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0년 11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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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528쪽 | 654g | 135*195*41mm |
ISBN13 | 9788925591711 |
ISBN10 | 8925591715 |
사은품 : 포함, 소설/시 2만원 이상 구매 시 〈자개 책갈피〉 증정 (포인트 차감, 선착순 한정)
출간일 | 2020년 11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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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528쪽 | 654g | 135*195*41mm |
ISBN13 | 9788925591711 |
ISBN10 | 8925591715 |
MD 한마디
[히가시노 게이고 〈블랙 쇼맨〉 시리즈의 시작] 조용한 고향 마을, 아버지가 살해당했다.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은 아버지와, 10년 만에 나타난 삼촌, 용의선상에 오른 동창들까지, 모이지 말아야 할 자리에서 시작된 기이한 복수극이 펼쳐진다! 코로나 이후의 현실을 생생하게 담아낸, 히가시노 게이고의 새로운 미스터리. -소설MD 박형욱
아버지의 장례식이 끝나고 아버지가 등장했다! 모이지 말아야 할 자리에서 시작된 기이한 복수극 35년 베스트셀러의 정점, 히가시노 게이고 최신간! 아버지가 살해당했다, 그것도 결혼 소식을 알린 직후에.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 비극은 시작되는 걸까? 대기업 취직 후 약혼자와 꿈꾸던 결혼식을 준비해 나가던 마요. 경찰서에서 온 한 통의 전화를 받고 그녀는 고향으로 간다. 이제 너도 행복해질 일만 남은 거라던 아버지와의 전화가 생전 마지막 통화가 돼버렸다. 경찰은 아버지의 사체에서 교살의 흔적을 발견하고, 곧바로 살인 사건으로 전환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인다. 이름조차 없는 조용한 마을에서 살인이라니, 게다가 아버지는 마을 전체에서 존경받던 교사였기에 온 마을이 시끄러워진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 잠길 새도 없이 고향 집 구석구석 현장 감식에 협조하고 있는데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쓴 수사관 사이에서 괴팍하게 소리치는 한 남자가 들어온다. 남의 집에 허락도 없이 들어왔다고 노발대발하는 남자, 알고 보니 마요의 삼촌 다케시다. 다케시는 미국에서 유명한 마술사였다. 마요가 태어나고 단 두 번 만났을 뿐이다. 그는 왜 10년 만에 연락도 없이 나타난 걸까? 하필 아버지가 살해당한 다음 날에.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은 매년 새 작품을 선보이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새로운 시리즈로 발표하는 작품의 첫 권이다. 분량의 부담을 잊은 채 책장을 넘기게 하는 흡인력 있는 전개와 35년간 베스트셀러를 낸 작가의 관록에 읽을수록 혀를 내두르게 된다. 에필로그에 나오는 또 하나의 사건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들이 다음 권을 기대하게 만드는 장치이기도 하다. 이 책은 2020년 11월 30일 전 세계에 동시 출간을 한다. |
잘 읽힌다. 아니, 잘 읽힐 거라는 믿음이 있어 늘 읽게 된다. 믿음은 날 배신치 않는다. 꽤나 두꺼운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도 그랬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생각이 들면서 한 편으로는 이런 전개도 가능하다니 싶어 당황했다. 두께가 두꺼운 만큼 적잖은 인물이 등장했고, 이는 나를 긴장시켰다. 벌어진 일은 살인사건 1건이지만 범인을 색출하기 위해서는 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었으니 이는 당연한 일이었다. 두께만을 놓고 보면 중도포기해도 이상치 않으나 어서 앞일을 알고 싶다는 욕망이 더욱 컸기에 끝까지 읽고야 말았다.
학교를 졸업한 지 얼마나 되었을까. 중학교 동창회 소식이 들려온다. 오랜만에 지인들을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진심으로 반기는 이들도 있겠으나, 주인공격 인물인 마요의 심경은 복잡하다. 그의 아버지는 교사다. 하필이면 같은 학교에서 아버지와 딸이 교사와 학생으로 생활을 했으니, 이는 별일 아님에도 구설수에 오르기 딱인 조건과도 같았다.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제 아버지에게 고스란히 아뢸 수 있는 요주의 인물 취급을 받을까봐 마요의 행동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뛰어난 학업성취도를 보이지 않으면 아버지에게 누를 끼칠 수도 있단 생각 또한 수시로 엄습했다. 누가 무어라 타박하기 전에 저절로 위축되고야 마는 나날들의 연속이었을 터이니 어른이 되길 손꼽아 기다렸으리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마요가 결혼을 앞두고 있으니 이 모든 건 다 지난 일과도 같다. 마음 한 구석의 불편함을 다스려가며 동창회 참석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데, 때 아닌 아버지의 사망 소식이 들려온다. 심지어 타살이 의심된단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아버지에게 원한을 품을 만한 인물이라곤 떠오르지가 않는다. 여느 살인사건이 다 그러하겠지만 경찰은 수사에 대해 말을 아낀다. 누구에 의해, 왜 돌아가실 수밖에 없었는지,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기다리는 것만이 최선 같다.
자칫 지루하게 흘러갈 법한 이야기에 생기를 불어 넣는 건 마요의 삼촌 다케시다. 아버지의 친동생이라고는 하나 닮은 구석이라곤 조금도 없는 이 인물은 머나먼 미국 땅에서 살고 있어 이 시점에 등장했다는 것 자체가 의문이다. 이렇게 말하면 지독한 편견을 지녔다는 평을 들을 수도 있겠지만, 다케시의 직업은 마술사다. 보고도 속는다는 트릭을 수시로 구사하는데다 괴팍하기까지 하다. 돈 앞에선 꽤나 쪼잔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도무지 정이 가질 않는데, 스스로 범인을 찾아내겠다며 나서는 그에게 마요는 손을 내민다.
다케시가 마술사가 아니었더라면 이 작품을 달리 받아들였을지도 모르겠다. 다케시가 구사하는 화법은 굉장히 설득력 있어 보이지만 실상은 화려한 말장난에 가깝다. 아는 게 전혀 없는 상황에서도 그럴싸한 문장을 구사해가며 상대로부터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끌어내는 모습에서 혹자는 충만한 사기꾼 기질을 읽어냈을 수도 있다. 제 아무리 마술사여도 예민하고도 치밀한 인물을 만나면 고전을 피하기가 힘든데, 하나같이 다케시 앞에서는 무장 해제를 당하고야 만다. 무릎을 치며 감탄사를 자아낼 정도의 놀라운 추리력이 아님에도 이와 같은 흐름이 가능한 데는 왠지 다케시의 직업이 큰 역할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배경이 고요한 시골 마을이라는 점이 인간성 혹은 자본주의 사회의 추악한 면모를 더욱 도드라져 보이게 하는 것 같다. 등장인물 중 상당수가 같은 학교 출신, 그것도 같은 나이다. 한 때 같은 교실에서 머리를 맞대고 공부했을 사이임에도 상대를 “선생님”이라 부르고, 상대는 이를 아무렇잖게 받아들인다. 한 생명을 사망으로 몰고 간, 용서 받기 힘든 행동의 주인공에 대해서는 일종의 연민이 이는 반면, 호칭이 풍기는 굴욕을 아무렇잖게 받아들이는 인물들에 대해서는 이상하게도 반감이 인다. 서로 동떨어진 것 같은 이야기의 중심에 놓인 ‘환뇌 라비린스’의 실체에 눈을 뜨기까지 이와 같은 감정은 지속된다. 밉상이기는 하나 한시라도 빨리 다케시의 추리력이 이에 미치길 바라는 마음이 든다고 할까나.
착착 입에 붙는 편은 아니었다. 우연에 가깝게 느껴지는 이야기들이 서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데, 이를 다케시가 마법을 부려 연결시켜 놓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제 형이 살해당한 사건마저도 마법사 다케시를 위한 쇼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죽음과 성공, 사랑. 우리 모두는 어쩌면 작품명도 모른 채 무대에 올라 자신의 삶을 연기하고 있는 중인 것일 수도 있다. 하늘에 어둠이 짖게 깔리는 순간만을 기다리며 실수할까 긴장한 채 자신만의 마법을 부리고 있으나, 마법이 마법인 줄도 모른 채 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알에이치코리아(RHK)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찬사가 절로 나올만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확실한 한방을 선사하는 소설이다. 코로나 19로 힘겨운 현 상황을 제대로 묘사해주고 있는 최신작인 듯 하다.
아버지 가미오 에이치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가미오 마요는 황망한 마음으로 고향을 향한다. 평범하고 조용한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은 삽시간에 주민들의 일상을 잠식한다. 존경받는 중학교 국어 교사였던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마요는 아버지의 제자이면서 용의선상에 오른 자신의 동창들을 한 명씩 관찰해야 한다. 게다가 미국에서는 유명한 마술사였다고 하지만 거의 10여년 동안 마요와 연락이 끊겼던 삼촌 가미오 다케시가 불시에 마을을 찾아와서 수상쩍은 행동을 한다. 마요는 아버지와 나이가 많이 차이나는 삼촌인 다케시를 신뢰할 수 없지만 수사에 전혀 진척이 없는 경찰도 믿을 수 없기에, 삼촌과 함께 독자적으로 사건 해결책을 찾아 나서기로 한다.
《환뇌 라비린스》의 작가 구기미야 가쓰키와 그 매니저를 자처하는 고고노에 리리카, 건설회사 부사장이 되더 지역 활성화를 주도하게 된 가시와기 고다이, 인터넷 비지니스로 한몫 잡은 스기시타 가이토, 음식점을 운영하는 누마카와 신스케, 살해당한 에이치를 제일 먼저 발견한 술집 주인이 된 하라구치 고헤이, 주인공 마요와 가장 가까운 친구인 혼마(이케나가) 모모코, 지방 은행의 은행원이 된 마키하라 사토루에 이르기까지.
용의선상에는 오르지 않았지만, 마요의 약혼자인 나카조 겐타와 모모코의 남편인 이케나가 료스케의 행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름 없는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의 전말은 무엇일까. 동시대의 움직임에 예민하게 반응해온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블랙 쇼맨'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며 돌아왔다. 가미오 다케시가 이제는 주인공이 되어 블랙 쇼맨 시리즈를 이끌어 갈 것인가? 기대되는 캐릭터가 될 것이다.
마스크를 쓰고 외출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코로나 시대의 면면이 충실히 담겨 실감을 더하고, 당장 며칠 후를 예견할 수 없는 팬데믹 사태라는 외부 상황이 미스터리와 만나 더욱 긴장감을 자아낸다. 2020년 11월 30일 전 세계 동시 출간되어 독자를 만나는 따끈따끈한 최신간으로, 한국 독자만을 위한 작가의 메시지도 수록되어 있다.
2022. 1. 20. (목) 두뽀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