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사태가 닥치면 인간의 본성에 내재한 거대한 선과 악이 전부 드러난다.
당신은 그 안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당신은 경악하고 탄식하고 분노하고, 그리고 익숙해질 것이다.”
이 코로나의 지옥 속에서도 사람들은 살아간다. 우한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서로 돕는다. 우한의 생존자들은 먹을 것을 이웃과 나누고, 최소 인원의 움직임으로 최대한 긴 기간 동안 버틸 수 있도록 생필품을 공동구매한다. 전염병이 번진 이 참혹한 도시에도 새 생명은 태어나고, 독거노인의 끼니를 염려하며 간장뚜껑과 꿀뚜껑을 열어주러 조심조심 문을 두드리는 이웃들이 있다. 텅 빈 거리에서도 환경미화원들은 거리를 쓸고, 의사와 간호사, 경찰 들은 헌신적인 노력으로 우한이 붕괴되지 않도록 지탱한다.
무엇보다도 팡팡은 이 재난이 어디서, 왜 초래되었는지, 어떤 안일함과 무책임이 이런 엄청난 비극을 확산시켰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팡팡은 이 코로나 사태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일일이 호명하고, 봉쇄 기간 내내 소리 높여 그들이 책임지고 사죄하고 물러날 것을 촉구한다. 이로 인해 『우한일기』에 지지 의사를 밝힌 학자들이 정부 당국에 불려가 조사를 받는 등 고초를 겪었으며, 훗날 팡팡 자신도 고발당했다. 그러나 팡팡은 중국 내부에서의 탄압과 비판에 맞서 “작가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자신이 느낀 것을 진실하게 쓸 뿐이지 쇼를 하지 않는다”라고 일갈했다.
『우한일기』는 미국, 독일,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체코, 프랑스, 러시아, 일본, 베트남 등 세계 15개국에 판권이 팔렸으나, 중국에서는 끝내 출판되지 못했다. 『우한일기』로 코로나19의 참상과 성찰을 전 세계에 증언한 팡팡은 우리나라의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함께 2020년 BBC 선정 올해의 여성 100인으로 선정되었다.
- 코로나19 창궐 초기 중국에서 유행한 노래 -
“농사일로 분주한 화창한 시절엔 숙면을 취하기가 어렵지.
이제 우리는 아침 내내 잔다네. 오후 내내 잔다네.
우리는 오늘 자고, 내일도 자고, 내일모레도 자야지.
우리는 나라와 가족을 위해 잔다오. 아무리 괴로워도 이유가 있기에 계속 자야지.
밖에 나다니느니 집에 눌러앉아 살찌는 편이 낫지.
몸무게 조금 늘리는 거야 사치일 뿐 외출은 재앙으로 이어진다네.
부디 규칙을 따르고 스스로를 돌보아주오.
매일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이 우리의 자부심이며, 나라가 마스크를 절약하는 길이라오.”
“우한은 현재 재난을 겪고 있다. 재난이란 무엇인가? 마스크를 쓰거나 며칠 동안 밖에 나가지 못하거나 단지에 들어갈 때 통행증이 필요한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재난이란, 병원에서 예전에는 몇 개월에 한 권 쓰던 사망자 명부를 지금은 며칠에 한 권씩 쓰는 것이다. 재난이란, 예전에는 화장터에서 관에 담긴 한 구의 시신을 한 대의 운구차로 옮겼다면, 지금은 비닐로 싼 시체 몇 구를 포개어 쌓아서 화물트럭에 실어가는 것이다. 재난이란, 당신의 집에서 한 명이 아니라 가족 전체가 며칠 혹은 보름 안에 전부 사망하는 것이다. 재난이란, 당신이 아픈 몸을 끌고서 춥고 비가 내리는 날 사방을 뛰어다니며 자신을 받아줄 병상 하나를 찾아다녀도 끝내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재난이란, 새벽부터 병원에서 줄을 서고 번호표를 받아도 다음날 새벽에야 진료 순서가 되거나 혹은 순서가 여전히 오지 않아 길바닥에서 갑자기 쓰러지는 것이다. 재난이란, 당신이 집에서 병원의 입원 통지를 계속 기다리다가 통지가 왔을 때는 이미 숨을 거둔 것이다. 재난이란, 병원으로 이송된 중증 환자가 사망하면 병원에 들어간 그 순간이 가족들과 작별한 순간이 되어 서로 영원히 다시는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재난 속의 세월은 고요하지 않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환자들의 죽음과 가슴을 도려내는 가족들의 아픔, 죽음을 향한 생존자들의 삶이 있을 뿐이다.” _본문에서
코로나19의 비극은 인재(人災)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세계가 한 일, 그리고 하지 않았던 일에 대하여
중국에서 중난산 원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창궐로 인한 의료진 사망과 사람 간 전염을 인정한 것은 2020년 1월 20일의 일이었다. 그러나 12월 말부터 우한의 화난수산시장에서는 ‘사스’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의문의 폐렴 환자들이 대거 발생하고 있었다. 리원량 같은 의사들이 심상치 않은 전염병의 기미를 감지하고 세상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으나, 저지당하고 침묵을 강요당했다. 이 바이러스에 대한 중국 당국의 공식 입장은 이러했다.
“사람 간에는 전염되지 않는다. 막을 수 있고 통제 가능하다.(人不傳人 可控可防)”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촉발되고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20여 일, 의사 리원량이 ‘괴담 유포’ 혐의로 당국에 끌려가 반성문을 써야 했던 그 돌이킬 수 없는 시간, 팡팡은 이 악성 바이러스를 얕보고 알량하게도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은폐한 이들을 향해 매섭게 외친다. 人不傳人 可控可防, “이 여덟 글자가 도시를 피와 눈물로 적셨다”고.
팡팡은 직급과 위치를 막론하고 이 코로나 사태에 책임이 있지만 고개 돌렸던 자들을 향해 끝까지 책임을 추궁한다. 그들이 ‘어쩔 수 없다’는 변명과 핑계를 남발하며, 목숨을 잃은 수천 명의 우한 시민들에 대한 그 어떤 죄책감도 없이 자리를 보전하고 있으면 또다른 재난이 도래했을 때, 우한은 똑같이 무사안일한 대처로 더 큰 재난에 맞닥뜨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한 봉쇄 43일 차,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예방활동에 성과를 낸 단체와 개인을 표창하는데, 바로 거기엔 신종 바이러스가 충분히 ‘막을 수 있고 통제 가능하다’는 말을 남긴 베이징의 의사 왕광파가 포함되어 있었다.
우한의 바이러스 기세가 서서히 꺾여갈 무렵, 돌연 팡팡은 중국의 밝고 긍정적인 면을 세계에 내보이지 않고, 부끄럽고 왜곡된 면을 까발리는 ‘매국노’ 작가라며, 일부 네티즌들과 극단적인 지식인들의 맹공격을 받는다. 그럼에도 팡팡은 결코 봉쇄일기를 멈추지 않는다. 쓰레기차에 식재료를 실어다주는 공무원들의 무신경과 몰상식에 분노하고, ‘우리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완승(完勝)했다’며 억울한 망자들의 혼이 아직 이승을 채 떠나지도 못했을 우한에서 승전보를 울리는 일부 작가들을 맹렬하게 비난한다.
나는 후베이성의 내 동료들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앞으로 여러분들 중 대부분이 정부를 칭송하는 글과 시를 써달라는 부탁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제발 글을 쓸 때는 몇 초만이라도 생각해보라. 당신들이 마땅히 찬양해야 할 대상이 과연 누구인지 말이다. 아첨을 하더라도 제발 정도는 지켜달라. 나는 늙었지만 내 비판 능력은 결코 나이들지 않았다. (54쪽)
우한의 봉쇄기간 내내 그는 권력자들과 이 코로나 사태를 통해 돈과 기회를 노리는 뻔뻔한 자들과 치열한 전쟁을 벌인다. 그러나 이 책에서 이런 협잡꾼들과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들을 제치고 가장 크고 아름다운 줄기를 이루는 것은 단단한 생활력과 연대로 어려운 시절을 버텨나가고, 서로를 돌보는 우한의 평범한 노동자와 생존자들이다.
작은 마트는 여전히 문을 연다. 길가에서는 채소도 판다. 나는 노점에서 채소를 사고 마트에 가서 계란과 우유를 샀다(세번째 마트까지 들른 후에야 계란을 살 수 있었다). 나는 상인들에게 이럴 때 문을 열면 감염될까 무섭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들의 대답은 덤덤했다. “우리가 여기서 버티고 있어야 당신들도 버틸 수 있잖아요.” 맞다. 그들이 있어야 우리도 생활해나갈 수 있다. 그런 거다! 나는 이렇게 노동하는 분들을 늘 존경한다. 가끔 그들과 대화를 몇 마디 나누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든든해진다. 우한이 가장 혼란스럽고 차가운 비바람마저 퍼부었던 그 이삼일 동안 보았던 풍경처럼 말이다. 아무도 없는 텅 빈 도로 위에서 환경미화원이 빗속에서 묵묵히 바닥을 쓸던 풍경. 누구든 그들을 본다면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며 긴장하고 불안해한 것이 부끄러워지고, 어느새 마음이 차분해질 것이다. (55쪽)
우리는 이 책에서 인구 천만의 도시가 갑자기 봉쇄되었을 때,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의식주를 해결하는지, 또 어려움을 돌파하는지를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다.
우한에서도 코로나 발생 초창기에는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해 개인이 마트에 나가는 정도는 허용되었다. 그러나 이내 허가받지 않은 개인은 아예 거리로 나서지 못하게 되고, 아파트 단지나 마을 입구에서 공동구매 대표자가 사온 생필품을 분배받게 된다. 그러나 이내 집 문 밖으로 단 한 발짝도 나서면 안 되는 혹독한 제재가 뒤따른다. 이때 우한 사람들은 밧줄에 서로 필요한 물건을 매어서 창문으로 넘겨주고 넘겨받는다. 어쩌다 당장 필요한 것보다 조금 더 많은 식료품을 구하면 조용히 이웃의 문 앞에 두고 가기도 하고, 자원봉사자들은 ‘사랑의 채소’를 만들어 우한 인민들에게 나누어준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존재를 처음 세상에 알렸지만 정부 당국으로부터 처벌만 받은 우한시 중신병원의 의사 리원량이 결국 그 자신도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사망하자, 우한에는 애끓는 애도의 물결이 흐른다.
오후에는 어떤 우한 사람이 크게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리원량의 가족과 아이를 우리 우한 사람들이 부양합시다!” 호응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저녁이 되자 사람들은 어제 리원량 선생이 사망한 시간에 불을 끄고, 손전등이나 휴대폰을 이용해 하늘에 빛을 쏘며 휘파람을 불었다. 무겁게 가라앉은 어두운 밤하늘에 리원량은 바로 이런 한줄기 빛이었다. (…)
아, 우한에 살고 있지 않은 사람은 우리 마음속의 상처를 이해할 수 없다. 이건 단지집안에 갇혀서 밖에 못 나가는 문제가 아니다. 우한 사람들은 위로받고 마음을 풀어놓을 곳이 필요하다. 왜 모든 우한 사람들이 리원량의 죽음에 가슴이 찢어지는 듯 슬퍼했겠는가? 왜 소리지르며 오열했겠는가? 우한 사람들에게 리원량은 자신과 같다. 우리들 중 한 사람이고, 집안에 갇혀 있는 바로 자기 자신이다. (88~89쪽)
리원량이 그러했듯, 팡팡의 일기도 우한 사람들에게는 봉쇄된 도시의 산소호흡기였고, 희망과 연대를 독려하는 호루라기였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고개를 들고 희망이 있는 곳을 바라보는 것이다. 훠선산병원과 레이선산병원 건설 노동자들처럼 더 많은 고난 앞에서도 여전히 노력하는 사람들, 가난한 사정에도 평생 저축한 돈을 기부하는 노인들(그들의 돈은 받지 않으면 좋겠다는 의견에 나도 찬성한다)처럼 힘들게 생활하면서도 여전히 자신의 힘을 보태는 사람들,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는 의료진들처럼 피로하고 힘든 상황에서도 의연하게 자리를 지키는 많은 사람들을 보라. 그리고 거리에서 밤낮없이 뛰어다니며 각종 민원을 도와주는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 그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여기서 절대 두려워하거나 무너지면 안 된다는 것을. 만일 우리가 두려움에 떨며 무너진다면, 그들의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그래서 처참한 영상과 무서운 소문이 더 많이 떠돈다 해도 두려워하지 말고 무너지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스스로를 지키고, 가족을 돌보는 것이다. 지시에 따르고 절대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이를 악물고 문을 닫아야 한다. (110쪽)
“집안에 머무르고 나오지 말라.
그러지 않으면 우리의 노력은 모두 헛수고가 된다.”
지금 우리나라도 코로나19와 절체절명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모두가 힘을 합쳐 한 도시를 지독한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사람의 것으로 되찾아오고자 하는 우한 사람들의 76일간의 투쟁은 눈물겹고 지금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집안에 머무르고 나오지 말라. 그러지 않으면 우리의 노력은 모두 헛수고가 된다.”
맞다. 코로나19가 얼마나 위험한지, 전문가의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비록 상황이 호전되고 있지만, 조금도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 도시가 봉쇄된 지 한 달이 되어가면서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는 이미 인내심이 바닥난 사람들도 있다. 문을 열고 뛰쳐나가고 싶다는 사람들도 많다. 자신만 조심하면 감염되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감염된다 해도 스스로는 전혀 알지 못한다.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에게 전파하고 난 뒤에는 후회해도 소용없다. 너도나도 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가고 싶어한다면 거리는 다시 사람으로 북적이게 될 텐데, 그러면 우리의 노력과 수고도 전부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 코로나19의 가장 무서운 점은 순식간에 전염된다는 것이다. 지금 이미 스러져가는 단계에 접어든 바이러스는 다시 일어나기 위해 사람들이 문밖으로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당신은 바이러스를 도와줄 생각인가? 우리는 이미 오랜 시간을 버텨왔다. 그래서 우리를 위해 목숨건 사람들의 노력을 절대 헛되이 할 수 없고, 또 이렇게 버틴 스스로의 노력도 허투루 만들 수 없다. (172~173쪽)
코로나19로 봉쇄된 우한은 ‘슬픔’과 ‘우울’을 넘어 ‘참혹’에 가까운 것이었다. 이제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인류는 코로나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 어떻게 배울 것인가. 그러나 여전히 코로나19는 세계 여기저기서 정쟁과 분쟁의 대상이 되고 있고, 코로나19를 둘러싼 ‘남 탓 하기 게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 책이 출간되었을 당시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렇게 보도했다.
팡팡은 선동가도, 반체제 인사도 아니다. 그러나 이 작가는 단호하게 말한다.
“코로나19 창궐 초기 중국 정부의 안이한 대응, 그리고 신종 바이러스와 싸우는 중국의 경험에 대해 불신하고 경멸한 서구권 국가의 오만함으로 인해 인류 전체는 큰 타격을 입었다.”
이것은 단순하지만 강력한 메시지이다. 베이징의 중난하이 지도부의 안뜰에서도, 백악관 복도에서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시대의 메시지이다.
이 책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바이러스는 인류 공동의 적이다.” 그리고 팡팡은 이렇게 덧붙인다.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적은 우리 안에 있다고.
적은 바이러스뿐만이 아니다. 우리들 역시 스스로의 적 혹은 공범자이다. 사람들은 지금에서야 절실하게 깨달았다고 말한다. 매일 말로만 ‘대단하다, 우리나라’라고 떠들어대봤자 아무 의미 없다는 것을, 매일 정치공론만 일삼고 실질적인 업무는 하지 않는 간부들은 조금도 쓸모가 없다는 것을(우리는 이미 이런 사람들을 ‘입만 살아 있는 노동자’라 부른다), 나아가 상식이 부족하고 객관성과 정확성이 결여된 사회는 말로만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사람을, 심지어 수많은 사람을 죽인다는 사실을 말이다. 심각하고 무거운 교훈이다. 우리는 2003년(사스가 발생한 해)을 지나왔지만, 금세 그 일을 잊어버렸다. 이제 2020년의 일까지 더해졌으니, 우리가 더이상 잊어버릴 수 있을까? 고난은 언제나 우리 뒤에 있다. 우리가 경계하지 않으면, 그것은 다시 쫓아와 우리를 고통스럽게 잠에서 깨울 것이다. (76~77쪽)
『우한일기』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대한 내부자의 이야기이다. 팡팡은 우리 곁에 산재한 매일의 불의를 포착하고 작은 실수와 태만이 어떻게 거대한 비극으로 이어지는지 집요하게 추적한다. 그리고 전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떠들썩하게 장식하는 세계적인 유행병으로만 다뤄지던 코로나19를 인간의 삶의 영역으로 끌고들어와 가만히 성찰한다.
팡팡은 선동가도, 반체제 인사도 아니다. 그러나 이 작가는 단호하게 말한다.
“코로나19 창궐 초기 중국 정부의 안이한 대응, 그리고 신종 바이러스와 싸우는 중국의 경험에 대해 불신하고 경멸한 서구권 국가의 오만함으로 인해 인류 전체는 큰 타격을 입었다.”
이것은 단순하지만 강력한 메시지이다. 베이징의 중난하이 지도부의 안뜰에서도, 백악관 복도에서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시대의 메시지이다.
- [파이낸셜 타임스]
『우한일기』에서 팡팡은 봉쇄가 시작될 때의 충격과 공포를 포착한다. 음식, 반려견, 수면, 친구 같은 일상적인 것들에 관해서도 썼다. 울음소리와 고통, 자신이 믿었던 조국에 대한 애증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며, 집안에 갇혀 지내는 이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또 팡팡은 코로나19 창궐과 관련해 주춤거리며 미적지근하게 대응한 중국의 불편한 진실을 밝혔다. 그녀의 글은 검열당했고 삭제당했으나 팡팡은 자신의 일을 계속했다. 순순히 입 닫고 살아갈 수도 있었을 봉쇄 기간 동안 팡팡은 일고의 망설임도 없이 대범한 문장을 써내려갔다.
- [뉴욕 타임스]
팡팡의 『우한일기』는 우리 곁의 작고 작은 것들을 기록하였으나, 비극적이고 부조리한 76일간의 도시 봉쇄를 다룬 매우 중요한 문서다. 이 기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떻게 확산되었는지, 그리고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또 하지 않았는지를 밝히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국가가 초기의 실수를 은폐하려는 상황에서 우한 사람들이 어떤 고통을 겪었으며 결국 어떻게 인내했는지를 알려준다.
- [NPR]
우한에 거주하는 소설가 팡팡은 올해 초 코로나19가 창궐한 후 봉쇄 기간 동안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우한의 이웃들을 관찰하며 그들이 무엇을 느꼈는지에 관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둘러싸고 중국 내에서도 뜬구름 잡는 듯한 논란과 추상적 이론이 난무하는 가운데, 팡팡의 『우한일기』는 구체적이고 피부에 와닿는 현실감각을 선사할 것이다.
- [워싱턴 포스트]
희망이 없음에도 계속 싸워나가는 사회적 약자들을 그려냈던 팡팡은 자신의 개성과 신념을 확장해 『우한일기』를 펴냈다. 팡팡의 독백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가 폭증하는 가운데 좌절과 슬픔의 출구를 찾으려는 독자들에게 큰 공감을 이끌어냈다.
- [인디펜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