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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 생의 남은 시간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것

리뷰 총점9.0 리뷰 69건 | 판매지수 15,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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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1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400g | 140*200*15mm
ISBN13 9788965964230
ISBN10 896596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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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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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의사가 기록한 마지막 흔적들. 환자들과 가족들이 그려가는 마지막 순간을 지켜보며 죽음을 어떻게 준비하고,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삶과 죽음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 에세이 MD 김태희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이야기를 시작하며

1부. 예정된 죽음 앞에서
너무 열심히 산 자의 분노 / 내 돈 2억 갚아라 / 특별하고 위대한 마지막 / 혈연이라는 굴레 / 사후 뇌 기증 / 저는 항암치료 안 받을래요 / 10년은 더 살아야 / 대화가 필요해 / 믿을 수 없는 죽음 / 임종의 지연

2부. 그럼에도 산다는 것은
인생 리셋 / 기적 / 학교에서 잘렸어요 / 잔인한 생 / 아이의 신발 / 오늘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합니다 / 요구트르 아저씨 / 말기 암 환자의 결혼 / 내 목숨은 내 것이 아니다

3부. 의사라는 업
별과 별 사이: 600대 1의 관계 /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 / 눈을 마주치지 않는 사람들 / 파비우스 막시무스 / 너무 늦게 이야기해주는 것 아닌가요 / 3월의 신부 / 윤리적인 인간 / 이기심과 이타심

4부. 생사의 경계에서
각자도생, 아는 사람을 찾아라 /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선이었을까 / 존엄한 죽음을 위해서: 연명의료 결정법에 대하여 / 울 수 있는 권리 / 죽음을 기다리는 시간 / 마지막 뒷모습

이야기를 마치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사람들은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생각해보면 환자가 의사를 먹여 살리는 셈이고, 때로는 환자가 의사를 치료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만나온 환자들의 선택이, 그들이 꾸려가는 시간이,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내게는 반면교사가 되기도 했고 정면교사가 되기도 했다. 내가 만난 환자 들은 삶과 죽음으로 살아 있는 나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마치 생의 숙제를 푸는 것 같았 다. 그들이야말로 나의 선생님이었다.
--- p.6

장애물이 있으면 어떻게든 치우며 앞으로 나아가는 삶.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며 존재 이유를 찾는, 앞만 보며 이 악물고 달려온 삶. 그에게 삶은 열심히 싸워 야만 하는 투쟁의 장이 아니었을까? (…) 나중에 호스피스 실을 통해 그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12월의 어느 추운 겨울날 쓸쓸히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평온하게 떠났을지, 가족들의 외면 속에서 쓸쓸히 떠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지켜봐왔던 그의 삶을 생각해보면 후자였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 소식을 들었을 때 내가 죽은 뒤에 혹시라도 그를 다시 만난다면 꼭 묻고 싶어졌다. “당신은 무엇을 위하여 그렇게 열심히 살았습니까?”
--- p.24

내가 목격한 수많은 혈연관계도 참담한 경우가 더 많았다. 그럴 때면 생각 했다.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라는 첫 문장은 옳다고. 누군가에게 가족은 가장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었지만 때때로 누군가에게는 짐이자 삶을 옥죄는 족쇄에 지나지 않았다.
--- p.39

어쨌든 의사조차도 낯선 사후 뇌 기증을 팔순의 환자가 미리 신청해두었다는 사실이 나로서는 굉장히 놀라웠다. 아마도 그는 장기 기증에 대해서도 알아보았을 것이고 암 환자의 장기 기증이 불가능 하다는 것도 알았을 것이다.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방법을 찾아본 끝에 이 사후 뇌 기증을 선택했을 것이다. 그 선택 하나만으로도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얼마나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거쳤고 준비를 해왔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 p.50

암에 걸리는 것은 허허벌판을 지나다 예고 없이 쏟아 붓는 지독한 폭우를 만나는 것과 비슷하다. 우산도 없고 피할 곳도 없다. 할 수 있는 것은 고스란히 쏟아지는 비를 맞는 것뿐이다. (…) 어차피 맞을 비라면 맞으면서 걸어가는 것이 낫다. 물론 걷다가 돌에 걸려 넘어질 수도 있고, 가시덤불에 긁힐 수도 있다. 그러나 비를 피할 만한 장소를 마주칠지도 모른다. 혹은 비를 가려줄 뭔가를 발견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갑자기 내린 비와 그 길에서 부딪치는 모든 것들을 여정의 일부로 받아들이면 내공이라는 게 생긴다.
--- p.56

어차피 과학의 영역을 벗어난 일이라면 임종이 지연될 때 대답할 수 없는 환자에게 묻고 싶어진다.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무엇 때문에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지. 알 수만 있다면 알아내서 그 바람을 조금이라도 풀어주고 싶은 심정이 된다. 평탄하지 않았을 삶과 지난한 투병 끝에 떠나는 길만큼은 가능한 한 가볍게 떠날 수 있기를, 의사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바라게 되는 것이다.
--- p.84

암 투병은 환자도 가족도 모두 지치는 일이다. 지난하고 고통스러운 투병 생활이 이어져가다 보면 그나마 남아 있던 사랑도 남루해지기 쉽고 희망도 쉽게 잃는다. 어쩔 수 없이 긴 투병의 모든 끝이 상처만 가득한 폐허로 남는 경우를 수없이 보아왔다. 그러니 희망 없는 속에서도 그 사랑을 잃지 않았다는 것이 암 덩어리가 줄어든 것만큼이나 기적이었다.
--- p.106

자식을 먼저 앞세우는 일은 부모로서 결코 담담해질 수 없는 일이다. 암 병원에서도 이런 일은 드물지 않다. 암 환자라고 하면 나이 든 중년, 노년의 환자를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 암은 나이를 가려 덮쳐오지는 않는다. 당연히 어리고 젊은 암 환자들이 많고, 그중 에서는 완치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없지 않다. 결국 그 부모도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는 아픔을 고스란히 안아야 한다.
--- p.121

· 환자와 의사를 떠나 서로 다른 누군가를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본디 불가능한 일이다. 어디까지나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너의 상황을 짐작해보건대 너는 아마도 이럴 것이라고 짐작한다’는 선에 지나지 않는다. 본질적으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고, 완벽히 같은 상황과 처지에서의 똑같은 경험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 p.163

나도 때로는 파비우스와 같은 전략을 택한다. 암세포가 싸움을 걸어오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데, 그런 때에 종종 최대한 시간을 끌며 버틴다. 종양의 크기가 어떻든 간에 장기의 기본적인 기능이 유지되도록 하는 데 집중한다. 환자가 좀 더 오래 숨 쉴 수 있고 먹을 수 있고 아프지 않도록 만든다. 정면승부를 피하고 버텨보는 식이다. (…) 이 같은 전략의 목적은 암이 자라는 것의 여부와 관계없이 일단 환자를 살아 있게 하는 것이다. 죽음이 예정되어 있기에 이 작전도 언젠가는 무의미해질 테지만 적어도 독한 항암치료로 힘든 상황은 피할 수 있고 나름대로 삶의 질도 유지할 수 있는데다가 버티면서 시간을 벌 수도 있다. 그렇게 벌어들인 시간으로 환자가 다른 유용한 일을 하도록 독려할 수 있다.
--- p.176

마지막까지 항암치료를 이어가는 데는 또 다른 요인이 뒤섞이기도 한다. 항암치료 중단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환자와 보호자를 설득하는 것은 시간도 에너지도 많이 드는 일이지만 병원 수익 에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항암치료도 하고 CT 검사도 하고 여러 의료 행위를 하면 병원에 수익이 발생하지만 나쁜 소식을 전하고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하면 병원에는 0원의 수익이 발생 한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암 환자들이 사망 2주 전까지 항암치료를 받는 것은 여러 요인들이 얽힌 결과다.
--- p.183

누군가를 돌볼 때에는 어느 정도는 이기적이어야 이타적이 될 수 있다. 결국 이기심과 이타심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내가 편하기 위해서 남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심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볼 수 있고 스스로 평온함을 찾을 수 있는 이기심은 필요하다는 말이다. 우리는 누군가의 보호자이기도 하고 누군가를 돌봐야 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그에 앞서서 나 자신을 보살펴야 하는 스스로의 보호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를 가장 먼저 돌볼 사람은 나뿐이다. 스스로를 보살필 수 있을 때 남을 돌볼 수 있는 능력과 여력이 생긴다. 이타적이기만 하려다가 스스로를 돌보지 못해서 다른 사람도 돌보지 못하는 것은 결코 바람적인 일이 아니다.
--- p.210~211

모두들 보호자와 가족들이 빨리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보호자가 오면 주치의는 나가서 보호자와 가족들에게 상황을 설명할 것이다. 가족들이 상황을 파악하고 환자의 죽음을 받아들이면 쇼피알 연극은 끝나고 주치의는 사망을 선언할 수 있다. 환자의 저승 가는 길은 그렇게 힘들고 험난했다. 가족들과 의료진은 환자에게 현대의학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아무도 행복하지 않았고 환자는 너무 힘들게 저승길로 떠났다. 나는 이 모든 상황 속에서 자꾸 되묻게 되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과연 최선이었을까, 하고.
--- p.232

나는 가족들의 동의를 받아 환자의 산소 공급과 승압제 주입을 중단했고 그는 사망했다. 2018년 2월 이전이었다면 나는 살인자가 됐을 것이고, 2018년 2월 이후라면 합법적으로 연명의료를 중단한 의료진이 된다. 행위는 같으나 불법과 합법의 경계는 애매하고 인간의 판단은 인위적이다. 불법과 합법의 경계가 애매할수록 현장은 혼란스럽다. 법의 모호성은 권력을 낳고 법으로 옳고 그름을 따지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법을 논하는 사람들은 많아도 진정 환자를 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법을 따지려는 이들은 현장에 발들이지 않고 나중에 문제가 되면 법이라는 이름으로 심판하려고만 한다. 그러나 책상머리에서는 알 수 없는 일들이 현장에서는 늘 일어난다.
--- p.240

더 슬픈 것은 이 같은 시스템이 우리를 길들인다는 점이다. 비정상이 오래되면 무엇이 정상인지 알기 어렵다. 시스템은 더욱 공고 해지고 이 시스템 속에 있다 보면 환자나 보호자도, 의사도 컨베이어벨트처럼 3분에 한 명씩 진료실에 들어왔다가 나가는 것을 당연 하게 여기게 된다. 그러다 보니 주어진 짧은 시간이 끝나면 울고 있는 환자를 보호자가 끌고 나가고, 밖에서 울음소리는 새어 들어오고, 그 옆에서 오래 기다린 대기자들은 화를 내는 이상한 현실을 이상하지 않게 받아들이게 된다. 이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는 슬퍼하거나 울 수 있는 권리가 없는 걸까? 이 공장식 박리다매 진료에서 마음껏 울 수 있는 권리를 논한다는 게 과욕인 걸까? 이 시스템의 변화는 불가능한 걸까? 복잡한 시스템 속 작은 톱니바퀴는 오늘도 여지없이 돌아가면서도 좀처럼 물음표를 지우지 못한다.
--- p.245

내가 목격한 마지막 뒷모습은 때로는 정리되지 않은 돈이었고 사람이기도 했는데, 그것들은 대체로 시끄럽고 혼란스럽게 뒤얽혀 고인에 대한 슬픔을 넘어 분노로, 지리멸렬함으로 끝나고는 했다. 고인이 정리하지 못한 관계들이 남아 있는 이들을 괴롭게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결국 지켜보면 무엇이든 간에 정리되지 않고 남은 것들은 대개 아름답게 기억되지 못할 것들이었고, 남은 사람 들이 해결해야 할 그 무엇이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고인의 뒷모습으로 남았다.
--- p.258~259

삶을 잊고 있을 때 떠나간 환자들이 들려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그들의 마지막은 언제나 나를 향해 묻는다. 언젠가 당신도 여기에 다다르게 될 텐데 어떻게 살고 있는가? 어떤 모습으로 여기에 당도하고 싶은가? 나는 그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정신이 번쩍 들고 다시 한번 생의 감각이 팽팽해진다. 어쩌면 죽음만큼이나 삶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곳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 p.261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삶에는 수많은 처음과 마지막이 있지만 우리 인생의 가장 처음과 가장 마지막은 탄생과 죽음이다. 이 시작과 끝만큼은 내가 아닌 타인의 기억으로 남는다. 탄생은 내 의지와 무관하게 맞는 것이지만 죽음만큼은 준비할 수 있다. 언젠가 분명히 ‘죽음’의 순간이 온다는 건 사실이고 우리는 그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 점이 몹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이 ‘준비할 수 있는 죽음’을 ‘어쩌다 갑자기 맞는 죽음’으로 끝내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 4부. 〈마지막 뒷모습〉 중에서

서울대병원 18년차 종양내과 의사가 기록한 암 환자들의 마지막 모습
“남은 삶을 의미 있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2019년 기준 암 사망자 수는 7만 8863명으로 2018년에 비해 1만 명 가까이 증가했고, 한국인이 사망하는 장소로 병원은 1996년 25.2퍼센트에 비해 2019년 77.1퍼센트로 급격하게 바뀌었다. 연명의료를 하지 않거나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건수는 2017년 대비 2019년 2만 건 이상이 늘었다. (시사인 ‘죽음의 미래’ 참조) 이 같은 사실이 말해주는 것은 암 환자들의 죽음이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곳도 바로 병원이라는 이야기이고, 죽음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실제로 서울대병원 18년차 종양내과 의사인 저자는 이 책에서, “2016년 대한민국에서 사망한 28만 명 중 21만 명이 병원에서 사망했고, 말기 암 환자는 90퍼센트가 병원에서 임종을 맞는다”라고 말했다.
저자는 종양내과 의사로서 수많은 암 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선택과 그들이 보내는 시간을 지켜보며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이야기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의사이자 한 인간으로서 깨닫게 된 삶의 의미와, 옳고 그름의 도덕적 잣대로 판단할 수 없는 마지막 선택을 통해 자신이 배우고 느낀 바를, 그리고 환자들을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한 일종의 비망록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만나온 환자들의 선택이, 그들이 꾸려가는 시간이, 말과 행동 하나 하나가 내게는 반면교사가 되기도 했고 정면교사가 되기도 했다. 내가 만난 환자 들은 삶과 죽음으로 살아 있는 나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마치 생의 숙제를 푸는 것 같았다. 그들이야말로 나의 선생님이었다. (…) 돌아가신 분들의 모습을 통해서 지금의 우리를 돌아볼 수 있다는 것, 그들의 죽음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에게는 기억되는 죽음이라는 것, 나아가 누군가의 죽음이 어떤 이에게는 삶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6-8쪽)

죽음 앞에 선 환자와 가족의 선택,
삶과 죽음에 대한 태도를 생각하게 하다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에 언급되는 환자들은 모두 암 환자이지만 암 진단을 받은 이후에 저마다의 선택을 하고 각자 다른 모습으로 종착역을 향해 간다. 누군가는 돈 때문에 끊어진 혈육의 정을 회복하기보다 빌려준 돈 “2억 갚아라”라는 유언을 남기고 떠나기도 하고, 누군가는 죽음 직전에서 삶의 의미를 깨닫지 못한 채 10년만 더 살기만을 바라기도 한다. 칠순의 한 노인 환자는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해보며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고, 또 다른 노인 환자는 의사도 모르게 ‘사후 뇌 기증’을 신청해놓고 떠난다. 모두가 “앞으로 남은 날이 ○○ 정도 됩니다”라고 기대여명에 대해 듣지만 그 남은 시간을 채워가는 모습은 제각각이다.
환자들이 남은 삶과 예정된 죽음을 대하는 태도는 삶과 죽음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묻는다. 이에 대해 저자는 “사람은 누구나 ‘주어진 삶을 얼마나 의미 있게 살아낼 것인가’라는 질문을 안고 태어난다. 일종의 숙제라면 숙제이고, 우리는 모두 각자 나름의 숙제를 풀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 인생의 숙제를 풀든 풀지 않든, 어떻게 풀든 결국 죽는 순간 그 결과는 자신이 안아 드는 것일 테다. 기대여명을 알게 된다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면 특별한 보너스일지도 모른다. 보통은 자기가 얼마나 더 살지 모르는 채로 살다가 죽기 때문이다. 물론 이 문제를 다 풀지 않는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지만 빈칸으로 남겨두기에는 아쉬운 일이다”(62-63쪽)라고 적는다.
또한 환자가 종착역으로 가는 여정에는 환자만 있는 게 아니다. 그의 가족이 함께다. 원발부위불명암을 앓는 남편이 완치되기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서울과 부산을 오가던 아내가 있고, 폭력을 행사했던 아버지를 끝내 외면하지 못해 혈연을 저주하면서도 마지막을 책임졌던 딸이 있다. 각자 암 투병을 하고 있는 이혼한 부모를 돌보느라 병원과 일터를 전전하는 아들도 있으며, 암과 치매를 앓는 88세의 아버지를 모셔야 하는 예순에 가까운 딸도 있다. 저자가 지켜본 환자의 가족들은 환자만큼이나 저마다의 선택과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환자와 그 가족의 모습은 우리에게서 멀리 있지 않다. 우리 역시 누군가의 부모이자 자식이고, 반려자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들의 이야기는 가볍게 지나가지 않는다. 그들의 선택은 어떻게 내 가족을 떠나보내야 하는가, 그들의 마지막을 어떻게 함께해야 하는가를 생각해보게 만들며 또 다른 의미에서 삶과 죽음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과연 최선이었을까?
환자의 남은 삶과 죽음을 함께 고민하다


암 환자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병원이고, 이곳에는 그 마지막까지 환자, 가족과 함께 최선을 다하는 의사가 있다. 한 사람의 생사와 남은 날을 지켜보고 치료해야 하는 의사의 고민은 깊다. “선생님에게는 제가 600명 중 한 명일지 몰라도 저에게는 선생님 한 분뿐이거든요”라고 말하는 환자 앞에서 환자와 의사의 관계를 생각하고, 완치 되었으나 암 환자라는 이유로 취업에 불이익을 받는 젊은 암 환자들을 보며 사회의 역할을 되묻고, 항암치료를 거부하다 항암치료를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서야 치료를 요구하는 환자들을 안타까워한다. 팔순 노모에 대해 연명의료를 중단하지 않겠다는 사남매로 인해 온몸이 붓고 의식을 잃은 환자의 갈비뼈가 부러지는 순간에도 심폐소생술을 멈출 수 없는 현장에서 환자와 가족, 의료진 모두 최선을 다했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과연 최선이었을까’를 되묻는다. 환자도 병원도 싫어하는 완화 의료에 대해서도 그것이 환자의 남은 삶을 위한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는 신념을 고백하기도 하며, 어쩔 수 없이 ‘시속 10명’으로 환자를 만나야만 하는, 한국의 공장식 박리다매 진료에 대해 씁쓸함을 털어놓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가 들려주는 몇 가지 사연들은 ‘연명의료 결정법’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환자가 살아는 있으나 죽음보다도 못한 상태일 때, 존엄과는 멀어지고 있는 경우에 보호자와 의료진은 선택의 순간을 맞이한다. 환자를 떠나보내야 할지, 최악의 상황이라고 해도 이승에 붙들어 놓을 것인지. 〈존엄한 죽음을 위해서〉이야기 속에서 환자의 아들은 아버지가 편히 돌아가실 수 있게 임종방에 모셨지만 아버지는 점차 사람의 외형을 잃어가고 악취를 풍기면서도 돌아가시지 않는다. 그 곁을 지키던 아들은 차라리 보내드리는 게 낫겠다며 오열하고 담당 의사인 저자는 산소호흡기를 떼야 하는지를 고민한다. 법으로는 연명의료 중단이 가능하게 되었으나 그 순간 의사도 보호자도 그 선택을 하기란 쉽지 않고, 저자는 이 이야기를 통해서 그 선택의 무게를 토로한다.
종양내과 의사로서 저자는 환자의 남은 삶을 의미 있게 만들고 존엄한 죽음을 위해 깊이 고민한다. 우리 대부분은 독자이기 이전에 한 사람이며, 사람이기에 병으로부터 멀리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가 마주한 환자와 보호자의 자리에 언젠가 우리가 앉게 될 수 있으며 그 과정을 우리도 함께 해야 할 수도 있다. 저자가 의사로서 들려주는 이야기가 단순히 ‘의사’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한 이유다.

김범석 교수는 이 책에서 “뜻하지 않게 자신이 떠나갈 때를 알게 된 사람들과 여전히 떠날 때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생각할 때 나는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었다. 그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의 무게를 다시 생각하게 하기 때문이고, 언젠가는 찾아올 ‘나의 죽음’을 마주하게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는 암 환자와 가족, 의사인 저자의 선택과 그들의 모습을 통해 지금 나의 삶을 돌아보게 하고 죽음에 대한 태도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또한 거기에서 나아가 언젠가 나와 내 가족에게 마지막이 다가왔을 때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남은 시간을 어떻게 채워가야 할지, 어떤 모습으로 종착역으로 향해 가야 할지 깊이 생각해보게 만든다.

회원리뷰 (69건) 리뷰 총점9.0

혜택 및 유의사항?
포토리뷰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다**게 | 2023.01.19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바삭...말라버린 나뭇잎 하나와 텅 빈 하늘을 날고있는 새들..어쩐지 쓸쓸함과 헛헛함이 묻어나는 표지다.ㅂ지은이 김범석은 서울대학교 암 병원 종양내과 전문의인 의사선생님이다.제3회 보령의사수필문학상 대상을 받았다.(진료실에서 못다 한 항암치료 이야기)(천국의 하모니카)(항암치료란 무엇인가)(암,나는 나 너는 너)(암 환자의 슬기로운 병원생활)의 책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리뷰제목
바삭...
말라버린 나뭇잎 하나와 텅 빈 하늘을 날고있는 새들..
어쩐지 쓸쓸함과 헛헛함이 묻어나는 표지다.ㅂ

지은이 김범석은 서울대학교 암 병원 종양내과 전문의인 의사선생님이다.
제3회 보령의사수필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진료실에서 못다 한 항암치료 이야기)
(천국의 하모니카)
(항암치료란 무엇인가)
(암,나는 나 너는 너)
(암 환자의 슬기로운 병원생활)의 책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내가 만나는 환자들은 대부분 4기 암 환자들로 이들은 완치
목적이 아닌 생명 연장 목적의 항암치료를 받는다..."

"어떤 죽음들은 나를 무겁게 짓눌렀고,
어떤 죽음들은 몹시 가슴 아프게 했으며,
어떤 삶은 나를 겸허하게 만들었다.
나는 그것을 복기하고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틈날 때마다 기록을 남겨왔다."
-시작하는 말 중에서-

*수많은 환자들을 만나며 피할수 없는 죽음앞에서
복기하고 기록한 이야기들이다.
돌아가신 분들의 모습을 통해 지금의 우리를 돌아보는 것...
누군가의 죽음이 삶에 전하는 이야기들이다.
언젠가는 우리 모두 마주하게 될 삶의 마지막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멀리 있다고 생각하는 마지막이
실은 그렇게 멀지 않다는 것...
인생은 짧고 삶에는 기한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내 돈 2억 갚아라)
보호자가 없는 폐암 환자.
수소문 끝에 동생을 찾았고 처음으로 환자의 병실에 누군가 찾아온다.

"형님..."
동생이었다.

"형제는 서로 한참 마주보았다.둘 사이에는 세월의 공백만큼이나
어색한 침묵이 흘렀고 병실의 적막은 깊고 또 깊었다."

"한참 뒤,환자가 동생에게 할 말이 있는지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다.
숨이 차서 목소리를 크게 낼 기력조차 없던 형이 자신을 부르자
동생이 다가가 형의 얼굴 쪽으로 허리를 숙였다.

너...내 돈...2억...갚아라...."

누군가의 삶을 잠시의 모습만 보고 다 알 수는 없을 것이다.
죽음앞에서도 동생에게 마지막으로 전한말은
빌려간 돈을 갚으라는 말이었다.
그 환자에게 2억은 어떤 의미였을지 나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또한 우리의 마지막은 어떤 죽음이어야할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

(특별하고 위대한 마지막)

"나는 괜찮아요.선생님이 잘 치료해주려고 이렇게 애썼는데 미안해요."
-35페이지

오랜 항암치료에도 효과가 없었고 결국 뇌전이 소견을
마주한 할머니...그 상황에서 오히려 선생님을 위로한다.

"할머니는 상태가 악화되고 임종이 가까워져 호스피스
상담을 받을 때에도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는 무척이나
평온했고 담담했다."
-36페이지

"마지막까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일..
느닷없이 찾아온 운명을 받아들이고 본인 몫의 남은 삶을
평소처럼 살아내는 일...
할머니는 그 어떤 사람보다도 특별했고 보통 사람이었지만
위대한 사람이었다."
-37~38페이지

끝까지 일상을 살아내며 평온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올 수 있었을까..
할머니의 죽음은 우리에게 죽음앞에서의 자세를 소망하게 한다.

(잔인한 생)

"아버지가 폐암 진단을 받았던 것이 내가 중학교 2학년 때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기억도 가물가물한 아버지의 친구들은
내 기억에도 없는 아버지가 빌려간 돈을 내놓으라며 찾아왔다."
-114페이지

지은이도 폐암으로 아버지를 잃었던 사람이다.

병실앞에서 마주한 환자의 중학교 2학년이 된 아이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이유였나보다.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고.
이 소년에게 나는 완벽한 타인으로 남겠지만 비슷한 시간을 먼저
지나와 지금 여기에 서 있는 어른으로서 눈앞의 소년이
잘 버텨나가기를.덜 외롭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119페이지

결국 대신해 줄 수 없는 아픔과 고통이다.
환자는 고스란히 죽을만큼의 고통의 시간을 지나야하고
남은 가족들은 괴로움의 시간을 눈물로 버텨야한다.
같은 시기에 아버지를 잃은 지은이는
눈앞의 중학교 2학년 아이에게...
잘 버텨내 주기를 응원할 수 밖에 없음을 ..
그 긴긴밤을 잘 지나 지은이처럼 옛일을 말할 수 있기를 나 또한 바란다.


(이야기를 마치며)
삶을 잊고 있을 때 떠나간 환자들이 들려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그들의 마지막은 언제나 나를 향해 묻는다.
언젠가 당신도 여기에 다다르게 될 텐데 어떻게 살고 있는가?
어떤 모습으로 여기에 당도하고 싶은가?
나는 그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정신이 번쩍 들고 다시 한번
생의 감각이 팽팽해진다.
어쩌면 죽음만큼이나 삶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곳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
우리보다 먼저 종착역에 당도한 이들은 지금 이 순간의 삶을,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지 묻는다.
이제는 남아 있는 우리가 우리의 삶으로서
대답할 차례다.
-261페이지

담담하게 써 내려간 이야기들이 죽음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느냐고
당신에게 삶이란 무엇이며 다가올 죽음이란 무엇이냐고
계속 질문하고 있는 것 같았다.
책 속의 환자들은
인생만큼이나 죽음의 방식과 받아들임이 모두 달랐다.
전속력으로 앞을향해 달리고 있는 우리들은...
잠시 멈춰 생각해야한다.
삶을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마지막에 당도할 그곳에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될 것인가를...

감상문같은 서평을 쓰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지만
이번에는 어려울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마음 깊숙히 계속되어지는 삶에의 질문은
나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만들었다.

죽음은 멀리 있지 않다.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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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죽음을 늘 보는 전문의의 수필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m*******k | 2023.01.0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요즘. 나의 삶의 주제는 죽음과 삶이다. '삶과 죽음'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슬프게도 '죽음과 삶'이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죽음과, 죽음과, 즉음과, 즉음과,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일것이다. 쌓이는 절망과 허무함 속에서 책만이 나의 위로와 답이 되어 주고 있는 요즘이다. 그 속에서 만나게 된 책,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종양내과 전문의로서 매일매일 죽음을;
리뷰제목

요즘. 나의 삶의 주제는 죽음과 삶이다. '삶과 죽음'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슬프게도 '죽음과 삶'이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죽음과, 죽음과, 즉음과, 즉음과,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일것이다. 쌓이는 절망과 허무함 속에서 책만이 나의 위로와 답이 되어 주고 있는 요즘이다. 그 속에서 만나게 된 책,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종양내과 전문의로서 매일매일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만나는 의사의 책이다.

 

어떤 상황에서 이 책을 만나냐에 따라 책에서 받는 느낌이 다를 것 같다. 본인이 암을 선고 받고 책을 만난 사람, 가족이 암을 마주하고 이 책을 만난 사람, 가까운 사람을 잃고 이 책을 만나는 사람, 그리고 연말을 맞이해서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인생의 교훈을 얻고자하다가 이 책을 만난 사람. 내가 어떤 위치에 있냐에 따라 이 책은 하나의 시시한 이야기거리들이 될 수 있고, 한 의사의 일기장이 될 수도 있으며, 또한 누군가는 또 오늘을 산다는 것에 대한 교훈을 얻어갈 것이다. 그리고, 내 인생에서 특별하지 않지만 일상적이지 않은 이 지점에 서 있는 내가 만난 이 책은, 그냥. 시시함이었다. 왜? 다른 사람 이야기니까. 하지만, 다시 말하자면 나는 내 인생에서 '특별'하지는 않지만 '특수한' 위치에 놓여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이렇게 수많은 환자들의 이야기들을 보면서 무언가 느끼기는 조금 힘든 위치에 있다. 혹시 나와 같이, '특수한' 위치에 놓여 있어서 인생의 위로와 답을 얻으려는 사람이라면 크게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싶다. 내 코가 석자인걸.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 연말과 연초를 맞이해서 죽음에 놓인 환자들, 죽음의 문턱을 오고 간 환자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그럼에도 이렇게 나는 건강하게 살아가 있고', '나의 당연한 오늘은 누군가가 갈망한 오지 않을 내일'이었다는 것을 느끼고 싶다면 읽어볼만한 책이다.

 

 

위에 너무 냉소적인 후기를 쓴 것 같다. 그렇다고해서 이 책이 안 좋다는 것이 아니다. 목차만 보더라도, 이 책은 끌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실제로 암을 선고받거나, 항암이 치료가 아닌 연명을 위한 조치가 된 환자들, 우리 나라의 '죽을때까지 환자를 붙잡는' 의료체계, 죽음을 준비하는 자세, 그리고 다시 삶을 살아간다는 것에 대하여 많이 생각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암을 극복했더니(그렇다면 사실 죽음을 극복했으니 무엇이나 할 수 있어야 하지만!) 그것보다 더 냉혹한 현실(암을 앓은 사람이었다니, 약할까봐 채용을 꺼리는 사회 등), 혹은 당장 내일 죽더라도 사랑을 하고 싶은 내 짝궁의 이야기, 가족의 이야기 등. 여러 이야기들을 보면서 내가, 내 주변에 이런 일을 겪지 않았다면 죽음을 선고받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어떻게 살아갔는지, 혹은 죽기전까지 어찌했는지 단면을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단면이다. 이 책의 저자도 인정한다. 600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다는 글에서 잘 이야기하고 있다. 이 의사에게 이 환자는 600명의 환자 중 한 명이지만, 이 환자에게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있는 이 의사 한명만을 바라보고 있다. 600명의 환자를 쳐다보고, 진료하고, '직업'으로서 출근과 퇴근을 하는 의사. 하지만 자신의 생명을 더 늘려줄 것처럼 의사를 바라보는 환자들. 저자는 이 관계의 선을 잘 이해하고 있고, 이 선에서 본인의 일에 최선을 다 한다. 누군가는 거부감을 느끼려나? 저자는 어쩌면 자신은 600명의 신자를 가진 교주와 같은 존재로 환자들에게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이해하지 못할 사람이 있으려나? 종양학과의 전문의, 특히 서울대학교 병원의 전문의라면 이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디 600명뿐이랴. 그 환자의 가족까지, 모두 "선생님, 제 발 좀 살려주세요."하고 이 전문의를 보고 있을 것이다. 의사는 교만함이 아닌, 환자들의 절실함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그러기에 자신의 일에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엿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실제로 자신의 휴가를 이해해주지 않는 환자에 대한 서운함까지 표현하면 굉장히 솔직하게 이 책을 쓰고 있다. (사실, 당연한 것 아닌가. 의사라도 가족이 있고, 개인 시간이라는 것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의사라는 것도 하나의 직업일뿐이다!) 이렇게 오해받을 수 있는 것들까지 솔직하게 쓰는만큼 종양내과 전문의로서 환자들과의 대화, 나중에 보게 된 환자들의 모습 등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

 

앞서 이 책에 대하여 '나에게는' 크게 느낄만한 무언가는 없다고 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나는 지금 앞으로 오는 시간도 지나가는 시간도 모두 양 손으로 붙잡고, 과거로 가지고 앞으로도 가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이 책은 누군가에게는 분명히 힐링이 될 책이다. 잔잔하게 지나가고 있는 2022년과, 앞으로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는 2023년을 맞이하면서 한 번은 읽어볼만한 책. 나는 원하던 답을 얻지는 못하였지만, 사람들에게 오늘과 내일, 그리고 오지 않을 어떤 날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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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친구에게 선물한 책으로 받은 독후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말**백 | 2022.12.1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김범석>사람들은 대부분 삶이 죽음에 닿아 있다는 것을, 누구도 피할 수 없다는 그 경계에 대해 애써 외면하고 본능적으로 회피하고 싶어하지 않을까? 삶과 죽음이 맞닿은 순간을 지켜온 의사 선생님의 울림이 큰 말씀을 고분고분한 학생이 되어 들은 듯하다.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척박한 이곳에서 고군분투 의사로 살아가며 윤리를 고민하고 인간다움을;
리뷰제목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김범석>
사람들은 대부분 삶이 죽음에 닿아 있다는 것을, 누구도 피할 수 없다는 그 경계에 대해 애써 외면하고 본능적으로 회피하고 싶어하지 않을까? 삶과 죽음이 맞닿은 순간을 지켜온 의사 선생님의 울림이 큰 말씀을 고분고분한 학생이 되어 들은 듯하다.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척박한 이곳에서 고군분투 의사로 살아가며 윤리를 고민하고 인간다움을 생각하는 글쓴이가 존경스럽다.
나의 아버지도 고등학교 1학년 때 할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혼자 고학하며 아르바이트하며 어렵게 법대를 나오시고 사법고시는그만둔 채 회사에 들어가셨다. 지금도 모든 걸 혼자 감당해야 했던 그 시절 조언해 주실 어른이 필요했다고 하시며 87세에도 집안 온갖일을 다 챙기시고 참견하신다.. 아버지의 결핍이 아버지의 한 평생을 그렇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제각각 다른 모습은 그들 저마다의 사연과 성품과 생으로 말미암은 것이겠지만 나는 죽음을 잘 준비하겠다는 깨달음이나 성찰은커녕 죽음까지야 어쩌겠냐고 콧방귀를 뀌는 우매한 사람이다.
영화 아무르에서 남편이 아내를 헌신적으로 간호하다가 결국 지쳐 포기하는 장면이 있다. 부부의 사랑과 삶이 존경스러웠지만 보기가 불편했고 내 남편은 저런 스타일 아니니 내가 아파도 나로 인해 힘들어하지 앉고 아랑곳 없이 잘 살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편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할 수 없는 것을 포기하는 현명함을 갖기를 바라지만..
가족들에게 짐이 되지 않고 품위 있는 노년을 누리다가 아름답게 소풍을 끝낼 수 있기를 바라지만..
단지 그 바람은 바람일 뿐 간절히 바라 빌고 있지도 않은 채, 내가 정신줄을 잡고 있는 동안은 그저 살 뿐인 것이다. 눈을 마주치지 않은 누군가에게 미안하다가 또 요구르트 한 병 전해주는 지인의 인사에 감동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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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86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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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인생책] 더불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 "내적 혁명"(E-BOOK) 강추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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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 2022.10.24
구매 평점5점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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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a****2 | 2022.08.26
구매 평점5점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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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나**야 | 202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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