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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씨앗

리뷰 총점9.6 리뷰 5건 | 판매지수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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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01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460g | 140*210*30mm
ISBN13 9788998614836
ISBN10 8998614839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동양철학 권위자 전호근 경희대 교수의 산문집.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관한 질문에 대한 답을 고전에서 찾는다. 『논어』 『맹자』 등 동양 고전을 인용하되, 권력화된 전통을 깨고 현대사회에 적용할 수 있도록 재해석했다. - 손민규 인문 MD

옛사람의 글을 오래도록 깊이 음미해온 동양철학의 권위자인 전호근 경희대학교 교수가 펴낸 첫 산문집. 글 대부분은 2013년부터 2020년까지 《경희대학교 대학주보》 《경인일보》 등에 발표한 칼럼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렸던 것들이다. 짧지만 깊은 여운을 주는 100여 편의 에세이에는 우리가 대체로 잊고 지내지만 때가 되면 불쑥불쑥 돋아나는 물음, ‘사람답게 산다는 것’에 관한 그만의 고민과 사색의 결과가 담겼다. 글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는 “다른 사람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느끼는 마음”이다. 이는 표제 ‘사람의 씨앗’이 무엇인가에 대한 그의 응답이기도 하다.

저자는 측은지심을 인간의 조건으로 보는데, 그 마음을 맹자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의 삶에서 배웠노라고 말한다. 책에는 옛사람의 책에서 배운 바가 적지 않게 녹아 있지만 저자 스스로 말하듯 그의 삶의 궤도를 조금씩 수정하게 한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로 꽉 차 있다. 서울역 앞에서 노숙인에게 과자를 건네던 어린아이, 커피를 타주면서 돈을 받을 수 없다던 할머니, 불길을 뚫고 장애인을 구출해낸 세 청년의 이야기 등은 우리가 놓쳐버린 삶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하고, 삶에서 소중히 여겨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되묻게 한다.

“‘인간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답변을 유학 고전 강의에서 듣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는 한 제자의 말(「편지」, 129쪽)처럼, 좋은 글과 사람에 의지하여 길을 가다 보면 “바라는 곳에 가까이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는 이 고전학자의 생각에서 우리는 ‘가장 오래되었지만 그 무엇보다 새로운 사유’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들어가며

1부 “사람이 다쳤느냐?”
“사람이 다쳤느냐?”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 아니다
일한 사람이 쉴 수 있는 세상
사람의 씨앗
생각할 겨를도 없이
성자(聖者, ‘聖’ 字)의 조건
뜻을 지니고 있어도
마치 바늘이 내 몸을 찌르는 것처럼
바보 안연(?淵)
바보 이반과 바보 김펠
탕임금의 목욕통
죄(罪)와 용서에 관하여
사광의 거문고
가장 오래된 책의 운명
부와 권력에 관하여
마음을 실어 쓴 글, 『목민심서』
마음의 북극성

2부 글 읽은 자 되기의 어려움
주희
다윈의 지렁이
나의 생명줄
글 읽은 자 되기의 어려움
홍위병(紅衛兵)의 『논어』
책 도둑
이름 이야기
무(無)를 보여주는 방법
번역에 관하여
강의
불평등한 세상을 바꾸는 법
도정일 선생을 뵙고
정성껏 물을 주면
문지기를 만드는 대학
채점 없는 세상
오지 않은 학생들의 이야기
편지

3부 정직의 죽음을 슬퍼하며
차가운 우동
조선인 의사 김익남의 시선(視線)
위대한 패배
아침에 도를 듣고자 하면
누군가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
소년들에게
정직(正直)의 죽음을 슬퍼하며
늦게 도착한 시집
베르메르와 쉼보르스카와 희망
태국 사람들의 셈법
유교와 갑질
에오윈의 승리
침팬지와 인간
하마의 죽음
그레타 툰베리
우한과 우정
모두의 생명은 소중하다
더 나은 세상

4부 어떻게 살아야 하지?
어떻게 살아야 하지?
빵과 물, 시인과 도둑
잃어버린 ‘나’에 관하여
꼬리 그을린 거문고
데죄 란키와 에픽테토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백양사 가는 길
베토벤의 유서
정언명령과 군인
위험한 일
천고 비전의 성공 비결
좋은 것에 관하여
잃어버린 사진에 관한 기억
?호모 마테마티카(Homo Mathematica)
5촌 아저씨
울음
어느 가족이 본 〈어느 가족〉
맛에 관하여
루저 가족의 세상 밀기 〈미스 리틀 선샤인〉
호우부지시절(豪雨不知時節)
덕분에

5부 시로 삶을 다독이다
연암의 글을 뽑으며
그림으로 그린 시
유종원과 두보
왕안석과 술
이름이 전해지는 까닭
시로 삶을 다독이다
첫 문장의 탄식
시인(詩人)을 존경한다
戰戰兢兢(전전긍긍)
나무 심는 사람
혜월 스님
너희는 대학에 가지 마라
〈보리밭〉
글보다 아름다운 것
〈미안해요, 리키〉
비대면의 대면

6부 부끄러움에 관하여
부끄러움에 관하여
죽음에 관하여
희망에 관하여
쓸모없는 것에 관하여
떨림에 관하여
친절에 관하여
숭고함에 관하여
아픔에 관하여
느림에 관하여
혼자 있는 것에 관하여
가난에 관하여
벗에 관하여
이야기에 관하여
성찰에 관하여
이긴다는 것에 관하여
깨달음에 관하여
반복에 관하여
새로움에 관하여
독서에 관하여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책의 내용은 옛사람의 책을 읽고 배운 바를 기록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만났던 사람들로부터 배운 이야기다. 본디 독자를 염두에 두고 썼다기보다 나의 비망을 위한 기록으로, 거창한 이야기나 특별한 경험담이 없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흔하고 사소한 이야기들이다. 그런 사소한 일들이 내 삶의 궤도를 조금씩 수정하게 했고 이 책은 그런 궤적을 기록한 것이다.”
--- 「들어가며」 중에서

“후한 시대의 『설문해자』라는 책에는 千(천) 자가 위에 있고 心(심) 자가 아래에 있는 모양으로 ‘인(仁)’을 표기하고 있다. 천(千)은 천 명의 사람이란 뜻이니 곧 인은 천 사람의 마음이라는 뜻이다. 물론 이때의 千(천)은 산술적인 수효가 아니라 모든 사람을 의미한다. 천 명이면 천 명이, 만 명이면 만 명이 모두 가지고 있는 마음이니 이런 마음이 없다면 사람이라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인(仁)은 사람의 씨앗이다.”
--- 「사람의 씨앗」 중에서

“수양의 문제를 세상 탓으로 돌리는 사람은 어리석다. 하지만 먹고사는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사회는 잔인하다. 또 부와 권력을 함께 누리는 것이 당연시되는 사회는 저열하다. 물러나 있는 자는 마땅히 이황을 스승으로 삼아야겠지만 나랏일을 맡은 자는 이이를 닮아야 한다.”
--- 「부와 권력에 관하여」 중에서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다.’ 치기 힘든 공을 치기 위해 밤새 배트를 휘두르고, 잡기 힘든 공을 잡기 위해 온몸을 던지는 일등들은 죽었다 깨도 이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니 말이다. 일등들은 꼴찌들 앞에 겸손해야 한다. 그들은 단지 당신들처럼 모든 것을 던지지 않았을 뿐이다. 당신들이 던져버린 것들 중에, 그리고 꼴찌들이 던지지 않은 것 중에, 혹 던지지 말아야 할 무엇이 있는지 어찌 알겠는가.”
--- 「오지 않은 학생들의 이야기」 중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는데도 계속 돌아가야 하는 컨베이어벨트가 있다면 그것은 악마의 맷돌이다. 그런 세상 어디에도 숭고는 없다. 이것이 내가 이 아름다운 그림과 시를 마냥 편안한 마음으로 보거나 읽지 못한 이유다. 일터에서 죽어가는 노동자가 있는 한, 기계 때문에 목숨을 잃는 노동자가 있는 한 우리에겐 희망을 품을 자격이 없다.”
--- 「베르메르와 쉼보르스카와 희망」 중에서

“돈의 힘은 더없이 편리하고 강력해서 돈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는 한 우리는 어디서나 한껏 친절한 응대를 살 수 있다. 하지만 그날 나는 커피를 타주는 할머니의 환대를 돈으로 살 수 없었다. 진심 어린 친절이기에 거래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것이기 때문이다. 마르크스의 말처럼 사랑은 사랑으로만 교환할 수 있고 우정은 우정으로만 교환할 수 있다. 나는 비로소 까닭 모를 감동이 밀려온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환대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중에서

“숭고함에 관한 이런 서사는 사실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구현하려고 부와 명예, 권력을 헌신짝처럼 던져버린 이야기들은 동서고금에 널리고 널렸다. 그렇다면 진부하게 여겨질 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은 까닭이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동일 서사가 반복되는 것은 결국 그런 이야기가 매우 드물고 귀하다는 말이다.”
--- 「숭고함에 관하여」 중에서

“피아노 레슨은 오래가지 못했다. 선생님은 〈엘리제를 위하여〉는 밀쳐두고 바이엘만 치게 했는데, 내가 그토록 단순하고 반복적인 연습에 금방 질려버렸기 때문이다. 그 결과 피아노를 배운 기간은 내게 쓸모없는 시간이 되고 말았다. 훨씬 뒤 나는 다른 공부를 하면서 그처럼 단순하고 반복되는 과정을 견뎌내지 않고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음을 깨달았다.”
--- 「반복에 관하여」 중에서

“나는 운동가도, 이론가도 아닌 평범한 독서인이다. 좋은 책을 만나면 곁에 두고 읽고, 마음에 드는 구절이 나오면 암기해두었다가 두고두고 음미한다. 사회운동 경험이 없으니 세상을 바꿀 방법을 알지 못하고, 이론을 창안한 적이 없으니 앞날을 내다보지 못한다. 그래도 좋은 글에 의지하여 길을 가다 보면 바라는 곳에 가까이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 「독서에 관하여」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1. “누군가를 돕는 일은 우리의 희망을 붙잡는 일이기도 하다”

타인의 고통과 아픔을 누구보다 예민하게 감지해온
우리 시대의 고전학자 전호근 경희대 교수의 첫 인문에세이


옛사람의 글을 오래도록 깊이 음미해온 동양철학의 권위자인 전호근 경희대학교 교수가 첫 산문집을 펴냈다. 글 대부분은 2013년부터 2020년까지 《경희대학교 대학주보》 《경인일보》 등에 발표한 칼럼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렸던 것들이다. 짧지만 깊은 여운을 주는 100여 편의 에세이에는 우리가 대체로 잊고 지내지만 때가 되면 불쑥불쑥 돋아나는 물음, ‘사람답게 산다는 것’에 관한 그만의 고민과 사색의 결과가 담겼다. 글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는 “다른 사람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느끼는 마음”이다. 이는 표제 ‘사람의 씨앗’이 무엇인가에 대한 그의 응답이기도 하다.

책 제목 ‘사람의 씨앗’은 공자가 평생을 통틀어 가장 자주 말했던 ‘인(仁)’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자 맹자의 ‘측은지심’을 가리키는 말이다. 맹자는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는 안타까운 상황을 목도하면 그 사람이 아무리 나쁜 사람이라도 일단 아이를 불쌍히 여기고 가슴 아파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저자는 측은지심을 인간의 조건으로 보는데, 그 마음을 맹자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의 삶에서 배웠노라고 말한다. 책에는 옛사람의 책에서 배운 바가 적지 않게 녹아 있지만 저자 스스로 말하듯 그의 삶의 궤도를 조금씩 수정하게 한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로 꽉 차 있다. 서울역 앞에서 노숙인에게 과자를 건네던 어린아이, 커피를 타주면서 돈을 받을 수 없다던 할머니, 불길을 뚫고 장애인을 구출해낸 세 청년의 이야기 등은 우리가 놓쳐버린 삶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하고, 삶에서 소중히 여겨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되묻게 한다.

“‘인간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답변을 유학 고전 강의에서 듣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는 한 제자의 말(「편지」, 129쪽)처럼, 좋은 글과 사람에 의지하여 길을 가다 보면 “바라는 곳에 가까이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는 이 고전학자의 생각에서 우리는 ‘가장 오래되었지만 그 무엇보다 새로운 사유’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2.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당신이 이 물음에 답하려고 애쓰는 한,
이 세상은 희망을 놓아버릴 자격이 없다”


속도, 효율, 돈에 포획된 우리 삶을 돌아보고
사람다움, 공동체, 시, 그리고 나를 지키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다


“일등들은 꼴찌들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 그들은 단지 당신들처럼 모든 것을 던지지 않았을 뿐이다. 당신들이 던져버린 것 중에, 그리고 꼴찌들이 던지지 않은 것 중에 혹 던지지 말아야 할 무엇이 있는지 어찌 알겠는가.” -「오지 않은 학생들의 이야기」, 127쪽

“남보다 빨리 움직여 먼저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은 능력이 아니다. 장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메아리가 싫다고 큰 소리를 지르면 더 시끄러운 소리로 되돌아오고, 그림자가 싫다고 더 빨리 달리면 그림자도 더 빨리 따라오는 법이다. 삶은 정지한 순간이 많을수록 풍요로워지는 법이다.” -「느림에 관하여」 334쪽

이 책은 속도와 효율, 시장에 삶을 내맡기고 질주하는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무거운 물음에 전호근 교수가 내놓은 응답에 다름 아니다. 그의 글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사고를 근본에서부터 뒤흔드는 힘이 있다. 이는 깊고 넓은 공부로 얻은 지적 통찰력에, 타인의 고통과 아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공감력이 더해졌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본문은 총 6부로 나뉘어 있다. 1부에서는 『논어』 『맹자』 『사기』 등의 옛글로 우리 현실을 해석하고, 퇴계, 다산 같은 옛사람의 삶에서 배워야 할 것들을 이야기한다. 2부는 주희, 다윈 같은 사람이 무릇 어떤 자세로 학문을 해왔는지 돌아보고 교양교육에 대한 생각과 대학의 현실, 가르치는 자로서의 책임의식을 말한다. 3부는 우리 역사의 깊은 상처와 세월호 등 지난 수년간 벌어진 우리 사회의 아픔을 돌아보는 글들이 많다. “끼이고 깔리고 떨어져 목숨을 잃는” 이 나라 노동자들의 처지를 탄식하며, 시장만능주의와 성장지상주의에 포획된 우리가 무엇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지 뼈아프게 성찰하는 글들이다. 4부에서 그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껴안고 사는 것 자체에 희망이 있음을 말한다. 나를 지키는 일, 행복의 비결,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덕성과 인격, 그리고 윤리에 관한 이야기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그의 응답으로 읽어도 좋으리라. 5부는 시 읽는 즐거움과 고전의 향기를 전하는 글들이다. 연암 박지원의 산문, 유종원과 두보의 시, 나희덕, 쉼보르스카, 박남준 시인의 시로 그가 어떻게 위로받았는지 전한다. 6부에는 부끄러움, 죽음, 희망, 숭고함, 가난, 느림, 반복, 독서 등에 대한 짧지만 강한 여운을 남기는 단상들을 담았다.

3. 고전은 현실을 해석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자
현재의 지배적 가치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유용한 무기


『논어』 『맹자』 같은 옛글을 현재를 성찰하는 텍스트로 삼을 것인가, 케케묵은 이야기로 읽을 것인가? 당연하게 들리겠지만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고전의 가치는 달라진다. 저자에게 고전은 현실을 해석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자 현재의 지배적 가치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유용한 무기이기도 하다. 그는 공자와 마구간 일화(마구간이 불탔다는 소식을 들은 공자가 당시 사람보다 훨씬 값어치가 나갔던 말[馬]에 대해 묻지 않고 “사람이 다쳤느냐?”라고 물었다는 이야기)를 세상의 가치 서열을 송두리째 뒤엎는 놀라운 이야기로 읽는다. 또 수고롭게 일한 자들의 처지를 대변한 묵자의 철학으로 오늘날 한국 사회 노동자들의 처지를 반추하며, ‘생각할 겨를도 없이’ 불길에 뛰어들어 휠체어를 타고 있던 할머니를 구한 춘천의 세 청년에게서 ‘출척측은지심’을 발견한다. 공자는 목수에게서 정직을 배웠는데, 왜 우리는 목숨을 걸고 아이들의 시신을 꺼내려고 바다에 들어간 세월호 잠수사에게서는 배우지 못하는지 한탄하기도 한다.

한문 텍스트에 대한 정밀한 해석력으로 정평이 나 있는 전호근 교수는 문자를 풀이하면서도 옛사람들이 공동체를 일구어온 오랜 방식과 지혜를 발견한다. 이를테면, 그는 羊(양), 美(미), 善(선), 義(의) 자를 풀이하면서 고대 동아시아 사회에서 최선의 가치로 생각한 일이 소유를 나누는 일, 즉 ‘분배’였음을 말한다. 고대 동아시아인들이 가장 중시한 가치를 가리키는 글자인 美(미), 善(선), 義(의) 자에는 모두 羊(양)이 들어가 있다. 이를 통해 보면 그들이 가장 아름답다고 여긴 것[美]은 커다란 양[羊+大]이고,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가치[善]는 양을 골고루 나누어 먹는 것〔羊+?〕이다. 정의를 뜻하는 義(의) 자 또한 창이나 칼 따위의 날카로운 물건으로 양고기를 썰어내는 모습〔羊+手+戈〕을 그린 글자다. 왜 썰까? 나누어 먹기 위해서다.( 「좋은 것에 관하여」, 232~233쪽)

물론 그는 권력화된 전통은 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선대 지식인들이 오랫동안 지켜왔던 삶의 태도는 되살리고자 한다. 사대부의 윤리를 체화한 퇴계 이황, 죽을 때까지 백성의 삶을 생각한 율곡 이이, 끝까지 세상을 바꾸겠다는 뜻을 접지 않은 다산 정약용, 나라가 망하자 ‘평소에 읽은 글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목숨을 끊은 매천 황현의 결기를 이야기할 때는 지식인으로서의 그가 느끼는 무거운 책임의식과 매서운 자기반성을 엿볼 수 있다.

회원리뷰 (5건) 리뷰 총점9.6

혜택 및 유의사항?
사람답게 산다는 것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g*******g | 2021.03.02 | 추천17 | 댓글2 리뷰제목
동양고전의 대가인 전호근 교수의 에세이집이다. 고전의 사례를 들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소소한 일상들이 고전의 가르침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인간다운 삶인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100여편의 산문들로 채워져 있다.   이 책을 관통해 흐르고 있는 주제는 책의 제목이;
리뷰제목

동양고전의 대가인 전호근 교수의 에세이집이다. 고전의 사례를 들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소소한 일상들이 고전의 가르침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인간다운 삶인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100여편의 산문들로 채워져 있다.

 

이 책을 관통해 흐르고 있는 주제는 책의 제목이기도 한 '사람의 씨앗'이다.  '사람의 씨앗'이란 한 마디로 공자의 '인' 또는 맹자의 '측은지심'을 의미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측은지심에는 안타까운 상황을 목도하면 아무리 나쁜 사람이라도 일단 아이를 불쌍히 여기고, 가슴 아파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데 이런 마음이야말로 인간을 다른 존재들과 구별짓게 만드는 특성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런 고전의 교훈과 연관된 우리의 일상 모습을 다양한 측면에서 조명한다. 서울역 앞에서 노숙인에게 과자를 건네던 어린아이, 커피를 타주면서 돈을 받을 수 없다던 할머니, 불길을 뚫고 장애인을 구출해낸 세 청년의 이야기 등은 오늘날 '사람의 씨앗'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는 질문에 정답 하나가 존재할 리 없다. 하지만 이런 질문을 가슴에 품고 사는 것 자체에 희망이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이런 측면에서 고전은 현실을 해석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저자는 이야기한다. 나를 지키는 일, 행복의 비결,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덕성과 인격, 그리고 윤리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이 질문에 대한 하나하나의 대답으로 볼 수 있겠다. 잔잔한 흐름의 글 속에서 우리는 놓쳐버린 삶의 가치를 되돌아보고 우리의 삶에서 소중히 여겨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되묻게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현대인의 삶에서 고전의 역할을 돌아보는 계기도 제공한다. 논어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마구간이 불탔다는 이야기를 들은 공자는 당시 사람보다 훨씬 값비싼 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다친 사람이 없느냐고만 물었다고 한다. 오늘날 국정철학이기도 한 사람 중심의 사고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겠다. 하지만 우리는 시장만능주의와 성장지상주의에 포획되어 속도, 효율, 돈을 중시하면서, 타인의 고통과 아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공감력이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니냐고 저자는 반문한다.

 

글 대부분은 <경희대학교 대학주보>, <경인일보> 등에 발표한 칼럼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렸던 것들이라고 한다. 짧은 글에 고전의 지식과 함께 생각의 단상을 올린 것들이다. 한편 한편 개별적으로 음미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과거를 읽는 일이 어떻게 미래의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온고지신의 마음일 것이다. 고전의 한 줄에서 반성하는 마음 한 가닥을 찾고 나의 행동 하나하나를 바꾸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댓글 2 1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7
파워문화리뷰 사람의 씨앗_ 고전학자의 첫 인문에세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청**구 | 2021.02.15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이 책의 저자 전호근 교수님 강의를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본적이 있다. 물론 이전에도 이 분 저서가 집에 있었고, 이후 차이나는 클라스 강의에 감명받아 한 권 더 구입했다. 바로 이 책 <한국 철학사>이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는 동양이나 서양철학자는 많이 알고 있고, 그들의 학설이 위대하다고 믿으면서 살아간다. 너 자신을 알라던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공자,;
리뷰제목

이 책의 저자 전호근 교수님 강의를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본적이 있다. 물론 이전에도 이 분 저서가 집에 있었고, 이후 차이나는 클라스 강의에 감명받아 한 권 더 구입했다. 바로 이 책 <한국 철학사>이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는 동양이나 서양철학자는 많이 알고 있고, 그들의 학설이 위대하다고 믿으면서 살아간다. 너 자신을 알라던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공자, 맹자 등 잘 아는데 정작 한국의 철학자는 누군가? 하면 섣불리 대답을 못한다. 

또 고등학교 윤리시간에 이 한국철학에 대해서 너무 어렵게 이기일원론, 이기이원론, 주리론, 주기론, 사단칠정론 등을 정말 외워서 시험풀이용으로 익혔기 때문에 20살 수능시험을 치고나면 머리에 남아있지 않게 된다. 그래서 교수님의 한국철학사 책이 더욱 반가웠다. 

(작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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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사람의 씨앗] 따스함으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신*****리 | 2021.02.02 | 추천2 | 댓글2 리뷰제목
[사람의 씨앗] 따스함으로   1.   악인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 그러나 바보가 살 수 없는 세상은 악인의 세상이다. 우리가 안연처럼 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악인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2018.8.15.) - p.49   이 책의 저자인 전호근 교수는 어려운 동양 철학의 요소들을 골고루 잘 얘기하고 있다. 사람에게는 되어야 할 것과 되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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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씨앗] 따스함으로

 

1.

 

인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 그러나 바보가 살 수 없는 세상은 악인의 세상이다. 우리가 안연처럼 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악인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2018.8.15.) - p.49

 

이 책의 저자인 전호근 교수는 어려운 동양 철학의 요소들을 골고루 잘 얘기하고 있다. 사람에게는 되어야 할 것과 되지 말아야 할 것이 반드시 존재한다. 되어야 할 것은 정확히 잘 모르겠지만, 되지 말아야 할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악인이 되는 것. 차라리, 바보처럼 순수한 사람이라면 우리는 어쩌면 그 사람들을 보면서, 저 사람은 참 꾸밈이 없구나, 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그 바보의 삶을 보면서, 때로는 어떻게 저렇게 살 수 있지, 하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다가도 그 사람의 순수함 덕분에 살아갈 희망을 찾게 될지도 모르지만, 악인이 되어간다면, 그래서 바보를 이용하려고 한다면, 우리 사는 세상은 결국 난파선을 만난 듯, 끝없이 끝없이 침몰하게 될 것이다.

 

 

2.

사람답게 산다는 것에 대한 고민은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거다. 비록, 문체는 그러하지 않을지라도 내용 자체가 도전적인 이 에세이는 누군가 내게 조언을 해준 사람에게 저 인간도 힘들 거야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때로는 살아가는 세상에서 도전에 직면할 때가 있다. 그 도전은 나의 인간적인 면을 테스트해 봐야 하는 도전일 수도 있고, 나의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를 시험해 보는 도전일 수도 있다. 그럴 때, 나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

 

사람의 씨앗을 읽는 것은 그럴 때 나의 자세가 어떠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된다. 사람에게는 사람을 돌봐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또한, 어떤 사람에게는 사람을 괴롭히고픈 마음도 있게 된다. 그럴 때 자신의 마음을 보아야 한다고 사람의 씨앗에서는 말한다.

 

내 마음에 따스함이 묻어 있다면, 그래서 사람의 마음을 따스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된다면,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억울한 감정, 그리고 또 역한 감정들 또한 그 따스한 나의 마음을 갖음으로서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

 

그 사실을 알게 해주는 사람의 씨앗은 인생의 어떤 지점에서 우리에게 안내자가 될 것이다.

 

 

3.

 

그러므로, 나는 따스한 마음을 지녀보려고 노력하기로 결심한다. 그 따스한 마음이 비록, 내가 지닌 모든 것을 대신해 줄 수는 없겠지만, 그러려고 노력하고자 한다면, 어딘가에서 길은 열릴 것이라는 희망을 지니고 오늘의 삶을 살아낼 것이다. 그 삶이 나에게 희망을, 그리고 우리에게 희망을 열어줄 것이다. 삶은 그렇게 따스함으로 온다.

 

- 이 리뷰는 리뷰어클럽 서평단자격으로 메멘토에서 도서를 증정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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