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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

당신이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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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1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112쪽 | 174g | 128*200*7mm
ISBN13 9791189128920
ISBN10 118912892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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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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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처럼 사랑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애―인이라고 불리는 것이 아닐까

어제도 오늘도
애처럼 투정 부리는
내 사람

잘했어
괜찮아
힘내
---「애인」중에서

오늘도 바다는 해변을 두드립니다

얼마나 그리워야
쉬지도 않을까요

얼마나 외로워야
하루에 몇 번이나 육지를 껴안는 것일까요

보고 있으니
나까지 쓸쓸해져서
당신이 그리워집니다

당신을 다시 안아보고 싶습니다
---「바다는 왜 해변을 두드릴까요」중에서

까치가 아침부터 울기 시작했습니다

울기 시작하면
누군가가 찾아온다는 말에

운다는 말을 다시 생각합니다

아이가 울면
엄마가 찾아와
토닥토닥 등 두드려 줍니다

내가 울면
누가 찾아올까요

바람이 같이 웁니다
내가 가여워 나무도 손을 흔드는 것입니까

저쪽에서
당신이 오고 있습니다
---「울기 시작하면」중에서

눈물을 참으려다가
목이 메어 오는 것은 참아 낼 수 없어서

눈을 꾹 감아버렸는데

당신도 나처럼
눈물을 참고 있었습니다

당신 쪽으로만 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소풍날의 비 예보처럼
짐작이 확신이 되는 날이 있습니다

당신이 먼저 울어
내 가슴의 장마가 아무 때나 찾아올 것 같습니다
---「눈물은 정해진 방향이 없습니다」중에서

세상은 원래 한방향으로만 움직이는 것이라고
회전목마를 탄 네가 말했다

네 얼굴을 보기 위해 거꾸로 앉았고
그때부터 세상이 거꾸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겨울과 여름은 한없이 냉정하고 뜨거워서,
봄가을은 진심으로 외로워서
나는 놀이동산에 가지 않아

아이들의 모습이 행복해 보여서 불안하지
불안은 미끄럼틀 위에서 뛰어내리는 해맑은 아이 같아

저 감정은 아이들을 집어삼키고 놀이동산까지 집어삼키겠지
너의 미소를 하얗게 삼켜버린 것처럼

까르르 웃던 네 모습 기억할 수 없어서
정말 미안해
---「회전목마」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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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시를 잘 모릅니다. 그런데 주영헌 시인의 시를 읽어보니, 시를 읽어본 지 아주 오래된 저에게도 시가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사랑이라는 보편 감정의 힘이 이렇게 강하군요.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사랑에 빠지는 그 순간 특유의 긴박한 리듬, 사랑하는 순간의 밝은 멜로디, 사랑으로 인한 아픔의 잔향까지 모두 시에 담겨 있습니다. 그래요. 이 시집은 단어로 쓴 사랑의 음악입니다.
- 노명우 (사회학자)
시는 시 쓰는 사람의 삶에서 오고 자연에서 오고 세상에서 옵니다. 시인의 시도 그렇게 자신이 겪은 삶에서 찾아낸 시입니다. 시를 두고서 시의 등급을 정하거나 우열을 따질 수는 없는 일입니다. 독자의 입장으로 볼 때, 시에는 오직 내가 좋아하는 시가 있고 내가 좋아하지 않는 시가 있을 뿐입니다. “미안하다, 고맙다/먼저 다가와 말해줘서 고마워요//당신 사랑이 가장 단단합니다”(「내 사랑이 가장 단단합니다」)라는 믿음으로 앞으로 더욱 좋은 시를 쓰시기 바랍니다. 시는 학學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습習으로 이루어진다는 말을 나는 자주 합니다. 부디 습, 그러니까 열심히 읽고 쓰는 일을 계속하시어 자기만의 시, 다른 사람은 흉내 낼 수 없는 좋은 시의 업적을 이루시기 바랍니다.
- 나태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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