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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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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1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160g | 129*198*20mm
ISBN13 9788901245492
ISBN10 8901245493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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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에서 리는 분열되고, 절박하게 만남을 바라고, 자신과 자신의 목적에 전혀 확신을 갖지 못하는 인물이다. (중략) 『퀴어』를 쓰게 된 동기는 더 복잡하며, 나조차 그 동기를 솔직하게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웠다. 예방접종으로서의 글쓰기였다. 무엇을 글로 쓰는 즉시, 그 무엇은 사람을 놀라게 하는 힘을 잃는다. 바이러스를 약하게 만들어서 우리 몸에 주입하면 항체가 생겨서 그 바이러스에 면역력이 갖춰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는 내 경험을 적음으로써 그 글들을 통해 이후의 위험한 모험에 대한 면역력을 얻었다.
--- p.16~17

리는 소년들을 보았다. 욕망과 호기심으로 갈가리 찢겼다. 광란에 빠져 육체와 방과 벽장 들을 필사적으로 샅샅이 뒤지는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계속되는 악몽이었다. 결국 수색의 끝은 텅 빈 방뿐. 차가운 바람에 리의 몸이 떨렸다.
--- p.105

리는 한 소년에게 초점을 맞추었다. 다른 소년들과 항구는 암전되고 그 소년만 망원경으로 보고 있는 듯, 선명하고 확실한 영상. 소년은 어린 짐승처럼 생명력으로 진동했다. 활짝 핀 웃음에 하얗고 날카로운 이가 드러났다. 리는 소년의 찢어진 셔츠 아래에서 그 가녀린 몸을 얼핏 보았다. 리는 소년의 몸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단편적인 기억들… 햇볕에 마르고 있는 코코아 콩의 냄새, 대나무 집, 따뜻하고 더러운 강, 마을 외곽의 늪과 쓰레기 더미. 리는 다른 소년들과 함께 버려진 집 돌바닥에 앉아 있었다.
--- p.117

한 소년이 리 옆에 앉아서 리의 다리 사이로 손을 뻗었다. 리는 뜨거운 태양 속에서 암전된 오르가슴을 느꼈다. 몸을 쭉 뻗고 한쪽 팔로 두 눈을 가렸다. 다른 소년이 리의 배에 얼굴을 댔다. 리는 그 소년 얼굴의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중략) 석유 램프 불빛이 한 여자의 몸을 밝혔다. 리는 다른 사람의 몸을 통해서 그 여자에 대한 욕망을 느낄 수 있었다. ‘난 퀴어가 아냐. 나는 정신과 육체가 분리된 거야.’ 리가 생각했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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