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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1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368g | 128*200*20mm
ISBN13 9791190912143
ISBN10 119091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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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로에서는 저절로 보이는 것들이 있다. 강민규는 의뢰인과 만난 후 신문로에 있는 사무실로 돌아가다가 그들과 마주쳤다.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연거푸 패배하면서 보수 여당은 정권을 잃고 말았다. 새로 집권한 정권은 폐쇄됐던 개성 공단을 재가동시켰다. 그러면서 개성 공단의 존재는 뜨거운 감자가 됐다. 보수 세력들은 거리로 나와서 북한과의 타협은 패배나 다름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금요 애국 집회’라고 불리는 시위는 매주 금요일에 청계천 광장 근처 일민 미술관 앞에서 열렸다. 강민규는 집회가 끝난 뒤 행진하는 행렬과 마주친 것이다. 강민규는 조용히 옆으로 비켜서서 그들을 지켜봤다. 선두에는 참가 단체들의 이름과 주장이 빼곡하게 적힌 플래카드가 섰고, 그 뒤로 태극기를 손에 든 참가자들이 따랐다. 참가자 대부분은 노인과 탈북자들이었다.
---「의뢰」중에서

원종대 사장은 공장 숙소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 날 아침 일찍 나섰다. 출발 전에 개성 공단 주유소에서 파는 면세유를 차에 채우기 위해서였다. 출발하는 사장을 배웅한 직원들은 현관에 서서 출근하는 북한 직원들을 맞이했다. 셔틀버스에서 내린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공장 안으로 들어왔다. 현관 옆에 있는 보관함에서 꺼낸 명찰을 가슴에 달고는, 총화를 갖기 위해 3층으로 올라갔다. 강민규는 북한 직원들의 출근을 지켜보고 사무실로 돌아와서 회의에 참석했다. 각자 할 일을 보고하면서 회의가 마무리됐다. 끝날 즈음 유순태가 자리에 앉는 그에게 넌지시 말했다. “의욕이 넘치는 건 좋은데 여긴 개성 공단이라는 걸 명심하게.”
---「낯선 땅에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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