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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마감

: 일본 유명 작가들의 마감분투기

작가 시리즈-01이동
리뷰 총점9.6 리뷰 22건 | 판매지수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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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02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98쪽 | 322g | 130*188*20mm
ISBN13 9791185153391
ISBN10 118515339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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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쓸 수 없다, 그래도 써야 한다
30명의 일본 유명 작가 마감분투기


『작가의 마감』에 등장하는 일본 작가들은 하나같이 글 잘 쓰기로 너무나도 유명한 대문호들이다. 그들은 펜만 들면 글이 술술 풀려나갈 것 같은가? 천만의 말씀! 마감을 앞두고 쓰지 못하는 괴로움이 한 편 한 편 절절하다. 첫 장을 여는 다자이 오사무는 아니야, 아니야 외치며 원고를 찢고 또 찢는다. 창작을 위해 책 읽을 시간이 모자란다는 나쓰메 소세키도 있다. 아쿠타가와상으로 유명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글쓰기라는 천벌을 받은 것 같다고 토로한다. 또 어떤 것을 쓸지 고민하다가 밤을 지새우는 모리 오가이도 있다. 글 잘 쓰기로 유명한 이 작가들의 마감분투기도 또 하나의 명문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하지만 대문호답게 절절매는 자신을 그린 문장도 모두 명문이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장 쓸 수 없다
작가의 초상 _ 다자이 오사무
슬럼프 _ 유메노 규사쿠
독감기 _ 우메자키 하루오
쓰지 못한 원고 _ 호조 다미오
서재와 별 _ 기타하라 하쿠슈
쓸 수 없는 원고 _ 요코미쓰 리이치
나의 생활에서 _ 마키노 신이치
첨단인은 말한다 _ 호리 다쓰오
잡언 _ 다네다 산토카
위가 아프다 _ 사카구치 안고
시에 관해 말하지 않고 _ 다카무라 고타로
어쨌든 쓸 수 없다네 _ 나쓰메 소세키
의욕이 사그라들었다 _ 요시카와 에이지

2장 그래도 써야 한다
의무 _ 다자이 오사무
책상 _ 다야마 가타이
나는 이미 나았다 _ 사카구치 안고
나와 창작 _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홀리다 _ 무로 사이세이
한밤중에 생각한 일 _ 모리 오가이
때늦은 국화 _ 나가이 가후
나의 가난 이야기 _ 다니자키 준이치로
신문소설의 어려움 _ 기쿠치 간
독서와 창작 _ 나쓰메 소세키
메모 _ 호리 다쓰오
세 편의 연재소설 _ 에도가와 란포
어느 하루 _ 하야시 후미코

3장 이렇게 글 쓰며 산다
문인의 생활 _ 나쓰메 소세키
나의 이력 _ 나오키 산주고
생활 _ 하야시 후미코
버릇 _ 요시카와 에이지
책상과 이불과 여자 _ 사카구치 안고
원고료 _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문방구 만담 _ 다니자키 준이치로
쓴다는 것 _ 이즈미 교카
푸른 배 일기 _ 야마모토 슈고로
번민 일기 _ 다자이 오사무
일곱 번째 편지 _ 미야모토 유리코
달콤한 배의 시 _ 오구마 히데오

4장 편집자는 괴로워
매문 문답 _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아쿠타가와의 원고 _ 무로 사이세이
편집 중기 _ 요코미쓰 리이치
편집실에서 _ 이토 노에
편집 여담 _ 마키노 신이치
펜을 쥐고 _ 다네다 산토카
소식 _ 이시카와 다쿠보쿠
편집자 시절 _ 우메자키 하루오
편집 당번 _ 기시다 구니오
새하얀 지면 _ 『반장난』 편집부
작가 명단에서 빼버릴 테야 _ 호리 다쓰오
출간 연기에 대해 _ 다니자키 준이치로

추천의 글 _ 장정일
엮고 옮기며 _ 안은미

저자 소개 (3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쓸 수 없는 날에는 아무리 해도 글이 써지지 않는다. 나는 집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화장실 안이다. 아니, 볼일도 없는데 여긴 뭐 하러 들어왔지. 밖으로 나오다 이번에는 격자문에 머리를 내리친다. “으음, 으음”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따위 글을 써봤자 뭐가 된단 말인가. 그저 노동의 기록에 지나지 않는 것을.
--- p.43, 「쓸 수 없는 원고(요코미쓰 리이치)」 중에서

편집자 한 명이 직접 만나 담판을 짓겠다며 집으로 찾아왔다. 조금 질려 더욱 고사했지만, 결국 쓸 수 없는 이유라도 쓰라고 해서 할 수 없이 펜을 든다.
막상 쓸 수 없는 이유를 쓰려고 하니 이게 또 좀처럼 써지지 않는다. 왜 쓸 수 없는지를 명확히 안다면 당연히 그 이유를 쓸 텐데, 사실 이유를 모르니 그저 ‘쓰지 못하겠다’고밖에 할 말이 없다. 시는 쓰면서도 시 그 자체에 관해 도저히 이야기할 수 없다니, 어째서 그럴까. 전에 단편이나마 시론 비슷한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러다 점차 여러 가지 문제가 마음속에 쌓이고 복잡해지더니 이제는 아무것도 모르겠다. 요즘 들어 점점 더 암중모색하는 형편이다.
--- p.61, 「쓰지 못하는 이유(다카무라 고타로)」 중에서

다카하마 교시에게
시간이 모자라 어쩔 수 없이 오늘 학교를 쉬고 『제국문학』 원고를 썼습니다. 분량은 원고지 예순네 매가량. 실은 더 써야 했지만 시간이 빠듯해 뒤를 생략했습니다. 그래서 머리가 큰 괴짜가 탄생했습니다. 내년에 비평해주시길 바랍니다. 내일부터 힘내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쓸 작정이지만, 쓰려고 하면 괴로워집니다. 누군가에게 대신 써달라고 부탁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그래도 17일 아니면 18일까지는 보내겠습니다. 자네와 인쇄소가 입을 헤 벌린 채 기다리면 미안하니까.
1905년 12월 11일 월요일
--- p.67, 「편집자에게 보내는 편지(나쓰메 소세키)」 중에서

“또 못 썼어요?”
아내가 묻는다.
“안 돼, 안 돼.”
“속 썩이네요.”
“오늘 밤, 할 거야. 오늘 밤이야말로…….”
이렇게 말하고는 양지바른 툇마루를 걷거나 정원의 나무 사이를 거닌다. 팔짱을 끼고 끊임없이 흥이 샘솟기를 기다리면서.
T 잡지의 편집자가 오는 것이 무섭다. 틀림없이 찾아온다. 그리고 기어코 원고를 손에 넣지 않는 한 가만두지 않겠다는 기색을 한껏 내보일 텐데……. 당신은 빨리 쓰니까요, 이런 말에도 여러 가지 복잡한 기분이 교차한다. 쓴다, 하찮은 글을 쓴다. 그것이 세상에 나온다. 비평된다. 이 생각만 하면 몸도 마음도 구석의 구석의 구석으로 내몰리는 기분이다.
이번에는 더는 어찌해도 쓰지 못할 것처럼 느껴진다. 조바심이 난다. 이제껏 글을 쓸 수 있던 게 이상할 정도다. 재료고 뭐고 엉망진창이다. 예전에 재미있다고 생각한 것도 시시하기 그지없다. 어째서 저런 소재로 글 쓸 마음을 먹은 걸까.
“안 써져, 안 써져.”
“도저히 안 되겠어요?”
아내도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다.
--- p.79~80, 「또 못 썼어요?(다야마 가타이)」 중에서

나의 더딘 글쓰기는 그런 기특한 이유보다는 주로 체력 문제에서 비롯된다. 나는 꼼짝 않고 한 가지 생각을 하다 보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금세 지친다. 끈기 있게 버텨봤자 20분이다. 젊은 시절부터 당뇨병을 앓은 탓이지 싶다. 여하튼 이런 사정으로 원고지를 앞에 두고 담배를 피우는 둥 뜨거운 차를 마시는 둥 소변보러 가는 둥 10분 20분 간격으로 여러 가지 가락을 넣는다. 잠깐 쉬어 호흡을 바꾸지 않으면 집중해서 사고하지 못한다.
가끔 어떤 대목이 잘 풀리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섰다가 앉았다가 마셨다가 피웠다가를 점점 더 자주 되풀이한다. 담배를 한 대 피우고 나서 5분이나 10분 가만히 원고를 노려보고, 그래도 안 되면 이번에는 차를 마시고 또 노려본다. 그래도 안 풀리면 소변보러 나갔다가 내친김에 정원까지 걸어 다닌 뒤 돌아와 또다시 원고에 매달린다. 꽤 심하게 막힐 때는 원고가 나를 뒤엎어버리는 느낌이라, 후유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드러누워 천장을 응시한 채 반 시간에서 한 시간을 허비한다.
--- p.117~118, 「10분에 한 번씩 원고지를 노려보는 신세(다니자키 준이치로)」 중에서

올해는 아무것도 쓰고 싶지 않다. 지금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인도에 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가을쯤에는 유럽에 갔을 때처럼 가볍게 출항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몇 번이나 첫 여행을 떠나는 기분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돈 많이 모았지요”라고 묻는 사람도 있는데, 모아둔 것은 여관 계산서 정도다. 완벽한 하루살이 인생인 셈이다. 말하자면 내가 암염소의 젖을 짜면 그 밑에서 다른 사람이 체에 밭는, 그런 덧없는 생활이다. 그렇기에 몸 상태가 나쁘면 이것저것 생각이 많아진다. 뭐, 쌀밥과 해님은 나를 따라다니시겠지. “달 어두운 밤 기러기는 높이 난다”고 비참한 날이 와도 원래 몸뚱어리 하나뿐이니 어떻게든 되리라.
--- p.169~170, 「아무것도 쓰고 싶지 않다(하야시 후미코)」 중에서

편집자: 난감하네요, 어떤 것이든 좋습니다만…… 원고지 두 장이든 세 장이든 상관없습니다. 당신 이름만 있으면 됩니다.
작가: 그런 글을 싣는다니, 어리석은 일이지 않습니까? 독자가 딱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잡지에도 손해가 될 텐데요. 양 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판다고요, 욕을 들을 게 뻔합니다.
편집자: 아니, 손해는 아닙니다. 무명 작가의 작품을 실을 땐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잡지에 책임이 있습니다만, 유명 작가의 작품이면 좋든 나쁘든 항상 작가가 모든 책임을 지기 때문입니다.
작가: 그렇다면 더욱 일을 맡을 수 없지 않습니까?
편집자: 하지만 당신 정도의 대작가라면 한두 편 나쁜 작품을 낸들 명성이 떨어질 걱정은 없지 않습니까?
작가: 그 말은 5엔이나 10엔쯤 도난당해도 생활이 곤란하지 않을 사람에게는 훔쳐도 괜찮다는 논리입니다. 도둑맞은 사람은 꼴이 뭐가 됩니까?
편집자: 도둑맞는다고 생각하면 불쾌하지만, 기부한다고 생각하면 참을 수 있지 않습니까?
--- p.227~228, 「작가와 편집자의 대화(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작가님, 원고 안 쓰세요?
작가는 괴롭지만 독자는 즐거워!

아, 그렇게까지…… 변명도 다양하다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작가, 애초에 지킬 마음이 없는 작가, 자기혐오에 빠지고 마는 작가, 마감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작가, 미룰 대로 미루다가 겨우 내놓는 작가, 도무지 써지지 않아 홧술을 들이켜는 작가 등등. 유명 작가들의 사생활과 인품이 고스란히 드러나 읽는 내내 웃음을 짓게 만든다. 아, 작가도 나와 똑같은 인간이야! 물론 마감을 잘 지키는 작가의 원고를 받은 편집자의 에피소드도 들어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그렇다. 특히 그는 문예지의 편집자로 일한 경험이 있어서 누구보다 원고를 기다리는 편집자의 심정을 잘 이해한다. 때문에 그는 절대 마감 시간을 어기지 않는다.

편집자도 괴로워
작가들만 마감의 괴로움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작가의 원고를 기다리는 편집자의 속도 애타기는 마찬가지다. 번번이 빈손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어느 편집자는 지금 당장 쓰라고 무언의 압박을 보내며 작가의 곁에 머무른다. 주위를 살피며 이 작가가 무엇을 하느라 글을 쓰지 않고 있는지 문젯거리를 찾아 채근도 한다. 하지만 편집자가 조르면 조를수록 작가는 또 다른 변명거리를 찾느라 바쁘다. 또 아쿠타가와의 원고를 기다리는 어느 편집자는 이미 당신은 유명하니 쓰기만 하면 재밌을 테니 어떤 글이라도 내놓으라고 조르기도 한다. 또 편집자에게도 편집 후기라는 마감이 있다. 작가가 마감을 지키지 못해 아무것도 인쇄되지 않은 빈 페이지를 싣기도 한다. 4장에서는 편집자의 괴로움을 엿볼 수 있다.

마감이라는 것
단숨에 글을 써 내려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명문은 고된 작업 속에서 탄생한다. 대문호라고 평가받는 작가들이 마감을 앞두고 벌이는 기발하고 엉뚱한 모습을 보면서 독자들은 평범한 우리와 똑같은 행동에 웃음을 짓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마감을 겪으면서 살기 때문이다. 직장인이든 주부든 프리랜서든 아르바이트든 우리에게는 모두 마감이 있다. 때문에 이 책에 등장하는 작가들의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전부 나의 이야기나 다름없다. 아이들조차 방학 숙제를 마감 안에 끝내지 못하는 괴로움이 있지 않은가.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일회적인 청탁이든 연재든, 작가가 쓰는 모든 글에는 완수해야 하는 임무(청탁 내용)가 있고, 마감일이 있다. 이것은 상호계약이기 때문에 지켜지지 않으면 안 되지만, 후자의 경우는 약간의 융통성이 주어진다. 물론 이 융통성은 편집자가 아닌 필자의 일방적인 파기로 이루어지는데, 그렇게 얻어낸 시간에 필자들은 무엇을 할까?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불치병을 선고받은 환자가 거친다는 다섯 단계를 정식화한 바 있는데, 혹시 마감을 뭉갠 작가들이 그와 똑같은 과정을 밟고 있지 않을까? ①부정: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번 임무는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아니야. ②분노: 왜 이 청탁을 수락한 거야, 바보같이! ③타협: 그래도 먹고 살려면 해야 하는 일이야. 약속을 어길 수는 없어. ④우울: 대체 나는 왜 이런 일을 매번 해야 하는 걸까? 더 이상은 하고 싶지 않아. ⑤수용: 이게 내 팔자니 할 수 없지.
이 책에 실린 글 가운데 특히 유메노 규사쿠의 것은 청탁 임무를 끝내 달성하지 못하고 우울 단계에 걸려 넘어진 작가의 심경이 처절하다. “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떻게 하면 이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단 말인가. 창작의 세계에서 되살아나는 일은 영영 불가능한 걸까? 그림이나 와카, 하이쿠를 짓는 것 말고 다른 살길은 없단 말인가.”
- 장정일

회원리뷰 (22건) 리뷰 총점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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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에세이] 작가의 마감 (나쓰메 소세키 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머***지 | 2021.08.1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211. 에세이/작가의 마감/나쓰메 소세키 외 29인. 202108. p298 : 다자이 오사무, 나쓰메 소세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모리 오가이, 사카구치 안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에도가와 란포 등등.. 일본 소설을 좋아하고 접했다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또는 한 번쯤은 한 권쯤은 읽어봤을 일본 유명 작가들의 마감분투기가 담겨있다는 말에 솔깃하여 읽게 된 책, 작가의 마감. 가수는;
리뷰제목

211. 에세이/작가의 마감/나쓰메 소세키 외 29인. 202108. p298

: 다자이 오사무, 나쓰메 소세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모리 오가이, 사카구치 안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에도가와 란포 등등.. 일본 소설을 좋아하고 접했다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또는 한 번쯤은 한 권쯤은 읽어봤을

일본 유명 작가들의 마감분투기가 담겨있다는 말에 솔깃하여 읽게 된 책, 작가의 마감.

가수는 노래 제목을 따라 간다고 했나? 나는 가수도 아니고 작가도 아닌 독자일 뿐인데..

결국 나도 제목 따라.. 마감을 며칠 넘기고야 말았다..는 핑계를 대본다.. 흑흑

1장, 쓸 수 없다 / 2장, 그래도 써야 한다 / 3장, 이렇게 글 쓰며 산다 / 4장, 편집자는 괴로워

이렇게 총 4파트로 나누어 일본 대문호들의 마감분투기를 모아 엮은 책.

어떻게 이 많은 작가들의 마감에 관한 썰들을 모을 생각을 했는지, 그리고 결국 모아 엮기에 성공했는지

엮고 옮긴 안은미님의 아이디어와 노고에 감탄과 함께 박수를 보낸다 :)

각 저자들의 사진과 함께 그들의 출생, 이력, 대표작, 사망 등이 작품 앞에 같이 수록되어 있어 부담감이 덜하고

배경 지식을 먼저 쌓을 수 있었기에 참 자상한 편집이구나. 애정을 담아 만든 책 같아!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기쿠치 간이라는 이가 세상을 떠난 친구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와 나오키 산주로를 기리며

아쿠타가와 상(순수문학 대상)과 나오키상(대중문학 대상)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와우! (p120)

읽는 동안 이미 알고 있던, 익숙한 저자들의 문장과 그들의 고뇌를 읽을 땐 반가움과 웃음이 피었고

낯설고 처음 접하는 저자들의 문장과 고뇌를 읽을 때는 오호, 새로운 저자를 알게 됐네! 라며 기쁘기도 했다.

그 중 와닿았고 기억에 남는 몇 문장을 꼽아보면...

<어쨌든 쓸 수 없다네> 나쓰메 소세키

14일에 원고를 마감하란 분부가 있었습니다만, 14일까지는 어렵겠습니다.

17일이 일요일이니 17일 또는 18일로 합시다. (p65)

ㅋㅋㅋㅋ 늦어놓고 이 무슨 당당함인가! 빵 터져버렸다.

<쓸 수 없는 원고> 요코미쓰 리이치

어떤 책에 3월생인 사람은 아침 몇 시간은 혼자 있어야 한다고 쓰여 있었다. 맞는 말이다. (p39)

같은 3월생으로서의 동질감과 ㅋㅋ 야행성에 저혈압으로 아침을 힘들어하는 이유 중 하나가 3월생이라서였어? 라는 ㅋㅋ

새로운 이유가 생겼다는 소소한 기쁨이 들었달까 :)

<한밤중에 생각한 일> 모리 오가이

비평가 아무개 군의 비평을 읽는 이유는, 그 비평으로 구로다 세이키 군의 그림을 이해하고자 함이 아니다.

나카무라 후세쓰 군의 그림을 이해하고자 함도 아니다. 비평가인 아무개 군의 머릿속을 알고자 함이다. (p99)

뭔가 자연스럽게 끄덕이게 되었던 문장. 비평을 읽는 이유...

<독서와 창작> 나쓰메 소세키

도무지 시간이 없어 독서를 못 하니 곤란하다. (중략)

남들은 집에만 틀어박혀 있으니까 필시 한가하리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웬걸, 그렇지도 않다.

학교에 나갈 때가 지금보다 손님이 적고 훨씬 여유로웠다. (중략)

독서하기에 가장 바람직한 밤에는 몸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사정이 있다.

말할 것도 없이 드러누우면 금세 잠들기에 잠자리에서 책을 읽는 일도 없다.

정말이지 하루에 책을 읽을 시간이 얼마 안 된다. (p123)

너무너무 너어어어무 공감이 갔던 문장이었다. 오히려 회사 다닐 때 출퇴근 시간에 책을 많이 읽었던 것도 같고

아기가 신생아였던 시절이 차라리 더 많이 읽을 수 있었던 것도 같고...! (아님. 사실 읽은 권 수를 비교하면 지금이 많긴 많다. 소근소근)

수록된 문장 중 안 읽히는 작가는 몇 장 안 됨에도 불구하고 여러 번 같은 문장을, 같은 페이지를 반복해 읽게 하지만

잘 읽히는 작가의 문장은 정말 술술 읽혔다. 예를 들면 나쓰메 소세키.

얼렁 소장하고 있지만 못 읽고 장식용이 되어버린 그의 작품을 읽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지금 읽고 있는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언급되어 더 반가웠던 책.

짧게는 오십 년 길게는 백 년이 지난 글들이지만 지금 읽어도 공감이 잘 갔던,

전혀 마감으로 골머리를 앓지 않을 것 같았던 그들이 마감으로 끙끙 앓는 모습에 친근감이 생겼던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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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마감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명*********마 | 2021.08.1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 잡지 편집자들에게 원컨대 내게 보내는 청탁서엔 이렇게 써주오. 모월 모일까지 당신을 죽여달라거나 날더러 죽으라고! 그리고 덧붙여 주서하시오. 마감일을 지켜달라고! ”   이 책 [ 작가의 마감 ] 은 유명 일본 작가들의 짧은 에세이로 구성된다. 전체 글은 크게 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있는데, 1장의 제목은 [ 쓸 수 없다 ] 이다. 진짜 꾀병 아니고, 슬럼프나 질병 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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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지 편집자들에게 원컨대 내게 보내는 청탁서엔 이렇게 써주오. 모월 모일까지 당신을 죽여달라거나 날더러 죽으라고! 그리고 덧붙여 주서하시오. 마감일을 지켜달라고! ”

 

이 책 [ 작가의 마감 ] 은 유명 일본 작가들의 짧은 에세이로 구성된다. 전체 글은 크게 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있는데, 1장의 제목은 [ 쓸 수 없다 ] 이다. 진짜 꾀병 아니고, 슬럼프나 질병 혹은 특정 이유로 글을 쓸 수 없는데 어쩔 수 없이 써야 하는 작가의 괴로움에 대한 글이다. 유명 작가 김훈씨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 작가들에게 글쓰기는 밥벌이의 지겨움인 것이다. 다달이 대출 이자를 갚듯,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작가들의 괴로움이 얼마나 컸으면 이런 책이 나온 것일까?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와 [ 도련님 ] 으로 일본 국민 작가로 자리매김한 나쓰메 소세키는 편집자에게 이런 문장으로 시작되는 서신을 보낸다.

 

 

“ 14일에 원고를 마감하란 분부가 있었습니다만, 14일까지는 어렵겠습니다. 17일이 일요일이니 17일 또는 18일로 합시다. 그리 서두르면 시의 신이 용납지 않아요. ( 이 구절은 시인 조로 ) 어쨌든 쓸 수 없답니다 .”

 

 

“ 내일부터 힘내서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를 쓸 작정이지만, 쓰려고 하면 괴로워집니다. 누군가에게 대신 써달라고 부탁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 자네와 인쇄소가 입을 헤 벌린 채 기다리면 미안하니까 .”

 

 

뭔가 익살스러운 표현으로 편집자에게 미안함을 표현하고 있는 듯한 대작가 나쓰메 소세키. 사실 작가같은 예술가들은 뮤즈가 손을 내미는, 혹은 번개를 맞은 듯한 영감의 순간이 오기를 기다려야하는게 아닐까?

 

 

2장 [ 그래도 써야 한다 ] 에서는 글을 쓰는게 너무 괴로워서 위장병에 걸리거나 아니면 너무 오래 앉아 있어서 치질에 걸리는 극한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는게 자신의 숙명임을, 피를 토하듯 고백하는 작가의 글도 있다.

 

1916년 [ 코 ] 라는 글로 나쓰메 소세키에게 극찬받으며 문단의 총아로 떠올랐던 작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2장에서 괴롭지만 어쩔 수 없이 글을 쓰게 되는 숙명과도 같은 자신의 처지를 이야기한다.

 

 

“ 다 쓰고 나면 언제나 녹초가 된다. 쓰는 일만큼은 이제 당분간 거절하자고 마음먹는다. 하지만 일주일쯤 아무것도 안 쓰고 있으면 적적해서 견딜 수 없다. 뭔가 쓰고 싶다. 그리하여 또 앞의 순서를 되풀이한다. 이래서는 천벌을 받을 성 싶다 .”

 

 

반면, 도통 글을 토해내지 않는 작가를 마냥 기다릴 수 없는 편집자의 괴로움도 있다. 4장 [ 편집자는 괴로워 ] 에는 어떻게든 책이나 잡지를 출간해야 하는 출판사의 편집자가 원고를 보내지 않는 작가에게 불만을 토로하거나 혹은 작가 스스로가 편집자와 작가의 입장에서 일문일답을 한 글도 있다. 예를 들어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 매문 문답 ] 이라는 글을 썼는데, 편집자와 작가가 서로의 입장을 내세우면서 입씨름을 하는 내용이다.

 

" 편집자 : 다음 달 저희 잡지에 뭔가 써주시지 않겠습니까?

작가 : 무리입니다. 요즘 들어 아프기만 해서 도저히 글을 쓸 수 없습니다.

( .. 중략 ..)

편집자 : 하지만 당신 정도의 대작가라면 한두 편 나쁜 작품을 낸들 명성이 떨어질 걱정은 없지 않습니까? "

 

작가와 편집자 사이에 얼마나 밀당이 많았으면 이런 글을 쓸 생각이 떠올랐을까 싶다. 뼈를 깎는 심정으로 글을 토해내야 하는 작가들의 하루 하루가 머리 속에 그려지고, 날짜에 맞춰서 편집을 마무리해야 하는, 그래서 낮과 밤이 없는 편집자들의 고된 생활도 눈에 훤하게 그려지는 듯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세상 모든 작가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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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을 대하는 작가들의 자세, 작가의 마감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나*마 | 2021.08.1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마감을 대하는 작가들의 자세, 작가의 마감   『작가의 마감』의 출간 소식을 우연히 접했다. 끌렸다. 책과 관련된 모든 주제는 언제나 마음을 붙잡는다. 부제는 '일본 유명 작가들의 마감분투기'. 저자가 무려 30명이다. 나쓰메 소세키나 다자이 오사무처럼 익히 이름을 들어본 작가부터, 조금은 낯선 작가들, 거기에 편집부까지. 한 편의 글이 완성되기 직전의 상황과 마음들을;
리뷰제목

마감을 대하는 작가들의 자세, 작가의 마감

 

『작가의 마감』의 출간 소식을 우연히 접했다. 끌렸다. 책과 관련된 모든 주제는 언제나 마음을 붙잡는다.
부제는 '일본 유명 작가들의 마감분투기'. 저자가 무려 30명이다. 나쓰메 소세키나 다자이 오사무처럼 익히 이름을 들어본 작가부터, 조금은 낯선 작가들, 거기에 편집부까지. 한 편의 글이 완성되기 직전의 상황과 마음들을 엿볼 수 있다.

 

말할 수가 없다. 하고 싶은 말을 쓸 수가 없다. 해도 되는 말과 해서는 안 되는 말의 구별이, 이 작가는 잘 되지 않는다. (p.11, 작가의 초상, 다자이 오사무)

첫 시작은 『인간 실격』으로 유명한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글이다. 일본 작가들의 글을 읽을 때 자주 생각하는 점이 하나 있는데, 그들의 작품과 에세이의 느낌이 다른 경우가 상당하다는 것.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을 읽진 못했지만, 그간 그렸던 이미지와 『작가의 마감』 속 이미지에 차이가 있어서 신기했다. 글이 써지지 않아 고민하는 모습은 그의 결말이 주는 인상과 거리가 있다.

무얼 써야 좋을지 모르겠다. 도대체 느낀 바를 쓴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p.96, 한밤중에 생각한 일, 모리 오가이)

마감을 앞두고 고뇌하는 내용들. 작가들의 심정을 엿볼 수 있다. 글을 써야만 하는데 글이 도무지 써지지 않는다. 만족스러운 글이 써지지 않는다. 공감가는 부분이 있다. 느낀 것을, 머릿속에 떠다니는 감상들을 언어로 표현하는 건 정말 어렵다고, 서평을 쓸 때 매번 느끼고 있으니까.

시간의 경과란 그때그때의 감정이다. 같은 시간이라도 때에 따라 굉장히 길게 느껴지기도 하고 또 놀랄 만큼 짧게 느껴지기도 한다. (p.197, 쓴다는 것, 이즈미 교카)

마감을 대하는 작가들의 각양각색 이야기들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부분들이 있었다. 마감을 앞둔 다양한 풍경을 읽는 재미가 있다. 집필 환경에 대한 이야기나, 슬럼프, 편집자와의 에피소드들을 재미있게 읽었다.
책에 관한 책이니만큼 읽고 싶어진 작품도 있었다. 에도가와 란포의 「공기남」이 읽어보고 싶다. 두 명의 탐정 작가의 이야기라는데, 간단한 소개만으로도 끌렸다. 「책장 식당」이란 일본 드라마도 궁금하다. 두 명의 만화가가 원고 마감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자 책 속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 모습이 펼쳐지는 드라마라고 한다. 음식 이야기를 좋아하는데다 그게 책 속 음식을 만드는 것이라니! 완전 재미있을 것 같다.

 

마감을 앞둔 마음은 다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누구나 마감 스트레스는 경험한다. 어린 시절 방학 마지막 날 일기를 몰아쓰던 것도 마감의 일종이니까.
지금 이 서평을 쓰는 것도 나에게 있어서는 마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의 마감』에서의 이야기들이 가까이 느껴지는 편이다.
아, 시간이 더 있다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항상 아쉬움을 남기는 마감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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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3건) 한줄평 총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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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우리나라 작가도 이보다는 리얼할텐데. 후속작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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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오***원 | 2021.03.12
구매 평점5점
흥미로운 기획물인 듯 해요.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카*마 | 2021.02.27
구매 평점5점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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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마**지 | 2021.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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