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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못 만져본 슬픔이 있다

[ EPUB ]
강은교 | 창비 | 2020년 11월 0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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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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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0년 11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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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13 9788936409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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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우린 서로 그리운 별, 그리운 것은 멀리 있네”
못 만져본 슬픔을 그려내는 깊고 투명한 노래
강은교의 시세계를 응축한 아름다운 결정체

1968년 『사상계』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지 52년, 여전히 맑고 고운 시심(詩心)과 섬세한 감수성을 간직하며 왕성한 창작 활동을 보여주는 강은교 시인의 신작 시집 『아직도 못 만져본 슬픔이 있다』가 창비에서 출간되었다. 2015년 한국가톨릭문학상과 구상문학상 수상작 『바리연가집』(실천문학사 2014) 이후 6년 만에 펴내는 열네번째 시집으로, 신비롭고 매혹적인 보석 같은 70편의 시를 봄·여름·가을·겨울 편으로 나누어 실었다. 절망과 비애, 허무와 고독의 늪에서도 희망과 사랑을 간구하는 생명의 시편들이 깊은 울림을 자아낸다. 말미에 실린 산문 「다이달로스의 미로(迷路)」는 한평생 시를 쓰며 살아온 시인의 경륜과 시력(詩歷) 반세기가 넘는 연륜이 선명하게 묻어나는 글이다. ‘시 쓰기’의 본질에 대한 명징한 고찰이 호소력 있게 와닿는다.
한편, 시인은 2012년 ‘70년대’ 동인(김형영, 윤후명, 정희성 등)이 39년 만에 다시 모여 ‘고래’라는 새 이름으로 동인 활동을 재개한 뒤 지금까지 다섯권의 합동 시집을 출간하는 뜨거운 창작열을 보여주기도 했다.

파격적인 형식과 무가를 활용한 독특한 음악성
소외된 존재를 따뜻하게 보듬는 위로의 숨결

‘강은교의 시세계를 응축한 결정체’라 이를 만한 이번 시집은 우선 형식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시인은 모든 시의 제목을 작품 뒤에 붙이는 파격을 선보이는데, 제목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열린 시각으로 자유롭게 작품을 읽기를 바란 의도가 엿보인다. 시각적 효과를 주는 시행의 배열도 파격적이며, 무가의 형식을 빌려 음악성이 두드러지는 점도 돋보인다. 형식 실험을 시도하며 끊임없이 시세계를 벼리는 시인의 열정이 독자에게도 뜨겁게 가닿을 것이다.
이 시집은 또한 삶의 비애 속에서 허덕이는 여린 존재들의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들로 가득하다. 특히 2부와 4부에서는 “어찌 찾으리이까 어찌 찾으리이까/뼈마디도 시려워서 살마디도 시려워서”(「거기」), “게 누가 날 찾는가/천리 아비인가/만리 어미인가”(「그가 문득 뒤돌아본다」) 같은 황천무가(黃泉巫歌)의 구슬픈 가락이 사무치게 흐른다. “빨래 흐르는 소리”며 “그림자 여무는 소리”(「연꽃 미용실」), 삶의 미세한 떨림과 기척 속에서 “심장을 두드리는 은수저 소리도 아득히/뼈마디 살마디 이불 터는 소리도 아득히”(「명순양의 결혼식」) 들려온다. 연민의 손길로 “아직도 못 만져본 슬픔”을 어루만지고 “아직도 못다 들은 비명”(「아직도 못 가본 곳이 있다」)에 귀를 기울이는 시인은 주술적인 언어를 살려 세상 만물에 “정념의 소리길”(시인의 산문)을 열고서 생명과 평화를 희구하는 애끓는 탄식의 저 소리, “죽음 사이를 지나가며 소리 지르는”(「아름다운 시간」) ‘아야아’를 끊임없이 반복한다.
사랑과 생명의 근원으로서 여성의 삶을 노래해왔던 시인은 ‘바리, 유화, 희명, 운조’ 같은 인물을 호명했다. 이번 시집에는 ‘피붙이’ 같은 ‘운조’ 외에 “세상을 잡으려고 흘러”(「흘러라, 고모여」)가는 ‘당고마기고모’가 새롭게 등장한다. 설화의 주인공이거나 역사적 인물이거나 가상의 인물인 이들은 한결같이 작고 낮고 쓸쓸한 존재이다. 시인은 이들의 목소리를 빌려 “시드는 것들의 위대함”과 “지는 것들의 황홀함”(「시월, 궁남지」)을 노래하며 소외된 존재들의 아픔과 슬픔을 쓰다듬는다. 시인 자신은 “삶이 죽음이 되던, 또는 죽음이 삶이 되던 순간”(「코」)의 세월을 살아오는 동안 “늙고 늙었으나” 비로소 “장대하게 장대하게 펄럭이리”(「청계폭포」)라는 믿음에 기대어 “기쁨과 감사의 성소/황홀과 불멸의 성소/은총과 행복의 성소”(「복숭아밭에서 노는 가족」)에 가녀린 영혼들의 상처를 아물리는 맑은 등불을 내건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을 오롯이 시의 외길을 걸어온 시인은 아직도 “너를 찾아 네 속으로, 나를 찾아 내 속으로 여행 중, 순례 중”(시인의 산문)이다. 어느 자리에선가 “제대로 써보고 싶다는 문학의 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했던 시인은 이제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여행”(「봄 기차」)을 떠날 채비를 차린다. 죽음과 허무의 세계를 건너 사랑의 기도로 세상의 모든 존재들을 품어 안는 따사로운 생명의 세계를 향해 나아간다. 그곳은 아마도 “자유리 평화읍 자비군 은총동”(「라일락 핀 동네」)일 것이고, 그곳에서 마침내 “시의 몸에 핏줄을 통하게 하는”(시인의 산문) 그리운 ‘애인’을 만날 것이다. 그리고 저물녘, “부활의 동굴”(「명순양의 결혼식」) 속에서 들려오는 “희망의 연둣빛 목소리 하나”(『벽 속의 편지』 개정판 「다시, 시인의 말」), 맑고 아름답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제1부ㆍ봄 편
봄 기차
아직도 못 가본 곳이 있다
등꽃, 범어사
핼쑥한 달
시든 양파를 위한 찬미가
못 하나
이 세상의 시간은
시골보리밥집
마당
아야아, 렌마스비 호수
내가 나에게 보낸 초대장
꽃그림 지붕 아래
돌사람
덧창-무덤마을에서
그 소녀
내 고향 홍원 풍산리 혹은 하얀 댓돌
문신하는 소녀

벚꽃 세그루
그리운 것은

제2부ㆍ여름 편-운조의 현(絃)
첫째 노래 운조를 찾아서
둘째 노래 아주아주 작은 창
셋째 노래 연꽃 미용실
넷째 노래 거기
다섯째 노래 복숭아밭에서 노는 가족
여섯째 노래 명순양의 결혼식
일곱째 노래 우표
여덟째 노래 팔월에 너는-해원상생굿시를 위하여
아홉째 노래 틈
열째 노래 바람 속에서의 식사
열한째 노래 아라홍련, 저물녘의 연못
열두째 노래 라일락 핀 동네
열셋째 노래 그가 문득 뒤돌아본다-반구대에서

제3부ㆍ가을 편
시월, 궁남지
청계폭포
우리들의 미포식당
사이에
발목, 기타기타아
푸르스름한 치마-나눔의 집에서
초록 머리카락의 아이
만도리(萬道裏) 국숫집 또는 낯선 길에서
잡풀을 뽑는다
영원에 대한 세개의 율(律)
가족사진
한용운 옛집
가을비, 흰, 어느날 오전 11시
무좀 시집
꿈은 자갈 위에 뒹굴다
먼 곳
한밤에 마당으로 나가
바늘꽃 기침 소리-DMZ를 위하여
가끔 여기가
웰컴 투 우다다

제4부ㆍ겨울 편-고모 또는 당고마기고모
고모, 모자 가게에 가다
당고마기고모의 구름무늬 블라우스
흐른다
가득하네
의자 두개
애끓는
손톱꽃
고모의 단추 또는 빨래
당고마기고모네 소파 위를 나는 파리
작은 새를 안고 가는 당고마기고모
누가 문을 두드리네
흘러라, 고모여
고모의 구불구불한 머리카락
당고마기고모가 봄바다를 이고 가네
아름다운 시간
당고마기고모의 대바늘
새벽 예배를 드리러 가는 고모

시인의 산문
시인의 말

저자 소개 (1명)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책 속에서]

아직도 못 가본 곳이 있다
티브이 다큐멘터리로 안 가본 곳이 없건만
갈수록 갈수록 멀어지기만 하는 못 가본 곳
언제나 첨 보는,

아직도 못 가본 곳이 있다
내 집에 있는 그곳
갈수록 갈수록 멀어지기만 하는 못 가본 곳
언제나 첨 보는,

아직도 못 만져본 슬픔이 있다
내 뼈에 있는 그곳
만져도 만져도 또 만져지는
언제나 첨 보는,

너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강
아직도 못다 들은 비명
떠나도 떠나도 남아 있는
―「아직도 못 가본 곳이 있다」 전문

그리운 것은 멀리 있네
발자국에서 길을 캐는 이, 아무도 없네, 시를 쓰네

그리운 것은 멀리 있네
눈물 자국에서 눈물을 캐는 이, 아무도 없네, 시를 쓰네

빠른 황혼과 비스듬한 새벽
그토록 많은 입구들, 그토록 많은 출구들 입술을 비-비네
시간의 비단 입술에 입술을 비-비네

세상의 모든 무덤들이 달려가네
잡풀들이 뒤따라 소리치며 달려가네

그리운 것은 멀리 있네
잠에서 꿈을 캐는 이, 별을 읽는 이
시를 쓰네, 엎드려 시를 쓰네
―「그리운 것은」 전문

나 늙고 늙었다
흰 머리칼 시간의 장대에 매달려 깃발처럼 펄럭인다
쭈글거리는 살은 어둠의 장식 같은 것
혀는 꿈꾸고 꿈꾼다
돌의 날개밭을
지층들이 부활의 동굴로 걸어들어가는 것을
어느 밤엔가는 천둥소리 흩날리며
번개의 은빛 장대 휘두르리

나 늙고 늙었으나
네가 껴입은 내 눈썹 도도히 흐르는,
부활의 동굴에서 그가 일어서는 것처럼
그렇게 일어서리
장대하게 장대하게 펄럭이리
―「청계폭포」 전문

별이 널 붙들면 어찌 될까, 한밤이 세계를 붙들듯이
네가 별을 붙들면 어찌 될까, 세계가 한밤을 붙들 듯이

그러다 그러다

너도 나도 별이 되면 어쩔까, 세계처럼 한밤처럼
그렇게 아득하면 어쩔까, 어쩔까
―「한밤에 마당으로 나가」 전문

얼룩진 유리창에 키스할 것
키스하고 또 키스할 것
길에서 편지를 쓸 것
구원을 기억할 것

새들이 왜 붉은 아침이면 날아오르는지 물어볼 것
반드시 반드시 날아오르는지, 왜 우리는 끝없이 날아오르는지
행복은 왜 불행인지, 불행은 왜 행복인지 물을 것, 끝없이 물을 것
인간을 구하지 못하는 인간적인 구호들을 무시할 것

모랫길을 즐길 것
신을 잊을 것
그러나 그러나
그 밀회는 잊지 말 것
―「새벽 예배를 드리러 가는 고모」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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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산문 중에서]

쓴다는 것은 끊임없는 정지, 또는 비상(飛翔)의 접속이다.
접속의 여행이다.
또는 사유의 ‘무한선율’과 그 변주, 풍경들의 접속과 그 확산.

쓰는 시간, 그것은 끊임없는 접속의 시간 속에 놓여 있다,
접속한 다음 통합하는 시간 속에서 꿈꾼다.



그래, 나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아직도 여행 중, 순례 중. 너를 찾아 네 속으로. 나를 찾아 내 속으로 여행 중, 순례 중. 이미지들이 떠도는 골목골목을 들여다보며 어느날은 여신이 된 옛 여인, 바리, 당고마기고모를 만나기도 하고, 나의 피붙이 운조를 만나기도 한다.



누구인가 소리친다.
거기서 언어의 물길을 솟아나게 하라. 그 물길이 소리길이 되어 달리는 것을 참을성 있게 기다려라. 온밤을 기다려라. 온 해를 기다려라. 임종의 한마디로 울릴 때까지 기다려라.

모든 여행은 이 영원회귀의 사막에서 우연의 현재를 필연화하려는 몸부림이다. 너의 현재, 갈수록 우연임을 깨달으라, 네게 쓰러져 누운 시의 입술, 감성의 입술, 정념의 입술을 찾아 헤매라. 우연히 집어든 언어 하나가 필연의 허리 속으로 우연의 언어 둘을 끌고 갈 때까지. 그것이 정념의 소리길이 될 때까지.



다시 여행이다.
내 시는 여행의 몸이다. 순례이다. 뼈다. 살〔肉〕이다.
다이달로스의 미로, 무한통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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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무엇인가―
휘익―
지나갔다―

내 눈 가장자리로―

지금―

2020년 가을
강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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