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1년 01월 25일 |
---|---|
쪽수, 무게, 크기 | 384쪽 | 486g | 140*210*18mm |
ISBN13 | 9788932038001 |
ISBN10 | 8932038007 |
출간일 | 2021년 01월 25일 |
---|---|
쪽수, 무게, 크기 | 384쪽 | 486g | 140*210*18mm |
ISBN13 | 9788932038001 |
ISBN10 | 8932038007 |
MD 한마디
『불평등의 세대』의 저자 이철승 교수의 신작. 한국사회 불평등의 기원과 현재를 규명했다. 불평등을 다룬 대부분의 책은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을 분석하는데, 이 책은 동아시아 벼농사 체제에 주목한다. 한반도 고대국가의 형성부터 최근 팬데믹에 이르는 시간을 관통한다. - 손민규 사회정치 MD
청년 실업과 비정규직 차별, 학벌주의, 연공서열과 여성 배제의 구조, 부동산 문제까지 한국 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이해하는 세 가지 키워드 쌀 / 재난 / 국가 2019년 한국 사회에 세대론과 불평등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으며 언론과 학계, 정계, 일반 대중에게까지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불평등의 세대』의 저자 이철승의 신작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쌀, 재난, 국가 ─ 한국인은 어떻게 불평등해졌는가』가 그것. 저자 이철승은 전작 『불평등의 세대』에서 ‘세대’라는 키워드를 통해 한국 사회의 위계 구조가 어떻게 세대와 맞물리며 불평등을 야기해왔는지를 다양한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흥미롭게 펼쳐 보였다. 그의 전작이 “(민주화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여전히 위계와 불평등으로 고통받고 있는가”에 대한 동시대적인 분석이라면, 이 책은 제목이 나타내듯 ‘쌀’ ‘재난’ ‘국가’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그러한 한국 사회의 불평등 구조와 경쟁/비교의 문화는 어디서 왔고 어떻게 형성되었는가”에 대한 보다 심도 깊은 역사적 분석을 시도한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 드리운 불평등의 ‘깊은 구조’를 이해하려면, 동아시아 사회와 국가가 반복되는 재난에 맞서 싸우며 먹거리(쌀)를 생산하고 유지하기 위해 만든 사회제도와 습속 ─ 협업과 위계, 경쟁 ─ 을 먼저 규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본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불평등 구조의 진화 과정을 한반도에서 고대국가가 형성되는 시기부터 현재의 코로나 팬데믹에 이르기까지 훑어 내려오며 ‘벼농사 체제’라는, 동아시아 쌀 경작 문화권에서 발전한 제도들이 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그 제도들이 오늘날 한국 사회의 위계와 불평등 구조를 어떻게 형성했는지를 수많은 자료 수집과 데이터 분석에 근거하여 흥미진진하게 써내려간다. 무엇보다 저자는 특유의 통찰과 독창적인 분석 틀로 청년 실업과 비정규직 차별, 학벌주의, 연공서열과 여성 배제의 구조, 부동산 문제 등 현대 한국 사회에 심각한 분열과 구조적 위기를 일으키는 많은 문제들이 벼농사 체제의 유산들과 긴밀하게 맞닿아 있음을 밝혀내며 독자들에게 특별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현대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제도에 걸맞은 새로운 제도를 통해 오래된 구조가 재구조화하도록 유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 책은, 따라서 벼농사 체제의 구조 개혁 플랜이라고 할 수 있다. |
들어가며 프롤로그 이 책의 퍼즐들 | 이 책의 주요 주장들 | 벼농사 체제의 일곱 가지 유산 1장 동아시아 국가의 기원─벼농사 체제의 출현과 재난의 정치 우리는 누구인가─쌀 이론의 수립 쌀에 갇힌 동아시아, 벼농사에 집착한 한국인 쌀과 밀의 대비 한반도 정주민의 쌀 사랑 쌀밥과 빵의 정치경제학 고대국가의 재난 정치 홍수, 물벼락의 정치 가뭄, 물 확보의 정치 고대 및 전근대 국가 최악의 재난─가뭄 조선왕조의 가뭄 대비책 복합재난─정치 변동의 촉매제 나가며─쌀, 재난, 동아시아의 국가 2장 벼농사 생산체제와 협업-관계 자본의 탄생 벼농사와 평등한 협업 시스템의 출현 벼농사의 공동노동 시스템 협력과 경쟁의 이중주 벼농사 문화의 지속 벼농사 마을의 비교, 질시, 행복 협업과 불신이 공존하는 벼농사 마을의 신뢰 구조 표준화와 평준화─벼농사 마을의 보이지 않는 손 벼농사 체제의 현대로의 이식─연공에 따른 숙련 상승 가설과 표준화 가설 동아시아 마을, 협업의 장인들 나가며─오리엔탈리즘을 넘어 3장 코로나 팬데믹과 벼농사 체제 동아시아인들의 문화적 디엔에이─사회적 조율 시스템 동아시아 농촌의 성공 함수─협업-관계 자본 코로나 팬데믹의 국가별 양상 벼농사 체제와 코로나 팬데믹 밀농사의 개인주의와 벼농사의 집단주의 나가며─팬데믹과 불평등의 확대 4장 벼농사 체제와 불평등의 정치심리학─왜 한국인들은 불평등에 민감한가 벼농사 사회와 밀농사 사회의 불평등 구조 쌀 경작 사회의 불평등 기제─국가로의 접속 벼농사 체제와 과거제도는 어떻게 얽혔나 벼슬과 벼농사의 상호작용 평등화와 차별화를 향한 욕망의 공존 한반도 남단 정주민의 심리 구조─평등화와 차별화의 공존 밀 문화권과 쌀 문화권의 불평등 치유 노력 불평등 치유 노력의 역사적 기원 벼농사 체제의 유산─복지국가의 저발전 현대 한국인의 복지 태도─부동산과 복지국가 나가며─국가를 통한 불평등의 생산 5장 연공제와 공정성의 위기 청년 실업과 노동시장 이중화의 원인은 무엇인가 제도(연공)-주체(세대)-구조(인구)의 착종 연공 문화의 제도화─연공제 세대 네트워크와 한국형 패턴 교섭 인구구조의 변동에 따른 기업의 인구 구성 변화 연공-세대-인구 착종과 기업의 비용 위기 연공-세대-인구 착종과 청년 고용 위기 연공제와 노동운동 연공제와 여성 나가며─불평등, 현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6장 벼농사 체제의 극복 재난 대비 구휼국가에서 보편적 사회안전망 국가로 표준화를 위한 조율에서 다양성의 조율로 벼농사 체제와 청년 세대의 충돌 동료로서의 여성 직무평가 시스템의 도입─시험에서 숙련으로 연공급 대 직무급─어느 불평등을 택할 것인가 한국형 위계 구조의 개혁─연공제를 넘어서 나가며 참고문헌 |
대통령 선거가 끝났습니다.
많은 얘깃거리를 남겼습니다만, 무엇보다도 '공정', '정의', '형평' 등의 어젠다가 부각된 선거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저는 선거를 앞두고 코로나 양성판정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격리기간이 끝난 후에 선거가 있어서 투표하는데는 문제없었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쌀 재난 국가'(이철승 저, 2021.3, 문학과지성사)는 작년 연말경 코로나 간접접촉 격리기간에 샀던 책입니다.
대중서보다는 학술서적의 느낌이 강해,당시에는 다 못읽고 책꽃이에 꽃아놨다가 이번에 읽게 된 거죠.
다시 찬찬히 읽어보니 재미있습니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동북아 국가들의 특징과 밀을 주식으로 하는 서구사회의 특징을 비교하면서 얘기를 풀어나갑니다.
동북아 사회의 경우 쌀을 재배하는데 있어 가뭄과 같은 재난을 컨트롤하는 것이 가장 큰 일이었고. 이를 위해 국가가 존재했다고 설명합니다.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농업사회 당시의 메커니즘들, 이를테면 '협업과 경쟁', '표준화와 평준화' 등이 그대로 이식되었다고 분석합니다.
특히 쌀 재배 중심의 농업사회에서 공고하게 작동하던 '연공서열 위주의 보상체계'가 그대로 전이되면서 단기적으로는 '급격한 산업성장', 장기적으로는 '불평등'이 생겨났다는 논리죠.
한 마을에서 네논 내논 할 것이 다같이 모여서 모심고 김매고 추수했는데 우리집 소출이 옆집 소출보다 못하다면! 협업과 경쟁 속에서 싹트는 이러한 '질시'로부터 불평등에 대한 민감함이 체화되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해법은? 저자는 연공서열식 보상체계를 폐지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일은 내가 하고 돈은 왕부장님이 버는 이 연공제는 왜 존재하는 것일까? 젊은 세대에게는 연공제가 약속한 동일 연차, 동일 임금 원칙도 이해할 수 없는 제도다. 하는 일이 다르면, 더 힘들고 어렵고 가치있는 일을 하면 보상이 달라야지, 왜 연차가 같다고 연봉도 같은가?(p355)
"해결책은 간단하다. 단기적으로는 임금피크제를 통해 고연차의 40대, 50대에게 돌아가는 보상을 줄여야 한다. ... 장기적으로는 현재 입직자 대비 30년차의 임금수준이 평균 3.3배인, 연공제 임금 테이블의 기울기를 낮춰 2배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p356)
세대간 이해가 다를 수 있는 문제여서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합니다.
저자는 윗세대의 반발에 대해 이렇게 말하며 책을 마무리 짓습니다.
"올해 나이 50이다. 벼농사 체제 위계 구조의 서열이 꽤 높이 올라와 있다. 예전 같으면 동네에서 이장할 나이다. 나는 내 동년배들에게 묻는다. 내가 강연에서 만난 젊은이(비정규직)는 우리의 남이냐고. 그렇다고 답할 친구들에게 또 묻는다. 우리 자식들이 비정규직으로 살아갈 세상을 원하느냐고. 시험 잘 치게 해서 정규직 시키면 돼, 라고 답할 친구에게 또 묻는다. 그렇게 해서 이 마을이 쌀밥에 고깃국 계속 먹을 수 있을까."(p370)
경칩도 지나고 완연한 봄입니다.
이제 곧 벚꽃이 흐드러지겠지요.
늘 행복하세요!
도서관에서 라벨 정리 작업을 하다가 『왜 저 사람은 나보다 출세가 빠를까』라는 책을 발견했다. 일본인 저자가 쓴 것이지만,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질문이다.
옆집 민수는 수학 백점 맞았다던데” 라든가, “네 사촌 도연이는 서울대 갔는데 너는 인하대구나?” 같은… 듣기만 해도 피곤한 말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되)며 우월감이나 열등감을 느낀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이철승 교수님은 두 나라 모두 동아시아의 벼농사 문화권에 속하기 때문이며 그밖에 여러 사회문제들도 여기서 비롯된 것이라고, 『쌀 재난 국가』를 통해 말한다.
(48쪽)
나는 쌀 이론을 통해 …위계구조와 불평등, 불평등에 대한 인식, 급속한 경제 발전, 협력과 경쟁의 공존, 행복과 질시, 교육열과 사회이동, 노동시장 구조, 성차별, 연공 문화의 존속 그리고 소통의 문화까지 포괄한다. 이 모두는 종속변수에 대해 나는 ‘벼농사 경작 시스템’이라는 단 하나의 독립변수를 제시할 것이다.
초반엔 이렇게 폭 넓은 이야기를 ‘쌀’로만 설명하는 게 가능한가? 싶었지만 본문을 읽으며 저자가 깊이 고민하고 연구한 결과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곳곳에 등장하는 통계분석 자료들이 신뢰도를 더한다.)
-
본격적으로 서평을 쓰기 전 보도자료를 검색해보았다. “50대가 포기하자, 한국사회 불평등 없애려면” 이라는 꽤나 자극적인 표제가 상단에 노출되었다. 『쌀 재난 국가』의 핵심을 뽑아낸 문장이라고 생각했다.
『쌀 재난 국가』에서 1~4장은 우리(동아시아)가 ‘벼농사’를 지으며 어떤 방향으로 진화했는지, 5~6장은 ‘연공제’로 인해 흔들리고 있는 한국의 오늘을 보여준다. (※ 이 서평에서는 5~6장에 집중했다.)
연공제(年功制)는 “근무연한에 따라 임금과 직급이 상승하는 임금제도”를 뜻한다. 전세계에서 연공제를 고집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저자는 바로 이 연공제가 우리 사회를 녹슬게 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이 농사를 짓던 조선시대에는 연공제가 효과적으로 작동했겠지만(2장의 ‘평수리’ 예시 참고) 지금은 아니다. 연공제는 청년과 중장년 세대간 갈등, 남녀(또는 여남) 갈등을 영속화하고 있다.
(318쪽)
벼농사 체제의… 여성을 배제하고 차별하는 제도적 기제는 앞서 분석한 연공-세대-인구의 중심축인 ‘연공제’다. 연공제를 강하게 고수하는 기업일수록 남성과 여성 간 임금 차별이 심하다.
(344쪽)
혁명적 수준의 제도 개혁 외에는 답이 없다. 가장 좋은, 가장 빠르고 확실한 대안은 모든 조직의 의사결정기구에서 여성의 대표성을 높이는 것이다. 그런데… 여성을 평등하게 대우하면, …저항은 남성 위주 지배 구조에 진입하지 못한 채 긴 실업과 구직의 대열에 서 있는 청년 남성들에게서 가장 높을 것이다.
(345쪽)
2010년대 이후 악화된 청년 세대의 젠더 간 혐오 문화의 기저에는 주어든 정규직 일자리를 둘러싸고 극심한 경쟁을 조장하는 연공-세대-인구의 착종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저자의 진단을 읽자, 가려웠던 등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남성 신입사원 선호 경향,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과 승진 한계 등의 현상을 단순히 성차별이라고 뭉뚱그리지 않고 날카롭게 분석해냈기 때문이다.
나는 곧 취준생 단계에 진입할 청년 여성이기도 해서 이런 갈등과 불평등을 (알고 싶지 않아도) 소름끼치게 체감하고 있다. 아직은 연공제를 고집하는 기업이 전체의 2/3에 달한다고 한다. 구직자인 나에게는 당장 세상을 바꿀 힘이 없다. 그래서 더욱, 저자의 주장에 목소리를 보태고 싶어졌다. 그동안 연공제의 덕을 톡톡히 본 이들에게, 모두가 함께 살기 위해 조금만 나누어달라고 말이다. 쉽지 않겠지만, 이 책이 강한 메시지를 담고 세상에 나온 만큼 세상도 답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