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0년 11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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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36쪽 | 584g | 145*215*30mm |
ISBN13 | 9791185359359 |
ISBN10 | 1185359354 |
출간일 | 2020년 11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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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36쪽 | 584g | 145*215*30mm |
ISBN13 | 9791185359359 |
ISBN10 | 1185359354 |
두번째 여행, 쇠락과 소멸 끝에 보이는 예술의 향연! 코로나19로 전 세계의 통로가 봉쇄된 지금, 어쩌면 여행은 언제 다시 가게 될지 모르는 기약없는 약속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시기를 잘 이용하면 우리가 떠났던 여행을 되돌아보고 음미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골목 책방의 북텐더이자 사회학자인 노명우 교수는 『두번째 도시, 두번째 예술』에서 마치 고고학자가 유물을 발굴하듯 시간의 지층을 하나하나 파고들어가 세계적 예술도시에 묻혀 있는 예술의 사회사를 파헤친다. 이 시간여행은 관광 명소를 서둘러 찾아다니며 수없이 셀카를 찍어댔던 ‘첫번째 여행’에서 벗어나, 도시의 심층에 숨겨진 ‘두번째 예술’을 찾아나선 한 ‘예술인간’의 기록이다. |
책머리에 프롤로그 2001년 5월 9일, 예술이라는 보편언어를 발견하고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허가증을 받던 베를린의 그날 1장 1994년 12월 18일, 기원전 3만 7천년의 호모 루덴스가 모습을 드러내던 아르데슈의 그날 2장 330년 5월 11일, 로마제국의 새 수도 콘스탄티노플이 구원을 기다리며 탄생하던 날 3장 1453년 5월 29일, 콘스탄티노플이 사라지던 날의 피렌체 4장 1781년 6월 13일, 모차르트가 아버지에게 편지를 쓰던 날의 빈 5장 1853년, 예술이 궁전의 굴레에서 벗어나 오스망식으로 개조된 도시로 나아가던 날의 파리 6장 1945년 4월12일, 바그너가 연주되던 날의 베를린 1942년 8월 9일, 쇼스타코비치가 연주되던 날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에필로그 2020년의 서울, 다시 모국어의 세계에서 참고문헌 사진 출처 |
20여 년 전 유학 시절에 여행한 유럽의 도시들을 중년이 되어 다시 여행한다는 콘셉트의 책이다. 단순히 여행기라고 하기에는 읽을거리가 많고 생각할거리도 풍부하다.
시간적으로는 기원전 3만 7천년의 것으로 추정되는 프랑스 쇼베 동굴의 벽화부터 20세기 러시아의 작곡가 쇼스타코비치의 연주까지, 공간적으로는 이스탄불에서 피렌체, 빈, 파리, 베를린,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거쳐 서울에 다다르기까지를 다룬다. 그만큼 읽기가 쉬운 책은 아니지만 한 번 읽으면 유럽의 정치, 문화, 예술사를 잘 정리한 기분이 들 것이다.
음악의 형식이나 분위기는 전혀 다를지 몰라도 (모차르트가 추구한) "장인도 신하도 아닌 자율적인 예술가"였다는 점에서 모차르트를 가장 잘 계승한 음악가는 쇤베르크라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바그너의 열렬한 팬이었던 히틀러가 자신의 정치 행사에 바그너를 이용한 방식을 통해 정치와 예술의 관계를 설명한 대목도 흥미로웠다.
유럽에서 시작된 여행이 유럽에서 끝나지 않고 (저자가 사는) 서울에서의 여행으로 마무리되는 결말도 좋았다. 숭례문과 한양 도성, 광화문, 전봉준 동상과 전태일 동상, 탑골공원, 간송미술관, 평범한 업무용 빌딩처럼 보이지만 김근태나 박종철 같은 민주화 열사들이 고문당한 장소인 남영동 대공분실 건물 등. 일상에서 여행을, 예술에서 역사를 발견하는 눈을 나도 가지고 싶다.
이 책은 읽는 내내 저를 행복하게 해 주네요. 이 책을 다 읽고나면 이젠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들 정도였습니다. 나이를 많이 먹도록 해외 여행 한번 가보지 못했지만, 이런 저자의 안목 없이 그냥 가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도록 도시의 정서와 느낌을 공간적으로 뿐만아니라 시간적인 깊이로도 추적해서 보여줍니다. 도시의 공기와 냄새를 느낀다고 하는 표현에서 시공간적인 역사의 숨결까지 느낄때 그 도시를 한층 더 이해하게 해 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오랜 세월을 살아온 서울조차도 저자의 안목이 없다면 오늘 하루를 버티려고 순간을 살아가는 저의 사고로는 그냥 의식주와 교통과 인프라가 얽힌 복합체에 불과할 것입니다. 사회학자가 예술과 역사를 통찰하며 걸어간 도시의 발자취를 느끼는 행복을 이 책을 읽는 시간만큼이라도 누릴 수 있어 마치 저에게 여행의 추억이 생긴 것 같기도 하네요^^
이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2020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책입니다. 읽어보니 선정될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베를린, 로마, 피렌체, 빈, 파리, 상트페테르부르크, 서울 등 각 도시가 품고 있는 역사, 문화, 예술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나아가 그 도시의 시대적 의미를 곱씹어 보는 도시학, 사회학 에세이입니다. 여행자들이 여행을 하며 그 낯설음으로 부터 받게 될 자극, 낯선 도시의 고유하고 특이한 냄새, 습기와 공기, 나아가 그 도시만이 품고 있는 예술 이야기들을 담담한 어체로 풀어 갑니다.
낯선 도시로의 이동은
상상만으로도 가슴을 뛰게 한다.
책머리에
저자는 독일에서 유학하던 시절, '끔찍하게 외롭다'는 감정을 느꼈다고 합니다. 독일어가 모국어가 아닌 이상 내 감정 표현이 제한될 수 밖에 없고, 주류의 세계로 속하기에는 보이지 않는 경계선이 존재할 수 밖에 없었겠죠. 유학생들이라면 한 번씩 경험하는 외로움이긴 하지만 사람마다 그 감정 골을 더 깊게 느끼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라디오헤드의 노래 Creep 'I don't belong here' 가사가 생각나네요. 같은 장소에 살고는 있지만 나 자신은 그 곳에 속하지 못한다는 이방인의 감정. 저자는 이 같은 방황 속에서 문득 예술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됩니다. 현실에서의 도피이자 예술이라는 보편 언어를 통해 편안함을 찾게 되는 과정이었을 듯 합니다.
다만 이 책은 저자가 당시 예술에 눈을 뜨게 되었을 유학 시절 당시의 글이 아닙니다. 그가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중년이 되었을 때, 여행자라는 스스로 선택한 이방인의 눈을 갖고 돌아보게 되는 유럽 각국 도시들의 이야기 입니다. 젊은 시절 그냥 지나쳤던 예술작품들을 여행자의 눈으로 보기 때문인지 한결 여유가 느껴집니다.
책에는 베를린, 로마, 피렌체, 빈, 파리,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의 역사적인 도시들이 등장하는데요, 각각의 이야기들이 모두 무척 흥미롭습니다. 아르데슈 론강의 원시동굴에서 발견된 기원전 수만년 전 인류의 예술 작품, 로마제국의 수도가 되어 기독교를 받아들인 콘스탄티노플, 전통 예술에 반하는 예술가들이 쉼없이 등장하는 빈, 예술의 중심지였던 아름다운 파리, 이 곳을 침공한 히틀러가 더욱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고자 구상했던 게르마니아 베를린의 모습, 그리고 '죄와 벌'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화려하게 빛나던 과거의 도시의 역사들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저는 정작 해외 각국의 역사적 도시 이야기보다 에플로그를 통해 드러난 2020년 우리 서울의 모습이 가장 감명깊게 와 닿았습니다. 초현대적인 도시인 서울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고대의 예술-인간의 흔적들, 예를 들어 숭례문 주변 지역이 담고 있는 사형터의 역사, 몇 번이고 가 보았지만 내 눈에는 띄지 않았던 서소문 역사공원 벤치에 전시되어 있다는 티모시 슈말츠의 '노숙자 예수' 작품 이야기,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릴 뻔했던 18세기 풍속화 기록을 살려낸 전형필의 '간송미술관', 그리고 남산 안기부 건물, 중앙정보부 남산 본관 건물, 남영동 대공분실 건물 등 근대사에 있어서의 아픈 기억의 장소들에 대한 이야기가 참 감명깊었습니다.
저자는 우리가 눈을 뜨고 있지만 알아차리지 못하는 '맹목의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고 말합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서울이 바로 주제 사라마구의《눈 먼 자들의 도시》라는 사실에 가슴 한 켠이 공허해지기도 하네요. 해외 여행지 돌아보기를 좋아하지만 정작 내 평생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서울이라는 도시에 대해서는 모르고 사는 것 같아 반성도 하게 됩니다. 이제부터는 어느 도시든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될 것만 같습니다.
서울을 떠나 다른 도시에 가면
모국어의 세계에서 사물을 보는 방식이
유일한 방식이 아니었음을 새삼 깨닫는다.
에필로그
발행일: 2020.11.30
펴낸곳: 북인더갭
총페이지: p.435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