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0년 11월 25일 |
---|---|
쪽수, 무게, 크기 | 164쪽 | 316g | 130*204*20mm |
ISBN13 | 9788960906518 |
ISBN10 | 8960906514 |
출간일 | 2020년 11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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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64쪽 | 316g | 130*204*20mm |
ISBN13 | 9788960906518 |
ISBN10 | 8960906514 |
MD 한마디
[메리 올리버의 국내 첫 시집] 퓰리처상 수상 시인 메리 올리버의 시집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간되었다. 경이로운 자연과 모든 형태의 삶과 죽음에 바치는 사랑의 시 36편이 담겨 있다. 자연에 영혼을 불어넣고 어둠 속 한 줄기 빛을 건져 올리는 메리 올리버의 언어는 반복되는 서늘한 날들 속에서도 우리를 다시 일으킨다. -소설MD 김소정
퓰리처상 수상 시인 메리 올리버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시집 『천 개의 아침』 국내 첫 출간 사람들에게 ‘위로와 즐거움과 활력을 주는 시를 쓰고 싶다’([오, 오프라 매거진])던 시인 메리 올리버의 시집이 처음으로 국내 출간된다. 마음산책은 2013년 산문집 『완벽한 날들』로 국내 독자에게 처음 메리 올리버를 소개한 이후, 『휘파람 부는 사람』과 『긴 호흡』을 펴내며 ‘메리 올리버 전담 출판사’라는 이미지를 공고히 해왔다. 그동안 메리 올리버의 시집도 만나고 싶다는 독자들의 문의가 쏟아졌고, 드디어 영어 원문과 번역 시를 병기한 시집을 선보이게 되었다. 메리 올리버 정신세계의 뿌리 미국 프로빈스타운에서 맞이한 수많은 아침의 비유적 표현인 『천 개의 아침』은 출간 직후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선정되었다. 시집에는 광대하고 아름다운 자연 예찬,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고찰,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기쁨과 감사에 이르기까지 메리 올리버 시 세계를 관통하는 36편의 시가 실려 있다. 산문집 세 권을 옮기며 메리 올리버의 믿음직한 안내자 역할을 한 민승남 번역가의 번역으로 완성된 시들은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지극히 단순하고 일상적인 언어로 이루어진 원문 시를 독자가 직접 우리말로 해석해보는 것 또한 놓칠 수 없는 재미다. 표지 사진은 메리 올리버 산문집 세 권의 표지를 장식한 이한구 사진가의 작품이며 또, 『완벽한 날들』의 추천사로 큰 화제를 모았던 김연수 소설가가 다시 한번 ‘처음’의 마음을 보탰다. “이건 완벽한, 단 하나의 세계다. 이런 세계 속에서는 우리 역시 저절로 아름다워진다”라는 그의 말처럼 메리 올리버는 『천 개의 아침』으로 완벽한 단 하나의 세계를 독자에게 선사한다. 이건 완벽한, 단 하나의 세계다. 이런 세계 속에서는 우리 역시 저절로 아름다워진다. 한 줄 한 줄 따라 읽는 동안 생각의 쓸모는 점점 줄어들고, 심장의 박동은 낱낱이 느껴지고, 오직 모를 뿐인데도 아무것도 잘못된 것이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만약에 내가 수피교도라면 분명 돌고 돌고 도는 수피춤을 추고 있겠지.’ 메리 올리버의 시는, 내가 그대로 따라 추고 싶은 춤이다. ─추천사에서 그녀는 인간만이 아니라 풀, 나무, 새, 물고기 같은 모든 생명체, 더 나아가 바위, 연못, 의자, 빗방울 같은 것들에도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으며 그것들을 자매로 여겼다. 그녀는 자연이 없었다면 시인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에겐 숲으로 들어가는 문이 신전으로 들어가는 문이었으며 숲을 걷다 보면 점점 더 환희에 빠져들었다. 그 환희를 글로 찬양하는 것이 시였다. ─「옮긴이의 말」에서 |
나는 바닷가로 내려가 마침 거기 서 있다가 어리석다고? 아니, 그렇지 않아 정원사 황금사원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후에 만약에 내가 잘 가렴, 여우야 하나의 세계에 대한 시 그리고 밥 딜런도 세 가지를 기억해둬 허리케인 오늘 맨 처음 퍼시가 돌아왔을 때 어둠이 짙어져가는 날들에 쓴 시 블레이크는 죽어가며 흉내지빠귀 이끼, 산들, 강들 천 개의 아침 옛이야기 붕, 붕 난 결심했어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초록, 초록은 내 자매의 집 그 순간 세상의 이치 공항 활주로 확장 조수 썩은 그루터기에서, 무언가 우리의 숲에는, 가끔 진귀한 음악이 조간신문 시인은 인간의 본성을 우리의 근원인 바다에 비유하지 아름다운 장소들로의 여행에 대하여 많은 해답들을 가진 사람 인생 이야기 “나는 나의 개 퍼시를 생각하게 될 테니까” 바라나시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작가 연보 메리 올리버를 향한 찬사 |
영미권 사람들이 하이쿠를 좋아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의구심이 든다. 일본어를 할 줄 알면 모를 모를까,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과연 하이쿠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을까. 메리 올리버의 시집 <천 개의 아침>을 구입할 때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영어를 전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영시를 척척 이해할 만큼 잘하지는 못하는 내가 과연 이 책을 온전히,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우리말로 번역된 소설도 잘 읽고 산문도 잘 읽는다. 원어로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던 적도 있고 실제로 원서를 구입해 읽어본 적도 있지만, 대부분은 우리말 번역본을 아무런 의문이나 의심 없이 읽는다. 그러니 시도 그렇게 읽으면 되지 않을까. 번역 과정에서 더해지거나 덜어지는 부분이 없지는 않겠지만, 익숙지 않은 언어로 쓰여 있어서 영영 읽지 못할 뻔한 글을 읽을 수 있으니 기쁘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만난 이 시집은, 기대한 대로 여유롭고 편안했다. 1935년생인 시인은 1963년 첫 시집을 발표한 이후 평생 서른 권이 넘는 시집과 산문집을 출간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북동부에 있는 프로빈스타운에서 날마다 숲과 바닷가를 거닐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예찬하는 시를 썼다. 그의 시에는 바다, 파도, 나무, 해바라기, 장미 같은 자연물이 자주 등장한다. 고양이, 개, 주머니쥐, 굴뚝새, 백로 같은 동물도 단골로 나온다.
나무의 그늘이나 황야의 빈 공간처럼 무엇이 '없는' 자리를 보고도 시인은 무엇이 '있음'을 느낀다. 공터를 가만두지 못하고 공항 활주로 같은 인공물을 지으려고 하는 사람들을 일침하는 시도 있다(<공항 활주로 확장>). 종국에는 작은 구름이 되어 무엇에도 매이지 않고 지구 표면의 물과 들을 내려다 보고 싶다고도 말한다. 과연 그는 소원대로 작은 구름이 되었을까. 지금쯤 어느 땅 위를 날고 있을까.
‘예술가들의 고장 프로빈스타운에서 날마다 숲과 바닷가를 거닐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시를 쓰면서 소박한 삶을 살았다.’
시인은 2019년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의 시를 읽고 있으면 그녀가 조용히 바닷가를 산책하는 듯한 모습이 아주 가까이 선명하게 다가옴을 느껴본다.
다른 분들의 리뷰에서도 그랬듯이 나도 차분한 마음으로 시집 왼쪽에 실린 영문시를 천천히 필사를 해봐야겠다.
오늘
오늘 나는 낮게 날고 있어.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모든 야망의 주술을 잠재우고 있지.
세상은 갈 길을 가고 있어,
정원의 벌들은 조금 붕붕대고,
물고기는 뛰어오르고, 각다귀는 잡아먹히지.
기타 등등.
하지만 나는 오늘 하루 쉬고 있어
깃털처럼 조용히.
나는 거의 움직이지 않지만 사실은 굉장히 멀리
여행하고 있지.
고요. 사원으로 들어가는
문들 가운데 하나.
시인처럼,
우리는 가끔 쉬어야 하는데 우리의 영혼은 너무 바쁘게 사는 것 같다.
시 ‘오늘’을 깊이 새겨 읽으며 하루를 쉬어보자.
조용히 마음의 산책을 하며.......고요 속으로 들어가 보자.
어스름 동이 터오는 듯한 짙푸른 풍경과 ‘천 개의 아침’이라는 글이 적힌 표지를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평소 시를 잘 읽지 않아 이런 독서 편식을 없애기 위해 1년에 최소 1권은 읽자는 목표를 만들어놓은 터였다. 그리고 그 기준으로 보면 얼마 전 정호승 시인의 시집을 읽었기에 2021년의 목표는 이미 달성한 셈인데, 내 마음을 끄는 시집을 만났다.
천 개의 아침
밤새 내 마음 불확실의 거친 땅
아무리 돌아다녀도, 밤이 아침을
만나 무릎 꿇으면, 빛은 깊어지고
바람은 누그러져 기다림의 자세가
되고, 나 또한 홍관조의 노래
기다리지(기다림 끝에 실망한 적이 있
었나?). p.71
A THOUSAND MORNING
All night my heart makes its way
however it can over the rough ground
of uncertainties, but only until night
meets and then is overwhelmed by
morning, the light deepening, the
wind easing and just waiting, as I
too wait (and when heve I ever been
disappointed?) for redbird to sing. p.70
'시'는 여전히 어렵고 낯설지만, 밤새 불확실의 거친 땅을 돌아다닌 나의 상념이 아침 햇빛을 만나 누그러지고 바람마저 부드러워지는 그 느낌에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내가 만난 천 개의 아침, 만 개의 아침, 그 시간들을 생각해 보았다.
그 수 많은 새로운 아침이 시작될 때 나는 천 개의 마음으로, 만 개의 마음으로 대했던가, 하나, 하나 모두 다른 순간들 이었을텐데 나는 항상 그 시간을 무심히 맞이하고 지나치지는 않았던가. 나의 아침들에 괜히 미안하고 그만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만날 천 개의 아침, 만 개의 아침, 저녁, 별이 가득한 밤,
그 순간들에 감사하고, 사랑하며 맞이해야지.
*덧붙이는 말
메리 올리버 Mary Oliver
시집을 다 읽고 나서야 책날개에 적힌 저자에 대한 소개를 읽었다. 시인에 대해서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으면서, 어떤 이유에서인지 나는 그녀가 여전히 글을 쓰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내게 이미 두 해 전, 세상을 떠났다는 글은 까닭 모를 황망함을 느끼게 한다. 그녀가 만난 천 개의 아침에 대해 더 이야기를 듣고 싶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