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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묘묘 고양이 한국사

기기묘묘 고양이 한국사

: 오늘 만난 고양이, 어디서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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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372g | 128*188*30mm
ISBN13 9791190893435
ISBN10 1190893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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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마마라는 말은 ‘고양이 마님’ 또는 ‘고양이 엄마’ 정도의 뜻이어서 지금의 캣맘Cat Mam이라는 말과 정확히 일치한다. 실제로 묘마마가 돌본 이 고양이들은 그녀가 집 안에서 키운 것이 아니라 도시의 밤거리를 자유롭게 떠돌던 길고양이였다. 이 점은 묘마마의 죽음을 애도한 고양이가 집 안에서 밖을 향해[向外] 떠난 것이 아니라 집 밖에서[自外] 떠났다는 문구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조선의 가옥은 완벽히 닫힌 공간이 아니었으니, 묘마마는 자신이 사는 곳에 찾아온 길고양이를 융숭히 대접하고 고양이들은 집 안팎을 넘나들면서 그녀와 살았을 것이다.

묘마마의 이야기는 고양이 애호 문화가 대중적으로 확산되는 모습과 함께 고양이로 넘쳐 나던 도시 풍경을 상상하게 한다. 이 같은 시대상은 〈태평성시도〉라는 그림에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는데, 도시의 모습을 보이는 그대로 담은 것이 아니라 조선 사람들이 꿈꾸던 이상적인 도시의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당시의 도회적 분위기를 짐작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적지 않다. 이 그림 속에서 우리는 고양이 세 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 가운데 치즈 고양이는 새를 물고 지붕에 앉아 있으며 턱시도 고양이 한 마리가 그 모습을 지켜보는 중이다. 그리고 나머지 한 마리는 처마 밑에 앉아 여인들이 실 잣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다. 어쩌면 묘마마의 집이 바로 이러한 풍경이 아니었을까?
---「묘마마와 친구가 되다」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말은 단연 ‘까치 고양이[鵲猫]’라는 표현이다. 조선 성종 때의 문신인 이륙李陸이 쓴 글에는 “늙은 계집종이 고양이를 얻어 왔는데, 검은 몸에 흰 가슴이라 세간에서 말하는 까치 고양이란 놈이었다”라는 대목이 등장한다. 글에 묘사된 고양이의 모습이나 까치에 비유된 것으로 봐서 이는 턱시도를 가리키는 말이 분명하다.
---「#금빛 고양이, 얼룩 고양이, 까치 고양이」중에서

길고양이에 대한 경계는 구한말의 고양이가 종종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기도 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공수병恐水病은 흔히 광견병이라고 할 만큼 주로 개를 통해 감염되는 병이지만, 길고양이도 이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양 고양이, 바다를 건너다」중에서

때로는 인간이 나서서 고양이를 보호하는 일도 있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서울에 머물던 각국 외교관의 부인들이 발족한 ‘동물학대방지회’(1924)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물보호 운동은 이른바 근대의 수입품이었던 것이다. 동물학대방지회는 서울 도처에 소와 말이 지나다니며 이용할 수 있는 급수대를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지방에서 동물보호를 선전하는 강연을 개최하고 길거리에서 벌어지는 동물학대를 단속하는 사람을 두었다. 다만 주권을 빼앗기고 각박한 시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에게 이러한 변화는 그닥 달가운 일이 아니었다. 동물학대방지회는 종종 냉소와 비꼼의 대상이 되어 “먼저 당신네가 학대하는 모든 불쌍한 사람의 학대방지회를 먼저 발기하시오”와 같은 신문 논평을 받았다. 또한 동물보호에 관심 없는 주민들이 급수대의 물을 퍼 가거나 빨래를 하는 바람에 물이 오염되고, 이를 막기 위해 급수대에 채워 둔 자물쇠마저 도난당하는 등 좌충우돌을 면치 못했다. 급기야 이것이 주먹질로 이어지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고양이 무료로 진찰해드립니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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