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미리보기 카드뉴스 공유하기

17일

: 스톡홀름신드롬의 이면을 추적하는 세 여성의 이야기

리뷰 총점8.9 리뷰 57건 | 판매지수 108
정가
15,000
판매가
13,500 (10% 할인)
YES포인트
내 주변 사물들 - 탁상시계/러그/규조토발매트/데스크정리함/트레이/유리머그컵
키워드로 읽는 2022 상반기 베스트셀러 100
MD의 구매리스트
작은 출판사 응원 프로젝트 <중쇄를 찍게 하자!>
6월 전사
6월 쇼핑혜택
1 2 3 4 5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02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352g | 120*188*22mm
ISBN13 9788931021998
ISBN10 8931021992

이 상품의 태그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세뇌인가, 선택인가”
1974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퍼트리샤 허스트 납치사건
스톡홀름신드롬의 이면을 추적하는 세 여성의 이야기

“서점인이 꼽은 최고의 책”
“2017년 10대 문학작품”
“올해 반드시 읽어야 할 소설!”


우에스트프랑스문학상, 쥘리메상, 베르시옹페미나상, 랑데르노상 등 프랑스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떠오르는 작가 롤라 라퐁의 장편소설이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미국 언론재벌의 상속자 퍼트리샤 허스트가 좌파 무장단체 SLA에게 납치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실화소설이다. 1974년 2월 4일 사건 발생 당시, 언론과 대중은 퍼트리샤 허스트가 납치범에게 세뇌, 동화됐다고 믿었고, 퍼트리샤 허스트는 지금까지도 인질이 인질범에게 동화되는 현상을 일컫는 ‘스톡홀름신드롬’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소설 『17일』은 17일 동안 ‘퍼트리샤 허스트 납치사건’을 조사해 보고서를 쓰는 임무를 맡은 두 여성, 30대 미국인 진 네베바와 10대 프랑스인 비올렌을 통해 드러나지 않은 퍼트리샤의 심리를 따라가며 사건의 이면을 낱낱이 파헤친다. 퍼트리샤 허스트 납치사건을 현대적인 관점으로 새롭게 읽어내며 여성에게 내려지는 가부장적 판단을 거부하고 자기 자신으로서 목소리를 내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975년 10월 | 1일째 | 2일째 | 3일째 | 4일째 | 5일째
6일째 | 7일째 | 8일째 | 9일째 | 10일째 | 11일째
12일째 | 13일째 | 14일째 | 15일째 | 17일째 | 17일째 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비올렌에게는 모든 게 다 따분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녀가 보기에 SLA의 계획은 ‘감옥과 인종차별주의, 성차별주의, 자본주의, 파시즘, 개인주의, 경쟁심을 없애자!’ 따위의 텅 빈 구호로 가득했지요. 이런 것들이 퍼트리샤 허스트와 무슨 관계가 있으며, 원래 계획했던 대로 이 미국 여성의 심리 상태에 대해서는 도대체 언제 살펴보려고 하는 것일까? 만일 정치와 관련된 일을 하게 된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비올렌은 아예 처음부터 지원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 p.49

당신은 이날 오후에 자식이 마르크스주의에 물들까 봐 불안해하는 부모들을 위해 급진화의 징후를 정리해놓은 FBI의 우스꽝스러운 공식 성명서를 읽었지요. 만일 자녀가 앤절라 데이비스의 글을 몇 시간씩 읽는다거나, 더 이상 화장을 하지 않는다거나, 자기 방의 벽에서 로버트 레드퍼드의 포스터를 떼어낸다거나, 지나칠 정도로 신중하게 행동한다거나, 자신의 미니스커트를 불태우면 지체하지 말고 FBI에 연락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 p.54

머시, 유니스, 메리, 켈리……. 이 10대 소녀들은 자기들이 누리는 자유의 공간이 역설적으로 인질 상태에서 더 확대되어가는 걸 보았지요. 왜냐하면 원주민들은 이 여성들에게 일을 시키고, 숲에서 나무를 줍게 하고, 불을 피우도록 했거든요. 그들은 이제 가정과 성경에만 얽매여 살고 아무도 의견을 묻지 않는, 다소 창백하고 말이 없는 그런 피조물들이 더 이상 아니었으니까요.
--- p.76쪽

“단순히 어떤 사람의 선택이 우리에게 부자연스럽다고 해서 그 사람이 자유롭지 않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자유로운’의 반대는 ‘얽매인’인가? 공식적으로 그 누구에게도 얽매여 있지 않은 비올렌은 자유로운가?"
--- p.108

퍼트리샤 허스트는 SLA에 복종한 것일까요? 그녀는 종교 기숙학교의 규칙에 따르도록 훈련되고 교육받았기 때문에, 그녀를 순종하게 만들 책임을 맡고 있던 여자 가정교사들로부터 감시당했기 때문에 SLA에 복종한 것일까요? 막강한 재력을 갖춘 집에서 태어나 극히 안전한 청소년기를 보냈기 때문에 그렇게 복종한 것일까요?
--- p.124

비올렌은 미국뿐만 아니라 당신이 살아가는 공간에도, 그리고 엄청난 단어들을 다루는 당신의 자유로움에도 감탄했습니다. 당신은 화제가 일상사로 한정된 비올렌의 부모 등 주변인들과는 다른 식으로 말했지요. 식탁에서 그녀의 주변 사람들은 오직 올가을의 대서양 기온이 몇 도나 되는지, 다가오는 바캉스 때는 어디로 갈 것인지, 집 안의 대들보를 흰개미들이 파먹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그리고 저녁 식사에 이웃들을 초대하는 문제 등 반론을 허용하지 않는 대화만을 나눌 뿐입니다.
--- p.149

당신은 당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진력이 났지요. 비올렌과의 토론은 퍼트리샤 허스트의 세뇌를 증명하려는 당신의 시도를 끊임없이 무산시켰습니다.
--- p.158

제가 스미스칼리지에 도착한 뒤부터 당신의 보고서를 찾아다녔다는 말을 비올렌에게 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보고서는 허스트 재판을 다룬 책 그 어디에도 인용되어 있지 않았어요. 당신은 그 분류된 과거 속에 존재하지 않았어요. 아니면 그 속에 꼭꼭 숨겨져 있었던지요. 당신의 발자취, 당신이 세운 이론의 자취는 오직 태어난 뒤로 프랑스 랑드 지방의 어느 마을에서만 살고 있는 이 62세의 여성과만 관계있습니다. 저는 당신에게 닿기 위해 언제든 그녀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 p.268

수천 쪽이나 되는 그녀의 변호 서류에서 돈이 목적이 아니라 수단인 세계를 발견했을 때 그녀가 얼마나 혼란스러워했을지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은 단 한 줄도 없었습니다. SLA는 허스트가가 내놓은 거액 중에서 단 1원도 챙기지 않았지요. SLA 멤버들이 그녀 나이 또래라는 사실도 변호 서류에는 일절 언급되지 않았고요. 그리고 그들이 처음 만났을 때 서로에 대해 놀라워했다는 사실도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 p.274

비올렌은 심문 중에 퍼트리샤가 왜 기회가 있었는데도 도망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뭐라고 대답했는지를 알고 있었을까요? “제가 도망쳐서 어디로 간단 말인가요?” 이것은 어른들은 귀 기울이지 않는 대답이었습니다.
--- p.276

“진 네베바 선생은 미국 문명의 토대를 이루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우리 딸들에게 전해주었습니다. 그녀는 모든 관점에서 사유하는 법을 그들에게 가르쳐주었지요.”
--- p.291

“성인은 허비한 시간을 만회하려 하고,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에 심취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들은 단순한 이야기를 너무 좋아해요.”
--- p.308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미국인 네베바와 프랑스인 비올렌,
‘퍼트리샤 세뇌설’을 입증할 보고서를 쓰다


“성인은 허비한 시간을 만회하려 하고,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에 심취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들은 단순한 이야기를 너무 좋아해요.”(308쪽)

1974년 2월 4일. 언론재벌 허스트가의 상속자인 퍼트리샤 허스트가 좌파 무장단체 SLA에게 인질로 납치된다. 두 달 뒤 퍼트리샤는 ‘타니아’로 개명하고, SLA의 일원이 되어 총을 들고 은행강도사건을 연출한다. 인질범에게 동조하는 듯한 퍼트리샤의 모습에 미국 사회는 커다란 충격에 휩싸인다. 퍼트리샤의 변호인단은 그녀가 무장단체에게 세뇌되었다고 주장하고, 미국인 진 네베바와 프랑스인 비올렌은 변호인단의 의뢰를 받아 단 17일 만에 퍼트리샤 허스트의 재판에 유리하게 작용할 보고서 작성 임무를 맡는다. 퍼트리샤의 전향은 SLA의 세뇌인가, 아니면 퍼트리샤 자신의 선택인가? 퍼트리샤와 타니아, 과연 무엇이 그녀의 진짜 모습인가?

퍼트리샤 허스트는 스톡홀름신드롬의 피해자인가
‘해석되기’를 거부하고 ‘스스로 말하기’를 선택한 여성들의 이야기


비올렌은 심문 중에 퍼트리샤가 왜 기회가 있었는데도 도망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뭐라고 대답했는지를 알고 있었을까요? “제가 도망쳐서 어디로 간단 말인가요?” 이것은 어른들은 귀 기울이지 않는 대답이었습니다.(276쪽)

『17일』은 당시 미국 사회를 뒤흔든 퍼트리샤 허스트 납치사건을 바탕으로 쓴 실화소설이다. 퍼트리샤 허스트는 1974년 2월 4일 납치 당일부터 2001년 1월 20일 특별사면될 때까지, 그리고 그 후로도 오랫동안 그 이름이 세간의 가십거리로 소비되었다. 영화 〈시민 케인〉(1941)에서 주인공 케인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입지전적 인물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의 손녀가 납치된 점, 퍼트리샤를 납치한 SLA가 가난한 이들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라고 허스트가에 요구한 것, SLA와 함께 은행강도사건을 연출한 퍼트리샤가 찍힌 CCTV 기록, SLA의 일원임을 선언하며 총기를 들고 찍은 퍼트리샤의 사진 등, 모든 것이 자극적인 이야기를 좇는 언론과 대중의 구미에 들어맞았다. 퍼트리샤는 SLA가 FBI에 의해 무력진압된 후, 도주한 지 1년 4개월 만에 체포되었는데, 재판에서 그녀는 그 모든 일이 SLA에게 세뇌되어 한 행동이기에 자신은 무죄라고 주장했다. 그렇게 퍼트리샤의 SLA로의 전향에 대해 더 이상의 해석은 불가능하게 되었고, 퍼트리샤 허스트는 인질이 생존본능 혹은 세뇌에 의해 인질범에게 동조하는 현상을 일컫는 심리학 용어인 ‘스톡홀름신드롬’의 대표 사례로 알려졌다. 롤라 라퐁은 이러한 역사적인 사실과 기록을 넘어서 퍼트리샤 허스트가 음성과 글로 여러 차례 남긴 메시지에 집중한다. 그리고 이 사건에 다른 진실이 있을 수 있음을 가정하고, 상상력을 동원해 퍼트리샤 허스트 사건을 전혀 다른 각도로 재구성한다.

카리스마 넘치는 30대 교수와 얌전한 10대 소녀,
17일의 조사가 남긴 것들에 대하여


“내가 생각하기에 네 해석은 좀 편협한 것 같아. 이 사건들이 왜 일어났을까라는 생각은 안 해보았니?”(42쪽)

『17일』은 ‘퍼트리샤 허스트 납치사건’을 큰 축으로, 네베바와 비올렌이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과 그들이 나누는 대화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개 ‘레니’와 함께 사는 30대 여성인 진 네베바는 1970년에 베트남전쟁 반전시위에 참여한 활동가이자 화려한 언변과 날 선 비판으로 주목받는 페미니스트, 19세기 아메리카 인디언들에게 붙잡힌 소녀들에 대한 논문을 쓴 연구자이다. 10대 소녀인 비올렌은 여느 또래와 달리 10대들의 관심사에는 무관심하고, 탐욕스러운 세계와 거리를 두기 위해 소식하며, 안락한 삶에 저항하는 젊은 세대이다. 네베바는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미국과 그 언론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전쟁, 혁명 등 정치적인 사안에 대한 비올렌의 순진한 생각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그리고 비올렌이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서 느끼는 불화에 주목하며, 그녀가 누군가의 주장에 끌려가기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갖기를 은연중에 독려한다. 한편 비올렌은 선구적 인물인 네베바의 카리스마에 매료되어 그녀의 생각, 시각, 삶의 방식에 큰 영향을 받는다. 소설 속에서 네베바는 퍼트리샤의 선택이 무장단체의 세뇌가 아닌 그녀의 자유의지라는 결론을 내리는데, 이는 롤라 라퐁이 이 이야기를 통해 전하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역자 이재형은 이 소설이 “젊은 여성들이 그들의 꿈에 더 잘 부응하는 또 다른 삶의 방식을 발견하는 과정”에 주목하며, 이것이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하고, 또 다른 정치의 길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네베바와 비올렌이 ‘퍼트리샤 허스트 납치사건’의 전모를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여성이 돌봄의 주체도, 유순한 자녀도, 페미니스트의 심볼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서 목소리를 내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퍼트리샤 허스트 납치사건 개요

1974. 02. 04. 퍼트리샤 허스트 SLA에게 납치.
1974. 04. 15. SLA와 퍼트리샤, 샌프란시스코 하이버니아 은행강도사건 연출.
1974. 05. 17. SLA 아지트 경찰 급습, 6명 사살. 퍼트리샤 도주.
1974. 06. 07. 퍼트리샤, ‘타니아’로 개명하고 SLA의 동지가 됐음을 선언.
1975. 09. 18. 샌프란시스코에서 FBI에 의해 퍼트리샤 체포.
1976. 02. 04. 재판 시작. 배심원 징역 35년 구형. 로널드 레이건, 존 웨인 등 유명인사 탄원서 제출, 7년으로 감형.
1977. 01. 19. 150만 달러 보석금으로 가석방.
2001. 01. 20. 빌 클린턴 대통령 특별 사면.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17일』은 혁명에 대해 낭만적으로 이야기하거나 무장한 여성을 이상화하지 않으면서, 비판의식과 저항정신을 일깨운다. 이 작품의 선구적 인물인 진 네베바는 자신의 젊은 조수에게 ‘단순한 이야기를 조심하라’고 말하며, 해석을 뒤엎고 관계를 흐트러뜨리고 퍼트리샤의 변호인과 대중을 도발한다. 롤라 라퐁은 이 작품에서 ‘단순한 이야기를 조심하라’는 네베바의 충고를 직접 실천에 옮긴다.
- [리브르 엡도Livre Hebdo]

한때 무용수였던 롤라 라퐁은 공간을 밀도 있게 채우는 방법, 고통과 아름다움의 관계를 이해한다. 소설 창작에서도 불확실성과 거대한 가능성 사이의 긴장을 탐구하며 대화와 대립이라는 연출 장치에 공을 들인다. 『17일』은 혁명적인 결정을 내리는 젊은 여성들의 이야기이다. 롤라 라퐁은 여성의 결단이 갖는 힘을 포착하고, 그 힘의 변화와 전승 과정을 그린다.
- [르 몽드Le Monde]

롤라 라퐁은 인간의 모호함과 이념의 절대성에 관심을 두고, 흐릿하고 비밀스러운 회색 지대를 파헤친다. 퍼트리샤 허스트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꿈과 현실의 만남이다. 롤라 라퐁은 메스 같은 예리함으로 꿈과 현실 사이를 교묘하게 파고든다.
- [르 주르날 뒤 디망슈JDD]

올해 반드시 읽어야 할 작품은 두말할 것 없이 『17일』이다. 모든 것이 갖추어진 탄탄대로를 거부하고 자신의 의지로 샛길을 선택한 여성들을 다루는 보석 같은 소설이자 다큐멘터리.
- [레코L’Echo]

머시, 메리, 패티 혹은 어느 날 문득 다른 삶이 가능함을 알게 된 강하거나 혹은 무력한 세 여성. 이 섬세하고 페미니즘적이고 정치적인 소설에서 롤라 라퐁은 ‘납치(Ravissement)’라는 단어의 양면성을 철저히 탐색한다. 납치는 강탈인 동시에 도취이다.
-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L’Obs]

억압 상태에서 탈주했던 여성들의 외침에 다시 귀 기울이며 자신의 삶을 결정할 수 있는 자유를 찬양한다.
- [렉스프레스L'Express]

『17일』은 단순히 소설화된 실화가 아니다. 퍼트리샤 허스트 납치사건을 현대적인 관점으로 새롭게 읽어낸다. 미국에서 일어난 한 범죄 사건을 넘어, 정치적 의식, 지식의 전수, 여성의 상황, 신화에 의한 개인들의 흡혈귀화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 [리르Lire]

롤라 라퐁은 이 작품에서 여성을 복권하려는 것이 아니라 여성에게 내려지는 가부장적 판단을(‘그 불쌍한 아이’ 혹은 ‘귀신에게 사로잡힌 아이’는 조종당한 게 틀림없어), 즉 사상의 전파에 대한 불안을 분석한다.
- [르 카냐르 앙세네Le Canard enchaine]

롤라 라퐁은 어느 운명의 날, 그들의 판에 박힌 일상에, 심지어 그들의 최초 정체성에 등을 돌린 여성들을 한데 모은다. 이 숨 막히는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은 모두 불안정하게 살고 있지만, 귀를 막은 가족 앞에서 자신들의 자유를 소리 높여 외친다.
- [텔레라마Telerama]

롤라 라퐁은 독창적이고 파괴적인 서사를 그려내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녀는 마녀다. 그녀의 눈을 조심하라.
- [트랑스퓨즈Transfuge]

회원리뷰 (57건) 리뷰 총점8.9

혜택 및 유의사항?
17일, 모험 같기도 하고 탈주 같기도 한 납치 사건을 파헤치는 시간!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글***재 | 2021.05.17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17일, 모험 같기도 하고 탈주 같기도 한 납치 사건을 파헤치는 시간!           아무 말 없이 그런 일을 수행했다고 한들 어떻게 이걸 스스로 선택한 일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일까요? 당신은 납치범들이 만들어낸 스토리에 홀린 사람들을 더 이상 부드럽게 대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처녀'가 머리 일곱 개 달린 코브라에게 납치당했다는 이 매혹;
리뷰제목

17일, 모험 같기도 하고 탈주 같기도 한 납치 사건을 파헤치는 시간!

 

 

 

 

 


아무 말 없이 그런 일을 수행했다고 한들 어떻게 이걸 스스로 선택한 일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일까요?
당신은 납치범들이 만들어낸 스토리에 홀린 사람들을 더 이상 부드럽게 대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처녀'가 머리 일곱 개 달린 코브라에게 납치당했다는 이 매혹적인 시나리오에 독자들과 시청자들이 정신을 빼앗겼다고 주장했지요.

 

 

 


미국 언론재벌의 상속자,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의 손녀 퍼트리샤 허스트가 좌파 무장단체 SLA에 납치되었다. SLA는 자신들이 납치범임을 감추지 않았으며 허스트가에 가난한 이들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라고 당당히 요구한다. 그리고 겨우 두 달 뒤 퍼트리샤는 타니아로 개명하고는 무장단체의 일원으로서 총을 들고 은행강도사건을 연출한다.


타니아는 SLA가 FBI에 의해 무력진압된 후, 도주한 지 1년 4개월 만에 체포되었다. SLA와 타니아, 백인 몇 명과 백만장자 한 사람의 체포 과정에서 숱한 피해가 발생했지만 주변의 피해에 아무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오히려 젊은이들은 무참하게 죽어간 이들에 대해 안타까워했고 FBI를 책망했으며 SLA 지지 시위를 벌였다. 이 사태의 주범이었던 타니아는 훗날 법정에서 자신이 행했던 그 모든 일이 SLA에게 세뇌되어 한 행동이라며 자신의 무죄를 주장한다.
그는 우리가 갖고 있는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그 방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저에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중략) 저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어요. 타협은 일절 없습니다.
이는 타니아가 체포된 후 한 말이다. 그녀는 과연 무죄인가, 유죄인가? 혹시 타니아와 퍼트리샤 중에서 과연 누가 진짜일까? 그런데... 만일 둘 중 아무도 진짜가 아니라면?

 

 

 

 

 

부모는 자기 자식을 아무 조건 없이 사랑하지는 않습니다. 자식이 부모가 마련해놓은 정체성을 거부하고 다른 정체성을 가지려고 하면 부모는 자식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요.

 

1970년 베트남전쟁 반전시위에 참여한 활동가이자 화려한 언변과 날 선 비판으로 주목받는 페미니스트 진 네베바는 아르바이트생 비올렌과 함께 퍼트리샤의 사건을 추적한다. 비올렌은 퍼트리샤 허스트에 관한 갖가지 기록은 물론 녹음 파일까지 모두 수없이 재생을 거쳐 그에 관해 상세히 분석하고 기록한다. 처음에는 자신 나름대로의 느낌을 적어 나가던 비올렌은 어느새 자신도 모르는 사이 네베바의 비위를 맞추고 만다. 비올렌은 네베바를 대변하면서 자신의 품격이 높아진 것처럼 굴었고 이는 어떤 사람이 다른 누군가의 영향하에 있다면 그 다른 누군가는 이 사람에게 강요할 필요조차 없다는 사실의 방증이나 다름없었다.


비올렌은 성장하기를, 즉 여자가 되기를 거부하였으며, 네베바는 퍼트리샤의 전향에 대해 일종의 생존 전략이라고 변론하고자 했다. 네베바는 퍼트리샤가 SLA 대원들과 함께 싸우겠다는결심은 하지 않았을 거라고 보고서의 결론을 구상했다. 네베바는 비올렌 곁을 떠났고 비올렌은 역시 이번에도 자신이 모르는 사이 새로운 비올렌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다.

 

저자 롤라 라퐁은 "17일"이라는 시간 동안 퍼트리샤의 납치 사건을 말하고 싶었을까? 혹시 비올렌에게 벌어진 일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한 걸까? 더불어 비올렌과 그 비올렌들에게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말하고자 한 것일까?
만들어진 진실을 도발하는 실화소설 "17일"은 여성의 결단이 갖는 힘과 그 힘의 변화와 전승 과정을 그리고 있다. 네베바와 비올렌이 ‘퍼트리샤 허스트 납치사건’의 전모를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여성이 돌봄의 주체도, 유순한 자녀도, 페미니스트의 심볼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서 목소리를 내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운다는 해설은 너무 어렵다. 그저 나에게는 우리가 눈치 채지 못했지만 어쩌면 일상에 만연해 있는 현상인 스톡홀름신드롬에 대해 생각할 바를 던져주는 롤라 라퐁의 소설 "17일"이다.

 

 

출판사 지원도서의 간략소개입니다*
#17일 #롤라라퐁 #문예출판사 #스톡홀름신드롬 #페미니즘 #세뇌 #여성문학 #실화소설 #픽션
#북리뷰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책길 #bookstargram #bookish #booklover #선팔환영 #소통 #공감 #위로 #글꽃송이

 

 

 

 

 

 


 

댓글 0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퍼트리샤 허스트 납치사건”을 말하다:17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피* | 2021.05.1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일종의 장르소설이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17일」. 장르소설을 좋아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저 표지! 저 표지 속에 있는 눈이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 건지 참으로 궁금하였다. 해서 읽기 시작했다. 물론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실화, ‘퍼트리샤 허스트’사건에 대해선 1도 아는 바가 없었기에, 해당 사건에 대한 배경지식을 위해서 잠시 인터넷 검색을 해본건 안비밀.  ;
리뷰제목

일종의 장르소설이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17일」.

장르소설을 좋아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저 표지! 저 표지 속에 있는 눈이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 건지 참으로 궁금하였다. 해서 읽기 시작했다. 물론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실화, ‘퍼트리샤 허스트’사건에 대해선 1도 아는 바가 없었기에, 해당 사건에 대한 배경지식을 위해서 잠시 인터넷 검색을 해본건 안비밀.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쓰여진 소설이기에, 그 사건에 대한 결말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이 사건에 대해선 이미 스포일러가 넘쳐나고, 심지어 그 사건의 중심인 퍼트리샤 허스트는 지금까지도 멀쩡히 살아있는 인물이다. 장르소설의 백미는 결말로 치닫는 과정과 반전인데, 이미 사건에 대한 내용이 다 알려진 상황에서 어떻게 소설을 집필한것일까? 그게 참으로 궁금했다.

소설 속 주인공 진 네베바. 미국인이었던 그녀는 퍼트리샤 허스트의 변호를 위해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인물이었다. SLA에게 납치되었던 그녀가, 왜 SLA의 멤버가 되어 돌아왔는지, 은행테러 주동자가 되었는지, 그녀가 SLA에게 납치된 후 세뇌되었던게 아닌지, 혹은 일종의 스톡홀름 증후군으로 인해 SLA멤버가 된 것은 아닌지. 이러한 내용을 잘 정리하여 ‘그녀는 SLA에 세뇌되었었기 때문에 테러를 한 것이니 그녀는 무죄다’ 라는 보고서를 만들어야만 했다. 그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각종 자료 수집을 위해 직원 프랑스인 비올렌을 고용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음, 이런 말을 해서 미안한데…… 내가 생각하기에 네 해석은 좀 편협한 것 같아. 너는 실제 결과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고 있어. 이 사건들이 왜 일어났을까라는 생각은 안해 보았니?" p 042

그저 순수하고, 맑게, 큰 문제 없이 살아온 여학생 비올렌. 그런 비올렌이 ‘퍼트리샤 허스트 납치 사건’에 관한 각종 기록과 기사를 스크랩하고 정리하는 일은, 진 네베바의 성미에는 너무나 맞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속에서 그려진 진 네베바는 일종의 아나키스트 처럼 보였기 때문이다(처음엔 페미니스트처럼 보였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모두 까는 진 네베바를 보면서 페미니스트보단 아나키스트 쪽에 가까워보였다).

진에 비올렌에게 1968년 봄에 대해 물어봤을 때, 비올렌은 자신이 어렸을 때 눈으로 본 사실만을 이야기 했을 뿐인데, 진은 그런 비올렌을 다그치며 ‘편협’하다고 했다. 물론 진의 말처럼 실제 결과가 아닌 ‘과정’에 대해 아는 것도 참 중요하지만, 비올렌이 왜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지에 대해선 생각치않고, 무작정 “너의 의견은 편협해”라고 대답하는건, 학생을 가르쳤던 교수로써도, 어른으로써도 문제가 있어보인다. 이건 내 가치관이 이러니, 너도 그렇게 생각해야한다고 강요를 하는 것 처럼 보인달까? 엄연히 살아온 세대가 다른 비올렌의 입장에선, 제대로 배우지 않았다면 모를 수 있는 문제였다.

더군다나 이 책을 읽는 내내 비올렌에 대한 진의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큰 고생없이 자라온 비올렌에게, 미국을 동경했던 비올렌에게 이런 진의 모습은 새로운 충격으로 다가왔을것이고, 대단해보였을 것이다. 어린 여학생들이 커리어우먼을 보며 동경하는 뭐 그런거랄까? 그렇게 비올렌은 자신도 모르는 새에, 진의 가치관에 물들며 진에게 ‘세뇌’를 당하게 된다.

퍼트리샤가 SLA에 납치된 후, 그들에게 ‘세뇌’를 당했다는 보고서를 써야할 진이, 정작 자신 스스로가 또 다른 사람을 세뇌시키고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사실이다. 참 아이러니 했다.

퍼트리샤의 아버지는 자기 딸을 구하려고 하지만, 우리는 모든 아이를 구하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할 것이다. 즉 은퇴자 카드나 실업자 카드, 퇴역 군인 카드, 장애인 카드, 전 재소자 카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질 좋은 육류와 채소, 유제품을 1인당 70달러어치씩 받게 될 것이다. 만일 당신이 받아야 할 식량을 못 받게 될 경우 우리가 알 수 있게 길거리와 버스정류장, 영화관에서 불만을 토로하라. p 061

프랑스인 비올렌은 미국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아메리카 드림’같은 그런 동경이랄까? 그렇게 동경하는 미국에서 퍼트리샤 허스트라는 여성이 한 무장단체에 납치되었다. 그런데 퍼트리샤를 납치한 그 무장단체가 요구하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에 있는 빈민들을 구호해달라는 거였다. 그렇게나 동경하던 미국은 극심한 빈부격차에 시달리고, 심지어 그 빈민을 정부에선 돌봐주지 않는 반면, 테러를 일으키는 무장단체가 오히려 빈민들을 돕자고 하다니! 이렇게 모순적인 미국의 모습은, 미국을 동경하던 비올렌에겐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 뿐만인가? 진은 비올렌에게 1704년 아메리카 원주민 습격사건을 이야기 하며, 문명화된 미국이 원주민의 터전을 파괴하고 약탈한 사건을 들려주었다. 이 과정에서 미국에 분노한 원주민들이 미국 여성들을 납치하였다. 이후 풀려난 미국 여성들은 어떻게 살았는가? 자력으로 원주민들에게 탈출했던 여성들은 원주민에게 몸을 판건 아닌지 의심을 받았고, 협상으로 풀려난 여성들에겐 가문의 명예를 더렵혔다는 모욕만 남았다.

하지만 미국은 앞뒤를 자르고, 그저 원주민들이 문명화된 미국을 습격했다는 사실, 그런 원주민들이 미국의 여성들을 인질로 잡아갔다는 사실에만 초점을 맞추었다. 자, 이 사건은 비올렌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문명화된 미국이 원주민의 터전을 파괴하고 약탈하는 건 폭력이 아닌걸까? 풀려난 인질들에 대한 미국 여론은 또 다른 폭력이 아니었던걸까?

또 하나, 무장단체에 잡혀있던 언론재벌의 상속녀 퍼트리샤 허스트. 그녀는 어땠을까?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란 퍼트리샤 허스트는 그저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먹고 자랐을 것이다. 온실 속의 화초처럼 부모가 하라는 대로 행동하고, 약혼자가 성관계를 원할 때마다 그에 부응하며 살았다. 그런 그녀가 납치되었을 때, 그녀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자기를 납치한 사람들 중 자기 또래의 여자들도 있다는 것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들이 미국의 빈민들을 이야기하며, 그들을 도와야한다고 했을때 그녀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SLA는 뒤집힌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좌파와 우파 모두에게 충격을 안겨주었지요. 즉 백만장자인 허스트 부부는 자신의 딸을 구하기 위해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었고, 빈민구호협회들은 한 무장투쟁단체의 주도적 행동에 쌍수를 들어 환호하고 있는 것입니다. p 083

이제 그녀는 인정한다. 납치야말로 그녀에게는 하나의 구원이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p 118

"젊은 미국인이라는 것은 곧 베트남에서 죽은 친구들의 수를 세는 것을, 만일 흑인이라면 경찰의 검문 때 미처 신분증을 내밀 겨를도 없이 머리에 총을 맞아 죽는 것을 의미하지. 또한 자기 부모가 현재의 상황을 변화시키거나 정부의 계속되는 실패를 막지도 못하고,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정당이나 이념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해." p150

퍼트리샤 허스트의 부모는 SLA가 요구하는 대로 빈민구제를 했고, 미국 국민들은 환호했다. 오히려 SLA를 잡으려던 경찰들을 문전박대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 SLA가 퍼트리샤 허스트를 납치하고, 빈민구호를 외치던 그 시기는 베트남전쟁이 한창이던 냉전시대. SLA처럼 급진적인 단체는 미국에겐 암덩어리였다. 물론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겠지만, 적어도 그때는 더욱 그랬다.

미국 정부가, 경찰이 타니아로 개명한 퍼트리샤 허스트와 SLA를 소탕하기위해 급습했던 그날은 또 어땠나. SLA가 숨어있다고, 곧 소탕을 하겠다며, 전국으로 생방송을 하던 그 모습. 그 건물안에 민간인이 있건 말건 총질을 하던 그 모습은 또 어땠나. 그 건물이 재벌들이 사는 건물이었다면, 과연 경찰들이 그렇게 단 한마디 말도 없이, 소개작전을 펼쳤을까?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의 SLA소탕작전은 미국이 그만큼 빈부격차가 심하고, 빈민들의 처우가 어떤지를 확연히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저는 제 부모님의 신중한 삶을, 그들의 비겁함을 혐오했어요. 그들이 노숙인에게 동전 한 닢 던져줄 때의 그 인색한 호의를, 그들이 '우린 헛된 꿈 같은 건 일절 꾸지 않아'라고 뻐기듯 말할 때의 그(씩씩한 기상으로 위장된) 씁쓸한 체념을 혐오했어요. 저는 더 이상 지금의 나로 남아있지 않을 거에요. 저는 이런 이야기를 비올렌에게 털어놓았습니다. p 196

비올렌은 이러한 미국의 민낯을 보며, 더욱 진에게 빠져들었다. 비올렌은 또 다른 진 네베바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후 시간이 한참 지났다. 이미 중년이 된 비올렌은 동네 여자아이를 은연중에 자기처럼 세뇌시켜갔다. 진의 행동과 언사는 비올렌을 세뇌시켰고, 진의 모든것을 기록으로 남긴 비올렌은 그 노트를 한 소녀에게 보여줌으로써 그 소녀 역시 바뀌었다.

진 네베바는 퍼트리샤 허스트의 무죄를 위해, 그녀가 무장단체에게 ‘세뇌’ 되었다고 증명하는 보고서를 쓰려 했으나, 은연중에 퍼트리샤에게 공감하게 되었고, 그녀의 보고서는 다른 방향으로 쓰여졌다. 아니 쓰여졌을 것이다. 퍼트리샤 허스트의 재판에 그녀의 보고서가 채용되지 않은 것을 보면 말이다. 아마도 진은 퍼트리샤가 SLA로 전향한 사실에 공감했을 것이고, 그녀가 SLA로 전향한 이유는 세뇌가 아니라, 다름아닌 미국의 문제라고 썼을 것이다.

그렇게 퍼트리샤에게 공감한 진의 영향은 비올렌과 어린 소녀에게 그대로 이어졌다. 과연 비올렌과 그 어린 소녀는 정말 퍼트리샤에게 공감을 하고 싶었을까? 그녀들은 진 네베바같은 가치관을 원했을까? 그녀들이 원한건 정말 진 네베바 같은 가치관이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다른 가치관을 갖고 성장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적어도 진 네베바는 그녀들의 성장기회를 박탈시킨 것이다.

그렇게 진에게 세뇌아닌 세뇌를 당한 비올렌과 여자아이는 퍼트리샤 허스트의 재판을 어떻게 보았을까?

"퍼트리샤의 유죄를 입증할 만한 증거는 차고 넘치지요. 하지만 그녀는 부자였기 때문에 이번 재판에서 무거운 처벌을 받지 않을 수 있었던 거에요. 허스트가는 퍼트리샤가 석방되도록 애썼고 1979년에는 캠페인까지 해서 성공을 거두었어요. 카터가 그녀를 특별 사면해주고, 클린턴이 복권시켰지요. 매우 예외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죠. 미국에서 이런 특혜를 받은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으니까.(중략) 퍼트리샤가 감옥에서 나오던 날, 100여명의 기자들이 몰려와서 어린아이처럼 어쩔줄 몰라 하는 그녀의 미소와 '용서해주세요'라고 쓰인 티셔츠를 사람들의 기억속에 영원히 남겼지요. 말하자면 퍼트리샤는 타니아를 땅에 묻는 데 동의한겅요. " p 307

SLA로 전향하며 타이아가 되었던 퍼트리샤 허스트는, 타니아를 버렸다. 그녀는 다시 언론재벌가 상속녀 퍼트리샤 허스트로 돌아갔다. 심지어 미국은 다른 SLA 단원들은 잔인에게 죽이기도 했지만, 퍼트리샤 허스트만은 달랐다. 당시 유력 정치인이었던 지미 카터가 구원을 요청했고, 클린턴이 복권시켰다.

극심한 빈부격차로 인해 생겨난 무장단체 SLA. 빈민을 구호하라며 총을 들었던 SLA. 물론 그들이 잘했다는 건 아니다. 민간인을 납치하고, 민간인을 살해한 그 순간부터 SLA는 그저 그럼 범죄자일뿐이니까. 다만 그들이 문제를 제기했던 극심한 양극화, 극심한 빈부격차. SLA이 소탕된 이후에도 이런 빈부격차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지금도 해결되지 않았다.

언론 재벌 상속녀였던 퍼트리샤 허스트는 유명인사들이 구원을 요청했고, 실제로 복권되었다. 심지어 그녀는 지금도 잘먹고 잘 살고 있다. 타니아로 개명하고, SLA로 전향했던 그 시절은 없었던 것 마냥.

이 소설은 분명 실화를 바탕으로한 장르소설이 맞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분명 이 소설은 ‘퍼트리샤 허스트’ 사건을 배경으로 쓰여진 소설이지만,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했던 건 그렇게 간단한 내용이 아니었다. 저자는 서로 다른 세대를 산 세 여성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분명 같은 시간속에 살았고, 만날 수 있던 시간속에 살았던 세 여성이지만, 살아온 시간이 다르고, 살아온 나이대가 달랐기 때문에, 그녀들의 가치관은 다 달랐다. 그 세 여성이 이 실화 속 주인공인 ‘퍼트리샤 허스트’가 SLA로 전향하는 과정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마주하게 된 각종 사회문제를 짚어내었다.

우리는 이런 사회문제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저자는 독자로 하여금 우리 눈 앞에 있는 사회문제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한번쯤 깊이 생각해보라 말하는 것 같다.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17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마*툽 | 2021.05.0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미국 거대 재벌가의 상속녀 '퍼트리샤 허스트'가 SLA에 의해 납치되고, 그녀는 두달 뒤 SLA와 함께 은행강도를 하고, 스스로 SLA의 동지가 되었음을 선언하고, 결국 FBI에 의해 체포된다.30대 미국인 '진 베베바'는 17일내에 퍼트리샤를 위한 보고서를 써야하는 임무를 맡게 되고, 10대 프랑스인 '비올렌'과 함께 방대한 자료를 검토하게 된다.퍼트리샤는 누군가의 강요나 강제가 아닌 스;
리뷰제목
미국 거대 재벌가의 상속녀 '퍼트리샤 허스트'가 SLA에 의해 납치되고, 그녀는 두달 뒤 SLA와 함께 은행강도를 하고, 스스로 SLA의 동지가 되었음을 선언하고, 결국 FBI에 의해 체포된다.

30대 미국인 '진 베베바'는 17일내에 퍼트리샤를 위한 보고서를 써야하는 임무를 맡게 되고, 10대 프랑스인 '비올렌'과 함께 방대한 자료를 검토하게 된다.

퍼트리샤는 누군가의 강요나 강제가 아닌 스스로의 선택이라고 주장하지만, 사람들은 그녀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고, 그녀를 자유의지가 있는 하나의 인격체로 여기지도 않는다.

그녀의 이야기는, 보고서 임무를 맡았던 진에게 영향을 주고, 진은 비올렌에게 영향을 주고, 그리고 비올렌은 나에게 영향을 주고, 나는 다시 진과 연결된다.

그녀들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인정 받지 못하지만, 그녀들의 영향력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고, 조금씩 세상을 바꾸고 있다.

스톡홀름 신드롬의 대표적인 예로 거론되고 있는 퍼트리샤 허스트의 사건에 대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있는 그 사건의 이면의 이야기다.

그리고, 자유롭고 싶어하는 여성들을 괴물로 만들던 시대에,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했던 그녀들의 이야기다.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한줄평 (8건) 한줄평 총점 8.8

혜택 및 유의사항 ?
평점5점
스톡홀름신드롬의 이면을 추적하는 세 여성의 이야기. ‘퍼트리샤 세뇌설’을 입증할 보고서!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로얄 글***재 | 2021.04.01
평점5점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픽션화 시킨 독창적인 소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플래티넘 박* | 2021.03.24
평점3점
구성과 전개가 나에겐 아직 읽기 어렵게 느껴졌다. 실화소설을 다룬 심리학적 접근이 좋았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다*이 | 2021.03.20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3,5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aniAla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