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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움직인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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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움직인 문장들

: 7년 차 카피라이터의 방향이 되어준 메모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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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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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년 03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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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51.81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3.2만자, 약 1.1만 단어, A4 약 20쪽?
ISBN13 9791196782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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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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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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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바라보는가로 나를 규정했던 지난날과 비교해 지금은 다른 사람이 알아주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하다. 내가 알아주는 좋은 물건들로 내 방을 천천히 채워간다. 오래 사랑받은 물건, 군더더기 없이 충분한 물건, 나무가 주는 따뜻한 기운을 품은 물건. 그런 물건으로 가득한 나만의 방과 그 방에 잘 어 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은 나. 이렇게 내 주변의 물건들은 나를 말해주고 나만의 정체성을 완성시켜 나간다.
대세의 흐름 따르지 않고 나만의 방향을 만드는 힘. 내 세계를 스스로 구축하는 뿌듯함. 좋은 것을 알아보는 안목이 있다는 기쁨. 취향이 있는 사람에겐 이런 주체적인 기쁨이 쌓인다.
--- p.27

그런데 이 문장은 내가 써 온 카피와 많이 다르다. 구직 사이트 가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마케팅 측면에서도 즉각적인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태다. 이 문장은 많은 것을 포기하고 있다. 사이트를 알 리는 것도, 가입을 늘리는 것에 욕심을 가지지도 않았다. 단지 응원만이 있을 뿐이다.
모두가 이길 수 없는 끝없는 싸움에서 모두가 이기기를 바라는 구직 사이트의 응원. 기업이 당연히 바라봐야 하는 지점이 아닌 조금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평범한 문장은 큰 힘을 가지게 된다. 어떤 강요도 없으나 어떤 문장보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휴지 회사가 자연을 말하고, 알바 사이트가 알바생의 권리를 위해 최저 시급을 외친 것처럼.
--- p.68

이 이슈는 그 다음날 점심을 먹을 때 본격적으로 등판했다. 다들 코에서 뜨거운 김을 훅훅 불어내며 흥분해 있을 때쯤 팀장님이 말씀하셨다. 그건, “우리를 배려해 준 말이 아닐까”
그간의 해석과는 정반대의 의견에 나는 우선 화를 덜어내고 천천히 생각해 보았다. 그래, 그 사람의 의도는 그가 아닌 이상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닌가? 그럼 내가 판단한 건 뭐였던 거지? 그때 리틀포레스트의 대 사가 떠올랐다. ‘남의 단점이 보인다는 건, 나에게 그런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는 말.
--- p.76

한번은 모든 것을 남는 것 없이 내어 주는 사람을 만나기도 했다. 20대 초반 서울-부산 장거리 연애를 할 때였다. 밤 12시, 서울 고속터미널에서 부산행 막차를 기다려주던 그 친구는 갑자기 티켓을 끊고 함께 버스에 올랐다. 나를 집 앞까지 무사히 데려다주기 위해 서라는 어이없는 이유로. 고작 그런 이유로 그 서울 남자는 부산으로 향했다. 300km라는 거대한 숫자가 별거 아니게 느껴지는 황홀한 순간. 동시에 수지 타산이 엉망인 순간.
사람은 똑똑한 뇌를 가지고 태어나서 왜 이런 비논리적이고 비효율적인 일에 감동받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애초에 마음을 효율이라는 잣대로 판단하는 게 맞는가라는 의문도 함께 생겨나야 한다.
--- p.134

초반 체력테스트를 하는 날도 운동에 앞서 친절 한 설명을 먼저 들었다. 선생님은 지금부터 나의 실패 지점이 어딘지 볼 거라고 말씀하셨다. 그날 나는 20kg 무게로 데드리프트를 15개째에서 실패했다. 선생님은 지금 내 근력으로는 여기서 실패했지만, 이 실패를 하루 이틀 반복하며 개수를 늘려가다 보면 더 높은 실패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하셨다. “실패 지점은 단순한 실패의 의미가 아니에요. 재미있죠”라는 나 같은 ‘운동바보’는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말과 함께.
--- p.150

올 여름, 비키니를 처음 입어보고 싶어 고민하던 나에게 친구는 말했다. “왜 고민해? 그냥 입어. 지금도 입을 수 있잖아. 입으면 되잖아.” 나는 비키니를 입을 수 있는 몸은 정해져 있다고 믿었기에 할 수 없었던 생각을, 친구는 이미 하고 있었다.
8kg을 감량했기 때문에 내 몸이 좋아진 것도 있지만, 가늘어진 팔보다 단단해진 허벅지를 더 뿌듯해하는 내 모습을 보면 운동이란 사람의 마음가짐까지 단련시킨다는 생각이 든다.
전시하는 몸에서 기능하는 몸으로의 변화. 얼마나 멋진 변화인가. 나는 이 변화를 오래, 가능하면 평생 즐기고 싶다.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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