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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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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힘

: 상처받지 않고 행복해지는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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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456g | 145*210*20mm
ISBN13 9788947529280
ISBN10 8947529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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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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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가 적은 스무 명의 이름 중에서 내가 임의로 네 명을 고를 거야. 그리고 일주일에 한 명씩 그 이름을 자네에게 보낼 걸세. 그럼 자네는 내가 선택한 그 사람을 일주일 안에 친구로 만들어야 하네.”
“네?”
마치 알 수 없는 외계어를 듣는 것 같았다.
“일주일에 한 명씩 친구를 만들게. 그리고 그 과정을 리포트로 써서 제출하게. 만약 자네가 네 사람을 친구로 만드는 데 성공한다면 내 기꺼이 위임장을 써주지.”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조이사는 신의 말을 끊었다.
“내 주식의 시가 총액은 200억이 넘네. 200억짜리 권리를 얻으러 온 사람이 아무런 각오도 없이 오진 않았겠지?”
말문이 막혔다. 조이사의 말대로 신은 위임장을 받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하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신이 마음속으로 대비한 시련은 이런 그림이 아니었다. 조이사는 그야말로 수수께끼를 낸 것이다. 신이 가장 풀기 싫어하는 수수께끼를. 조이사는 이면지를 카디건 주머니에 챙겨 넣고는 지팡이를 짚고 일어섰다. 그는 멍청히 앉아 있는 신을 내려다보았다.
“이보게, 원숭이. 교도소에서 가장 무서운 형벌이 뭔지 아나?”
“사형 아닌가요?”
신이 텅 빈 얼굴로 대답했다. 조이사는 고개를 저은 다음, 귓속말을 하듯 신에게 얼굴을 가까이 댔다.
“가장 무서운 벌은 바로 독방형이야.” ---pp.58~59

갑자기 조명이 꺼지더니 스피커에서 귀청을 때리는 팡파르가 울려 퍼졌다. 생일 축하 노래였다. 종업원들이 촛불이 켜진 케이크를 들고 와 춤을 추기 시작했고, 영란의 친구들은 소리 지르며 박수를 쳤다. 영란이 큰 비밀이라도 발설하듯 귓속말을 했다.
“사실 오늘 제 생일이거든요.”
신은 생일 축하 노래를 따라 부르는 영란의 친구들을 차근차근 바라보았다. 그러자 마음이 고장난 듯 뭔가 뭉클한 것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 신은 물끄러미 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쳐다보았다. 영란이 촛불을 끄자 친구들이 폭죽을 터뜨렸다. 친구들의 시끌벅적하고 요란한 축하 메시지가 이어졌다. 신에게는 그 모든 것이 낯설었다. 신은 말없이 맥주를 마셨다.
“어머, 신팀장님. 혼자 마시면 어떡해요?”
선물을 뜯어보던 영란이 허공 위로 맥주잔을 들었다. 그러자 자석처럼 친구들의 잔이 모여들었다. 신은 한데 모인 맥주잔들을 보고, 영란을 보고, 친구들을 보았다. 신은 영란의 말을 떠올렸다.
“왜 만남을 좋아하지?”
“글쎄요. 아마… 행복해지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pp.127~128, ---p.131

점심 겸 휴식을 마친 산악회 회원들이 다시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신과 원팀장은 구부사장과 함께 후미그룹에 섰다. 사람들은 정상을 올려다봤지만 구부사장은 사람들을 보고 있었다. 행여 낙오자가 생길까 걱정하는 눈빛이 역력했다.
“얼마 남지 않았어! 다들 힘내!”
그가 응원하자 회원들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 회답했다. 구부사장은 함께 가는 리더였고, 뒤에서 밀어주는 리더였다. 신은 문득 넬슨 만델라의 말을 떠올렸다.
“리더는 양치기와 같아야 한다. 양치기는 양떼의 뒤에 있다. - 넬슨 만델라”
신은 자신이 구부사장을 잘못 보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관심 없이 바라본 구부사장은 끈 떨어진 연에 불과했다. 그러나 새롭게 바라본 그는, 백 명의 사람들을 이어주는 튼튼한 동아줄이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한데 모을 수 있는 멋진 사람이었다.
구부사장에게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
‘조이사가 말한 관계의 힘이란 바로 이런 것일까? 지금 원더랜드가 필요로 하는 사람은 바로 구부사장님이 아닐까?’
“인간은 끊임없이 상처를 받습니다. 내일이라도 당장 철석 같이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을 당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계속 인간을 믿어야 하는 겁니까?”
신이 구부사장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원팀장도 궁금한지 신 옆에 붙어 대답을 기다렸다.
“나도 똑같은 질문을 스승님한테 한 적이 있네. 만약 또다시 절벽에서 버려지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그랬더니 그분이 말씀하시더군. 똥을 밟으면 신발을 씻으면 된다고.”
“네?”
신과 원팀장이 동시에 큰 소리를 냈다. 구부사장은 신과 원팀장의 어깨를 토닥이며 웃기만 할 뿐이었다. 정상은 바람이 시원했다. ---pp.162~164

“자네는 인생을 게임이라고 말했지.
하지만 인생에는 승리도 패배도 없네.
인생의 유일한 승리자는 오직 행복한 사람이라네.
앞으로도 자네는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을 테지만 그 아픔 속에서 의미를 찾아야 하네.
아팠던 사람만이 큰 사랑을 줄 수 있다네.
행복은 관계에서 나오는 것임을 기억해주길 바라네.
부디 이웃을 사랑하고, 인간에게 연민을 갖는 삶을 살기를 소망하네.
잘 있게나.
내 인생의 마지막 친구여….”
휴대폰 액정 화면 위로 눈물방울이 떨어졌다. 신은 이제야 조이사의 마지막 수수께끼를 풀 수 있었다. 신은 등나무 의자에서 일어나 옥상의 풀밭을 걸었다. 신은 난간에 두 손을 짚고 도시의 가을을 바라보았다. 눈물로 눈이 씻기자, 심안(心眼)이 뜨였다. 신의 눈에 하얀 빛줄기가 거미줄처럼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보이지 않는 끈들이었다. 그것은 관계였다.
---pp.261~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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