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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별을 떠나기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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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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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03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286g | 130*198*15mm
ISBN13 9791190090377
ISBN10 1190090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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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여자는 지구 너머를 꿈꾼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SF의 우아한 계보를 잇는 여성 작가 5인이 모여 ‘여성만의 우주‘를 그렸다. 소설 속 여성들은 제한된 시공간을 탈주하고 행성 시대의 새로운 공동체를 치열하게 고민한다. 그들의 상상력을 이 땅에 붙잡아 두기에 지구는 너무나도 좁다. - 소설MD 김소정

1908년, 2019년, 2021년….
시공간을 끊임없이 확장하는 여성 작가들은
강렬하고 불온한 바깥 세계를 상상한다


1908년 3월 8일, 미국의 한 열악한 작업장에서 화재가 일어난다. 화재로 숨진 여성 노동자들을 기리기 위해 미국의 노동자들은 궐기한다. 1975년, UN에서 세계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하여 UN에서는 당시 화재가 일어났던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지정한다. 그 이후로도 여성들은 줄곧 투쟁하고, 쓰고, 사랑하고, 살아가며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 2019년 두크리스티나 코크와 제시카 메이어가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들만 참여하는 우주 유영에 성공한다. 또한 두크리스티나 코크는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최장 기간 우주 유영 기록을 갖고 있기도 하다. 쓰고, 투쟁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이제 지구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이 거대한 흐름에, 한국 SF의 가장 뜨거운 여성 작가 다섯 명이 동참하기로 했다.

2021년 3월 8일, 5명의 작가, 천선란, 박해울, 박문영, 오정연, 이루카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여성과 행성을 주제로 담은 앤솔러지 『우리는 이 별을 떠나기로 했어』를 출간한다. 시공간을 넘어 공명하는 여성들의 이야기, 자신의 영역에서 부단히 노력하고 나아가며 외연을 확장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지금의 한국의 여성 SF 작가들에게 어떤 영감을 주게 된다. 그리하여 다섯 명의 여성 작가들은 지구를 넘어선 ‘여성만의 우주, 여성만의 행성, 여성만의 이야기’를 다룬 앤솔러지를 기획하게 된다. 아마도 그들의 상상력을 모두 담기에는 이 지구가 너무나 좁을 테다.

천선란, 박해울, 박문영, 오정연, 이루카, 지금의 한국 SF계에서 가장 결정적인 이름을 호명하자면 바로 이들일 것이다. 『천 개의 파랑』과 『기파』로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한 천선란과 박해울, 마찬가지로 한국과학문학상 출신의 오정연과 이루카, 『사마귀의 나라』와 『지상의 여자들』로 각각 SF 어워드 대상과 우수상을 수상한 박문영. 지금의 한국 SF를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그들은 모두 여성이다. 2021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나오는 앤솔러지 『우리는 이 별을 떠나기로 했어』는 이 여성 SF 작가들의 목소리를 오롯이 담고 있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천선란, 「뿌리가 하늘로 자라는 나무」
박해울, 「요람 행성」
박문영, 「무주지」
오정연, 「남십자자리」
이루카, 「2번 출구에서 만나요」

저자 소개 (5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죽음을 다짐한 사람들이 왜 더 오래 살아남는 줄 알아? 모든 생명체는 살아야겠다는 욕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욕망이 뒤틀리면 지구의 흐름으로부터 비껴나가게 되는 거야. 날아오던 총알도 그 기류에 휩쓸려 빗나가게 되는 거지. 죽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더 오래 살게 돼. 사는 것도, 죽은 것도 아닌 경계에서. 아내를 따라가려고 목을 매달았을 때는 문손잡이가 떨어졌 어. 총알을 사서 돌아오던 길에는 가방을 도둑맞았고, 수면제는 아내가 착각하고 담아 둔 비타민이었어. 그게 비타민인 걸 알았을 때 내가 죽을 수 없다는 걸 알았지. 내가 죽지 못하게 아내가 막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그래서 이제 살고 싶어. 이번 전쟁이 끝나면 더는 전장에 발을 들이지 않을 거야.
--- 「천선란, 뿌리가 하늘로 자라는 나무」 중에서

한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지 못하게 하는 곳이 전장이었다. 적과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더는 겨냥할 수 없으므로. 그것의 손에는 보라색 꽃이 쥐어져 있었다.
--- 「천선란, 뿌리가 하늘로 자라는 나무」 중에서

만약에 누군가 이 기록을 보고 있다면 그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어쨌든 반가워요. 이것만 알아줬으면 해요. 여기에 사람이 있었어요. 좋아요, 좋아. 당신이 누구라도 좋다. 대신 내 부탁을 들어줬으면 한다.
--- 「박해울, 요람 행성」 중에서

리진이 매일같이 앉아 있었던 그 자리는 미지근했다. 햇볕이 적당히 자리를 데웠지만, 서늘한 날씨 탓인지 그렇게 따뜻하지도 않았다. 그는 리진이 보았을 풍경을 응시했다. 넘실거리는 검은 물결 저 멀리, 그가 말했던 숲이 보이는 듯도 했다. 그는 그들이 거기 살아 있기를 마음속으로 바랐다. 그때, 수현은 똑똑히 들었다. 저 멀리서 들려오는 울음과 둥둥 울리는 북소리를. 그는 중얼거렸다. “어떻게 헛된 일을 했다고 말할 수 있겠어요?”
--- 「박해울, 요람 행성」 중에서

“이런 말 우습지 않아? 상황 봐서. 두고 봐야지. 열어놓자…. 난 다른 가능성은 전부 닫고 싶었어. 선택할 필요가 없었어. 너만 좋았으니까.” 연음이 고개를 저었다. 지금 여기서는 필요 없는 말이었다. “지구로 돌아가면 우린 또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될 거야. 그럼 너만 좋았다는 말 대신 너도 좋았다고 말하게 될 거야.” “왜 그래야 하는데!”
--- 「박문영, 무주지」 중에서

연음은 땅에 누워 몸을 최대한 웅크렸다. 그는 무주지 사람들이 처음에 품은 질문을 사랑했다. 열린 강령, 양육 수칙보다 더 자주 중얼거리던 말이었다. 자신이 아는 것 이상을 꿈꾸지 못하는 인간이 인간일까. 자신과 이미 닮은 것만을 사랑하는 존재가 아름다울까. 연음은 그런 물음을 조용히 곱씹어보던 시간이 좋았다.
--- 「박문영, 무주지」 중에서

미아는 양로행성에 도착한 뒤 거듭 확인했다. 방치된 미래에서도 삶은 지속된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시작한 인연을 소중하게 키워가고, 평생의 빚을 성실히 갚으며, 매일 공들여 이별하는 것으로 암보다 독한 최후의 형벌에 대비하면서.
--- 「오정연, 남십자자리」 중에서

이제 메이와 해리는 매일 저녁과 새벽, 함께 마당에 나와 앉아 해와 달이 천구를 가로지르는 모습을 감상했다. 낮과 밤의 시작과 끝이 포개지고 접히면서 서로의 뒤를 좇았다. 매일의 기도는 항상 같았다. 몸보다 마음이 먼저 죽는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 「오정연, 남십자자리」 중에서

사람들이 만나는 나는 매번 다른 모습이야. 음성, 혹은 텍스트로,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형태를 원한다면 그들이 보고 싶은 모습을 보여줘. 지금 당신이 보는 나도 그렇게 만들어진 거야. 대부분은 당황하거나 왜 이런 모습을 내가 원하는 것일까 이유를찾기 위해 정신이 팔리는데,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납득하거나 혹은 어떤 형태든 아예 신경 쓰지 않는 이들도 있어. 이들은 존재 그 자체에 집중해. 지금 여기, 2번 출구처럼. 이곳은 영혼, 의식, 정신의 집합체야. 우리에게는 시공간을 벗어나 존재와 존재로서 서로를 알려주는 이런 관계들이 소중해.
--- 「이루카, 2번 출구에서 만나요」 중에서

엄마의 흰 머리칼과 유독 웃음이 많았던 얼굴에 알맞게 자리 잡은 주름을 기억하고 있어. 마지막 엄마의 말을 듣지 못한 것과 네가 외계물질 연구원이 되었다는 소식을 엄마에게 들려주지 못한 것이 못내 가슴 아프지만, 누구보다 밝게 빛나던 눈동자와 엄마의 주름에 정확히 들어맞았던 웃음을 떠올려. 엄마가 눈감을 때 지었던, 평온한 얼굴에 머물던 미소. 너는 생각해. 그걸로 충분하다고. 나는 알아. 너의 주파수가 완성되었고, 이제 2번 출구로 떠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 「이루카, 2번 출구에서 만나요」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지구 바깥으로 용기 있게 한 걸음을 뗀 여자들
그들은 우리가 머물 새로운 행성을 찾아 나선다


2019년 10월 19일, 두크리스티나 코크와 제시카 메이어가 여자들로만 이뤄진 팀을 꾸려 우주 유영에 성공했듯이 5명의 여성 작가들 또한 ‘상상력’이라는 재료를 통해 만들어진 ‘소설’이라는 우주복을 입고 끝없는 우주 항행을 시작한다. 3월 8일 여성의 날에 맞춰 출간된 『우리는 이 별을 떠나기로 했어』는 지구 바깥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치열하게 상상해낸 이 작가들의 결과물이다. 그들은 각자 자신만의 행성, 혹은 자신만의 우주, 자신만의 외계 생물체 등을 상상하며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펼쳐 보인다. 그리고 그것은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넘어, 지구를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 모두의 이야기가 된다.

전쟁, 폭력과 혐오, 환경오염, 다자관계, 초고령사회 등 지금 이곳의 현실적인 문제들이 외계행성, 외계신호, 외계생물체, 테라포밍과 같은 외계의 상상력과 결합하며 그 외연을 확장한다. 이들은 지구와 인류 중심 사고에서 벗어난 외계 행성과 생명체를 상상하고, 양성 기준 ‘정상’ 프레임이 아닌, 다자관계, 인공지능, 외계행성, 외계생명체, 외계신호와의 소통과 관계를 기본형으로 제시한다.

천선란의 「뿌리가 하늘로 자라는 나무」는 지구에 침략한 외계 생물체와의 전쟁을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인간의 고독함을 그린다. 박해울의 「요람 행성」은 환경오염으로 더 이상 지구에서 살 수 없게 된 인류가, 제2의 지구 ‘요람 행성’을 개척하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박문영의 「무주지」는 다자관계와 공동양육을 중심으로 이뤄진 새로운 관계의 상을 제시하고, 오정연의 「남십자자리」는 초고령사회, 노년의 인생 제2막을 준비하는 양로행성에서의 일상을 따뜻한 문체로 그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루카의 「2번 출구에서 만나요」는 ‘2번 출구’라는 가상의 공간을 통해 연대한 인공지능 ‘유니’와 외계물질 연구원 ‘알리’가 지구에 산재한 혐오와 폭력의 데이터를 정화해나가는 이야기를 몽환적인 문체로 그리고 있다.

지구에서 출발한 우리의 상상력이
‘소설’이라는 하나의 행성이 된다


천선란 「뿌리가 하늘로 자라는 나무」

109일간 계속된 외계생명체와의 전투, 눈앞에서 사라진 전우, 이인은 전우를 애도하기 위해 전우가 마지막으로 사라진 장소로 향하고 그곳에서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외계 생명체를 목격한다. 이인은 그 외계생명체에게 ‘나나’라는 이름을 붙여주는데…

이루카 「2번 출구에서 만나요」

외계신호 분석가인 엄마를 통해 자연스럽게 외계신호 연구원을 꿈꾸게 된 주인공 ‘알리’. 그러나 사춘기 시절 엄마와의 갈등을 빚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엄마가 죽은 후 그녀의 행적을 뒤쫓던 알리는 외계행성에서 보내온 메시지를 알아본 인공지능 ‘유니’와 ‘2번 출구’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만난다. ‘알리’는 그동안 엄마가 지구에 산재한 폭력과 혐오의 데이터를 정화해왔음을 알게 되는데….

아득히 머나먼 저 다른 행성에서도
우리의 문장은 이어질 거라는 믿음


박해울 「요람 행성」

지구를 대신할 요람행성을 테라포밍하러 홀로 떠난 개척자 ‘리진’, 리진은 그곳에서 새로운 생명체를 발견하고, 지구인들이 테라포밍을 통해 생명체를 무참히 죽이고,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선택의 순간 앞에서 리진은 고뇌하는데….

박문영 「무주지」

다자연애, 폴리아모리, 공동 양육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사랑의 땅 ‘무주지’. 자신만의 아이를 갖는 것이 금지된 두 클론 연음과 기정은 알파 센타우리 행성을 탐사하는 조건으로 아이 도영을 키울 수 있다는 제안을 받아들이고 지구를 떠난다. 그들은 새로운 행성을 개척하려다, 문득 자신들이 전혀 다른 행성에 불시착했음을 알게 된다.

오정연 「남십자자리」

양로행성에서 휴머노이드들과 함께 ‘유사 일상’을 살아가는 노인 ‘해리’와 양로행성 휴머노이드 유지보수 관리 팀장인 ‘미아’의 이야기. 휴머노이드 유지 보수를 위해 노인들이 살아가는 양로행성에 출장을 온 미아는, 할머니 해리에게 마지막으로 행복한 기억을 남겨주기 위해 다른 행성으로의 여행을 결심한다. 한편 미아가 몸담고 있는 ‘워킹메모리’사에서는 양로행성의 노인들에게 치매 치료 신기술을 임상실험하려는 계획을 세우는데….

회원리뷰 (10건) 리뷰 총점9.9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SF계의 거장들의 작품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리*린 | 2021.10.0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단편의 이야기로 엮어진 책인데 각 작가님들의 특색이 잘 보이는 것 같다 지금은 공상과학이라는 분류에도 수많은 것들이 포함되고있는데 미래적이거나 우주이야기, 로봇이야기 등 나였으면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만들어 주셔서 읽는 내내 머릿속에 그려지는 느낌이다 한번 봣을때보다 두번봤을때 더 재밌기 느껴지는책 ㅎㅎ 얇아서 금방 후딱 보기에도 좋다 이 책을 읽고 해당 작가;
리뷰제목
단편의 이야기로 엮어진 책인데 각 작가님들의 특색이 잘 보이는 것 같다 지금은 공상과학이라는 분류에도 수많은 것들이 포함되고있는데 미래적이거나 우주이야기, 로봇이야기 등 나였으면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만들어 주셔서 읽는 내내 머릿속에 그려지는 느낌이다 한번 봣을때보다 두번봤을때 더 재밌기 느껴지는책 ㅎㅎ 얇아서 금방 후딱 보기에도 좋다 이 책을 읽고 해당 작가님들이 이전에 냈던 작품들을 계속 찾아보게 된다 각 작가님들만의 특색? 필력? 말투? 등이 다 개성있어서 흥미롭게 읽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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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별을 떠나기로 했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r********6 | 2021.09.1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누구나 한 번쯤은 이 지구, 이 행성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현재의 삶이 너무 힘들어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마음일 수도 있지만 지구 밖 우주를 영위하고 싶은 마음에서 그런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5개의 단편들을 상징하는 그림으로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표지를 보면 누구나 이 책에 빠질 수 없을 것이다. 나처럼 책을 고를 때 시각적 요소를 중시하는 사람이라;
리뷰제목

누구나 한 번쯤은 이 지구, 이 행성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현재의 삶이 너무 힘들어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마음일 수도 있지만 지구 밖 우주를 영위하고 싶은 마음에서 그런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5개의 단편들을 상징하는 그림으로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표지를 보면 누구나 이 책에 빠질 수 없을 것이다. 나처럼 책을 고를 때 시각적 요소를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책에 마음을 뺏길 것이다. 여성 SF작가 5인이 먼 미래에 우주를 배경으로 상상 속 세계를 펼친다. 우빛속 이후로 SF와 사랑에 빠져 여러 SF를 읽어봤지만 '우별떠(우리는 이 별을 떠나기로 했어)'만큼 독특한 소재를 지닌 소설은 없었다. 다섯 단편 모두 상상지도 못한 세상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천선란 작가는 <천 개의 파랑>에선 과학과 장애를 논했는데, <뿌리가 하늘로 자라는 나무>에서는 외계 생명체와 싸우는 광경을 눈 앞에서 보여준다. 100일 넘게 지속되는 전투에서 전우를 잃은 주인공 '이인'이 그가 사라진 장소로 향하고 그곳에서 지구에 마지막으로 남은 외계 생명체를 만난다. 절벽에서 떨어지고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이인은 생사를 오가는 과정에서 자신을 도와준 그 외계 생명체와 연대감을 느낀다. 그리고 그에게 '나나'라는 이름을 붙여주기도 한다. 적으로 여기며 경계했던 이인이 어떻게 나나에게 마음을 여는지는 책으로 확인해보길 바란다. 나나에게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는 부분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이인과 사라진 전우 '벤'이 대화하고 함께 행동하는 장면들이 더 좋았다. 벤이 사라지기 전, 벤과 이인은 서로 옆집에 살며 죽을 때까지 챙겨주자는 약속을 한다. 이 부분에서 나오는 감정선이 섬세한데, 그들의 관계가 사랑인지 아니면 우정인지 특정하긴 어렵다. 하지만 이런 내 고민도 벤이 사라지면서 끝나버렸다. 외계생명체에게 공격받았을 때 시신의 형태로 남는 사람이 있는 반면, 벤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사람도 있다. 그 차이가 무엇인지도 책에서 찾아보길 바란다.

두 번째 단편 <요람 행성>은 박해울 작가가 집필했는데, 황폐해진 지구를 대신해 인간이 살아갈 요람 행성을 '테라포밍'하러 떠난 리진은 인간들이 요람 행성에 사는 생명체를 무자비하게 죽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리진은 어떻게 했을까? 이 대목에서는 '인간은 환경을 어디까지 파괴해야 만족할까'라는 질문을 떠올리면서 인간에 대한 회의감을 느꼈다. 뉴스, SNS를 통해 심각한 환경문제를 겪으면서 '인간이야말로 생태계에서 가장 유해한 존재이자 모든 생명체의 천적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요람 행성>은 현재의 환경문제를 인간이 어떤 태도로 해결해야 할지를 고민해볼 수 있게 한다. 어쩌면 우린 미래에 지구를 버리고 다른 행성을 찾아볼지도 모른다.

<무주지>는 자신만의 아이를 갖는 것이 금지된 무주지에서 살던 클론 '연음'과 '기정은' 새로운 행성을 탐사하는 조건 하에 도영을 키울 수 있다고 허락받는다. 하지만 그들은 목표 행성이 아닌 다른 행성에 불시착한다. 사실 무주지가 제일 이해하기 어려웠다. 인간의 이기심을 없애기 위한 방안으로 공동육아만이 허용된 세상은 생각한 적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만은 확실하다. <무주지>에서도 역시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을 목격할 수 있다. '우별떠' 단편들은 공통적으로 인간에 의해 생긴 문제를 소설 속에 내포하고 있다. 다른 단편들과는 다르게 <무주지>의 결말은 슬프다. 클론들의 선택이 이해되면서도 서글프다. 인간의 욕심으로 만들어진 클론의 결말이 비참하다.

<단어가 내려온다>에서 독특하게 내용을 전개했던 오정연 작가는 <남십자자리>에서도 양로행성이라는 신기한 공간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노인들을 위해 마련된 양로행성에서 노인 '해리'와 양로행성에 사는 휴머노이드를 관리하는 팀장 '미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미아는 휴머노이드를 관리하기 위해 양로행성으로 떠난다. 노쇠한 할머니에게 마지막으로 좋은 기억을 주기 위해 미아는 다른 행성으로의 여행을 준비한다.미아는 여행하면서 해리에게 자신의 회사에서 개발하고 있는 치매 치료 신기술을 권해보려고 한다. 과연 해리는 미아의 제안을 받아들일까? <남십자자리>는 SF라는 겉모습을 갖춘 가족소설의 느낌이다. 단편을 읽다보면 마음이 따스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서로를 생각하는 그 마음이 글자를 뛰어넘어 내게로 전해진다.

마지막 단편 <2번 출구에서 만나요>는 외계신호 분석가였던 엄마를 보며 자연스레 외계신호 연구원이 된 '알리'의 이야기를 서술한다. 사춘기의 갈등으로 엄마를 이해하지 못한 알리는 외계행성에서 보내진 메시지를 통해 인공지능 '유니'와 '2번 출구'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만난다. 유니와의 만남으로 알리는 엄마가 살아생전 했던 일을 보게 된다. 빅스비나 시리 같은 인공지능이 익숙한 내게 유니는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진다. 형상은 보이지 않는 인공지능이지만 인간보다 더 진실된 존재로 다가왔다. 그리고 유니와 알리와의 대화에서 지구에 얼마나 많은 혐오가 산재해 있는지 볼 수 있다. 사람들의 분노와 혐오, 폭력이 얼마나 잔인한지 느낄 수 있고 혐오가 가득한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해볼 수도 있다.

우주와 지구, 인간과 인공지능(휴머노이드, 클론 등)의, 인간과 외계생명체의 관계를 느끼고 싶다면..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얼마나 폭력적인지를 느끼고 싶다면 '우별떠'를 읽어보길 바란다. 책을 열면 상상지도 못한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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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SF를 몰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다섯 편의 소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t******7 | 2021.09.0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SF 소설은 많이 읽지 않았다. 나는 지극히 현실적인 인간이고, 나와 내 옆에서 일어나는 이야기가 더 재미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숨 막히는 현실 이야기를 책으로도 보자니 마음이 불편할 때가 꽤 있었다. 그래서 상상이 만들어 낸 이야기, SF 앤솔로지를 읽게 되었다. <우리는 이 별을 떠나기로 했어>(천선란, 박해울, 박문영, 오정연, 이루카 지음 / 허블 / 20201)는;
리뷰제목


 

SF 소설은 많이 읽지 않았다. 나는 지극히 현실적인 인간이고, 나와 내 옆에서 일어나는 이야기가 더 재미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숨 막히는 현실 이야기를 책으로도 보자니 마음이 불편할 때가 꽤 있었다. 그래서 상상이 만들어 낸 이야기, SF 앤솔로지를 읽게 되었다.

<우리는 이 별을 떠나기로 했어>(천선란, 박해울, 박문영, 오정연, 이루카 지음 / 허블 / 20201)는 SF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아니 이미 유명한 5명의 작가의 SF 단편소설을 묶은 소설집이다. SF 소설을 잘 모르던 나도 이 작가들의 이름은 익숙했고, 특히 이 책은 베스트셀러에도 오랜 기간 있었기 때문에 책장을 열기에 부담이 없었다.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에 간 여자들의 이야기를 얼개로 쓴 다섯 편의 소설은 각기 작가 특유의 상상과 문체로 매력이 넘쳤다.

각기 다른 5편의 소설을 보면서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는지에 대한 감탄이 계속되었다. 이미 작가의 머리속에 소설 속 공간은 현실이다. 그리고 인물 역시 실존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SF 소설을 한번 읽기 시작하면 밤새는 줄 모른다더니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손에서 놓지 않았다.

다른 작가들의 작품도 모두 좋았지만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건 박해울 작가의 <요람 행성>이다. 낯선 행성에서 쓰레기차 운전사로 일하면서 겪게 되는 새로운 경험과 당황스런 사건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지구에 있는 동생과 딸을 위해 열심히 일하지만, 곧 지구와 연락이 되지 않고 안타까운 결과를 맞게 된다. 하지만 그 어떤 일도 '헛된 일'이 아님을, 마지막 문장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중력이 주름을 만드는 거라면, 이 주름의 대부분은 이 행성의 중력이 만든 거다. 여기 있는 동안 나는 정직하게 나이를 먹었다. 이제 지구에 나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없다. 누가 날 기억해주지? 나를 아는 존재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는 두려움이 밀려온다. 내 옆에 누가 있었더라? 나 외의 타인도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데, 내가 이 생물을 이해한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하지만 그들은 내 곁에 있었다. 동족을 위해 장례를 치러주는 종족이.

행성에 사는 설인이 다른 생물체를 위해 장례를 치러준다는 것을 깨달은 주인공의 읊조림을 한참 들여다보았다. 내 곁에 아무도 없다는 두려움과 의외의 존재가 내 곁에 있다는 든든함이 혼재된 어지러움. 주인공의 마음에 깊이 공감했다.

<우리는 이 별을 떠나기로 했어>는 SF 소설이 어렵고 부담스러웠던 나에게 상상의 즐거움을 준 책이다. 그리고 5명의 작가 모두 개성이 넘치는 문체로 '자기만의 행성' 이야기를 잘 풀어가서 재미있게 읽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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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제 표지 모든 게 맘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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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 2021.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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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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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 | 2021.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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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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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 | 2021.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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