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0년 11월 0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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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04쪽 | 492g | 140*215*30mm |
ISBN13 | 9791190955034 |
ISBN10 | 1190955032 |
출간일 | 2020년 11월 0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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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04쪽 | 492g | 140*215*30mm |
ISBN13 | 9791190955034 |
ISBN10 | 1190955032 |
미술관에는 아픈 그림을 치료하는 ‘미술품 의사’가 있다! 유럽 여행 중에 바티칸을 들르게 된다면 누구나 꼭 가는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conclave)’가 진행되는 유서 깊은 시스티나 성당. 이 성당이 유명한 것은 이런 종교적인 상징성과 역사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미켈란젤로가 성당 천장에 그린 그림 덕분이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500년 전에 완성된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Sistine Chapel Ceiling]는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어제 막 미켈란젤로가 붓을 놓기라도 한 것처럼 여전히 선명한 색을 띠고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그 답은 미술 복원에서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는 긴 세월 동안 여러 차례 복원 처리되었다. 사람들에게 미술 복원에 대해서 아느냐고 묻는다면 구체적으로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의 잘생긴 주인공 준세이, 영화 [인사동 스캔들]에서 원본과 똑같은 위작을 그려 내던 배우 김래원을 떠올리는 정도가 아닐까. 보존가와 미술 복원에 대해 쉽게 설명하자면 다치고 상처 난 미술품을 치료하는 과정이 미술 복원이고, 아픈 그림을 치료하는 ‘미술품 의사’가 바로 미술 보존가다. 그래서 이 ‘미술품 의사’들은 미술품을 미술사가들처럼 미학적 관점으로 보기보다는 과학적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작품의 물리적인 특성에 주목한다. 작가가 미술 작품을 무슨 재료를 사용해서 어떤 방법으로 제작했는지, 왜 지금의―손상된―상태에 이르게 되었는지 탐구하고, 치료가 필요한 작품은 어떻게 수술할지 고민한다. 이 과정에서 작품을 안전하게 복원하기 위해 과학적으로 분석하면서 최신 과학기술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
프롤로그 4 Ⅰ. 그림이 들려주는 복원 이야기 01 미술품 복원의 원칙, 테세우스의 배 13 02 렘브란트의 그림이 어두운 진짜 이유 26 03 신상품이 된 500년 전의 그림 37 04 첨예하게 격돌하는 보존가들 50 05 피부과에 간 명화 59 06 이상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68 07 그림도 나이를 먹는다 79 08 고흐가 머무르던 방의 진짜 색은? 90 09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작품들 101 10 그림의 뒷면에는 무엇이 있을까? 112 11 미디어아트는 영원할까? 123 12 플라스틱의 반격 130 13 뭉크와 보존가의 절규 140 14 세실리아 할머니와 원숭이가 된 예수 151 15 설마 이것도 작품이라고? 161 16 인사동 스캔들 169 Ⅱ. 미술관으로 간 과학자 01 핑크빛으로 보이는 피카소의 청색 그림 181 02 돼지 방광에 물감을 넣어 썼다고? 190 03 이 작품의 나이는요 201 04 과학자의 실험실로 간 미술품 210 05 고흐의 숨은그림찾기 219 06 미술 탐정단 228 Ⅲ. 미술관의 비밀 01 물과의 전쟁 239 02 스프링클러가 없는 미술관 247 03 미술관을 습격하는 벌레들 255 04 미술품의 무덤, 수장고 264 05 일등석을 타고 세계 여행을 떠나는 미술품 276 06 액자도 작품이 될 수 있을까 286 에필로그 298 작품 목록 302 |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학예연구사로 일하는 김은진이 쓴 <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는 부제처럼 '미술품을 치료하는 보존과학의 세계'에 대한 놀랍고 신비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우선 '올해의 표지 디자인' 상이라도 주고픈 공들인 표지가 눈을 끄는데, 표지 정중앙에 직사각형의 구멍이 뚫려있고, 그 사이로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천장화 중 한가운데 위치한 '아담의 창조'의 아담의 모습이 보이는 구조인데, 첫 장의 우측은 잘려 나가 입체감을 준다. 책의 내용에 걸맞은 표지 디자인은 석윤이가 담당했는데, 표지에서부터 차별화에 성공하고 있는 모범적인 사례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아직도 우리는 고전 회화 대가들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으며, 이걸 위해 몇 시간의 비행시간을 참고 견디며, 찰나의 순간을 위해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앞에 줄을 선다. 유럽 여행의 핵심은 미술관 순례가 아니던가.
대부분 무심코 지나쳤지만, 그토록 오랜 세월 이 작품들이 비교적 좋은 상태로 유지가 돼서 관람객들을 맞이할 수 있는 데는 분명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별로 드러나지 않고 음지에서 일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존재들이고 미술 애호가들은 이들에게 큰 은혜를 입고 있다.
보존가로 일한 저자는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미술품 치료, 복원, 재생, 유지에 관한 이야기를 이 책에서 펼쳐 놓는데, 분명 미술을 다루는 소재지만 내용의 상당 부분은 화학을 필두로 한 과학이다.
미술 작품은 아티스트가 작업을 완성한 이후부터 세월의 흐름을 견뎌내야 하는 숙명에 놓인다. 치열한 판정을 거쳐 소수의 작품들만 보존의 영광을 얻어 후세에 전달될 자격을 부여받지만 그다음부터는 과학의 영역이고, 여기서 보존가와 보존과학자가 등장한다.
보존가는 실제적인 작업을 담당하고, 보존과학자는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최적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역할 분담을 하지만 어떻게 하면 제대로 보존하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어쩔 수 없는 손상이 발생했을 때 가장 원본에 가깝게 복원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공동의 목표를 추구한다. 순간의 판단 착오가 원작의 훼손을 일으킨다면 이는 복원 자체가 거의 불가하므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피 말리는 직업이다. 심혈을 기울여 복원 작업을 해도 원작을 망쳤다는 비난과 논란에 휩싸이기 쉽다.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흥미진진한 책이다.
회화는 기본적으로 습도와 빛의 관리가 중요해서 박물관은 대부분 어둡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림도 나이를 먹고, 변색되거나 오염되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때 그림의 생명 연장술을 시도하려면 최우선의 원칙은 '원본 보존'이다. 시대는 흘렀지만 원본의 오리지널리티에 최대한 근접하게 복원을 해서 창작자의 의도를 살려야 마땅하지만, 세월은 흘러 재료부터 당시 것을 사용하긴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보존과학자의 제대로 된 과학적 분석과 아주 약간은,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보존가의 상상력이 결합되어야 하겠다.
이에 반해 뭉크나 로이 리히텐슈타인 같은 유명 화가는 그림을 의도적으로 자연 상태로 놓아두는 방식으로 '숙성'시키기도 했다. 뭉크가 작업한 스튜디오의 많은 작품들은 지붕이 없는 넓은 공간에 그냥 걸어 두었기에, 비와 눈을 맞고 때로는 매서운 바람과 먼지를 견디며 시간의 아픔을 맛보도록 했다. 그가 자신의 그림을 그렇게 두기를 바란 이유는 그런 세월의 흔적도 작품 일부라는 소신 때문이었다고. 뭉크나 리히텐슈타인이 그저 그런 화가였다면 이 작품들은 모두 폐기 처분되었겠지만 작품성을 인정받았기에 보존가들은 바빠질 수밖에 없었다.
책에 소개된 다채로운 사례는 '예술을 유지 · 보존하기 위한 과학의 헌신'이다. 특히 고흐의 <들꽃과 장미가 있는 정물> 아래 숨겨져 있던 '2명의 레슬러' 그림을 찾아내는 과정은 한편의 추리소설을 읽는 듯하다.
미술품 복원과 치료는 서구에서는 꼭 필요한 작업으로 꾸준히 연구되고 신기술이 개발되어 발전되는 분야라고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실정은 걸음마 단계를 겨우 벗어난 수준이라고 한다.
그림을 쉽게 접하게 하고 읽어주는 책들은 무수히 많았다. 미술 관련 도서를 즐기고 시시때때로 미술관, 박물관을 가는 독자라면 <예술가의 손끝>은 필독서다. 아울러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진 분들에게도 좋은 길라잡이가 될 신선한 책이다.
위 사진,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하는 사람은 아마 예수님 작품 패러디 정도로 생각했을 것이다. 내가 그랬다. 그런데 복원한 거라고 한다.
으읭? 누가? 감히 예수님을 원숭이로 바꾼??
2012년 스페인 작은 마을 보르자에 있는 성당 벽화를 오래된 신도인 80대 할머니 세실리아가 복원한 것이다. 그렇다! 전문가 아니고, 그냥 할머니다. 그냥 놔두면 예수님이 사라질 것만 같아 순수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덧칠한 결과이다. 참혹하다! 그런데 저 그림을 보겠다고 몰려든 관광객 때문에 조용하던 동네가 들썩거렸고 관광수입이 어마어마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그 뒷얘기보다 중요한 건 미술품 복원, 보존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라는 책에 위 사례가 나온다. 이 책의 부제는 ‘미술품을 치료하는 보존과학의 세계’로 미술품 복원 및 보존에 대한 내용이다. 이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다.
Ⅰ. 그림이 들려주는 복원 이야기 에서는 유명 미술작품의 복원 히스토리를,
Ⅱ. 미술관으로 간 과학자 는 과학이 미술품 보존에서 어떤 활약을 하는지를,
Ⅲ. 미술관의 비밀 에는 미술관 뒷이야기가 있다.
아, 뒷이야기라고 표현한 이유는 구린? 이야기가 아니라 관람객이 보는 전시장 뒤쪽에서 벌어지는 우리가 알 수 없었던 미술관 이야기라는 뜻이다.
명화를 보는 건 좋아하지만 훼손되어가는 작품을 어떻게 복원하는지에 대해선 일자무식인지라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해서 서평단에 신청했다. 미술품 복원이라면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남자 주인공이 했던 일? 정도로 기억한다. 영화 보면서 그저 잘 생긴 남자가 뭔가 멋진 일을 하네! 저런 일도 있네! 라고 생각했고 대체 어떤 일을 하는지 몰랐는데 이 책의 1장을 보면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와 있어서 흥미롭게 읽었다.
미술품을 복원하기 전에 해야 할 질문이 있다.
"왜 복원해야 하는가?"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
"누가 가장 잘 할 수 있는가?"
이탈리아의 미술사학자 ‘페데리코 제리’는,
“잘못된 한 명의 복원가는 비행기 폭격보다 더 큰 피해를 남길 수 있다.”
고 말했다.
미술폼 보존이 수리의 개념에서 학문으로 성장하게 된 것은 채 100년이 되지 않았다. 왜, 어떻게 하려는지 보다 중요한 건 철학적 관점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누가’일 것이다. 미술품의 먼지와 오염을 닦아냈는데, 그 미세한 먼지조차 역사적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저자는 이런 질문을 늘 한다.
미술품의 이염을 너무 깨끗이 지운 사례.
고흐가 편지에 남긴 기록과 색깔이 달라진 사례.
현대미술이나 미디어아트의 보존문제까지 독자로서도 생각해 볼 거리가 많았다.
2장은 조명과 빛에 따라 달라 보이는 미술품, 물감의 변천사와 재료, 미술품 연대 확인, 진위여부 등 과학이 미술품에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이 장에서 보존가와 보존과학자를 구분하여 정의 내리고 있다.
‘보존가가 직접 작품을 다루고 상처를 치료하는 사람이라면, 보존과학자는 보존가의 활동에 필요한 과학적 정보를 연구하는 사람이다.“
저자는 보존가를 외과 의사로 보존과학자를 진단검사의학과 의사로 구분했는데, 각자의 영역에 맡는 일을 제대로 해야 하므로 이렇게 정리했다.
분석은 과학자의 영역으로, 보존 처리는 보존가의 손에, 미술사적 해석은 미술사가에게 전문적으로 맡기는 것이 현명하다. 미술품 보존에서 여러 분야의 융합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크뢸러뮐러 미술관에 있던 고흐의 “들꽃과 장미가 있는 정물”을 2003년 큐레이터 엘렌이 고흐가 그린 게 아니라고 했다. 고흐가 그리던 당시의 상황과 고흐의 스타일과 대조해봤을 때 아니라고 결론내린 것이다. 그러나 10년 후 고흐가 그린 게 맞다고 확인되었다. 이 작품을 분석하는데 과학이 적용되었다. 매크로 엑스선 형광분석법이다. 강한 엑스선 에너지가 대상물 내부의 원소를 자극할 때 반응하는 파장을 분석하여 구성 원소를 알아내는 방법이다. 겉으로 보이는 그림의 색과 형태가 아니라 그림에 분포하고 있는 구성 성분에 대한 정보를 지도로 만들어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당시 고흐가 레슬러 그림을 그렸다고 테오에게 쓴 편지 내용도 확인이되었다. 남자 두명이 레슬링을 하는 위에 그려진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는 우리가 몰랐던 미술관에 대한 이야기였다. 특히 미국 게티 미술관의 화재예방 설계가 빛을 발했던 이야기는 놀라웠다. '게티파이어'라 불릴 정도로 심각한 화재였는데 게티 미술관에는 아무 피해가 없었다. 이와 정반대인 사례도 있다. 브라질은 장장 2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립 미술관을 다 태워먹었다. 예산을 삭감해서 기본 소방 설비마저 갖추지 않아 2000만점에 달하는 유물 중 90퍼센트가 화재로 소실되고 말았다. 인류사적 피해였다. 왜냐하면 1만2천년 전 인간의 두개골 '루지아'가 산산이 바스라져버렸기 때문이다.
마지막 에피소드, 액자에 대한 내용은 깨알 상식이었다. 특히 우리나라 화가 ‘문신’이라는 사람은 그림보다 액자를 더 신경 써서 만든 화가였다고 한다.
위 그림은 고기잡이 배에서 그물을 당기고 있는 어부들의 모습이고 액자는 물질하는 해녀의 모습이다. 그림과 액자 모두 자신의 작품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 외 고흐와 쇠라, 몬드리안의 액자에 대한 생각까지 엿볼 수 있었다. 모두 처음 알게 된 내용이라 신선했다.
미술서적을 즐겨 보는 편인데 볼 때마다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되어 재미있다. 앞서 읽은 <히포크라테스 미술관>은 몰랐던 화가와 그림을 많이 알게 되었고, 이 책 <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는 미술품 보존에 대한 지식과 그와 연관되는 여러 정보도 알게 되었다. 감동을 주는 책 읽기도 좋지만, 몰랐던 분야의 새 지식을 득하는 것도 책 읽는 기쁨중의 기쁨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