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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형추

[ 양장 ] FoP 시리즈이동
듀나 | 알마 | 2021년 02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6 리뷰 4건 | 판매지수 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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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0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298g | 114*189*20mm
ISBN13 9791159923272
ISBN10 1159923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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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듀나의 소설이 주는 독특한 쾌감은 대체 불가능하다.
작가를 AI로 만들어서 영원히 쓰게 하고 싶다면 위험한 고백일까?”
__정세랑 소설가

먼 우주를 향한 인간의 열망으로 세워진 궤도 엘리베이터
적도의 열기 가득한 섬, 완벽한 시스템의 도시 아콜로지에서 펼쳐지는
치밀한 추리 싸움과 숨 막히는 액션!

대체 불가능한 쾌감
고도로 능동적인, 묘하게 중독적인 경험
그것이 바로 듀나의 세계다


이십 년이 넘도록 얼굴 없는 작가로 활동하며 오직 치밀한 세계관, 경이로운 사고실험, 탁월한 문체로 독창적인 ‘듀나 월드’를 구축해온 SF 대가 듀나의 장편소설 『평형추』가 출간되었다.

『평형추』는 인류가 태양계와 성간 우주로 도약하려는 시대, 그 열망을 이뤄줄 통로인 궤도 엘리베이터를 둘러싼 거대한 음모와 그 안에 숨겨진 초월적 존재를 향한 인간의 집념을 그려낸 스릴러 SF다. 적도의 열기 가득한 어느 섬의 완벽한 시스템 도시 아콜로지로부터 시작된 치열한 추리 싸움과 추격전은 엘리베이터의 끝에 위치한 환상적인 우주 공간인 평형추로 향한다. 인물들의 생체 보조전뇌電腦가 전사하는 놀라운 환영들은 증강현실의 최종 단계를 연상케 하며, 어지럽게 점멸하는 이미지와 정보들 사이로 펼쳐지는 격전의 순간들은 스펙터클한 SF 영화의 장면들을 눈앞에 펼치듯 생생하다.

장편소설 『평형추』는 2010년 처음 출간된 동명의 단편소설을 장편화한 것이다. 작가는 이 단편소설을 두고 “궤도 엘리베이터 영화를 만들면서 최대한 제작비를 절약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밝혔는데, 장편소설 『평형추』는 그와 전혀 다른 작품이다. 기본적인 뼈대만 유지할 뿐, 화자부터 다른 인물로 바뀌며 추리의 설계는 더욱 정교해졌고 인도차이나, 수마트라 문화권의 등장인물들도 더욱 다채로워졌다. 장대한 스케일의 활극이 곳곳에 배치되며 긴 호흡 내내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한편으로 책의 표지에는 세계 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 발렌티나 테레시코바를 기리는 모뉴먼트에서 영감 받은 장종완 작가의 [Goddess]를 사용하여 미지의 우주로 향하는 인간이 열망을 표현하고자 했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

벌새의 습격
적당히 수상쩍은 신입사원
파투산
대충 존재하는 남자
나비와 궤도 엘리베이터
인간 미끼 사용법
첫 번째 점검
초록 마녀와 데이트
“당신은 늘 그랬지. 내가 아니라고 그래도 늘 그랬어.”
유령의 흐릿한 발자국
사라진 나비 그림이 있는 곳
수호천사의 방문
(아마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
앞으로 해야 할 일
요정의 날개 밑
투명한 짐승들의 전쟁
너무 늦게 기억난 이름
내가 죽인 사람들
실종
다른 사람의 죄
두 번째 점검
파투산으로 돌아가다
‘뜻밖의 범인’
깨워야 할 사람
누군가는 밑에서 할 일이 있다
평형추
대체로 그럴싸한 거짓말
그러면 우리도 땅 위에 남아 있으리라

에필로그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네 엄마는 별이 될 거란다.”
회색 유니폼을 입은 남자가 아이에게 말했다.
아이는 남자가 내민 나무 상자를 바라보았다. 하얀 뼛가루가 든 푸른 유리병이 그 안에 들어 있었다. 아이는 바지 주머니에서 왼손을 꺼내 검지 끝으로 병을 쓰다듬다가 상자를 고쳐 잡은 남자의 손목이 손을 스치자 전기충격이라도 받은 것처럼 움찔하며 뒤로 물러났다.
“엄마가 아니에요.”
남자는 당황하며 병의 라벨을 확인했다. 아이의 엄마가 맞았다. 하지만 누가 알겠어. 가족마다 각자의 사연이 있는 법이다. 아이에겐 아까 자기를 데려온 다른 여자만 진짜 엄마인지도 모른다.
남자의 표정을 읽은 아이는 잽싸게 고개를 저었다.
“엄마가 아니에요. 그냥 재예요.”
아, 꼬마 철학자로군. 아이 말이 맞다. 병 안에 든 건 그냥 몇몇 원소의 가루에 불과하다. 초신성에서 태어난 뒤 거친 몇십 억년의 역사에서 잠시 인간 몸의 일부였다는 게 어떤 대단한 의미가 있을까. 어차피 오늘 폭죽에 섞여 하늘로 쏘아 올려져 몇 초 동안 하늘을 장밋빛으로 물들이는 불꽃이 되고 공기 속에서 흩어져 다시 각자의 길을 가겠지.
---「프롤로그」중에서

브라이얼리 제도 끝에 솟아 있는 십자가 모양의 작은 섬나라. 그럭저럭 빽빽하지만, 생물학적 다양성은 한심하기 짝이 없는 열대림, 섬 중심에 있는 쓸데없이 높은 사화산, 아까운 줄 모르고 지하수를 뽑아 쓰다 지반이 무너져 진흙탕 속에 잠겨버린 마을과 도시들. 그리고 아름다운, 정말로 아름다운 나비들.
LK가 정복하기 전, 파투산은 그런 곳이었다.
15년 전 LK가 파투산에 궤도 엘리베이터를 세운다는 계획을 발표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왜 그런 쓸데없는 짓을 하느냐는 것이었다. LK는 이미 궤도를 도는 스카이후크로 매일 서너 대씩 우주선을 궤도와 궤도 바깥으로 날려 보내고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사람들이 진정한 우주 시대가 왔다고 믿기에 충분했다. 스카이후크는 상대적으로 만들기 쉽고 가볍고 재미있고 빠르다. 그에 비하면 거대하고 둔하고 느린 궤도 엘리베이터는 비행선 같은 과거의 몽상처럼 보였다. 아름답고 장엄하지만 굳이 만들 필요는 없는
---「파투산」중에서

마을 어딘가에 있는 스피커에서 찰랑거리는 하프시코드 선율이 흘러나온다. 파투산에 있는 중요한 모든 것들에는 파티마 벨라스코가 작곡한 짧은 주제곡이 붙어 있다. 이들은 AI에 의해 끊임없이 변주되고 발전되면서 섬과 섬 주변을 파도처럼 쓸고 지나간다. 익숙해지면 웜과 주변 스피커에서 들리는 음악만으로도 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다. 숙련된 음악 애호가라면 독일어를 몰라도 바그너 악극의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는 것처럼.
지금 들리는 음악은 섬에 처음 온 사람들도 익숙하다. 스파이더의 주제곡이다. 닷새 전 안드레이 코스토마료프의 우주개발회사 알리사에서 만든 목성행 우주선 홀스트호의 승객 네 명을 태우고 궤도로 기어 올라갔던 엘리베이터가 소행성 샘플을 싣고 돌아오고 있다. 산꼭대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두 개의 레이저 줄기 사이에서 반짝이는 오렌지빛 별이 하강하고 있다.
---「“당신은 늘 그랬지. 내가 아니라고 그래도 늘 그랬어.”」중에서

꼭 10년 전 일이었다. 웜을 통해 배운 한국어는 아직 덜컹거렸다. 한국어를 말할 때마다 나는 표면의 인격이 얇게 분리되는 것 같은 불안감을 느꼈다. 이건 다른 경로로 배운 다른 언어를 쓸 때도 가끔 나타나는 현상이었지만 초창기 웜으로 언어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유달리 이런 부작용이 심했다.
웜의 언어교육 기능의 또 다른 문제점은 귀신을 만들어낸다는 것이었다. 시야 바깥에 나타나 엉거주춤 서서 여러 언어의 경계선을 오가며 이상한 주문을 중얼거리는 존재. 장례식이 끝난 뒤로 그 귀신은 한 회장의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유령의 흐릿한 발자국」중에서

세 겹의 휘파람 소리가 등 뒤에서 들린다. 어디서 기어 나왔는지 알 수 없는 십 대 중반의 남자아이 셋이 내 뒤를 따라오며 휘파람으로 LK의 테마곡들을 부르고 있다. 궤도 엘리베이터와 파투산과 LK의 테마다. 이것들을 동시에 부르면 오묘하게 화음이 맞는다는 걸 알아차리고 재미를 붙인 모양이다. 아이들의 얼굴엔 희미한 적의와 혐오가 느껴지지만 배만 볼록 나온 가느다란 육체는 그리 위협적이지 못하다. 왜 여기서 이러고 사는 거니. LK에게 매일 다섯 시간만 너희 뇌와 몸을 빌려준다면 강간범과 강도들이 들끓는 이 시궁창에서 벗어나 더 나은 음식과 약물을 제공 받으며 모두에게 안전한 존재로 살 수 있을 텐데.
---「다른 사람의 죄」중에서

최강우와 나는 타모에와 파투산을 잇는 셔틀선 갑판 위에 있다. 부슬부슬 내리던 비는 몇 분 전에 그쳤지만 하늘은 여전히 어둡다. 파투산 섬 하늘 위엔 느릿느릿 구름 속으로 사라지는 보라색 별이 보인다. 화성 왕복선 데자토리스 3호의 부품을 실은 스파이더다. 완성된다면 인류가 만든 가장 큰 유인 우주선이 될 것이다. 파투산의 궤도 엘리베이터가 운영을 시작하면서 전에는 상상만 했던 것들이 우주 공간에 생겨났다. 우주선과 스테이션은 이전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스케일과 사치를 누린다. 소행성 사냥 우주선의 숫자는 작년에 천 개를 넘어섰다. 내년이면 천오백 개의 초소형 우주선 무리가 센타우루스자리 프록시마를 향한 45년의 여정을 떠날 것이고 5년 안에 첫 오닐 실린더 식민지가 공사에 들어갈 것이다. 우주는 인간 친화적인 곳으로 변해가고 있고 그 속도는 어지러울 지경이다
---「파투산으로 돌아가다」중에서

“그때가 되면 인간은 어떤 생산적인 일도 하지 못하는, 한 무더기의 욕망 덩어리로 남겠지. 안드레이 코스토마료프는 저 깡통들을 만들어 태양계를 백 조의 인간으로 채우겠다고 하는데, 과연 그 많은 인간을 어디다 쓸까? 우리의 욕망은 단조롭고 지루하잖아. 비슷비슷한 우주 원숭이 백 조 마리가 사는 동물원을 만드는 게 과연 우리의 최종 목표여야 할까?”
---「파투산으로 돌아가다」중에서

신이 되는 게 그렇게 끔찍한 일일까? 그렇지는 않겠지요. 인류는 처음으로 돌도끼를 만들면서, 처음으로 불을 일으키면서부터 자신을 초월하려 했으니까요. 돌도끼를 가진 자는 도구가 없는 자에 비교하면 신입니다. 한 회장이 하려고 한 건 작게 보면 그냥 늘 하던 작업의 연장이었고, 크게 보면 빈약하고 초라한 육체를 극복하려는 인류 여정의 당연한 일부였습니다.
---「‘뜻밖의 범인’」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바야흐로 우주 시대를 맞이하는 인류사의 변곡점
경이로운 시대에 펼쳐지는 치밀한 추리 싸움, 격전의 순간들!


대기권 밖까지 오르는 엘리베이터가 생긴다는 건 우주로 가는 물류비용이 좀 싸진다거나, 관광하기 좋아진다는 것 정도의 의미가 아니다. 『평형추』의 거대 다국적 기업 LK가 궤도 엘리베이터를 세우고 난 후, 인류는 본격적으로 우주 시대를 실현하게 된다. 대기권 밖에 대규모 원통형 식민지를 만들어 사람들이 그 안으로 이주하고, 목성과 토성 사이 궤도에 수백 개의 망원경을 띄워 몇 광년은 떨어진 별무리를 눈앞에서 보듯 거대한 눈을 갖게 되고, 성간 우주로 수천 대의 탐사선 군집을 내보내는 일이 현실이 된다. 궤도 엘리베이터의 건설은 그만큼 인류사의 돌이킬 수 없는 분기점이 되는 시기를 뜻하며 『평형추』는 바로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적도 근방에 솟아 있는 빽빽한 열대림의 섬 파투산. LK는 이 섬에 궤도 엘리베이터를 세우고, 섬은 지구의 관문이 된다. 정지위성에서 위아래로 늘어뜨린 ‘거미줄’은 한쪽으로 파투산에 닿고, 다른 한쪽은 평형추로 향하며 가늘고 긴 궤도 엘리베이터를 구성한다. 여기서 평형추의 역할은 원심력으로 줄을 잡아당겨 그 장력으로 엘리베이터의 구조를 유지시키는 것이다. 이 거대한 구조물이 시작되는 섬은 원래 거의 폐허가 된 휴양지였지만, 건설이 시작되자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몰려들며 국제도시로 다시 태어난다. LK의 고 한정혁 회장은 수많은 에스컬레이터가 도시 전체를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는 완벽한 시스템의 도시 ‘아콜로지’를 건설하고, 궤도 엘리베이터의 ‘거미줄’은 두께를 더해가며 우주로 향하는 길을 끝없이 넓힌다. 그러나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는 법. 파투산 정부는 껍데기만 남았고, LK가 아무리 돈을 뿌려도 원주민들은 여전히 불만이다. 결국 파투산과 주변의 두 개의 섬 어딘가에서 ‘파투산 해방전선’이 탄생한다. 『평형추』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해방전선과 그 주변을 맴돌며 한몫 챙기려는 무리를 추적하고 다루는 사람, 바로 LK 대외업무부의 수장 맥의 이야기로부터.

하늘 위 평형추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인가
신의 영역으로 향하는 자들의 장엄한 쾌락이 아닌가


맥은 파투산 인근 섬의 빈민촌을 습격해 암살사건 용의자의 체포 작전을 수행하던 중 수상한 한국인 남자를 발견한다. 모두들 제모를 하는 시대에 얼굴 수염을 안 지운 이십 대 후반의 남자. 그럭저럭 잘생긴 편이지만 어딘가 꾀죄죄한 이 사람은 LK 신입사원 최강우다. LK 직원을 포섭하려는 해방전선은 파투산의 나비에 푹 빠진 최강우가 환경주의자일 테고, 그러니 반기업주의자일 거라 멋대로 생각해 먹잇감으로 삼는다. 해방전선 측 인물인 것으로 짐작되는 Z. S.는 우연을 가장해 최강우에게 접근하고, 둘의 만남을 알게 된 맥은 최강우에게 도청 장치를 달아 접선 장소로 향한다. 그러나 상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맥은 자신의 정보력을 활용해 최강우를 둘러싼 일들이 거대한 무언가와 연결되어 있음을 직감한다.

이상하게도 궤도 엘리베이터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조금 다른 사람이 되는 최강우. 이 남자는 엘리베이터 이야기만 나오면 나비를 좋아하는 멍한 청년이 아니라 유창한 지식을 쏟아내며 열변을 토하는 다른 인간이 된다. 맥은 그럴 때마다 은근한 익숙함을 느낀다. 그는 누구일까? 이 익숙함은 어디에서 오는가. 알 수 없는 존재 최강우에게 파투산을 주시하는 세력들이 피 냄새를 맡은 파리 떼처럼 몰려들고 그들의 앞날은 미궁으로 빠져든다. 맥과 최강우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들은 거대 다국적 기업 LK와 궤도 엘리베이터, 그리고 저 하늘 위 평형추를 둘러싼 비밀을 파헤치며 위태로운 모험을 감행한다. 생존을 위해, 그리고 뜯어먹을 수 있는 건 최대한 다 뜯어먹기 위해.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게임을 시작하는 마음으로 듀나의 소설을 펼친다. 튜토리얼은 생략되고, 충격에 대한 그 어떤 대비도 없이 곧바로 이야기 속으로 내던져진다. 명확한 지시나 준비된 지도를 기대해서는 안 되며 모든 것을 직접 파악해내야 한다. 어지러운 정보들과 점멸하는 이미지들 사이를 탐색하며 걷는 일은 고도로 능동적인 경험이다. 묘하게 중독적인 경험이기도 하다. 의미와 무의미가, 아름다움과 추함이, 익숙함과 낯섦이 무심하게 교차하는 이질적인 세계에 언제까지고 머물고 싶어진다. 그 세계가 전혀 부드럽지 않더라도, 모든 것이 부서지고 삼켜지고 잠시 존재했다 존재하지 않을 뿐이라도 말이다. 듀나의 소설이 주는 독특한 쾌감은 대체 불가능하다. 작가를 AI로 만들어서 영원히 쓰게 하고 싶다면 위험한 고백일까?
- 정세랑 (소설가)

회원리뷰 (4건) 리뷰 총점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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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듀나 월드로 초대합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a******7 | 2021.03.0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면세구역》《태평양 횡단특급》이후, 너무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만난 듀나의 작품. SF 읽기가 조금 불편한 이유는 아마도 그 세계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인 것 같다. 작가가 세팅해 놓은 시공간은 어느 정도의 미래일까. 아니면 언제인지도 알 수 없는 시간일까. 그곳에서는 사람들이 그리고 낯선 생명체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과거나 현재의 정;
리뷰제목

《면세구역》《태평양 횡단특급》이후, 너무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만난 듀나의 작품.
SF 읽기가 조금 불편한 이유는 아마도 그 세계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인 것 같다. 작가가 세팅해 놓은 시공간은 어느 정도의 미래일까. 아니면 언제인지도 알 수 없는 시간일까. 그곳에서는 사람들이 그리고 낯선 생명체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과거나 현재의 정보만으로 바로 파악을 할 수 없는 설정들이 일반 소설들과 가장 큰 차이일 테지. 그것 또한 재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하지만 이야기에 들어가면 곧 알게 된다. 시간과 공간이 낯설고 파악할 것이 좀 있어도, 결국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을 통해 우리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번 듀나의 작품은 SF적 공간에서 벌어지는 추리극 혹은 미스터리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발견하고, 하나하나 실마리들을 연결하고 폭발해 버리며 진실을 찾아가는 긴장감 제대로의 이야기. 너무 숨가쁘게 읽어나가느라, 작가가 공을 들였을 세계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이런 의미로 SF는 두 번의 독서를 권하는 듯한 느낌이다. 처음 첫 독서에서는 낯설게만 들리고, 설정이 촥 붙지 않아서 흘려가며 흐름만 파악했던 디테일들을 다음 독서에서는 정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을 듯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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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보다 선명하게 떠올려보고 싶은 근미래의 풍광을 뒤로 하고... 듀나, 평형추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k******i | 2021.02.2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그날 밤, 요트에서 불꽃놀이가 시작되었을 때 아이 왼쪽 옆에는 죽은 엄마의 유령이 앉아 있었다. 그동안 비서 프로그램의 아바타에 조금씩 누적된 엄마의 말과 동작은 그 증강현실 유령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불꽃놀이도 엄마였다. 그 안에 잠시 엄마의 몸을 이루었던 가루가 들어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요트, 장례식, 불꽃놀이 모두가 죽은 엄마의 계획을 따;
리뷰제목

  “그날 밤, 요트에서 불꽃놀이가 시작되었을 때 아이 왼쪽 옆에는 죽은 엄마의 유령이 앉아 있었다. 그동안 비서 프로그램의 아바타에 조금씩 누적된 엄마의 말과 동작은 그 증강현실 유령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불꽃놀이도 엄마였다. 그 안에 잠시 엄마의 몸을 이루었던 가루가 들어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요트, 장례식, 불꽃놀이 모두가 죽은 엄마의 계획을 따른 것이었기에. 아이가 보는 건 죽은 엄마 정신의 연장이었다.” (pp.10~11)


  소설의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세 페이지 분량의 챕터에는 죽은 엄마를 불꽃놀이로 장례하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 아이의 장례의 순간에는 죽은 엄마의 유령이 함께 한다. 죽은 엄마의 유령은 아마도 삼차원 홀로그램으로 재생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러자니 가상 현실로 구현된 (난치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딸을 만나는 엄마가 등장하는 <너를 만났다>라는 TV 프로그램이 떠오른다.)


  “죽은 회장의 기억은 어떻게 남아 있었을까. 내가 알기로 회장의 뇌에는 최소한 네 개의 웜이 들어 있었다. 두 개는 알츠하이머 치료용이었다. 알츠하이머를 치료하는 훨씬 손쉬운 방법이 나와 있었지만, 회장은 이를 새로운 기술적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죽기 전, 한정혁의 정신은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회장이 죽자, 생전에 엄선한 몇몇 데이터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사생활보호법에 의해 파기되었다. 적어도 우리는 그렇게 믿었다...” (p.80)


  프롤로그에서 넌지시 암시하고 있듯 소설은 이미 세상을 떠난 이가 남긴 어떤 정신 혹은 어떤 욕망의 찌꺼기에 의해 세상에 남아 있는 이들이 움직이고 마는 이야기에 해당한다. 세상을 떠난 이는 지구와 우주를 연결하는 궤도 엘리베이터, 그리고 그 엘리베이터의 승강장에 해당하는 파투산의 시작점을 건설하고 우주의 스테이션으로 올라가는 연결 통로를 만드는 일까지 해낸 LK 그룹의 회장이었다. 


  “... 너무 앞뒤가 딱딱 맞아 사람들이 믿지 않을 거 같았다. 마음만 먹으면 나는 그럴싸한 근거를 들이대며 최강우와 시장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근거는 모두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인가. 진실을 따지는 곳에서 내가 입을 놀리는 건 무의미하다.” (p.180)


  그리고 한정혁에 의해 발탁되어 비밀스러운 업무를 진행하였던 내가 있고, LK 그룹의 신입 사원인 최강우가 있다. 죽은 한정혁의 남은 찌꺼기가 스며든 최강우는 파투산 정부와 LK 그룹의 회장 로스 리 등 여러 사람들에 의해 추격을 당하고 나는 그 곁에서 이를 통해 진실에 다가가려 한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 한정혁이 마음에 들어 하였던 조카인 김재인이 출현하여 모든 사건의 핵심을 향하여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른다.


  “... 평형추가 원심력으로 케이블을 잡아당기기 때문에 그 장력으로 궤도 엘리베이터의 구조가 유지된다. 케이블의 두 가닥이 되고 양쪽 모두 점점 굵어지는 동안 나포되어 탄광으로 쓰였던 소행성의 잔해인 평형추는 울퉁불퉁한 모양으로 성장해갔다. 정지궤도의 스테이션에서 나온 온갖 쓰레기들도 그 성장을 보탰다... 지금 그곳은 오직 로봇들만의 영역이다. 지상의 방해 없이 쓰레기와 운석을 정리하고 쌓고 엮는 작은 기계들의 세상.” (p.219)


  소설의 배경이 근미래이다보니 어림짐작할 수 있는 여러 장치들이 등장한다.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유령은 소설 안에서도 구현된다. ‘웜’은 몸 속에 주입하는 것이 가능한 장치인데, 투입과 추출이 가능한 만능 프로그램으로 기능이 확장된 스마트폰 같다. 이러한 웜을 통해 외부로부터 정보를 받을 수 있고, 나에 대한 정보를 스스로 축적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러한 웜이 있어 유령이라는 존재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 빛나는 노란 별이 구름을 뚫고 느릿하게 하늘로 올라간다. 인질극 때문에 잠시 중단되었던 엘리베이터의 운행이 재개된 것이다. 우리는 우두커니 서서 별이 구름 속으로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다 다시 걷는다. 그대들은 하늘로 가시게, 우리에겐 지상의 일이 있으니.” (p.252)


  좀더 확장된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을 (현재 출간된) 지금의 소설 분량으로 만족해야 하다 보니 여기저기 설명을 통하여 진행시키는 부분들이 보인다. (반대로 개념 설명이 부족한 부분도 있다.) 작가가 그리고 있는 근미래의 풍광을 보다 선명하게 떠올리고 싶다. 죽은 이가 품었던 사랑 혹은 이름 붙이기 애매한 욕망이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해결해버리는 것도 요령부득이다. 

 

듀나 / 평형추 / 알마 / 256쪽 / 202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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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 엘리베이터를 둘러싼 첩보전과 삼각관계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f*********e | 2021.02.2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지만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한국 SF계의 살아있는 역사, 듀나 작가의 신작 <평형추>를 읽었다. 듀나는 20여 년 전 PC 통신 게시판에서 SF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한국인' 작가가 '한국인'이 등장하는 'SF'를 쓴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던 시절이었다고 한다. 그 후 꾸준하게 큰 기복 없이 많은 SF 작품을 써 온 그는, 한국 SF의 중흥기(?)를 맞은 지금;
리뷰제목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지만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한국 SF계의 살아있는 역사, 듀나 작가의 신작 <평형추>를 읽었다. 듀나는 20여 년 전 PC 통신 게시판에서 SF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한국인' 작가가 '한국인'이 등장하는 'SF'를 쓴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던 시절이었다고 한다. 그 후 꾸준하게 큰 기복 없이 많은 SF 작품을 써 온 그는, 한국 SF의 중흥기(?)를 맞은 지금도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작년 5월 장편 <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있었다>를 발표한 후 1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장편 소설을 낸 것이다. 장편이지만 읽기에 부담스러운 양은 아니다. 책은 아담한 판형에 페이지 당 글자 수도 많지 않다. 내용도 무거운 주제를 깊이 탐구하기보다는, 경쾌한 터치로 여운을 남기는 편이다. 동시에 소설이 다루는 공간적, 심리적 스케일은 결코 작지 않다.


이 소설을 읽으며 히로에 레이의 만화 <블랙 라군>이 떠올랐다. 궤도 엘리베이터는 적도에 설치되는 게 이상적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에 일단 작중의 배경이 되는 '파투산'은 열대지방일 가능성이 높다. 내가 아는 게 적어서 특정할 수는 없지만, 동남아권의 문화적 토대 위에 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합법과 위법이, 도덕과 타락이 골고루 섞인 멜팅팟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출판사의 설명을 보니 인도차이나, 수마트라 문화권의 영향을 표현했다고 한다.) <블랙 라군> 속 가상도시 '로아나프라'가 바로 그렇다. 다른 게 있다면, <평형추> 속 로아나프라에는 궤도 엘리베이터가 있다는 것이다.


문화적으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은 듀나 작가답게, 이번 소설에도 다양한 SF 요소가 들어있다. 사실 사이버펑크 SF에서는 이미 식상할 수 있는 요소다. 지상과 우주를 잇는 궤도 엘리베이터(소설의 제목 <평형추>는 원심력으로 줄을 잡아당겨 그 장력으로 엘리베이터의 구조를 유지시키는 장치다), 국가 권력을 위협하는 거대 기업 LT의 경제적, 사법적, 정치적 지배, 뇌 속의 임플란트 식 컴퓨터(웜), AI와 융합해 인간을 초월해 가는 인간상(영화 <루시>에서처럼) 등. 그러나 그 요소들이 맛깔나게 버무려져 향신료 향으로 입맛을 돋우는 볶음밥이 되었다. 1인칭 화자의 독백에서는 시니컬하고 관조적인, 쌉싸름한 하드보일드 첩보물의 맛이 감돈다. SF와 첩보를 결합한 장르에 흥미를 느낀다면 배명훈 작가의 소설 <은닉>도 추천한다. <평형추>와 <은닉> 둘 다 SF 작가가 쓴 첩보물인데, 전자가 SF에 가깝다면 후자는 첩보물에 좀 더 가깝다.


책을 펼치자마자 독자는 낯선 세계의 긴박한 상황에 던져져, 1인칭 화자의 독백 속에서 이 세계의 구성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내야 한다. 마치 게임처럼 느껴지고 몰입이 될 수도 있겠다. 그런데 나는 그 과정이 조금 피곤하게 느껴지고, 책 속의 세계에 정을 붙이기가 힘들었다. 종종 중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문장이 등장해 독해 속도를 더 깎아먹기도 했다. 결국 소설의 전반보다는 세계에 익숙해진 중후반이 훨씬 재밌게 느껴졌다. 소설 속 배경인 '파투산'은 정말 매력적인 곳이다. 전체가 계단식 구조에 에스컬레이터로 연결된 거대 계획도시이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곳은 '내장'이라 불리며 쓰레기 처리장 등 혐오시설이 위치한다. AI가 각 장소마다 테마가 되는 곡조를 정해놓고 변주해 들려준다.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월레스 사 로고송이 생각나기도 한다) 대부분의 인간 노동력이 로봇으로 대체된다. 소소할 수 있지만 이런 '새로운 세계(시대)에 대한 설정'이 가장 마음껏 즐긴 포인트였다.


소설은 빠르게 읽히고, 재미있다. 이미지가 구체적이고 전개가 영화적이다. SF 영화로 만들 수 있을 것만 같다. 반대로 말하면 SF 영화에서 많이 본 것만 같은 이미지나 전개가 나온다고도 할 수 있겠다. 중요한 인물을 여성이나 동성애자로 설정하고, 그 부분을 가능한 명시적으로 드러내는 노력도 알아차릴 수 있었다. 특히 김재인은 털털한 성격에 AI와 친밀도가 높으며, 새로운 차원으로의 진입을 두려워하지 않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작중에서 좀 더 비중이 크거나, 좀 더 일찍 등장했어도 좋았을 것 같다. 김재인의 과거나 그의 속내가 많이 궁금했다.


결국 '인간 둘과 궤도 엘리베이터의 삼각관계'로 요약될 수 있는 신기한 작품이다. 소설을 읽어보시면 어떤 뜻인지를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알마의 페이스북 소개 글에는 궁금할 수 있는 설정을 잘 정리해 놓았는데, 특히 책 표지 그림의 의미, 작가의 의도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연합뉴스의 책 소개 기사도 참고할 만하다. 파투산의 뜨겁고 눅눅한 공기 속에서 목숨을 건 두뇌싸움과, 인식의 지평을 한 차원 확장하는 경험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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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건) 한줄평 총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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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듀나는 날이 갈 수록 더 좋네요 불친절하고 스피디한게 매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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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2 | 2021.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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