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0년 11월 2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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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40쪽 | 500g | 133*200*30mm |
ISBN13 | 9791191247008 |
ISBN10 | 1191247007 |
출간일 | 2020년 11월 2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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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40쪽 | 500g | 133*200*30mm |
ISBN13 | 9791191247008 |
ISBN10 | 1191247007 |
MD 한마디
[당신을 사로잡을 새로운 SF의 출현] 독특한 설정을 취하면서도 매력적인 캐릭터와 몰입감 있는 이야기로 보편의 공감을 끌어내는 힘이 돋보이는 소설. 탄탄한 배경을 바탕으로 한 빛나는 상상력, 평범한 이들의 연대, 순수하고 과감한 용기와 성장 등 독자를 설레게 할 요소들이 가득한 신선하고 기분 좋은 자극의 SF. -소설MD 박형욱
‘2019 베스트 SF 1위’(『SF가 읽고 싶어!』 선정)에 오른 일본 SF 최고의 화제작. 사랑과 우정을 담아낸 서정적인 이야기들 속에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넘쳐나는 감성 SF. 정식 출간 이전에 이미 중쇄가 결정되고 출간 2주 만에 5쇄라는 기록을 세운, 2019년 일본 SF 최고의 화제작. 평행세계, 인격이식, 싱귤래리티, 대체 역사, 신칸센 저속화 현상 등 SF만의 독특한 설정에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탄탄하게 엮이며 고른 완성도를 갖춘 역작들을 선보인다. 칼 포퍼의 『열린사회와 그 적들』을 연상시키는 표제작을 비롯해 총 6편이 수록되어 있으며, 정세랑 · 천선란 소설가가 추천사를 썼다. |
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 7 제로연대의 임계점 63 미아하에게 건네는 권총 95 홀리 아이언 메이든 193 싱귤래리티 소비에트 233 빛보다 빠르게, 느리게 301 감사의 말 430 옮긴이의 말 434 |
세상은 넓고 명작은 많다. 한나 렌의 <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은 아마도 올해 가장 의미있는 발견이라고 해도 좋을, SF를 사랑하는 팬의 입장에서 오래오래 기억될만한 작품이다. SF는 과학과 상상력이 기반이 된 '다른 세계'의 이야기이지만, 역설적으로 나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세상을 성찰하는 장르이기도 하다.
SF에서 시공간을 초월하는 이야기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함을 말해준다. 세계관 내의 다른 존재는 현재 우리와는 다른 장애와 편견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사랑이나 기쁨, 행복과 같은 가치는 어떠한 기술로도, 시간과 돈으로도 영원히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아주 잠깐의 즐거움을 감사하게 생각해야 하는 숭고한 감정을 일으킨다. SF를 본다는 것은 결국 지금의 나와 현재의 세상을 돌아보게 하는 것이다.
좋은 SF 작품은 그러한 감정의 고양이 한없이 벅차오를만큼 장대하게 일어난다. 한나 렌의 <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도 그렇다. 표제작을 포함한 <제로 연대의 임계점>, <미아하에게 건네는 건총>, <홀리 아이언 메이든>, <싱귤래리티 소비에트>, <빛보다 빠르게, 느리게>의 수록된 모든 작품이 절로 감탄이 나올만큼 훌륭한 걸작이다. 현존하는 SF 작가 중에서 테드 창과 앤디 위어, 켄 리우가 거장의 위치에 올라 있는 듯 하지만, 한나 렌 또한 이들과 동일한 반열에 오를 것이라 예상한다. (물론 우리 나라의 김초엽 작가님이나 김보영 작가님도 그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을 포함한 이 책에 수록된 중단편들은 한 작가가 썼다고 믿어지지 않을만큼 다양한 소재와 형식을 갖고 있지만, 공통적으로는 미래의 '새롭고 낯선 세계'를 다룬다. <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은 여러 평행 세계를 이동하는 현실을, <미아하에게 건네는 권총>은 뇌과학으로 사랑을 지배해버리는 시대를, <싱글래리티 소비에트>는 공산주의의 인공지능이 세계를 지배하는 대체 역사를, <빛보다 빠르게, 느리게>는 2600만분의 1초로 시간이 흐르는 저속화 재난의 세계를 다룬다.
<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은 여러 평행 현실을 자유롭게 오가는 세계의 이야기다. 다양한 메타버스의 세계를 연상하듯, 이들은 어떠한 결핍 없이 원하는 세계에 원하는 캐릭터로 여러 세계를 옮겨다닐 수 있다. 최근 비즈니스에서 많이 쓰이는 용어 중에 'seamless'라는 말이 있는데, '솔기가 없는' 이라는 뜻이지만 '매끄럽고', '끊김없는' 고객 경험을 비유할때 많이 사용된다. 이를테면 클릭 한 번으로도 상품을 구매하는 등 고객이 신경을 크게 쓰지 않고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경험을 몰입해서 하는 경우다. 이러한 'Seamless'의 끝판왕이 나와 가상의 여러 평행세계가 끊김없이 몰입될 수 있는 세계, 바로 '매끄러운 세계'이다.
이 '매끄러운 세계'에서 매끄러운 세계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승각장애'를 가진 이들이다. 승각장애는 나로부터 다른 나로 이동하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릴 수가 없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일컫는다. 그 세계의 본질을 벗어난 비주류이자 그 세계에서는 정상적이지 않은, 말 그대로 '장애'를 가진 이들이다. 인생의 '백업 데이터' 없이 단 하나의 세계에서만 머물러야 한다.
이들은 소수의 비주류이자, 그 세계의 세계관을 위협하는 '적'이기도 하다. 자신들이 갖고 있는 승각장애를 다른 이들에게 전파한다면? 그것은 그 세계관의 주류들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테러일 것이다. 승각장애를 안고 있는 주인공 하즈키의 친구인 마코토는 승각장애를 일으키는 약을 매끄러운 세계에 뿌리는 테러의 역할을 맡는다. 하즈키의 선택은 그저 마코토를 '지켜봐주는 누군가가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일이다. 하즈키는 전 세계를 구하고, 자신을 희생하여 마코토와 승각 장애를 함께 나눠갖는다.
'승각장애'라는 말이 존재하지도 않는 우리의 현실은 당연히 하나의 가능성만을 가지고 사는 '백업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는' 세계이다. 여러 평행 현실을 오가는 새로운 세계에서도, 승각장애라는 비주류인 친구를 위해 같은 문제를 공감한다는 것. 매끄러운 세계가 일반 세계 던지는 가장 숭고한 대답이다. 우리에게는 단 하나의 세계, 단 한 번뿐인 오늘이 있을 뿐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작가라는데
국내에 소개된 건 이 단편집이 전부인가?
장편이 궁금할 수밖에 없는 단편들이었다.
최근 한국SF 소설들을 자주 접했는데
그와는 묘하게 다른 결을 가진 느낌이라 즐거운 독서였다.
여러 국가의 신진 SF 작가들 단편들을 엮어 낸 소설집이
여러 권 정도 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요즘은 SF 장르가 전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국가 간 장벽을 허물기가 비교적 쉬운 장르인 만큼
우리 작품들이 세계로 멀리 뻗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