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인생 1막에서 끝도 없이 도돌이표를 찍게 될 줄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그 주인공이 왜 하필 나여야 하는지, 지금도 이해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이들도 있다. 주변에 시도 때도 없이 다그치거나 염장 질러가며 위로인 척, 걱정인 척, 훈수 두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지금 자신의 인생이 1막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 p. 18
결혼식장에 함께 들어선 남자의 뒤통수에 대고 소곤대는 지인들의 평가에서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순 없다. 적어도 여태까지 버텨온 자존심을 보상해줄, 최소한의 조건을 갖춘 남자여야 한다는 압박감이 해를 더할수록 강력해진다. 그러다 보니 욕심을 쉽게 내려놓을 수 없게 되고, 욕심에 맞는 사람을 찾으려니 연애가 쉽지 않아지고, 그렇게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 p. 29
지금 다가오는 남자가 정말 순수한 호감으로 나에게 잘해주는 것인지, 가벼운 찔러보기인지, 아니면 날 호구로 만들려는 속셈인지는 시작해 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다. 그러니 무조건 철벽을 치고 방어할 필요는 없다. 어떤 스포츠 경기에서도 방어만으로 승리하는 경우는 없다. 적절한 공격과 환상적인 수비가 조화를 이뤄야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 p. 43
나이와 타고난 외모에 연연하지 마라. 당신의 문제를 굳이 그것들에서 찾으려 하지 말고, 표정이든 대화법이든 다른 문제점은 없는지 찬찬히 돌아보고,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에게 물어서라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노력해 보라. 외형적인 것 말고, 남자의 낚시질에 걸리지 못하는 치명적 단점은 없는지 진지하게 돌아볼 때다. --- p. 54
조건이 맞으면 느낌이 안 맞고, 느낌이 맞으면 조건이 안 맞게 돼 있다. 이때 어느 한쪽을 포기해야 할지 결정하는 것은 당신의 몫이다. 이것도, 저것도, 두루두루 괜찮은 남자는 좀 더 어렸을 때 골랐어야 했다.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두루두루 괜찮은 남자는 이미 남의 것이 돼 있고, 두루두루 평범하고 무난한 노멀남은 이제 판타지일 뿐이다. --- p. 68
운동선수가 부상을 입어서 오랫동안 훈련을 쉬면 경기 감각이 떨어지듯이, 긴 시간 동안 연애를 하지 않으면 연애 감각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이치다. 괜찮은 남자를 봐도 이성의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고, 감성 촉촉한 영화나 소설을 봐도 쉽게 감정이입이 되지 않고, 어쩌다 남자와 마주 앉아도 어떻게 대화를 이어가야 할지 막막해지고, 상대가 보내오는 그린라이트를 전혀 캐치하지 못한다면…… 이 모두가 연애 감각이 떨어졌다는 증거다. --- p. 81
아무리 상대가 호감을 표현해도 그것을 적절한 타이밍에 캐치하지 못한다면 관계가 끝나버릴 수 있다.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끝날 수 있는 허무한 관계가 썸이고, 그렇게 캐치하기 어려운 시그널이 그린라이트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상대가 그린라이트를 켜주기만 기다리는 것은 실패할 위험이 높다. 마음만 있다면 사랑의 직진 신호를 직접 켜고, 내친김에 교통정리까지 하는 편이 가장 확실하다. --- p. 105
괜찮은 골드미스터는 괜찮은 여자와 썸을 탈 때, 좋은 관계를 되도록 오래 유지하고 싶어 한다. 자신이 동의한 적 없는 구속받는 관계를 남자는 흔쾌히 받아들이지 못한다. 반면 여자는 혼자서만 이 관계에 퐁당 빠져 허우적거리며 열심히 진도를 나가고, 목표점에 재빨리 도달하려 애를 쓴다. 동의를 구하지 않았어도, 동의하지 않았어도 이런 행동이 오고갔으면 이 정도 진도는 나가줘야 한다고 머릿속에 계산이 선다. 그런데 이때, 상대가 자신의 페이스를 못 맞춰주면 화가 나고 서운해한다. --- p. 110
연륜이라는 또 다른 ‘민증’을 꺼내 남자들의 가르치고 싶은 욕구, 자랑하고 싶은 욕구를 짓밟지 말고 알아도 모르는 척, 그냥 넘어가 줘라. 그에게 출발이나 정지를 제어하는 신호등이 되거나, 유턴하라고 압박하는 내비게이션이 되지 마라. 그가 알아서 꽃을 피우고, 잎을 틔우고, 열매 맺을 수 있도록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아주는 든든한 뿌리 역할이면 충분하다. 그게 새파랗게 어리기만 한 여자와 당신의 클래스를 차별화시키는 진짜 연륜이다. --- p. 140
의외로 많은 싱글녀들이 무슨 지조라도 지키듯 20대의 연애관을 그대로 지키고 있다. 세월이 흐르고, 사람도 변했건만 연애관만큼은 아직 20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당연히 남자가 여자에게 베풀어야 하고, 보호해 줘야 하고, 힘든 일은 알아서 해줘야 하고, 한걸음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남자도 변했고, 그의 연애관은 바뀌었다. 늘 솔선수범 ‘오빠 마인드’로 뭔가를 베풀고, 해주고, 양보했던 오빠들도 이제 힘들고 피곤하다. 여자가 좀 챙겨주고, 알아서 해주고,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 p. 144
일상에서 남자의 무관심과 비매너는 여자들끼리 뭉치면 ‘용기 없는 자의 비겁함’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연락 없는 남자를 놓고 대략 이런 대화가 오간다. “연락은 하고 싶은데 용기가 없어서 그런 거야”, “네가 너무 잘나가니까 대시했다 차일까 봐 그래”, “좀 순진하고 숙맥 같은 타입이면 그럴 수 있어”…… 온통 연락을 기다리는 여자를 위로하는 말뿐이다. 사실 그 남자가 연락이 없는 이유는 단 한 문장으로 정리된다.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_ pp. 168~169
자꾸 20대의 연애와 비교하며 서운함을 차곡차곡 쌓아두고, 그것들을 하나씩 표출하기 시작하면 관계를 지속하기가 어렵다. 30대 중반 이후 연애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재촉’이다. 왜 연락이 없는지, 왜 빨리 결혼하자고 안 하는지, 왜 보자고 안 하는지, 왜 친구들에게 빨리 나를 소개시키지 않는지, 도대체 그의 가족들은 언제 보게 되는 건지…… 그 어느 것에도 불안해하거나 초조해하지 말아야 한다. --- p. 176
여자들에겐 ‘촉’이라는 게 있다. 남자가 이별을 기다리고 있을 때, 여자도 이미 사랑이 끝나가고 있다는 걸 느낀다. 그러니 이별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예감이 든다면 굳이 소모전 하지 마라. 남자의 마음을 돌리려 애쓰지도 마라. 마음이 떠난 남자는 잠시 돌려세웠다 해도 언젠가는 다시 떠날 것이다. 당신에게 다가오는 이별을 피하지 말고 담담하게 바라보라. 그리고 남자가 당신의 입을 통해 듣고 싶어 하는 그 한마디를 먼저 해줘라. 그냥 확실한 이별의 가해자가 되어라. --- pp. 212~213
“만나는 남자들마다 왜 이런지 모르겠어요”라고 푸념하는 여자들은 이별의 원인도 비슷할 거라고 짐작할 수 있다. 그 이유가 그에게 있다고 믿고 싶겠지만, 실은 당신이 비슷비슷한 유형의 남자들을 만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즉 당신의 이상형이 선택한 고만고만한 남자들이 고만고만한 이유들로 당신과 이별을 만들어 가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러니 만약 연애에 실패를 거듭한다면 당신의 이상형을 바꿔봐도 좋을 것이다. 이상형은 이상형일 뿐, 나와 궁합이 맞는 남자들은 따로 있을 수 있다. 남자 보는 안목의 각도를 확 틀어서 이상형과는 거리가 먼 남자들부터 찬찬히 훑어보는 것이 어떨까?
--- pp. 230~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