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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친한 친구들
중고도서

너무 친한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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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6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354g | 148*210*30mm
ISBN13 9788991239739
ISBN10 8991239730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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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펠 동물원은 처음 와보는데 정말 넓네요.” 헤닝이 또 다른 시체 부위인 발을 들여다보다가 말했다. “끝이 안 보여요.”
“27만 평방미터입니다.” 산더는 양손을 허리춤에 짚으며 말했다. “문제는 이 넓은 땅 어디에 시체가 흩어져 있는지 모른다는 거죠. 체험 동물원은 이미 문 닫으라고 일러놨습니다. 어린아이가 시체 머리를 발견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끔찍합니다, 끔찍해.”
복사뼈 위에서 잘린 시체의 발에는 ‘카멜 액티브’ 상표의 290밀리미터 갈색 가죽 캐주얼화가 신겨져 있다.
“팔도 그렇고 발도 그렇고 전문가가 깨끗하게 절단한 게 아니라 거의 잡아 뜯어낸 수준입니다. 건초지를 좀 볼 수 있을까요?” 발의 절단면을 살피던 헤닝이 고개를 들고 물었다.
“그럼요.” 산더는 방문객들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말했다.
줄지어 쏟아져 들어오는 방문객들은 혈관을 타고 흐르는 피를 연상시켰다. 동물원 곳곳이 곧 방문객들로 가득 찰 것이다. 동물 우리에도, 자연학습장에도, 잔디밭에도, 낙타 시승장에도, 화장실에도! 정말 어디에선가 또다시 시체 부위가 발견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때 유행가 멜로디와 함께 산더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여보세요?” 전화기를 귀에 댄 채 듣고만 있던 산더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왜 그러십니까?” 보덴슈타인이 물었다.
“빌어먹을!” 산더는 도저히 참기 힘들다는 듯 내뱉었다. “동물원을 폐장하고 방송사 일정도 취소해야겠습니다. 산양 우리에서도 뭔가 발견됐답니다.” _12~13쪽
“켈크하임과 쾨니히슈타인 시청에서는 시민들이 도로 확장 계획안을 열람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하필이면 부활절 축제 기간에만 열람할 수 있어서 말이 많았습니다. 쾨니히슈타인에서는 거기다 한술 더 떠서 시청 사무실 내에서만 열람을 허용했던 모양입니다. 사무실에서야 그냥 훑어보는 정도지 어디 제대로 볼 수 있겠어요?”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 도로를 만드는 거야, 안 만드는 거야?” 벤케가 더 참지 못하고 끼어들었다.
“들어봐. 지금부터가 재미있어. 파울리가 너무 깊이 찔러본 거지. 월요일에 파울리가 녹색연대 사이트에 글을 올렸는데, 보크컨설트에서 감정평가를 위한 산출 자료를 만들 때 쾨니히슈타인 공동묘지 근처의 통행량 조사 구간에서 나온 결과를 고의로 누락시켰다고 주장했어. 게다가 쾨니히슈타인 원형 교차로가 이미 공사에 들어갔고 그 공사가 끝나면 교통 체증이 대폭 해소될 거라는 사실도 일부러 언급하지 않았다는 거야.”
오스터만이 노트를 뒤적거리며 말을 이었다.
“거기다 파울리는 시청, 헤센 주 교통부, 베를린의 연방 교통부, 보크컨설트 사이에 밀약이 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어.”
보덴슈타인은 오스터만의 설명을 말없이 들었다. 도로 확장을 둘러싼 이야기는 대충 알고 있었지만 의심스러운 감정평가서와 족벌 체제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 파울리의 죽음 뒤에 몇몇 권력자들의 사적 동기가 숨어 있는 걸까? 과연 그는 불법 모의와 범죄적 밀약을 밝혀냈기 때문에 죽어야 했을까?---p.60

“티셔츠에 뭐라고 써 있는 거야?” 피아는 티셔츠의 문구를 읽고 피식 웃었다. “유혹자? 이게 뭐야?”
“헤르만 헤세의 시예요.” 루카스는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오늘 연주하는 그룹 중에 ‘살타치오 모르티스’라는 밴드가 있는데 이 시로 노래를 만들었어요. 등에 시구절도 있어요.”
루카스는 티셔츠 뒷면을 보여주기 위해 뒤로 돌았다. 앞모습만큼이나 뒷모습도 멋졌다.

마음 깊이 기다렸던 입맞춤도, 오랫동안 뜨겁게 갈구했던 밤도 내 것이 되었네. 그러나 이미 떨어진 꽃잎일 뿐.

“너무 슬픈걸.” 피아가 시를 소리 내어 읽은 후 말했다.
“실제로 그럴 때가 많잖아요.” 루카스가 대꾸했다. “오랫동안 마음속으로 원하며 기다렸던 일도 정작 현실이 되면 상상했던 것과 많이 다르죠.”
“그래, 맞아. 현실은 대부분 실망스럽지.”
“그것뿐만이 아니에요.” 루카스의 목소리가 갑자기 진지해지며 얼굴에도 고뇌하는 표정이 나타났다. “뭔가 끊임없이 원하고 머릿속에서 상상하며 마음 설레는 게 실제 그것을 갖는 것보다 훨씬 좋아요. 목표를 이루고 나면 그 모든 노력이 헛된 것임을 알게 되죠. 남는 건…… 공허뿐이에요.”
“철학자 같은 말을 하네.” 피아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루카스는 피아에게 바짝 다가서서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모든 유혹을 멀리하려 했네.” 그는 말하는 내내 피아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꿈과 그리움, 그리고 외로움만이 나의 벗. 오, 저주! 소유로 인해 불행하리니. 실재하는 모든 것이 나의 꿈을 짓밟는구나.”
“어떤 종류의 소유를 말하는 거야? 물질적 소유? 아니면 사랑?”
루카스는 한쪽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미하게 웃었다.
“물질적 소유는 행복을 주지 못해요. 이건 어렸을 때 이미 깨달았어요. 우리 부모님이나 친구들의 부모님을 보면 알 수 있죠. 돈으로 뭐든 살 수 있는 사람들이지만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더라고요.”
“항상 행복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만약 그렇다면 견디지 못할걸.”
---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월드컵 열기로 뜨거운 6월의 어느 날, 동물원 우리에서 사람 손이 발견된다. 피해자는 인근 고등학교 교사이자 도로 확장 건설을 반대하던 환경운동가 파울리. 학생들에게는 영웅으로 칭송받던 그이지만, 성적 문제로 그를 협박하던 학생부터 땅 문제로 다투던 전부인, 도로 확장을 추진하던 시의원들과 건설회사 대표까지 그의 죽음을 바라던 이 또한 너무나 많았다. 수사가 진행될수록 수상한 인물은 늘어만 가는 가운데, 형사 피아는 유력 용의자인 동물원장 산더와 재벌가 미청년 루카스로부터 동시에 구애를 받으면서 객관성을 잃기 시작하고, 급기야 수사반장 보덴슈타인으로부터 수사에서 손을 떼라는 강력한 경고까지 받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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