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1년 02월 2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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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08쪽 | 234g | 130*190*11mm |
ISBN13 | 9791190147569 |
ISBN10 | 1190147564 |
발행일 | 2021년 02월 2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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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08쪽 | 234g | 130*190*11mm |
ISBN13 | 9791190147569 |
ISBN10 | 1190147564 |
프롤로그 4 1장 나의 시작은 등린이가 되던 날 용돈 줄게 등산 가자 등산확진자 등산이 처음이라면 2장 등린이가 들려주는 산 이야기 산에도 있는 예절문화 무릎은 소중하니까 길치가 산을 만나면 혼산은 외롭지 않아 산친구가 생겼다 3장 산이라고 다 같은 산은 아니야 일출, 타이밍이 중요해 이런 게 힐링이지 몽실몽실 구름바다 오감 맛집 지리산 방태산은 운명이었어 함부로 도전하면 안 돼요 혹독한 겨울왕국 체험 같은 산, 다른 느낌! 4장 등산 백배 즐기기 나의 100대 명산 도전기 가방에 뭘 챙기지? 이유 있는 등산 패션 인생샷을 건지고 싶다면 휴식은 중요해 가장 좋았던 산을 꼽으라면 백패커를 꿈꾸는 등린이 5장 등린이를 위한 가이드 스틱, 사용해? 말아? 고어텍스 재킷은 뭐가 달라? 특명! 흔적을 남기지 말라 등산인들이 자주 쓰는 표현 등산 선배에게 물었다! 가장 좋았던 산행 코스 베스트 |
작가의 일기를 보는 듯 하면서 나에게 말을 거는 느낌을 준다. 마치 카페에서 친구들끼리 모여 수다 떨고 있는데 그 중 한 명이 등산 갔다온 썰 푸는 걸 가만히 앉아 듣고 있는 느낌? 에세이를 안 좋아하지만 이 책만큼은 술술 읽히고 재미있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 등산을 비롯해 본인 삶에 대한 이야기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면 등산이 삶에 끼친 영향이라든가 등산을 통해 깨달은 점이라든가 등산을 하며 성장한 이야기 등이 주된 내용이겠거니 했는데 놀랄만큼 진짜 등산 내용뿐이었다. 물론 작가의 생각들이 나오긴 하지만 메인 스토리는 오직 "등산" 뿐이라(등산>>>>>내가 생각한 것들 정도의 비중이다.) 작가가 등산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알 수 있다. 책 표지에 '본격 등산 부추김 에세이'라는 문구가 있을때부터 알아차렸어야했다ㅋㅋㅋㅋㅋㅋ
책 사이마다 있는 QR코드, 다수의 사진들, 인기 산스타그램 운영자와의 인터뷰, 추천 산행 코스들로 인해 책의 매력이 한껏 높아졌다. 기존의 에세이들과는 다른 점이 많은 책이다. 등산 초보가 보면 좋을 정도로 등산에 대한 정보가 많고 독자에게 친절하게 등산에 대해 소개해주고 있다.
초전문가가 쓴 전문성 있게 깊이 있게 쓴 글은 아니지만 나 같이 어쩌다 심심해서 산 타는 사람에게 다시 산에 오르고 싶은 의지를 불러일으킨다. 이만하면 성공했다 본다. 산에 오르내리면서 겪은 시행착오, 등산 준비물, 산행 예절, 사진을 언제 찍어야 인생사진이 나오는지 아주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등산이야기라고 해서 뻔하디 뻔한 산이 주는 즐거움이라든지 감상에 젖어서 추상적인 얘기가 아니어서 좋다. 경험한 것을 있는 그대로 느낌있게, 아주 솔직하고 담백하게 산에 가는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왜 산에 오르냐 묻는데 나도 역시 산행은 힘들긴 하다. 진짜 내가 여기 왜 왔나 후회할 정도다. 그런데 정상에 올라가면 불어오는 바람이 땀에 흠뻑 빠진 나를 시원하게 해주는 맛으로 다닌다. 내가 산에 가는 근본적인 이유가 이렇다(물론 건강 생각도 하지만.). 안 가 본 사람들은 모르는 ‘시원한 맛’에 나는 산을 다녔다.
언제든 오를 수 있는 산이 있다는 생각만 해도 벅차다. 아주 왕왕왕등산초보인 나는 여기 작가가 오르는 산들에 비교하면 시내의 산 정도로 가는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지금보다 약간 어릴 적에는 회사 동호회에 가입해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주변 산들을 다녔다. 회사 1박2일 워크샵이면 어김없이 이튿 날에 산행을 계획했다. 숨차게 헉헉대면서 힘들게 산을 올라봐야 아 내가 편하게 일하는 구나를 느낄 수 있도록 해주었다(직원들은 매번 욕했겠지만). 매주 한 번이라도 다녀서 체력을 키울법도 하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쉽지가 않아서 시내버스 타고 가까운 산만 간다. 여름은 더워서 엄두도 못 내고 주로 가을 산을 탄다. 가을 산 그리워라.
아무 것도 없이 아무 생각 없이 산만 오르는거 같은데 실상 알고 보면 아니다. 웬만한 취미가 돈이 들기는 하다. 등산도 예외는 아니다. ‘장비발’이라고 하나하나 소소하게 장만해 나가는 즐거움도 한 몫하기도 한다. 딱 그 취미만이 아닌 부수적인 물품들을 사들임으로 내 취미에 재미가 가중되어 행복이 배가 되는 거 같다. 돈 쓰는 즐거움이다. 여러 장비들을 제대로가 아닌 대충이라도 갖춰야지 등산 할 맛 나지 않나? 고가의 고어텍스 얘기가 나오던데 끌린다.
여기 책에서도 언급되었는데, 왜 산에 가면 예절을 그렇게 지키지 않는 것일까. 왜 그렇게 쓰레기는 버려대니. 그게 야생동물의 먹이가 된다는 둥, 거름이 될 수 있다는 둥으로 핑계를 대는 일부 등산인들. 과일껍질, 초코바등의 껍질 등이 등산로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거 보면 눈살이 찌푸려지고 화가 난다. 건강 걱정하며 담배를 피우면서 산에 오르는 아이러니. 새로운 등산코스를 만들어 버리는 그들. 들어가지 말라는데 기어코 들어가서 사진 찍고 밥 먹고. 왜 하지 말라는 건 하는지 모르겠다. 또 하나, 나뭇가지에 동호회들이 띠를 두르는데 왜 그러나. 저것도 썩지 않는 끈인데 누가 치우라고. 주렁주렁 달린 매듭들도 내가 보기에는 별로다.
나나 너나 모두 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산은 네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생각으로 산행을 했으면 한다. 나 여기 다녀갔어요 티 좀 내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눈으로 실컷 감상하고 예절도 지키면서 모두가 행복한 산행 나들이가 됐으면 한다.
오랜만에 산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 더운 여름에 산에 가 볼까도 생각해 보고, 다음에 이 산은 꼭 가봐야지 메모도 해보고 하면서 아주 가볍게 읽기 좋았다. 산에 오르고 싶은 생각에 몸이 벌써 들썩들썩거린다. 정상의 멋진 풍광들이 아련하니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