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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남자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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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남자는 필요하다

: 남자와 함께하기로 결정한 당신에게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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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2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344g | 137*195*30mm
ISBN13 9788957076095
ISBN10 8957076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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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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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적하는 것만으로는 이별이 성립되지 않을 정도로 오래고 깊은 관계라면 남자들은 다른 방법을 찾는다. 일부러 못된 행동을 해서 상대방의 입에서 먼저 헤어지자는 말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여자가 일단 이별을 언급하면 그 이후의 대화에서 남자는 너무나 편해진다. ‘네가 원한다면.’ 이 한마디면 끝난다. 더 이상 자신의 감정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남자들의 이해할 수 없는 모든 행동 뒤에는 태어나면서부터 점점 악화되었고 나아지기는커녕 나이가 들수록 더 심해질 병이 있다. 남과 자신에게 남자답게 보이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희생도 감수하려고 하며 누구도 그걸 말릴 재간이 없는, ‘슬픈 병(病)’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남성 정체성에 집착하는 성향이 바로 그것이다. 남자들이 흔히 택하는 이별의 방식도 이 병의 증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면전에서 여자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이 자신의 남자 정체성에 상처를 내는 일인 것 같아 피하고 싶다. 과정이야 어쨌건 여자 쪽에서 이별을 선언하게 되면 책임은 모두 여자에게 돌아가고 그의 남자다움은 구원을 받는다. 그쪽이 자신에게 더 많은 상처를 남긴다 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남자답지 못한 이별의 방식이 실은 남자다움을 부여잡을 수밖에 없는 연약함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을 이해한다면 여자들은 어처구니없는 이별에 처한 황망함을 조금쯤 덜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남자들의 이해할 수 없는 이별 방식 : ---pp.28-29

‘그녀와 함께 있으면 내가 진짜 남자가 된 기분이 들어.’ 남자들은 진부한 영화 대사로서만이 아니라 실제로 자신을 남자라고 느끼게 해주는 여자들에게 호감을 느끼고, 그 호감을 유지할 수 있다. 당신이 아무리 사랑한다고 해도 그 방식이 남자의 ‘승리자로서의 우월한 면모’를 북돋워주는 것이 아니라면, 그는 그 사랑에 만족하지 못한다. 여자인 당신은 사랑한다면서 생일날 선물도 안 사주고, 좋은 곳에 놀러 한번 안 가는 데다 여자라고 무시하면서 섹스만 요구하는 남자와 오래 사귈 수 있겠는가. 그와의 만남에서 기쁨을 느낄 수 없고, 아마 상대의 사랑한다는 말도 믿을 수 없을 것이다. 경우는 다르지만 남자들도 같은 감정을 느낀다. 그들은 그들이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는 ‘남자로서의 자존심’을 지켜주지 않는 여자의 사랑한다는 말을 믿지 못한다. 자존심을 건드리느니 정강이를 걷어차라 : ---p.41

오래전 어느 모임에선가 뛰어나게 잘생긴 남자와 마주친 적이 있었다. 그 무렵의 나는 호감이 가는 외모의 남자를 보면 일단은 가슴 두근거려 하며 탐색하곤 했었는데, 그날 그를 보고서는 전혀 특이할 만한 감정이 생기지 않았다. 그건 명품 가방을 구경하며 ‘와?’ 하는 감탄만 스칠 뿐인 것과 비슷한 감정이었다. 내 피를 끓게 하고 갖고 싶다는 욕망에 열병을 앓게 하는 것은 내 주머니 사정에 맞춘 듯 아슬아슬한 가격표를 단 가방이다. 남자들이 느끼는 욕망도 이것과 비슷한 데가 있다. 그들은 자신에게 적당한 가격표를 내걸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여자들에게 욕망을 느낀다. 만일 어떤 여자가 너무 많은 남자들의 구애를 받는다는 것은 그녀가 달고 있는 가격표를 수용할 수 있는 남자의 폭이 넓다는 의미다.
남자들의 무의식 속에서 구애란 능력과 남자다움의 당연한 결과물이며 그것을 거절당하는 것은 존재에 대한 위협에 가깝다. 30대를 지나치는 남자들이 20대 초반 때처럼 쉽게 호감을 사랑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것은 감정이 메말라서라기보다는 겁이 많아져서다. 망설임 없이 성큼 다가와 세련되게 사랑을 이야기할 수 있는 건, 거절해도 아무 상관 없을 만큼 당신을 가볍게 생각하는 남자들뿐이다. 한 남자가 백마 탄 기사처럼 다가오지 못했다 해도 일단 당신에게 마음을 표했다면, 그는 아마도 그에 앞서 그 가난한 마음속에서 용을 백 마리쯤 물리치고 입을 연 것일 테다. 그를 받아들일 마음이라면 우선 그의 용기를 인정해주기를. 물론 다음 단계는 그에게 벅차지만 노려볼 만한 아슬아슬한 마음의 가격표를 슬쩍 보여주는 것이다. / 여자보다 더 거절을 두려워하는 남자들 :
---pp.5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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