마다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다는 착각 혹은 위로 속에 살아가는 ‘외콧구멍 러너’의 이야기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부 출발선
출발선
아침의 달리기, 밤의 뜀박질
빼어나게 허술한 시작
자본주의형 러너
마이 페이스
달리기를 위한 변호

2부 반환점
1인분의 운동
도시를 달리는 러너
웰컴 투 피맛골
외콧구멍 러너
생각의 빈틈
그날

3부 결승선
처음이란 이름의 기쁨
처음이란 이름의 불안
처음이란 이름의 슬픔
런태기
오사카 마라톤이 남긴 이야기
버리지 않는 마음

다시 출발선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평범한 재즈카페 주인이던 무라카미 하루키는 야구 중계를 보다가 문득 소설가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한다. 별다를 것 없이 평범한 날이었다. 내가 마주했던 5년 전 9월 19일도 그랬다. 조금도 특별할 것 없던 바로 그날, 달리기라는 세계의 문이 열렸다.
--- p.13

아침 달리기가 상쾌한 시작이라면 밤의 뜀박질은 처연한 마무리다. 아침 달리기가 생기로운 계절의 소리를 듣는 일이라면 밤의 뜀박질은 내 발자국과 숨소리로만 공간을 채우는 경험이다. 아침 달리기가 활기 넘치는 바깥세상과의 만남이라면 밤의 뜀박질은 텅 빈 길 위에서 스스로와 나누는 깊은 대화다.
--- p.19

달리기는 시보다는 소설 쓰기에 가깝다. 시작부터 천재성이 폭발하는 재능 집약형 운동이라기보단 더 오랜 시간 공들여 나만의 레이스를 축조해가는 일이다. 처음부터 잘 달리는 사람은 없다. 출발선에 있는 모든 이들의 시작이 미숙하고 때로는 우스꽝스러운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동시에 잘 달리지 못한다고 해서 그 순간들이 불행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진정한 행복은 무언가를 잘해서가 아닌, 더 나은 내 모습을 꿈꿀 수 있을 때 피어난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매일 밤 미숙함에 발목 잡혔지만 바닥을 뒹굴면서도 시선은 더 나아질 내일을 향했다. 그 자체만으로도 달리는 명분은 충분했다. 허술하지만 행복했다.
--- p.26-27

신발에서 시작된 자본주의 불길은 금세 머리끝까지 옮겨붙었다. 러닝화 바깥의 영역은 취향에 몸을 맡기면 그만이다. 러닝 삭스, 팬츠, 긴팔과 반팔 티, 바람막이, 헤어밴드까지. 각자 좋아하는 브랜드에서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면 된다. 그래도 다행인 건 달리기는 소비의 상한선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이다. 한정판에 열을 올리지 않는 이상 머리부터 발끝까지 구색을 맞추는 데 엄청난 비용이 들진 않는다. 게다가 아웃렛이라는 비빌 언덕까지 존재한다. 나 같은 취미 컬렉터에겐 가슴을 쓸어내릴 일이다. 비싼 취미에 발 한번 잘못 들였다가 기둥뿌리 뽑아먹을 뻔한 적이 어디 한두 번이던가.
--- p.35-36

요즘은 꾸준함도 또 다른 형태의 재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재능이 비옥한 토양이라면 성실함은 하루하루 땅을 살피는 태도다. 비옥하지 않다 하여 농사를 못 짓는 게 아니고 비옥하다 하여 매해 풍작을 거두는 게 아닌 것처럼, 모든 결과가 재능에만 기대진 않는다. 재능이 모든 걸 결정하지도 않고 재능 없는 사람이 영원한 루저로 남으라는 법도 없다. 지난 삶 속에서 확실하게 목격한 사실이 있다면 재능만으로 나아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 반복의 힘을 믿고 꾸준히 해나간 사람은 필연적으로 재능 그 이상의 지점에 가 있다는 것.
--- p.87~88

달리면 모든 게 단순해진다. 아무리 무거운 고민이라도 달리기 시작하면 점차 그 부피가 줄어든다. 몸이 바쁘게 돌아가니 평소처럼 복잡하게 생각할 여유가 없어서다. 우선순위 정렬 버튼을 누른 것처럼 중요치 않은 것들은 자연스레 생각의 바깥으로 밀려나고 마음 한가운데에는 고민의 본질만이 남는다. 그렇게 본질과 직접 대면하면 생각보다 쉽게 고민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당시에는 세상 복잡하고 어려웠던 고민이 지금 돌이켜보면 참 별거 아니었음을 깨닫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깊은 통찰로든 시간의 흐름으로든 고민의 단단한 껍질을 벗겨 핵심과 마주할 수 있다면 모든 건 명쾌해진다. 달리기는 그 껍질을 용이하게 벗겨주는 과도가 되어준다. 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뜀박질의 숨은 기능이다. 늦은 밤이어도 무거운 마음 하나가 일상 전체를 짓누른다 느낄 때면 기어코 운동화 끈을 고쳐 매는 이유이기도 하다.
--- p.93~94

‘믿음’이다. 여러 질감의 믿음들이 우리를 마라톤의 출발선으로 이끈다. 대개는 나를 옭아맨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믿음, 42.195km를 달려 그 한계를 극복해내고 더 나은 사람이 될 거라는 믿음이다. 그 신념이 여름과 겨울의 지난한 훈련을 버티게 하고 3시간 훌쩍 넘는 고난의 뜀박질을 가능케 한다. 마라톤이 기록보다 완주에 의의를 두는 것도 그래서다. 각자의 믿음을 완주로써 성취한 사람들은 그 자체만으로 박수를 받는다. 그런데 가끔은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간 사람들을 목격한다. 개인의 크기를 넘어선 신념과 함께 달리는 사람들. 가장 최근 완주한 오사카 마라톤에서도 그들을 만날 수 있었다.
--- p.143

어떻게 나이 들길 바라는지 스스로에게 자주 묻는다. 그때마다 나의 답은 한결같다. 살아온 결과로서 누리고 있는 것들에 대해 겸손한 어른이길 바란다. 손에 쥐고 있는 것들이 오롯이 나의 능력 덕이라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것들이 내게 오기까지 거쳐온 시간과 과정, 누군가로부터 받은 도움을 잊지 않는 사람으로 늙고 싶다. 그렇게 과정을 잊지 않고 기억해온 시간들이 나를 올바른 어른의 방향으로 이끌어주리라 믿는다.
--- p.153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 1인분의 운동

달리기는 1인분의 운동이다. 축구의 ‘골’처럼 극적인 순간이 있다거나 농구처럼 화려한 개인기를 뽐내지도 않는다. 나 홀로 시작하고 끝맺는 일이다 보니 팀플레이의 끈끈한 맛도 없다. 혼자 하는 운동들, 가령 요가나 수영과 비교해봐도 뭔가 머쓱해진다. 요가처럼 수많은 자세들을 하나하나 내 것으로 만드는 재미도, 수영의 다양한 영법을 마스터해가는 과정도 달리기와는 조금 먼 얘기다. 러닝의 꽃이라 하면 마라톤인데 그조차도 언뜻 보기엔 몇 시간 동안 달리고 달리고 또 달리기만 할 뿐이다. 그렇다면 왜 달리는가.

- 어디로든 내달릴 수 있다

달리기의 가장 큰 매력은 무한한 확장에 있다.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어디로든 내달릴 수 있다. 그때면 나를 둘러싼 세계가 살아 있음을 느낀다. 특히 자연이 빚는 삶의 생기에 감각은 한껏 예민해진다. 해가 어제보다 얼마나 짧아졌는지, 집 앞 숲길의 잎들이 얼마나 무성해졌는지, 나무에 열매는 맺혔는지, 바람이 새롭게 다가오는 계절을 얼마나 머금고 있는지. 일상에서는 기껏해야 출퇴근 시간에나 마주치고, 그마저도 쫓기듯 스쳐 보내는 풍경들이 달리는 순간만큼은 있는 그대로 나를 관통한다. 그렇게 의도적으로 비운 생각의 틈에서 나의 삶을 조용히 감싸고 있던 것들은 엑스트라에서 주연으로 올라선다.

- 달리기란 원래 그런 운동이니까

이렇게 자연의 꿈틀거림과 마주하는 순간은 언제나 매번 생경하다. 아마 그건 미동 없는 내 일상과 대조되기 때문일 것이다. 딱딱하게 굳어가던 마음이 달리며 조우하는 자연의 숨소리 덕분에 말랑해진다. 덩달아 내 안 어딘가에 숨어 있던 생기 역시 다시금 호흡하며 살아나는 기분이다. 그렇다고 오늘 밤 첫 달리기를 시도한다면 그건 실패를 자초하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예견된 실패 앞에서는 언제나 당당해도 좋다. 약간의 뻔뻔함은 도전하려는 마음을 지키는 방패가 되어준다. 그리고 그 방패를 앞세워 슬금슬금 전진하다 보면 어느새 목표에 도달하기 마련이다. 조금 느리더라도 꾸준히 하면 언젠가는 닿는다. 달리기란 원래 그런 운동이니까.

회원리뷰 (11건) 리뷰 총점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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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크루와 함께 하면서 달리는 방법을 알려 주는 책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J**e | 2022.04.2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내가 부러워하는 사람들 중 하나가 달리기 하시는 분들이다. 특히 직장 동료들을 존경하는데, 하프, 풀 마구 뛰어다니신다. 아무튼 시리즈에 맞게 달리기에 대한 엑기스를 알려 줄 것 같아서 이 책을 선택해서 읽었다. 달리기 성공의 키워드는 같이 달리는 그룹 런닝(러닝 크루)으로 보인다. 나도 다음주에 당장 잠실러닝클럽에 참석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친화적이다.&nbs;
리뷰제목

내가 부러워하는 사람들 중 하나가 달리기 하시는 분들이다. 특히 직장 동료들을 존경하는데, 하프, 풀 마구 뛰어다니신다. 아무튼 시리즈에 맞게 달리기에 대한 엑기스를 알려 줄 것 같아서 이 책을 선택해서 읽었다. 달리기 성공의 키워드는 같이 달리는 그룹 런닝(러닝 크루)으로 보인다. 나도 다음주에 당장 잠실러닝클럽에 참석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친화적이다. 

 

달리기에 대한 책은 많다. 특히 소설가이자 에세이를 잘 쓰시는 일본 작가, 한국 작가 모두 잘 달리시는 분이다. 그리고 처음에 나에게 감동을 주었던 독일 정치인의 경우에도 열심히 달렸다. 이 책에서는 독일 정치인의 내용 만큼 다양하지 않지만, 간략하면서도 중요한 정보를 준다. 그리고 본인이 참가한 몇개의 국제 마라톤 대회, 그 중에서도 처음 참가한 파리 마라톤 대회의 에피소드는 한편으로 재미있다. 대용 자체가 마라톤을 완주하는 어려움과 준비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유머러스한 부분이 많이 있어, 책을 읽는 재미가 솔솔하다. 

 

러닝 크루에 대해서 달리기를 안전하게 잘 하는 내용만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 활동을 하는 부분들이 추가되고 있다. 달리기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문화운동의 그룹으로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 문화가 이렇게 생겨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여럿이 함께 가면서 지치지 않고 멀리 갈 수 있다는 내용을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같은 지역인들이 모이면서 공동의 지역 문화에 관심을 가질 것이고, 또 달리면서 주위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므로 좋은 문화 운동이 될 것이다. 

 

"혼익인간" 용어가 나올 때 피식 웃었다. 혼자만 이롭게 한다는 것인데, 책의 문맥에 맞게 잘 만든 말이라 생각했다. 이것을 내가 사용하면 아재 개그가 될 것인데, 작가가 사용하면 유머가 될 수 있구나! 

 

달리기는 온전히 혼자 달리는 운동이다. 하지만 함께 달릴 수 있다. 잘 하면 5Km에서 Full Course 까지 완주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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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그대로의 달리기 - [아무튼, 달리기]를 읽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흙******에 | 2022.01.19 | 추천15 | 댓글12 리뷰제목
달리기 그대로의 달리기 <아무튼, 달리기>를 읽고       "5, 4, 3, 2, 1··· 휴, 다행이다." 가까스로 지각을 면하고 사무실 자리에 앉는다. 아주 ‘드물게’ 있는 일이지만 이 때만큼은 달린다. 평소 숨이 달리기 때문에 달리기는 엄두조차 내지 않는 나와는 달리, 아이는 유치원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날마다 유치원을 마치고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놀이터로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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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그대로의 달리기

<아무튼, 달리기>를 읽고

 

 

  "5, 4, 3, 2, 1··· 휴, 다행이다." 가까스로 지각을 면하고 사무실 자리에 앉는다. 아주 ‘드물게’ 있는 일이지만 이 때만큼은 달린다. 평소 숨이 달리기 때문에 달리기는 엄두조차 내지 않는 나와는 달리, 아이는 유치원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날마다 유치원을 마치고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놀이터로 달린다. 남녀노소 누구든 속도와 방향은 다를지언정 저마다의 이유로 인생을 달리고 있다. <아무튼, 달리기>는 달마(‘달리는 마케터’의 줄임말로, 본캐인 마케터와 부캐인 러너를 오가는 저자에게 나혼자 붙여본 이름이다)가 우연한 계기로 시작해서 일상의 루틴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달리기에 관해 들숨 반 날숨 반으로 이야기하는 책이다.

 

달리기는 늘 수단으로 존재했다. 어딘가로 급히 가기 위해, 늦지 않으려고, 상대 팀 선수보다 더 빨리 골문으로 닿기 위해. 그렇게 목적을 위해서 어떻게든 버티고 견뎌야 하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그날은 처음으로 달리기가 목적의 왕좌에 앉았다.(11쪽)

 

  달마가 동쪽으로 간, 아니 달린 까닭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이별 후유증에서 탈출하기 위해서였다. 달리기는 시시때때로 가능하지만 직장생활자라면 아침이나 밤이 시의적절하다고 볼 수 있는데, 그는 예기치 못한 이끌림에 아무런 준비없이 무작정 한밤의 뜀박질을 시작한 것이다. 해리포터 덕후로 추정되는 달마는 아침에 달리는사람은 양(陽)의 에너지를 뿜어내며 긍정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그리핀도르형 인간이고, 밤에 달리는 사람은 음(陰)의 기운을 드리우며 차분히 스스로의 불안을 달래고 위로하는 슬리데린형 인간이라고 비유한다.

 

아침 달리기가 상쾌한 시작이라면 밤의 뜀박질은 처연한 마무리다. 아침 달리기가 생기로운 계절의 소리를 듣는 일이라면 밤의 뜀박질은 내 발자국과 숨소리로만 공간을 채우는 경험이다. 아침 달리기가 활기 넘치는 바깥세상과의 만남이라면 밤의 뜀박질은 텅 빈 길 위에서 스스로와 나누는 깊은 대화다.(19쪽)

 

  달리기는 별다른 공간이나 장비 또는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지 않다. 간단하게 티셔츠와 추리닝 바지 그리고 운동화만 있으면 언제든 달릴 수 있다. '취미는 장비발'이라는 말에 충실한 초심자는 장비를 마련하는 데 노심초사하는 사람을 가르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달마 역시 러닝화의 세계에 발을 내딛는 순간 러닝화가 쿠션화, 레이싱화, 단거리용, 장거리용, 안정화, 트레일화 등 다양한 변신을 선보이는 모습에 화들짝 놀란다.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러닝화를 고르는 일은 내 몸의 정보를 수집하고 내 몸에 대해 미처 몰랐던 것들을 알아가는 과정임을 깨닫기도 한다. 달리지 않을 땐 마케터로 살아가는 그답게 "할까 말까 할 땐 하고, 살까 말까 할 땐 사라. 그 돈과 시간만큼의 자산을 남기면 된다."는 복음 같은 업계 선배의 조언에 따라 고민의 종지부를 찍는다.

  달리기는 축구나 농구와 같은 구기종목에 비해 지루하다는 편견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달마에 따르면 가장 큰 이유가 매번 똑같은 코스를 달리기 때문이다. 이를 타파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익숙한 길의 왼쪽으로 달리면 되는 것이다. 여기서 무한한 확장이라는 달리기의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달마는 (내가 지어준 이름 외에도) 스스로를 시간이 지날수록 '혼자가 익숙한 인간', 즉 '혼익인간'으로 부른다. 혼익인간이라고 해서 혼자하는 달리기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함께 달리면서 러너들을 널리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의 정신을 구현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동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러닝 크루(running crew)'인데, 부모님 세대의 마라톤 동호회가 지금 20~30대 사이에서 새롭게 변주된 형태라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빨리 가려거든 혼자 가고, 멀리 가려거든 함께 가라"는 말을 몸소 실천하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마치 세 명이 자장면, 짬뽕, 볶음밥을 각각 주문해 먹을 때보다 세 개를 서로 나눠 먹으며 배가 더 부른 느낌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좀 더 들여다보면, 2012년 베를린 하프 마라톤을 시작점으로 하여 현재까지 전 세계 러닝 크루들이 서로의 도시를 방문하여 BTG(Bridge The Gap), 즉 러너들 사이의 거리를 줄이고 화합을 도모하자는 문화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야말로 달리기라는 운동(sports)으로 새로운 운동(movement)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5km도 겨우 뛰던 달마가 10km와 하프를 넘어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었던 것도 러닝 크루 덕분이다.

 

달리기는 동네의 숨은 모습들을 들춰낸다. 동네의 재발견은 곧장 내 일상과 직결되기에 좀 더 피부로 와닿는 달리기의 선물이다. 이틀에 한 번꼴로 들르는 서울 최고의 빵집, 집중이 필요할 때마다 찾는 카페와 혼밥이 가능한 심야식당까지. 존재조차 몰랐던 성수동의 보석들을 러닝과 약간의 우연 덕에 발견했고, 지금은 내 소중한 일상으로 자리해 있다.(69쪽)

 

  달리기는 체력만 단련시켜주는 게 아니라 공간을 재발견하는 힘도 길러준다.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길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풍경들을 새로운 감각으로 다시 바라보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매력과 도시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준다. 이러한 달리기의 매력들 중 하나만 꼽으라는 물음에 달마는 주저없이 '성장'이라고 답한다. 그에게 달리기는 어제와 다른 오늘의 나를 만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성장은 거저 주어지지 않고 ‘피, 땀, 눈물’로 점철된 훈련이 필요한데, 이 때 혼자보다는 여럿이 하는 게 낫다고 힘주어 말한다.

  달리다가 몸의 한계점에 다다르면 목구멍에서 피 맛이 느껴지고, 땀인지 눈물인지 모르는 것들이 온몸을 타고 내리는 인터벌 훈련의 경험을 통해 조금씩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그렇게 달리기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날 무렵, 달마의 버킷리스트에는 '42.195km 풀코스 마라톤 완주하기'가 쓰여진다. 주위의 만류를 뿌리친 채 하프 마라톤을 건너뛰고 풀코스 첫 완주를 위해 그는 국내가 아닌 파리행을 감행한다. 달리다 잡힌 물집처럼 아픈 기억으로 남겨져 있는 그때를 발판 삼아 다시 일어난 달마는 포틀랜드, 시카고, 오사카에서 펼쳐지는 풀코스 마라톤 대회에 해마다 참가하면서 달리기에 진심을 드러낸다. 

  어떤 일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게으름이나 싫증을 느끼는 권태감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러너들이 겪게 되는 런태기의 원인과 치료법은 저마다 다르지만, 런태기의 터널을 빠져나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달리기 그대로의 달리기'를 깨닫게 되었다는 사실에 공감한다. 몇 차례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하고 나서 더이상의 목표를 찾지 못해 방황했다는 달마에게도 런태기가 찾아와 달리기를 멀리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달리기는 변함없이 늘 그 자리에서 달마가 돌아오길 기다렸고, 오래지 않아 그도 화답하며(불어난 몸무게에 화들짝 놀라며) 다시 런닝화의 끈을 질끈 묶게 된다.

  달리는 마케터는 이제 달리기 마스터로 거듭나 달리기를 일상의 한자락에 두고 오늘도 달리고 있을 것이다. 이제 막 출발선에 선 그대에게 그가 다가와 말을 건네는 상상을 해본다. 자기가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줄테니 함께 달리면 어떻겠느냐고,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달리고 또 달리다 보면 달리는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진정한 고귀함이란 타인보다 뛰어난 것이 아닌,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는 것이다"


-헤밍웨이의 말(156쪽)

 

댓글 12 1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5
맘에 쏙 드는 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m******m | 2021.10.16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다. 저자의 글솜씨가 맘에 들어서 다른 저술서가 있나 검색해볼 정도로 나는 이 책이 좋았다. 나는 매일 달리지도 못하고, 오래 달리지도 않으며, 더더군다나 마라톤을 목표로 하지도 않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달리는 것에도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너무나 맘에 들었다.   확실히 내 몸에 좋은 효과를 가져오는 게 느;
리뷰제목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다. 저자의 글솜씨가 맘에 들어서 다른 저술서가 있나 검색해볼 정도로 나는 이 책이 좋았다. 나는 매일 달리지도 못하고, 오래 달리지도 않으며, 더더군다나 마라톤을 목표로 하지도 않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달리는 것에도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너무나 맘에 들었다.

 

확실히 내 몸에 좋은 효과를 가져오는 게 느껴지고, 그야말로 심기일전하는데 달리기가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나는 앞으로도 큰 욕심 없이 꾸준히 달리고 싶다. 다른 러너들처럼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지 않아도 괜찮다.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가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나에겐 이미 성공이다. 

 

저자가 다른 책들도 많이 내주었으면 좋겠다. 좋은 필력의 소유자이다.

 

 

 

 

댓글 0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한줄평 (16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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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가볍게 보기 좋고 러닝뿐만 아니라 어떤 대상에대한 열정을 가진다는 게 참 멋있게 느껴짐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박**원 | 2022.05.10
구매 평점5점
좋아요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로얄 김*정 | 2022.01.15
구매 평점5점
뭔가에 열정을 가지고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m*****u | 2021.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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