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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자매의 빵빵한 여행 (아시아 편)

빵 자매의 빵빵한 여행 (아시아 편)

: 빵이라면 죽고 못 사는 빵 자매의 아시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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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2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560g | 152*200*19mm
ISBN13 9791166033131
ISBN10 116603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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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러움이 묻어나던 교토를 떠나 오사카에 도착해서도 즐거운 추억만 가득했다. 글리코상에서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으며 우리는 소녀처럼 깔깔댔다. 같은 취향을 나누니 즐거움이 배가 됐다. 유독 맛있었던 일본식 식빵을 맛보려 합류한 긴 줄에도 누구 하나 불평이 없었다. 그야말로 즐거운 ‘기다림’이었다. 비슷한 취향대로 맛난 커피와 빵을 함께 찾아다니니, 그저 행복했다.
--- p.19

그날은 우리가 포르투갈에서 마주친 이후 한국에서의 첫 만남이었다. 빵 자매가 처음 함께 나누어 먹은 빵이 펑리수였다. 그래서 펑리수는 내게 특별하다. 대만 친구와의 만남에도 언니와의 만남에도 펑리수가 떠오른다. 소중한 인연들이 마치 펑리수를 타고 이어진 것만 같다. 펑리수 선물을 받아서일까, 이후 우리는 특별한 우정을 넘어 서로에게 선물 같은 존재가 되어주고 있다. 오래 지속되는 관계도, 함께 책을 쓰는 것도 어쩌면 다 펑리수 덕분일지도 모르겠다.
--- p.33

사실 콘지보다 내 눈길이 간 건 추로스와 비슷하게 생긴 길쭉한 모양의 튀긴 빵 ‘요우티아오’였다. 처음에 한 조각 먹었을 때는 짜고 눅눅하고 기름진 맛만 났다. 하지만 죽에 푹 담군 후 살짝 불려 먹으니 금세 쫄깃하고 촉촉해졌다. 짭조름한 요우티아오과 밍밍한 콘지 와의 궁합이 꽤 괜찮았다. 그냥 먹으면 정말 맛없는 빵이니 꼭 콘지와 함께 먹어야 한다. 저렴하고 푸짐한 홍콩 현지 음식을 맛보길 원한다면 하루쯤은 콘지로 아침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 p.81

유산지로 쌓인 롤 케이크를 조심스럽게 꺼내 보았다. 크림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다행히 이 롤 케이크는 빵의 면적이 훨씬 넓었다. 폭신폭신하고 달달한 빵에서 달걀 향이 진하게 났다. 신선하고 부드러운 생크림이 느끼하지 않아서 아침인데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카페에서 커피가 아닌 우유를 주문했으면 더 좋았을 걸 싶었다. 맛있는 유후인에서 1박 2일을 보낸 후 공항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 짧은 시간이었지만 유후인을 사랑하기엔 충분했다.
--- p.129

러시아 카페에 가면 한국인을 당황시키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뜨거운 커피를 시키면 컵홀더가 없을뿐더러 구멍이 큰 빨대를 꽂아준다. 그대로 마셨다간 입천장이 다 데일 것 같은데 러시아 사람들은 뜨거운 커피도 큰 빨대로 잘 빨아 마신다. 두 번째, 아이스커피가 없다. 간혹 파는 곳이 있다 해도 아이스를 시키면 뜨거운 커피에 얼음 한두 개를 띄워줘 미지근하게 나온다. 추운 나라이기도 하지만, 진한 에스프레소를 먹는 것에 익숙한 유럽 문화의 영향으로 커피 본연의 맛이 사라지는 차가운 커피를 마시는 것 자체를 의아해한다고 한다. 하지만, 브스피시카에서는 몇 안 되는 시원한 아이스커피 주문이 가능한 곳이니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분들은 참고해도 좋다.
--- p.154

은은한 핑크빛 우유 거품에 실제 유니콘이 살아 숨 쉬는 듯한 그림과 숲속에 있는 치타를 묘사한 그림이 새겨진 라떼아트는 과연 ‘Art’라고 칭할 만했다. 이 그림이 사라지는 것이 아쉬워 한참을 마시지 못하고 물끄러미 바라만 보았다. 아트비라는 명목으로 한 잔당 만 원에 가까운 거금을 투자한 게 아깝지 않을 정도로 정말 섬세한 라떼아트였다. 그림에 새겨진 상상 속의 동물인 유니콘을 바라보면서 생각했다. ‘여기가 정말 천사의 도시가 아닐까?’
--- p.166쪽

‘마담콴 더 반미퀸(Madam Khanh the banh my queen)’은 무려 ‘반미의 여왕’이 계신 곳이다. 고수의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반미의 여왕’ 할머니가 가게를 지키고 계신다. 즉석에서 채소와 고기, 햄, 계란 등을 푸짐하게 넣고 매콤한 소스를 넣어 만들어 주신다. 따뜻하게 데운 반미에 신선한 재료를 듬뿍 넣은 반미 샌드위치는 고작 천 원이면 살 수 있다. 한입 베어 물면 바스락 소리 나는 반미가 참 매력적이다. 과연 반미의 여왕이라 일컬을 만했다. 괜한 자부심에서 나온 간판이 아니었다.
--- 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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