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0년 11월 1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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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86쪽 | 632g | 148*210*30mm |
ISBN13 | 9791197227509 |
ISBN10 | 1197227504 |
발행일 | 2020년 11월 1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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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86쪽 | 632g | 148*210*30mm |
ISBN13 | 9791197227509 |
ISBN10 | 1197227504 |
1 클락헨-Origin. 단 한 마리의 돌연변이 3 닭.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닭 5 닭의 진화 -‘인간선택’ 6 클락헨 연구소의 성과 15 클락헨-Genesis 18 동종포식(同種捕食) 21 신임 연구소장 리처드와 클락헨-Noah 22 제1회 클락헨 연구소 디너파티 27 클락헨-Noah의 아종 분화. (셈, 함, 야벳) 36 클락헨과 GMO 옥수수 41 위기 56 클락헨의 전 세계 보급과 인류의 번영 123 닭. Gallus gallus horologicus |
이 책을 읽고나면 많은 것을 배웠다는 느낌이 들게할 만큼 저자의 다양한 지식과 시도가 들어있는 소설이다. 사실 소설 한 권에 소설, 희곡과 보고서 등 다양한 형식이 들어있고 특히 유전학과 음악, 미술에 관한 다양한 상식들이 많이 들어 있다. 표지에 저자가 '의학을 전공'했다고 되어 있는 것을 보니 조금은 이해가 된다. 그리고 보면 주인공의 이력 소개에 '전직 생물학과 교수, 유전학 박사...결국 작가가 가장 잘 어울린다'라고 써 있는 것이 저자 소개와 같은 느낌이 든다.
바벨이 무너진 이유는 언어가 달랐기 때문이다...이 문장은 평소 내가 생각하던 것을 너무나 날카롭게 지적하는 것 같아 내겐 의미 있었다. 결국 우린 같은 언어로 소통하더라도 그 의미를 다르게 이해함으로써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
여기서 주인공의 이름 '제인'은 딱 한 번 나온다. 그리고 그 주위의 사람들은 앤, 리처드, 피터와 같이 친숙한 이름들이다. 그런데 설정은 한국인지 미국인지 모호하다. 이름이나 식문화, '해군 제독'같은 용어는 미국이란 느낌인데, 회를 먹는 문화, '어른이 부탁하는 데'와 같은 표현, '제과점', '산업통상자원부'와 같은 한국이나 동양식도 보인다. 말투나 문체도 여성적이라기보다는 중성적으로 의도적으로 쓴 것 같다(앤의 목소리가 중성적이라는 표현은 나온다. 이유는 리처드를 제외하곤 모두 성 정체성에 문제를 조금씩 갖고 있다). 아마도 범세계적 작품을 염두에 쓰지 않았을까?
보고서가 #1~7까지는 제대로 가다가 갑자기 번호가 건너 뛰어 파본인 줄 알았다. 거기다 책 앞의 Contents나 순서와 거의 맞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에 보면 이것이 그녀가 간신히 찾은 여백에 이 작품이 씌어졌다는 것을 알게해 주는 단서가 있다. 그러니 그런 것은 염두에 두지 마시길.
이 책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유전자를 담은 로봇, 복제 능력에만 충실한 DNA 등)를 기본으로 제임스 조이스(율리시스), 헤르만 헤세(유리알 유희) 등의 영향을 많이 받은 표시가 난다. 그러니 그러한 분들에게 관심이 있는 분들은 한번 쯤 보면서 음미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혹시라도 내용이 노출될까봐 줄거리나 내용은 쓰기 어렵다. 이 책은 확실한 반전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유전학을 우리가 어떻게 이용하고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 할 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책을 읽게된 동기>
필명을 쓰신거 보면 자신을 밝히고 싶지 않으신 것 같아요. 임야비 작가님께서 제가 싱가포르 북클럽에 참여하고 있을 때, "유리알 유희"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2년이 조금 지났는데도 아직 생각나는 강연 입니다. <핑갈의 동굴>과 푸코의 <미의 역사>, <추의 역사>를 거쳐 조이스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까지 살짝 거치고 가는 토요일 오후 시간이였어요.
항상 "아름다움" 혹은 "예술"이라는 것이, 먹고 살만한 것들의 자기 과시라는 생각이 조금은 깔려 있었어요. 그러나, 음악과 미술, 문학을 다 아우르는 통섭의 강연은 아름다움 그 자체로, 삶의 목적이 될 수 있다는 예감이였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강연자 님이 느끼는 그 깊이를 이해해줄 만한 사람이 드물 것 같고, 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런 분이 책을 썻다고 하니, 그것도 지금같은 역병의 시대에 바이러스로 전멸하는 인류에 대한 과학 소설을 썻다고 하니 너무나 궁금해졌어요.
<내용은..>
어느 날, 달걀 껍질에 시간이 찍히는 돌연변이 닭이 발견됩니다. 클락-헨이라고 이름 지어진 이 닭은 철저한 관리를 받으며 인간이 원하는 형질 - 먹고, 입고, 싸우는데 필요한 형질만 "선택"하고 나머지는 살처분하는 과정을 통해 원하는 종자를 얻어냅니다.
닭의 생존과 번식 본능을 억제하고 인간에게 유리한 형질을 위한 선택 과정이 잔인하리만큼 자세하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을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 생각했던 조작된 진화의 끝은 변형된 인류의 전멸을 불러오는 새로운 바이러스 였습니다.
이 책의 화자는 난소가 없어 여성성을 상실한 여성 과학자 입니다. 클락헨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일하는 그녀가, 연구소 설립부터 마지막 날까지 적어내는 기록입니다.
1. 좋은 글귀, 마음에 드는 가사 인상 깊은 영화 대사 등을 메모해 주세요. |
2. 출처를 넣어주세요. ex) 234page, 4번 트랙<사랑해>, <브리짓존스의 다이어리>에서 브리짓의 대사 |
"바르도의 링컨"이 마치 합창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면, 이 소설은 더 큰 시청각 경험입니다.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는 장면은, 연극 무대 처럼 극본이 들어와 있어서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연구소 파티에 나오는 부분들은 슈베르트와 독일 가곡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런 부분을 읽을 땐 "옴브라 마이 푸"를 틀어놓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7XH-58eB8c
전람회의 그림을 보러가는 대목에서는, 그림과 음악이 같이 나오는 이런 영상을 보면서 읽어나갔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8z1_A-Zlbw&t=5s
이 소설은 이 대통섭의 장면 위에 과학 이론을 얹은 거대한 지적 유희입니다.
생명의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 생존의 역사도 짧은 시간을 거쳐가는 과정일 것입니다. 이 거대한 우주적 푸가에서 , 편의함을 위해 시간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것이 결국은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을 앞당기는 결과가 아닐까.. 특히나 코로나가 창궐하는 이 시점에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줍니다.
<이 책은 누구에게..>
새로운 독서 경험을 해보고 싶으신 분들께,
그리고 책에 나오는 음악과 미술 작품들을 아시는 분들이라면 공감각적인 경험을 해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인적이 뜸한 고성의 지하에서 우연히 발견된 단 한 마리의 돌연변이 클락헨 -Origin .이 검은 암탉은 달걀들과 함께 교황급 경호를 받으며 클락헨 연구소의 전신인 국립 축산 연구원으로 올겨졌다. 클락헨은 머리 꼭대기 볏부터 발톱 끝까지 검은색이었다.달걀은 모두 검고 짙은 색이었는데, 껍질에는 또렷하게 년,월,일의 6자리 숫자가 표기되어 있었다. (-8-)
이 20마리 클락칵은 400마리 클락헨과 함께 제2축사로 옮겨졌다.'굵고 빠른 다리'의 우승자들에겐 무한정의 사료와 무제한의 교미가 허락되었다.챔피언 420마리가 스타디움을 빠져나간 후 운동장은 살육의 장으로 변했다.패배자들은 무자비하게 트럭에 실려 살처분장으로 향했다.클락헨 -Genesis 400마리와 클락칵 -Genesis 20마리로 구성된 새로운 종계들이 탄생했다. (-90-)
연단에 선 리처드는 방주에 인간이라곤 노아와 노아의 부인 그리고 세 아들과 세 며느리 단 4쌍뿐이었으며, 결국 살아남은 이 4쌍이 대홍수라는 대규모 솎아내기에서 선택받은 승리자이자 생존자라고 설교했다.노아는 제2의 아담과 마찬가지이며, 그의 세아들은 각각 중동 지역의 유대인,아프리카 지역의 흑인, 유럽 지역 백인의 시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180-)
나는 늘 부족한 습기에 거친 갈증을 느꼈다.피터가 내 내의를 볼 일은 만무했지만 ,데이트 전에 꽉 끼는 속옷을 몇 번이나 번갈아 입으며 은밀하게 놀아났다.브래지어와 밴드 스타킹만 한 나체로 막 벗은 팬티의 냄새를 킁킁거리며 맡아댔다.거칠고 뜨거움 콧김에 내 다소곳까지 흔들거렸다.젖꼭지는 까치발을 들고선 허공을 향해 혀를 내뺐다. (-284-)
"우리는 물고기가 암컷인지 수컷인지 불임인지 따지지 않아.몰라도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으니깐,다만 이 물고기가 얼마나 싱싱한지 ,얼마나 맛있는지,얼마나 저렴한지만 따지지.우리가 물고기의 성별을 인지하는 때는 딱 한순간일 거야.도마 위에서 배를 갈랐는에 알이 없는 채 죽은 물고기는 수컷일 수도 있지만.."
"불임인ㅁ 암컷 송어일 수도 있고, 하지만 아무도 관심이 없다.이 말을 하고 싶은 거야?" 내가 뽀죡하게 되묻자 앤은 잠시 머뭇거렸다.
"임신을 못하는 개체는 여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수컷도 아닌,어떤 무엇인가가 돼버릴 뿐이야." 앤은 다시 울기 시작했다. (-345-)
통제가 사라진 크락헨들은 무제한으로 교미를 한다.이제 무정란은 없어졌을 것이다.이제 모든 달걀은 유정란이다.
클락칵은 온종일 죽이고 먹고 교미만 한다. 클락헨은 온종일 죽이고 먹고 산란만 한다.게다가 낳는 족족 검은 병아리로 부화하니 개체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434-)
인간은 자연 속에 들어가 있으면서,자연에 대항하는 존재이다.인간이 가지고 있는 오묘한 행동 근저에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욕망 속에 있으며,지금껏 과학기술을 통해서 자연과 신에 도전하게 된다.그 과정에서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점은 호모데우스였다.신이 되어서,자연을 통제하고,생명을 의도적으로 조작하고,인간이 요구하느 것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었다.우주로 눈길을 돌리고, 미시적인 세계와 거시적인 세계를 들여다 보는 인간은 결국 자연의 진화 과정에서 파괴와 멸종은 불가피한 과정이다.
소설 <클락헨>은 바로 그 부분을 지적하고 있었다.주인공 앞에 나타난 돌연변이 닭,그 닭은 평범한 닭이 아니었다.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닭의 모습을 하게 된다.이제 인간은 클락헨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클락헨을 적극 이용하게 되었다.무정란을 낳는 닭이 아닌 유정란만 낳는 닭으로 형질 변경하기 시작하였다.그 과정에서 인간은 클락칵과 클락헨을 같이 만들게 되었으며,닭은 성욕과 식욕만 가진,인간이 추구하는 욕망에 가장 최적화된 돌연변이 닭으로 거듭나게 된다.
즉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는 생소하지 않은 이야기다 소의 형질을 변경하여,초식이 아닌 육식 소를 통해 광우병이 생겨났다.유전자 형질 변경 콩,옥수수를 만들어, 벌레먹지 않은 콩,옥수수를 만들었고,그것을 인간이 섭취하게 된다.즉 이러한 형질 변경은 어떤 목적과 부합하고 있으며, 먹기위한 용도 뿐만 안지라 가공식품, 초식 동물들에게 먹이는 먹이로 채워지게 된다.즉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100이라면,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망은 200 그 이상이며,그것을 생명 과학기술을 활용하며 바꿔 나가려 하고 있었다.즉 이 책에서 읽을 수 있는 것들은 인간의 어리석은 행동은 인간의 욕망을 채워줄 순 있지만,그로인해 파생되는 또다른 문제는 자연이 추구하는 진화가 아닌 멸종과 파괴가 될 개연성이 크다는 것을 이 소설 속에서 함축해 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