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1년 02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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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660쪽 | 1012g | 145*210*35mm |
ISBN13 | 9788967358624 |
ISBN10 | 8967358628 |
출간일 | 2021년 02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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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660쪽 | 1012g | 145*210*35mm |
ISBN13 | 9788967358624 |
ISBN10 | 8967358628 |
MD 한마디
친절한 국민과 우경화하는 정부, 엄숙한 가부장제와 희한한 성문화, 천황제 등 일본은 외국인이 보기에 쉽게 이해하기 힘든 모습이 공존한다. 일본에서 40년 넘게 살아온 태가트 머피가 쓴 『일본의 굴레』는 이러한 일본의 모습을 냉철하게 분석했다. - 손민규 역사 MD
오늘날 일본만큼 우리 국민에게 피로감을 안겨주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2019년의 “노 재팬” 이후 어느 정도 격앙된 감정은 가라앉았다 해도 그 어느 때보다 일본에 대한 비호감도가 올라가 있는 지금이다. 당분간 이 분위기는 나아지리란 보장이 없다. 최악이었던 아베 내각이 물러났다지만 그 연장선에서 스가 내각이 들어서 있고, 일본 사회의 전반적인 우익 분위기, 과거사 부정, 국제무대에서의 한국에 대한 공격, 은근한 무시 등이 적대적 감정의 순환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 또한 일본에 대해서는 전혀 전향적이지 않다. 일본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흥미 위주의 문화적 접근 외에 자신 있게 잘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한마디로 양국은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진지하게 알려고도 하지 않으며, 피상적·적대적으로 상대방을 손가락질하는 상태에 멈춰 있다. 그런 상황에서 출판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그 적대감정을 부추겨야 할 것인가, 아니면 곪아 있는 상태를 외면한 채 문화적·실용적 교류에만 충실할 것인가. 이번에 출간된 『일본의 굴레』에는 이도저도 못 하는 답답한 상황을 풀어보고자 하는 복잡한 심리가 배경으로 깔려 있다. 여기 태가트 머피라는 미국인이 쓴 『일본의 굴레』라는 두툼한 인문서가 있다. 부제가 독특하다. “타인의 눈으로 안에서 통찰해낸 일본의 빛과 그늘”이란 말은 이 책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준다. 이 책의 저자는 국제정치경제 전문가인 미국인으로 열다섯 살에 처음 일본 땅에 발을 내디딘 이후로 40년 이상 일본에서 생활해온 일본통이다. 그는 서양인으로서 일본의 낯설고 이질적이며 표면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모습에 흠뻑 빠졌다가 이내 거리두기를 하면서 내부자이자 동시에 외부자로서 이 사회의 모순적인 측면들을 하나둘씩 파악해간다. 그가 보기에 일본 사람들은 이상했다. 굴욕적일 만큼 친절한 서비스에, 뭔가 불평할 만한 일이 생겨도 침묵으로 일관할 때가 많았고, 권력에 도전하는 일은 좀체 하지 않는 체념적 모습을 일상적으로 보였다. 다른 한편 그들의 섹스 산업은 서양인들이 상상하기 힘든 방식으로 꽃을 피웠다. 또 일본인들은 작은 일에서 쾌락을 찾는다. 일본인들의 가장 독특한 면모는 모순을 모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자신이 일본을 좋아하면 할수록 그들의 삶에는 어떤 비극적 요소가 덧입혀져 있음을 깨닫는다. 일본 근대사의 대부분은 비극인데, 이 비극은 내외부적 요인이 결합해 일어났다기보단 일본인들 내부의 ‘무언가’로부터 비롯되었음을 이 책을 통해 통찰해낸다. “일본에 처음 왔을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수없이 생각했습니다. 이 책에는 태가트 씨가 평생 일본에서 살며 일본에 대해 보고 배운 그야말로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나라와 교토의 설립부터 시작해서, 전국시대의 혼란, 에도 시대 사회의 얼개, 쇄국 정책과 메이지 유신, 제2차 세계대전의 광기, 전후의 경제 기적과 샐러리맨 문화, 1980년대 버블의 형성과 붕괴, 최근의 아베 정권에 이르기까지 역사와 경제와 정치와 문화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일본 사회에 대한 저자의 전방위적인 통찰을 보여줍니다.” 일본에서 직장을 다니며 오래 생활하고 있는 역자들은 “일본을 이해하기 위해 이보다 좋은 책은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이 책을 번역했다. 역사의 긴 흐름 위에서 일본의 정치, 경제, 문화를 하나로 꿰어서 일목요연하게 이해하고 종합적인 교양과 통찰력을 제시한 책이 그리 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추천 서문 들어가는 말 서문 1부 굴레의 기원 1장 에도 시대 이전의 일본 천황 제도 | 후지와라 가문과 헤이안쿄의 설립 | 헤이안 시대의 유산 | 여성에 의해 쓰인 문학 |『마쿠라노소시』와 『겐지 이야기』| 헤이안 질서의 붕괴와 봉건주의의 등장 | 쇼군 | 몽골의 침략, 가마쿠라의 멸망, 아시카가 막부 | 일본의 ‘봉건주의’ | 봉건시대의 문화와 종교 | 유럽인의 도래 | 일본의 재통일 2장 근대 국가로서의 일본의 탄생 도쿠가와 시대의 쇄국 | 질서와 안정에 대한 도쿠가와 막부의 집착 | 경제와 사회의 변화 | 대중문화 | 47명의 로닌 이야기 | 페리 제독의 ‘흑선’과 도쿠가와 막부의 몰락 | 1868년의 ‘혁명’? | 막부의 종말 3장 메이지 유신에서 미군정기까지 이와사키 야타로와 근대 일본 산업 조직의 탄생 | 자본의 축적과 입헌 정부라는 겉모습 | 1895년의 청일전쟁 | 1904~1905년의 러일전쟁 | 메이지 시절에 뿌리내린 근대 일본의 비극 |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과 메이지의 유산 | 야마가타 아리토모와 정치적 통제를 뛰어넘은 관료주의 | 전쟁의 재앙 | 루거우차오 사건과 노몬한 전투 | 진주만, 항복, 전쟁의 유산 4장 경제 기적 전후 10년간의 이례적인 상황 | 고도성장의 정치적·문화적 기반 5장 고도성장의 제도적 기틀 일본의 기업들 | 산업협회들과 경쟁의 통제 | 고용 관행 | 교육 제도 | 금융 시스템 | 관료 제도 | ‘현실의 관리’ 6장 성장으로 얻은 것과 잃은 것 성장의 대가 | 야구와 샐러리맨 문화의 등장 | 고도성장기 일본의 여성 | 마쓰다 세이코 | 고도성장의 제도와 글로벌 경제 프레임워크 2부 오늘의 일본을 구속하고 있는 어제의 굴레 7장 경제와 금융 대차대조표 불황 | 일본의 차이 | 공황의 회피: 일본 금융기관의 구제 | 잘못된 전제, 그리고 활짝 열린 재정 적자의 문 | 아시아 금융 위기의 단초 | 일본 정부의 재정 지출 8장 비즈니스 서비스 분야 | 바뀌어가는 고용 관행 | 세계화의 어려움 | 글로벌 브랜드와 해외 직접 투자 | 매몰 비용의 포기 | 한국으로부터의 도전 | 일본 비즈니스의 미래와 자본주의의 세계적 위기 9장 사회문화적 변화 세계로 뻗어나간 일본 문화 | 갸루 | 오바타리안, 소다이고미, 황혼 이혼 | 초식남 | 일본의 남성성 | 변화하는 일본 남성 집단 | 계급의 부활 | 일본 지도층의 쇠퇴 10장 정치 1955년 체제 | 다나카 가쿠에이 | ‘닉슨 쇼크’와 다나카의 총리 시절 | 록히드 스캔들 | 야미쇼군 다나카 | 측근들: 다케시타 노보루와 가네마루 신 | 오자와 이치로 | 정치 질서의 수호자들 | 1994년의 선거제도 개혁 | 고이즈미 준이치로 | 야스쿠니 신사와 고이즈미 정권의 외교관계 | 고이즈미 이후의 자민당 11장 일본과 세계 ‘신일본통’ | 오키나와와 후텐마 해병 기지 | 하토야마 정권의 붕괴 | ‘영향력의 대리인’ | 3·11과 간 나오토 정권의 운명 | 노다 정권의 자멸 | 센카쿠열도와 일본의 영토 분쟁 | 아베 신조의 귀환 | 경제 회복? | TPP, 특정비밀보호법, 아베 정권의 우선순위 | 중국과의 관계 정립 | 지속 가능할 수 없는 미일 ‘동맹’ | 다시 아시아의 일원으로 | 아베의 과욕과 미래 부록 1: 메이지의 지도자들 부록 2: 전후 일본의 유력한 정치가·관료 더 읽을거리 한국어판 저자 후기 옮긴이의 말 |
일본에 대한 책을 요근래 몇권 읽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단연 객관적인 시각과 현대 일본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담긴 책입니다. 좀 두꺼워서 언제 다 읽지 했는데 재미가 있어서 그런지 굉장히 속도감 있게 읽었습니다. 일본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일독을 권합니다.
메이지 시절 종교가 겪었던 운명은 이후 일본이 걸었던 길을 여러 면에서 그대로 보여준다. ‘일본적이지 않다’고 낙인찍어 기존 질서를 파괴하고, 사실상의 신흥 종교를 ‘순수하고’ 자생적인 전통으로 포장하여 만들어내며, 한편으로는 서양 문물에 열광한 소수의 엘리트들이 그 제도적 유산을 오래도록 일본에 남기게 된다. 또 ‘일본적인 것’의 의미를 명확히 하는 데 집착했던 메이지 일본은, 일본의 참모습을 이해하는 데 필수라고 할 수 있는 중국 대륙의 영향을 애써 지우고자 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많은 서양 문화를 허겁지겁 받아들여 미숙하게 소화시켰다. 그 결과 아시아의 다른 나라와 서양에 대한 일종의 정신분열 상태에 빠졌고, 이러한 모순은 이후 비참한 정치적 결말을 가져온다.
--- p.144
일본의 굴레라고 적었지만 실은 외국인의 시각으로 본 일본의 진심이 아닐까 싶다.
일본을 탐구하는 많은 책들이 있지만 이거만큼 독보적인 책은 없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역사와 함께 그들이 왜 이런 자세를 취하는지 또 어떻게 나갈지를 예측 가능하다는 것에서 외국인이지만 놀랍도록 일본인들의 정밀하게 관찰했다.
이런 지식인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발뻗고 편히 집에서 공부할 수 있는 것이다.
작가와 더불어 책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일본에서 20년 이상을 살아온 미국인 테가트 머피는 일본을 잘 알 뿐 아니라 일본에 대해 상당한 애정을 갖고 있는 듯 보인다. 그의 책 '일본의 굴레'는 일본에 대한 애정어린 분석이자 충고라고 할 수 있겠다. 그는 일본의 특성 중 하나로 '회피'를 말하고 있는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겉과 속이 다른 일본인의 특성도 그들의 '회피성향'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책의 전반부는 일본의 역사를 통찰해 보면서 서구인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본인들의 사고와 행동의 기원을 찾고 있는데, 이 분이 일본 역사에 대해 상당히 해박할 뿐 아니라 깊은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일본 역사에서 무가 정권인 막부와 메이지 정부를 세운 주체가 사실은 같은 '사무라이'라는 점은 현재의 일본을 이해하는 데 아주 중요한 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은 봉건 국가에서 근대 국가로 겉모습은 바뀌었지만 권력의 주체 세력들의 성격은 사실상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 점은 2차 대전의 패배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본다. 패전 후 일본에서 진행된 미군정의 개혁이 냉전의 심화로 흐지부지되면서 군국주의 주체 세력들이 부활하여 여전히 민주주의의 옷을 입고 현대의 일본을 이끌었던 것- 이것이 일본의 굴레라고 말하고 있다. 일본의 정치는 어쩌면 에도시대 이후로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은 셈이다.
저자가 보는 또 하나의 굴레는 바로 미국이다. 점령국인 미국의 강력한 힘 앞에 무릎을 꿇고 비위를 맞추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어낸 일본, 미국을 통해 리스크를 해결해 왔던 일은 약간의 비굴함의 대가로 미국의 군사력과 경제력의 지원을 받아 급속도의 경제를 재건했고 경제 성장의 신화를 창조했다. 그러나 그 결과로 혁신이 필요한 지금의 시대에도 지난날의 성공의 법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미국의 입김을 벗어날 수 없어 현재의 여러 어려움을 이겨낼 정치적 외교적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광복 이후 냉전체제에서 미국이 중심이 된 냉전구도에 편입한 우리나라의 모습을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사실 광복 이후 우리는 미국이 만들어 놓은 체제 안에서 일본이 가는 길을 충실히 뒤따라 간 나라였다. 그 점에서 이 책은 우리나라의 객관적 상황과 위치를 돌아보는 데 상당히 유용하다고 본다.
저자가 책의 말미에서 말했듯이 일본의 실패와 굴레가 사실은 우리나라 그리고 더 나아가서 전 세계의 자본주의 국가들이 당면하고 있는 위기과 그 위기의 실패에 대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는데 동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