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0년 10월 15일 |
---|---|
쪽수, 무게, 크기 | 296쪽 | 372g | 137*200*17mm |
ISBN13 | 9791156758426 |
ISBN10 | 1156758424 |
발행일 | 2020년 10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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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96쪽 | 372g | 137*200*17mm |
ISBN13 | 9791156758426 |
ISBN10 | 1156758424 |
추천의 말 머리말 | 나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가고 있습니다 1장. 우울증에 걸리면서 알게 된 것들 그때 정신과에 갔어야 했다 우울증이 아니라고 하면 어쩌지 내가 만난 첫 번째 의사 _ TIP 1. 정신과를 갈 때 고려할 3가지 _ TIP 2. 심리검사는 얼마나 맞을까? 기억이 뭉텅뭉텅 잘려나간 느낌 항우울제의 기쁨과 슬픔 _ TIP 3. 약은 어떤 원리로 작동할까? 2장. 병원도 가지만 상담도 받아요 심리치료는 언제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너 지금 무슨 생각해? _ 심리치료에서 얻은 것 1 _ TIP 4. 나에게 맞는 상담소 찾는 법 우울증의 원인 찾아 헤매기 불안할 때는 잠시 멈추기 _ 심리치료에서 얻은 것 2 _ TIP 5. 심리상담사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가치가 0인 일은 없다 _ 심리치료에서 얻은 것 3 _ TIP 6. 어떤 심리치료가 있을까? 심리치료를 종결하던 날 _ TIP 7. 어떤 치료자를 만나고 있나요? 3장. 우울증이라고 다 똑같은 건 아닙니다 완벽한 무언가가 되어야 했을까? _ 나의 환우들 1 절대 우울증에 걸리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은 없다 _ 나의 환우들 2 불편한 건 맞지만 잘못한 건 아니야 _ 나의 환우들 3 일상을 버티게 하는 힘, 지지와 이해 _ 나의 환우들 4 _ TIP 8. 입원이 필요하신가요? 망설였지만 꼭 필요했던 일 계속 말하기 이렇게 반응해줘 우울증 환자의 연애 나는 왜 연애에 목맸을까 수면제를 모았다 _ TIP 9. 자살 사고를 알아차리고 돕는 법 힐링 서적이 말하지 않는 것들 4장. 오늘도 우울증과 살고 있습니다 나는 만성 우울증이다 나를 끊임없이 살피는 일 _ 나의 우울증 관리법 1 _ TIP 10. 우울증은 완치될 수 있는가? 루틴이 가져다준 안정감 _ 나의 우울증 관리법 2 _ TIP 11. 나아지고 있음을 자각하는 법 우울증이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 우울증 3년 반, 그리고 조울증 참고문헌 |
우울감과 우울증은 명백히 구분되어야 하는 개념이라는 것을 깨우쳐 준 책이 기억난다. 한창 행복에 대한 담론이 유행하던 즈음 읽었던 책인데, 제목과는 다르게 행복론을 이야기하는 책은 아니었고, 임상의인 저자가 개발한 우울증 치료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였다. 운동을 하라든지, 햇볕을 쬐라든지, 잠을 잘 자야 한다든지, 다양한 사회생활에 참여하라든지 하는 내용이었는데, 뭐 이런 별거 아닌 얘기를 주절주절 늘어놓고 있어 하는 생각이 들어서 당시에는 상당히 시큰둥했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우울증이란 것은 저런 별거 아닌 것들조차 과제로 삼고 노력해야 되는 그런 병이라는 말이 된다. 우울감이 아닌 우울증은 그런 질병인 것이다.
호르몬의 영향인지, 햇볕을 덜 쫴서 그런지, 늦은 밤까지 버티다 자는 게 습관이 돼서 그런지 부쩍 우울감이 심했다. 우울감이 며칠 지속되자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이정도면 우울증 아니야?’하는 생각이 들었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왜,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느니, 세상 근심 없을 것 같은 유명인들도 앓았었다던가, 앓고 있다던가 하는 ‘그런 거’ 아닌가. 그래서 집어든 책이었다. 호기심이 반이었고, 그냥 좀 우울했다.
책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은 뭐 반전의 반전이랄까. 내가 멋대로 단정 지었고, 짧은 지식에 기댄 선입견 때문이긴 했지만, 생각했던 거랑은 많이 달랐다.
우선은 우울증 투병기로 알고 읽었기 때문에, 글이 좀 감정적이라든지, 자기연민에 빠져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대단한 착각이었다. 어떤 신문의 체험수긴줄 알았다. 어떤 부분에서는 사회고발기사 같기도 했고, 정보지의 친절한 안내문 같기도 했다. 알고 보니 작가가 기자였다.
논픽션이 아닌 매체에서 다뤄지는 우울증은 단편적이고 정형적이다. 예민하고, 히스테릭하며, 무기력한, 그야말로 보여지는 우울증의 면면이다. 작가는 우울증 증상이 발현하고, 진행되고,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고, 진료를 받고, 심리 상담을 받는 과정을 1인칭 시점으로 세세하게 전달한다. 본인의 케이스뿐만 아니라 다른 환우들의 다양한 사례를 더했고, 만성질환인 우울증을 갖고 살아가는 모습도 진솔하게 전한다.
어떤 것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겉으로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안에서 보이는 모습도 제대로 볼 줄 알아야 한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볼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알 수 있지만, 안의 모습을 제대로 말해 줄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책은 좀 독특하고 특별하다.
우울증을 F코드 질병이라고 감추고 쉬쉬할 일도 아니지만, 요즘의 세태처럼 가볍게 여길 일도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마음의 감기라고들 하는데, 감기는 심하게 앓을 지언정 약을 안 먹어도 낫지만 우울증은 반드시 적절힌 치료가 필요하다. 마음의 감기라는 표현이 과연 적절한 별칭이 될 수 있나 다시 생각하게 됐다.
살아가면서 타인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일은 참 힘들고, 그럴 기회를 얻기조차 쉽지 않다는 걸 종종 느낀다. 누군가는 안고 있을지도 모를 문제를 왜곡 없이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는 흔하지 않다. 가볍게 읽히지만 무거운 독서였다.
겉보기와 달리 면역력이 약해, 워낙에 잔병치레가 많은 나는 병원에 자주 가는 편이다. 그러니 나에게 병원이라는 장소는 그리 어렵지 않다. 덜 아프기 위해서 가야하는 곳이니까.
하지만 그런 나도, 정신과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이는 내가 지극히 건강한 정신상태로 살아오고 있다는 자랑이 아니다. 분명 아팠을 것이다. 그럼에도 병원을 찾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러니지만, 유독 정신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스스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만심이 드는 것은 왜일까?
책 <나의 F코드 이야기>는 실제 우울증을 겪고 있는 저자가 자신의 우울증을 인지하고 그것과 마주하며 겪은 일화들을 들려준다. 자신의 증상이 우울증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저자의 반응: 현실을 부정하기도 하고 정신과를 방문해 상담을 받고 약을 처방받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반추하며 겪은 감정들이 솔직하게 담겨 있다.
전문적인 이론서가 아닌 실제 우울증 환자로서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투영하여 써내려간 글들을 읽다 보면, 우울증도 역시 하나의 아픔일 뿐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우울증을 앓는다고 해서 일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관계를 맺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일상을 살아가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리 받아들이는 것이 어려운 것일까?
최근 우울과 관련된 책들을 자주 접할 기회가 생기면서 우울증에 대해서 아직도 나의 편견이 어디 한 켠에 자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치 '너는 괜찮지만, 나는 안 돼'와 같은 마음이랄까. 내로남불이 아닌 내불남로의 마음으로 우울증을 다뤄왔던 것은 아니었을지 스스로 자문해보았다. '안다는 것'과 실제 '경험하는 것'은 일맥상통하지 않기에, 익숙한 사안이라도 내 문제가 될 수 있다. 오히려 익숙하다는 자만으로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스스로 치유의 기회를 차단해왔던 것일지도 모른다.
책 <나의 F코드 이야기>를 읽으며, 문득 진지하게 상담을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꽤 오래전부터 건강하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공부로서 상담을 받아본 것 이외에 진지하게 나의 문제를 들여다본 적이 없었다. 오히려 그런 기회가 있을 때면, '스스로를 잘 알고 있어서 괜찮다'는 태도로 일관하기 바빴다. 어딘가 불편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인정하는 순간, 약한 존재가 되버리는 것 같아서 자존심이 상했던 것 같다.
이제는 도망치지 말아야지, 다짐을 한다.
본 서평은 교보북살롱의 서평이벤트를 통해 책을 무상으로 지원받고 작성되었습니다.
‘다정함이 세상을 구한다’ 라는 이하늬 작가님 글씨가 따뜻하게 담겨서 도착한 [나의 F코드 이야기].
천성이 ‘우울’이라 이런 류의 책들이 남일 같지 않다.
추천사들부터 깊이 와닿았던 이 책은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었던 개념이나 생각에 대한 폭도 많이 넓혀주었는데 대표적인 몇 가지를 들면 다음과 같다.
지금까지 스스로 ‘우울’ 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감정이나 행동 외에,
생활에서 드러나는 다른 행동들로 입원을 권할 수 있다고 장창현 전문의가 제시한 내용은 “아차!” 하는 탄성을 나오게 하였다.
그 내용은 이렇다:
_ 장창현 전문의는 “그 밖에 자신도 모르게 사회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행동을 한다면 입원을 권할 수 있다”며 “늦은 시간에 직장 상사에게 계속 전화를 하거나, 고객에게 욕을 하거나, 인터넷 커뮤니티에 실명으로 난폭한 글을 올리는 등의 행동이 나타나면 입원을 권한다” 고 말한다 _ p180
이 대목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내 부끄러운 기억들이 있었다. 공허하고 센 말들을 내뱉고 심하게 냉소적인 대화나 표현들로 가득 찬 몇 기억들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점들은 희망이 없다고 느꼈었던 때이고 이번생은 망했다고 극단적으로 몰아세우던 시간들이였다. 당시에는 나의 그런 표현이나 생각들도 ‘우울’ 의 한 표현 이였다는 것을 몰랐다. 나중에 기억이 날 때마다 낯 뜨거워서 그 때의 사람들에게는 안부인사도 안하게 되었고 내 자신에 대한 자책만 남았는데, 이 대목을 읽고 나서야 전반적으로 이해가 되었다.
인제야 제대로 인식하고 간접적으로나마 치료를 일부 받은 셈이다.
이런 구체적이지도 않은 내 속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나 터부시하는 정신질환으로 분류되는 것들에 대한 진단은 더 그럴 것이다. 그 어려운 일을 이 저자는 해냈고 기자라는 직업답게 자세하고 중심을 잡으며 본인의 경험을 담아냈다. 그 의의는 추천사 2개에 잘 드러나 있다.
<김지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팟캐스트 ‘뇌부자들’ 진행, ‘어쩌다 정신과 의사’ 저자> 추천의 말 중에서
_나는 이 책이 너무나 반갑다. 정신과, 정신과 질환, 약물 치료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한 활동을 계속해보면서 도저히 극복할 수 없던 벽이 있었다.
그것은 나와 동료들이 정신과 의사라는 점이다.
분명 진료실에서 수없이 보고 듣는 실제 경험들을 전달했음에도 ‘그건 네가 의사니까 하는 말이지. 환자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반응을 자주 만났다.
그래서 기대하고 기다렸다. 당사자의 솔직하고 은밀한 이야기를._
‘우울’ 은 한편 ‘무기력’ 과도 연결이 되는 것인데, 그 와중에도 스스로를 연민보다는 내밀하게 들여다보면서 극복해나가기 위해 노력한 저자가 정말 존경스럽다. 나는 도저히 그렇게 못해왔기 때문에 - 자기연민에 빠진다 ㅡㅡ;; - 한편 그 에너지와 관점에 힘을 얻고 나의 대처법을 점검하게 되었다.
어쩌면 이 책은 그런 의의도 있지 않을까 싶다. 편견을 없애고 치유를 보다 많은 이들이 받기를 원하는 마음, 지금까지 잘못된 대처를 하고 있던 이들에게 건강한 안내를 하고 싶었던 마음....
마지막으로 내가 가져가는 한 문장은 저자의 한마디다.
_“나 봐. 우울증이라고 해서 매일 무기력하고 죽고 싶은 건 아니야. 다만 다른 사람보다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생각은 자주 해. 그래서 에너지를 어떻게 분배하느냐가 중요한 거 같아. 너무 우울할 때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에너지를 채우려고 해. 나는 청소하면 잡생각이 안 들거든. 그것도 안 되면 그냥 침대에 누워 있지. 며칠 그렇게 있다 보면 괜찮아져. 안 괜찮으면 병원에 가서 비상약 받아오고 .....”_ p190
우리네 삶이 뭐하나 특별난 것이 없겠지만 또 특별하지 않는 것도 없을 것이다. 무엇이든 의연하게 흘러 보내는 법을 배워가는 것이 삶의 지혜가 아닐까 싶다.
_자살하려는 이들은 생명이나 일상을 하찮게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에 가깝다는 이야기도 많다. 우울증을 겪는 이들 상당수가 자신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결과에서 나타났다._ p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