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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각시 조종사

리뷰 총점9.1 리뷰 9건 | 판매지수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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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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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0년 12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408쪽 | 436g | 124*195*30mm
ISBN13 9791190885485
ISBN10 1190885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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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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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언어와 인생에 대한 쓸쓸한 이야기] 세계적 베스트셀러 『소피의 세계』의 작가 요슈타인 가아더의 장편소설이 출간됐다. 이번엔 노년의 언어학자가 주인공이다. 소속감을 잃은 외로운 노인은 허구의 이야기를 지어내며 그 속에 기거한다. 진실과 거짓이 뒤섞인 그의 삶은 우리 존재에 대해 의문점을 남기고 쓸쓸히 사라진다. -소설MD 김소정

“만약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하겠습니까?”

전 세계 4500만 부 베스트셀러 『소피의 세계』 작가 신작
영혼과 외로움, 언어에 대한 아름답고 쓸쓸한 이야기


방대한 서양 철학을 독특한 소설 구조 속에 녹여낸 『소피의 세계』(1991)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른 요슈타인 가아더의 신작 장편소설 『꼭두각시 조종사』(2016)가 노르웨이 문학 전문 번역가인 손화수의 번역으로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철학, 역사, 종교, 진화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이론과 이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소설로 풀어낸 저자는 이번 작품에서 노년의 언어학자를 주인공으로 삼아 오늘날 유럽 거의 대부분 언어의 뿌리인 ‘인도유럽어족’을 탐구하며 그의 인생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정교한 내러티브와 메타픽션 구조로 짜인 가아더의 소설은 등장인물들이 어떤 사건과 맞닥뜨리면서 자아와 세계에 대해 성찰해나가는데, 이를 통해 대중 독자들에게 이야기의 재미를 만끽하면서 사유의 폭을 넓히는 독서 기회를 마련해준다고 평가받는다. 이번 텍스트 곳곳에서 주인공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언어 간의 유기적인 관계성은 나아가, 인생의 황혼기에 들어서서도 끊임없이 소속감을 찾고 있는 고독한 그의 삶과 비교되면서, 외로움이란 무엇인지, 무엇이 현재의 우리를 형성하였는지 등 인생에서 숙고해볼 존재론적인 질문들로 이어진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들어가는 말 : 인도유럽어족

2013년 5월, 스웨덴 고틀란드섬

에리크
안드리네
루나르
그레테 세실리에
펠레
안드레아스
스벤오케
욘욘
앙네스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문득, 이 편지를 삶이라는 항해의 한중간 지점에서 시작해야겠다는 결심을 해봅니다. 그렇다면 에리크 룬딘의 장례식에서 당신의 사촌과 처음 만났던 그날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야겠군요. 거기서부터 시작해, 그로부터 10년 후 당신을 다시 만났던 날까지 이야기를 이어갈까 합니다. 할링달에서 보냈던 나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p.15~16

우리는 모두 각자의 이야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삶을 산다는 것은 서사의 한 장르입니다.
--- p.85

그로부터 일주일 후, 나는 또 다른 장례식장을 찾았습니다. 다시 일주일이 흐른 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렇게 매주 장례식장을 찾는 일은 서서히 나의 습관 또는 삶의 한 형태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악습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가족의 연대감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라곤 그것밖에 없었습니다.
--- p.217

거의 3년 동안 함께 살았던 내 아내도 친척이라곤 없는 가난한 가정에서 나처럼 외동으로 자랐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는 결혼한 후에 자식을 낳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결혼 생활은 비옥하다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는 펠레조차도 들어설 자리가 없었지요. 레이둔과 나는 소위 함께 살긴 했지만 우리의 결혼 생활은 또 다른 형태의 외로움일 뿐이었습니다.
--- p.221

나는 왜 언어의 뿌리와 계보에 이처럼 큰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요? 그 대답은 너무나 간단합니다. 내겐 뿌리와 계보가 없기 때문입니다. 인도유럽어족 계보를 제외하고선 내가 속한 가족적 계보는 찾을 수 없습니다. 물론, 나도 한 인간의 소속감이나 정체성은 언어와는 별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나는 할링달 사투리를 듣고 사용하며 자랐습니다. 할링달 방언은 노르웨이어의 일족이며, 노르드어 또는 북게르만어군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북게르만어군은 게르만어족에 뿌리를 둡니다. 게르만어족에서 갈라져 나온 어군은 북게르만어군뿐만이 아니라, 영어, 독일어, 네덜란드어, 프리슬란트어, 이디시어를 포함하는 서게르만어군, 고트어를 포함한 동게르만어군도 있습니다. 고트어는 현재 사멸하여 사용되지 않지만, 그 옛날에는 기록문자로서 큰 역할을 했습니다. 300년대 중반에 고트어로 기록된 울필라스 성경은, 룬 문자와 고대 게르만 문자를 사용한 기록물을 제외하고선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합니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게르만어족은 인도유럽어족에서 갈라져 나온 하나의 가지일 뿐입니다.

내게는 자식이나 손자가 없습니다. 형제자매나 부모도 없습니다. 하지만 나는 언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 언어는 인도유럽어족에 속해 있으며, 아이슬란드부터 스리랑카에 이르는 지역에 걸쳐 수많은 친척과 자손 등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계보를 자랑합니다. 또한 이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무려 6,000년 전이라는 시간적 공간과 접하게 됩니다.
--- p.279~280

욘욘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세 명의 남자가 검은색 양복을 입고 외딴 유로파 도로변을 걷는 모습을 떠올리니 문득, 깊은 슬픔이 찾아들었습니다. 그토록 아련하고 깊은 슬픔을 느껴본 지가 꽤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그것은 마치 마그리트의 그림을 볼 때 느낄 수 있는 슬픔을 닮은 이상한 느낌과도 비슷했습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절망감이었을까요. 나는 금방이라도 울컥 쏟아질 것만 같은 눈물을 참아내려 무진 애를 썼습니다. (…) 문득, 끝이 다가왔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이 세상에서의 삶이 기적처럼 느껴지는 것은 나만 경험하는 일일까요.
--- p.346~347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계선은 죽음과 삶 사이를 가르는 선이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사람들 사이를 가르는 경계선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아 있건 죽어 있건 간에 함께할 수 있는 벗이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이곳에서조차 외부인으로, 아웃사이더로 덩그러니 홀로 서 있습니다. 나는 페리에 무임승차를 한 사람입니다. 나는 현재 살아 있는 자, 또는 한때 살아 있었던 자들의 사회에 속하지 않는 존재입니다.
--- p.362~363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60대의 언어학자, 야코브 야콥센은 신문의 부고면에 나온 장례식을 어김없이 찾아간다. 고인과의 추억을 풀어내는 야코브의 유려한 말솜씨에 주위 사람들은 귀를 기울이지만, 장례식이 끝나면 그는 또다시 홀로 남는다. 가족도, 친척도 없는 외로운 삶에서 그와 함께해주는 이는 오랜 벗 펠레뿐이다. 그러나 직설적인 펠레 때문에 야코브는 종종 곤란에 처하기도 한다.

어느 날, 야코브는 옛 스승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그런데 그가 스승과의 일화들을 들려주자, 유족들은 왠지 의심의 눈빛을 보내고, 야코브는 어색하게 그 자리를 떠난다. 그날 이후, 다른 장례식장들에서 스승의 유족과 계속 마주치게 되는 야코브는 곧 자신의 비밀이 탄로 날지도 모른다고, 즉 자신은 고인들과 아무런 친분도 없는 사이이며, 낯선 이들의 장례식을 찾아다니는 한낱 외톨이일 뿐임을 들킬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성찰하는 인생과 이야기

프롤로그와 등장인물의 이름인 아홉 개의 장으로 구성된 소설은 발트해의 한 섬에서 주인공 야코브가 앙네스라는 여인에게 편지를 쓰는 장면으로 문을 연다. 야코브의 어떤 행동에 얽힌 이유를 알고 싶다는 앙네스의 요청에 답하고자 편지를 쓰겠다고 밝히는 그는, 그로부터 10여 년 전 스승 에리크 룬딘의 장례식 일화를 시작으로 자신의 과거와 현재 이야기를 교차해 풀어나간다. 그리고 소설이 전개되면서 서서히 밝혀지듯이, 앙네스가 궁금해한 야코브의 기이한 행동은 바로 그가 낯선 이들의 장례식을 습관처럼 찾아다닌다는 것이었다.

일생 외롭게 살아온 야코브가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방법은 이야기를 지어내는 것이다. 늘 대가족의 삶을 갈망한 그는 자신이 지어낸 이야기를 통해 고인에 대한 애도를 전하고, 고인을 추모하는 무리에 섞이고자 한다. 이와 같이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채 이야기와 유구한 언어의 역사 속에서 소속감을 찾는 언어학자의 진실과 허구가 뒤섞인 삶의 고백은, 수천 년에 걸친 언어의 세계와 맞물리면서 한 존재의 광활한 뿌리의 지도를 펼쳐 보인다.

독특한 스토리텔링으로 빚어낸 텍스트 속 질문들

한편, 소설은 모르는 타인들의 장례식을 찾아다닌다는 주인공의 비밀이란 큰 줄기에서 그와 주변 인물들 간에 숨겨진 연결고리 및 또 다른 진실을 조금씩 드러내며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초반부에 스치듯 언급된 주인공의 과거 히피족 생활, 장례식에서 이따금씩 마주치는 남자, 그리고 유일한 벗 펠레에 얽힌 이야기들이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를 때, 소설은 반전의 묘미와 함께 다층적인 텍스트를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나아가 소설 전체는 교묘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독자들을 사유의 세계로 이끄는데, 각각의 삶의 이야기가 담긴 장마다 새로운 철학적 주제를 녹여내며 그 깊이를 더한다. 천문학자의 장례식에서는 ‘우리 존재가 우주에서 얼마나 신비로운지’를, 성직자의 장례식에서는 ‘무엇으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정의할 수 있는가’ 등을 스스로 질문케 하는 소설은, 어느덧 하나하나의 인생과 이야기에서 ‘우리’라는 거대한 담론으로 전환된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노르웨이 작가인 요슈타인 가아더가 쓴 모던 클래식 『소피의 세계』는 전 세계의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철학의 역사를 처음으로 접하게 해준 책이었다. 가아더가 쓴 책들이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질문을 하고, 존재와 인간의 삶에 얽힌 수수께끼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 능력이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서 우리가 사고하고 행동하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다. 이번에 출간되는 책 『꼭두각시 조종사』도 예외는 아니다. 자신의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이야기를 꾸며내는 외로운 주인공 야코브를 통해, 이 작품은 인간 사이의 연결과 자아 발견, 스토리텔링의 필요성을 다룬 우리 시대를 위한 장편소설로 완성되었다.
- 프로데 솔베르그 (주한 노르웨이 대사)

『꼭두각시 조종사』에서 내가 특히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허구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점이다. 놀라운 소설이자 대담한 프로젝트.
- [VG (노르웨이)]

첫 페이지에서 이미 무엇이 이어질지 궁금해질 것이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질문을 제기함으로써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게 만든다.
- [카밀레 (노르웨이)]

(언어를 둘러싼) 철학적인 피카레스크 소설, 놀랍도록 기이한 러브스토리, 그리고 요슈타인 가아더의 가장 아름다운 책.
- [한저 출판사 (독일)]

색다르고 재미있는 독서.
- [KK (노르웨이)]

죽음이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방법이라는 거대한 역설.
- [월스트리트 인터내셔널 매거진 (스페인)]

회원리뷰 (9건) 리뷰 총점9.1

혜택 및 유의사항?
꼭두각시 조종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오* | 2021.01.1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짧은 메모나 메시지 말고 손글씨로 쓰는 편지. 편지를 써본 지가 언제인지... 어쩌면 우리가 잃어버린 건 편지라는 아날로그 감성만은 아닌 것 같아요.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대상.   <꼭두각시 조종사>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태어난 요슈타인 가아더 작가의 장편소설이에요. 북유럽 소설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뭔가 혹한기를 견뎌내는 극한의 감정;
리뷰제목

짧은 메모나 메시지 말고 손글씨로 쓰는 편지.

편지를 써본 지가 언제인지...

어쩌면 우리가 잃어버린 건 편지라는 아날로그 감성만은 아닌 것 같아요.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대상.

 

<꼭두각시 조종사>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태어난 요슈타인 가아더 작가의 장편소설이에요.

북유럽 소설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뭔가 혹한기를 견뎌내는 극한의 감정이 깔려 있는 것 같아요.

주인공 야코브 야콥센은 60대의 언어학자예요. 

이 소설은 주인공이 한 여인에게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편지로 적어 보내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야코브의 독백에 가까워요.

늘 그렇듯이, 아웃사이더이자 외톨이로 살아 온 그가 왜 하필 그 여인에게 편지를 보냈을까요.

 

2013년 5월, 스웨덴 고클란드 섬

친애하는 앙네스 씨. 이제 당신에게 편지를 쓰려 합니다.

나를 기억하시는지요?

   (9p)

 

소설의 첫 문장이자 편지의 첫 구절이에요.

모든 이야기를 다 듣고나서, 이 부분을 다시 읽으니 마음 한 켠이 시큰하네요. 

야코브는 할링달의 올 출신인데, 오슬로로 이사 온 1970년대 초부터 장례식을 찾아 다니기 시작했대요.

어느 날 야코브는 옛 스승인 에리크 룬딘의 장례식에 참석했고 그곳에서 앙네스를 만났어요. 

사실 앙네스를 처음 만난 건 그녀의 여동생 장례식이었고, 앙네스의 사촌인 트룰스와 그의 아내인 리브베리트 룬딘, 그들의 두 딸 투바와 미아가 참석했었죠. 그다음이 에리크 룬딘의 장례식이에요. 그래서 룬딘 가족을 중심으로 편지를 쓰게 된 거고요. 그로부터 10년 후에 만났고, 다시 일 년 후에 또 만났어요. 물론 그 만남의 장소는 모두 장례식장이었어요.

대개 장례식을 치르고 나서 추모식을 하는데, 유족이나 지인들이 고인과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시간이에요.

야코브는 바로 그 추모식에서 화려한 입담을 뽐내곤 했어요. 그런데 에리크 룬딘의 추모식에서 스승과의 일화를 들려줄 때는 유족들이 의심의 눈길을 보냈어요.

뭔가 일이 꼬였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그뒤로 다른 장례식장에서도 계속 룬딘의 유족과 마주치게 됐어요. 그들은 야코브를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했어요. 단 한 사람, 앙네스만 빼고. 그녀는 크게 망신을 당한 야코브가 그 자리를 벗어나려고 할 때 추모식에 남아달라고 거의 애원하듯 부탁했어요. 

 

왜 당신은 나를 붙들었을까요? 

당신은 무슨 이유로, 수치심을 견디지 못해 그곳을 벗어나려는 나를 붙들었는지요?

어디서 시작하면 될까요?

... 회상을 통해 과거를 돌아보면, 결국 내가 소년으로서 경험했던 일까지도 짚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신도 현재의 나를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14p)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라지만 우리는 결국 보이는 대로 판단하는 것 같아요. 오해와 편견은 어쩔 수 없는 일이죠.

그러나 그 대상이 나라면 어떨까요.

주인공 야코브를 이해하는 일은 쉽지 않아요. 중간에 잠시 섬뜩함을 느꼈다는 사실을 말해야겠네요. 네, 정말 이상한 사람이라고 느꼈어요. 편지가 아니었다면, 그가 내 앞에서 이런 고백을 들려줬다면 끝까지 듣지 못했을 거예요. 아마 당장 도망쳤겠죠. 이래서 편지를 썼던 거구나, 바로 납득이 되더군요.

그가 언어의 뿌리를 연구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나 절친 펠레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것, 그리고 장례식을 찾는 습관이 생긴 것도 아주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차마 이해한다고는 말 못하겠어요. 누가 그를 이해할 수 있을까요. 오직 펠레, 공식적인 이름은 페더 엘링센 스크린도 씨뿐일 거예요. 

다행스러운 건 앙네스 베르그 올센을 만났고, 그녀에게 편지를 쓸 수 있다는 거예요.

 

<꼭두각시 조종사>는 야코브가 앙네스에게 보내는 편지예요. 그러나 그 편지를 다 읽고나면 스스로에게 묻게 될 거예요.

세상에 단 한 사람이라도 나를 알아주고 이해해주는 이가 있나요?

인생 이야기는 그 사람과 함께 쓰여질 테니...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계선은 죽음과 삶 사이를 가르는 선이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사람들 사이를 가르는 경계선입니다."  

   (36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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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각시 조종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우* | 2021.01.1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소피의 세계의 작가 요슈타인 가아더의 신작 꼭두각시 조종사! 제목이 특이하다. 물론 내용은 제목만큼이나 특이하다. 생각지 못한 반전도 있고 말이다. 처음에는 장면을 따라가며 내용을 이해하기가 꽤 어려웠다. 편지식의 글로 이루어져 있고, 주인공인 나이 많은 언어학자 야코브 야콥센이 부고문을 보고 장례식을 찾아가며 이야기를 이어나가는데, 언어학자;
리뷰제목

 

 

소피의 세계의 작가 요슈타인 가아더의 신작 꼭두각시 조종사!

제목이 특이하다. 물론 내용은 제목만큼이나 특이하다. 생각지 못한 반전도 있고 말이다.

처음에는 장면을 따라가며 내용을 이해하기가 꽤 어려웠다. 편지식의 글로 이루어져 있고, 주인공인 나이 많은 언어학자 야코브 야콥센이 부고문을 보고 장례식을 찾아가며 이야기를 이어나가는데, 언어학자답게 관련 지식에 대한 이야기가 곳곳에서 등장하기에 집중하기가 좀 힘들었다고나 할까?

사실 첫 번째 장면인 자신의 스승 에리크 룬딘의 장례식장에 가서 그들의 유족들 특히 손녀 윌바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전문적인 이야기가 등장하기에 서실 어렵기도 하고, 공감도 많이 안 갔는데 그 지루함을 이겨내고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다 보면 앞장으로 다시 돌아와 그 숨겨진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묘한 재미가 있다.

사실 초반에는 그가 부고문을 보고 찾아가는 장례식들이 생전 자신과 친밀했거나, 적어도 일면식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보통 장례식의 경우 남겨진 가족에 대한 위로와 사망한 망인에 대한 추모의 자리기 때문이다. 문화에 대한 것뿐 아니라 야콥센 또한 망인과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또한 큰 반전이라는 사실 또한 읽어가면서 만날 수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펠레라는 인물에 대한 궁금증과 제목인 꼭두각시 조종사에 대한 연관성 또한 맛볼 수 있기를. . .

사실 장례식장을 방문하여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 유족들은 위로와 추모에 진심 어린 감사를 표현하기 마련이다. 설령 추모객에 대해 일면식이 없어도 말이다. 하지만 야콥센이 방문한 장례식 속 유족들의 경우 반응이 사뭇 다르다.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유족들의 얼굴에 의아한 빛이 띄워지기 때문이다. 과연 야콥센이 숨기고 있는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그가 그럼에도 장례식장을 방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기에, 이해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어느 측면에는 야콥센의 심정이 이해가 가기도 한다. 어차피 인간은 외로운 존재고, 장례식장에서 그는 늘 혼자이기 때문이다. 그 안에 진실이 교묘하게 숨겨져 있기 때문에 그로 인해 외로움은 한층 더 깊게 자리 잡을 수밖에 없긴 하겠지만, 그를 떠나서도 군중 속에 있지만 외로울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은 야콥센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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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각시 조종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김*철 | 2021.01.1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주인공 야코브 야콥센은 이름이 우스운(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남성 언어학자입니다. 이름이 우습다는 건... 저 이름은 예컨대 고골의 <외투>에 나오는 불쌍한 하급 공무원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의 이름과 같은 구조이기 때문이죠. 야코브의 아들 야코브, 아카키의 아들 아카키... 여튼, 소설은 이제 60대에 접어든 그가 자신의 인생 중 중요 국면을 회고하며, 2인칭 청자를 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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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야코브 야콥센은 이름이 우스운(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남성 언어학자입니다. 이름이 우습다는 건... 저 이름은 예컨대 고골의 <외투>에 나오는 불쌍한 하급 공무원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의 이름과 같은 구조이기 때문이죠. 야코브의 아들 야코브, 아카키의 아들 아카키... 여튼, 소설은 이제 60대에 접어든 그가 자신의 인생 중 중요 국면을 회고하며, 2인칭 청자를 앙네스로 삼아 보내는 편지 형식입니다. "앙네스"라는 이름은 물론 노르웨이식이지만 우리가 익히 아는 (다른 나라의 여성 이름인) 아그네스, 아녜스 등과 같은 계열입니다. 도쿄식 발음으로 "도쿠가와"는 "도쿠앙와" 등으로 불리듯, [ng]는 [g]와 의외로 서로 자주 교체, 혹은 유사시되는 자음입니다. 

 

그는 유독 자주 장례식장을 찾아다닙니다. 머리도 좋은 편인 그는 고인과의 각별한 연을 추모객이나 유가족들 앞에서 자세히, 혹은 장황하게 늘어놓습니다. 이렇게까지 고인들과의 연을 섬세하게 회고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유가족들에게 각별한 환영을 받을 만도 한데, 독자인 우리가 밖에서 보기로는 분위기가 왠지 좀 이상합니다. 환영을 받는 게 아니라 미심쩍인 시선 정도를 받으며 경원되는 듯도 합니다. 1인칭의 주관적인 담화를 떠나, "혹시 진상은 이러이러한 게 아닐까"하며 우리 나름대로 재구성을 해야 할 듯한 기분도 듭니다. 

 

우리가 당혹스럽게 느끼는 건 야콥센의 장황한 언사뿐 아니라, 장례식장에서 만난 젊은 여성 윌바의 매너도 마찬가지입니다. 윌바는 아주 똑똑하고 주관이 강합니다. 언어학에 대해 자신만의 확고한 관점을 갖고 있어서, 장례식장을 찾은 손님인 야코브에게 면박을 주는 것도 주저하지 않습니다. "원래 그런 아이이니 이해를 하세요." 야코브 씨는 성정이 본래 순한지, 아니면 어떤 다른 사정이 있는지, 현장에서 바로 윌바에게 반박하지 않습니다. 그는 객관과 학문의 세계로 곧바로 침잠하며, 이런  게 모순과 적의와 부조리로 가득한 세상에서 그가 대처하는 방식인 듯합니다. 

 

히틀러는 2차 대전 당시 노르웨이를 사정 없이 유린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코카서스 인종의 아득한 한 분파의 순혈을 간직한 북유럽인들에 대해 경외심을 품었다고도 합니다. 책에도 간간이 언급이 있지만 노르웨이인들은 2차 대전 당시에도 영웅적인 게릴라 활동이나 사보타지를 전개했고, 그보다 훨씬 오래 전엔 스웨덴, 덴마크 등으로부터 독립 운동을 전개하여 승리했습니다. 이 소설을 읽으며 우리가 느끼는 건, 그저 추운 나라, 어업국, 노벨 평화상 시상 주체 정도로 알고 있던 수백만 인구의 국가가 이처럼이나 강한, 그러면서도 이지적인 정체성을 갖고 있었나 하는 점이겠습니다. 

 

우리는 학부 시절 스펙 쌓기나 입사 시험 통과를 위해 영어 어휘책을 열심히 공부합니다. 이런 학습서는 대부분 암기의 편의를 위해 어원을 제시하고 연관된 단어들을 한 데 묶어 설명하는데, 언어학자인 야코브 씨는 소설(아니, 편지) 속에서 아주 뭐 어원 실력을 유감 없이 과시합니다. 이 작품 속에 나오는 어휘 설명 상당수는 노르웨이어를 출발점으로 삼지만, 그 중 또 상당수는 라틴어로부터 직접 영향을 받았거나, 현대에 와서 세계어가 된 영어 어휘를 차용한 것이라서 영어(역시 라틴어의 영향을 받은) 어휘와도 매우 닮아 있습니다. 그래서 ㅎㅎ 학창 시절 영어 공부 열심히 했던 우리 한국 독자는 별 위화감 없이 읽을 수가 있죠. 

 

p57에 보면 reg- 관련 어휘가 주르르 나오는데 대부분은 우리들도 익숙한 것들입니다. 본문에는 없습니다만 royal도 마찬가지이며 g와 y가 서로 통한다는 게 여기서도 확인됩니다. 그런데 저는 erection(발기)도 같은 어원인 줄은 이 소설을 읽고 처음 알았습니다. 이 단어는 예의 그 윌바가 야코브 선생 앞에서 또 태연하게 거론하는데 너무 솔직한 것도 문제는 문제입니다. 물론 노르웨이어라서 Ereksjon이라고 책에는 나옵니다. 대문자로 시작하는 건 독일어를 포함 명사(고유명사가 아닌데도)를 그리 쓰는 게 저쪽 동네의 전통이죠. 아무튼 윌바나 야코브 씨나 이 분야에서 다들 선수들인지라 급수 겨루기 중 서로 피를 튀깁니다. 

 

p80을 보면 또 g와 y(반자음으로서 w도 비슷)가 서로 통하는 예가 나오는데 독일어의 gelb(노란)와 영어의 yellow가 어원이 같다는 설명이 재미있습니다. 현재 이 각국어로는 발음도 판이하고 철자도 보다시피 저렇게나 다르기 때문에 간과하기 쉽죠. 저도 고1 때 제2외국어로 독어를 배웠고 gelb 같은 건 필수 어휘였지만 yellow와 통한다고는 생각도 못했었습니다. 여기서 황금이라는 뜻의 gold 등도 나왔다고 합니다. 

 

p80의 이 "썰"을 누구한테 푸는가 하면, 여성 택시기사 안드리네라는 분을 상대로 삼았습니다. 어.. 이분도 나중에 가면 돌아가시는데, 이분 장례식에도 야코브 씨가 참여하며 여기서 또 (이번에는) 고인의 조카뻘 되는 윌바를 만납니다. 야코브 씨는 (젊었을 때) 여성들한테 인기가 있던 타입일까요? 소설 중반에는 그의 학생 시절이 회고되는데, 인기는 고사하고 "독특한 습관"으로 말미암아 왕따, 심지어는 폭행의 타겟이 되기까지 했다는 게... 

 

현재는 혼자지만 야코브 씨는 한때 아내가 있었고 레이둔이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여성이었다고 합니다. 아내는 인문적 소양이 다소 부족한 듯하지만 열정적인 성품이었고 한때 야코브를 뜨겁게 사랑했었으나... 펠레 스크린도라는 어느 사내(?)와 야코브 씨의 친밀한 관계를 못 견뎌서 결국은 헤어졌다고 하네요. 펠레 스크린도는 어렸을 때부터 야코브씨, 아니 야코브 군 옆에 바짝 붙어다녔는데... 아내뿐 아니라 어렸을 때 그 부친마저도 이 펠레를 무지 싫어했다고 합니다. 

 

p75에는 어느날 펠레의 존재를 알게 된 아내 레이둔과의 끔찍한 다툼이 서술되며, 이때의 충돌이 야코브 씨에게는 몹시도 큰 충격이었는지 책에서는 p223, p297 등에서 계속 회고됩니다. p108에서 윌바는 자신의 사촌에게 야코브 씨를 "뻔뻔스럽기 짝이 없"다고 평가하며(등 뒤에서 들으라는 듯 크게 떠듭니다), p216에는 "뻔뻔스러움"에 대한 야코브 씨의 몇 마디가 나옵니다. 사실 독자가 어지간히 둔하지 않다면 소설 중반까지만 읽어도 이 펠레 씨의 "정체"가 뭔지는 눈치챌 수 있습니다. p378에서는 드디어 펠레 씨(?)와 야코브가 대판 싸우는데 놀랍게도 펠레는 야코브더러 참으로 뻔뻔하다며 비난하고, 야코브는 다시 충격을 받습니다. 아니, 뻔뻔한 건 펠레 자신이 아닌가? 사실 둘 다 맞는 말을 하는 중이며, 자세한 건 스포일러라서 여기 적진 않겠습니다. 

 

p290에 보면 페다고그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우리 한국인들도 학부 시절 동아리 세미나 같은 걸 할 때 페다고지라는 말 많이 들어 봤을 겁니다. 책에도 설명이 있지만 이때의 ped-는 "소년, 아이"라는 어근인데, 저 앞 p169에 보면 ped- 어근에 "발"이란 뜻이 있다고 또 나오죠. 아니 "발"과 "소년"이 동의어인가? 예전에, 제가 좋아하는 고 이윤기 선생은 그의 그리스신화 해설에서 인문적(아니, 프로이트적?ㅋ) 상상력을 발휘하여 이 둘의 연관성을 논한 적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는 사실 무근입니다. 적어도 언어학적으로는 말입니다(이게 사실이었으면 얼마나 멋있었을까요). 여튼 그래도 저는 이윤기 선생의 우아한 문장이 참 좋았고 그 원대한 사고의 폭을 여전히 존경합니다. p288에도 참 재미있는 설명이 나오는데 본문에는 없지만 독일어 명사 Bewegung도 마찬가지로 저 예에 해당합니다. p278의 러시아어 "고로드, 그라드"가 영어 "가든"과 통한다는 설명은 얼마나 황홀합니까. p349에는 생선 대구에 관한 어휘 설명이 나오는데 마치 루이스 캐롤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한 대목을 읽는 듯합니다.

 

한 지방, 혹은 한 나라의 언중이 두 개 층의 언어를 사용하는 현상을 두고 diglossia라고 합니다. 이 대표적인 예는 방언과 꾸란 아랍어를 다 구사하는 아랍인들, 또 보크말과 니노르스크 두 가지 언어를 쓰는 노르웨이인들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도 마치 언어학 개념을 현장 학습이나 시켜 주듯 야코브 씨는 그만의 소속감 혼동, 갈등을 절절히 털어 놓습니다. "나는 어디 속한 사람인가?" 이런 존재적 긴장을 생의 매 순간 느끼는 주인공으로서 그리스인 조르바, 아니 노르웨이인 야코브만큼 적절한 세팅도 아마 없지 싶습니다. 스포일러를 최대한 자제한 리뷰를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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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2건) 한줄평 총점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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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너무 기대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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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 2021.02.02
구매 평점4점
'소피의 세계' 이후 정말 오랜만이라 더욱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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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 | 2020.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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