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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

: 죽음을 앞둔 철학자가 의료인류학자와 나눈 말들

리뷰 총점9.3 리뷰 8건 | 판매지수 2,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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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03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342g | 135*205*18mm
ISBN13 9791196820091
ISBN10 1196820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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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은 말기 암으로 죽음을 앞둔 철학자가 생의 마지막에 의료인류학자와 주고받은 편지를 엮은 책이다. 20년 넘게 ‘우연’을 탐구한 철학자 미야노 마키코는 어느 날 의사에게 시한부 선고를 받고 자신의 병과 죽음을 철학의 대상으로 삼고자 한다. 그리고 오랫동안 임상 현장을 조사해온 의료인류학자 이소노 마호에게 서신 교환을 제안한다. 두 여성 학자가 주고받은 스무 통의 편지는 우연과 필연, 질병과 의료, 운명과 선택, 삶과 죽음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우리 사회가 외면해왔던 개인의 질병과 죽음에 대한 새로운 사유의 가능성을 던진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들어가며

첫 번째 편지
갑자기 병세가 악화될지도 모릅니다

두 번째 편지
무엇으로 지금을 바라보는가

세 번째 편지
4연패와 대체요법

네 번째 편지
우연을 연구하는 합리적 철학자

다섯 번째 편지
불운과 요술

여섯 번째 편지
전환이니 비약이니

일곱 번째 편지
“몸조리 잘하세요.”가 쓸모없어질 때

여덟 번째 편지
에이스의 역할

아홉 번째 편지
세계를 가로질러 선을 그려라!

열 번째 편지
정말로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었습니다

이 책의 무대 뒤에서는
감사의 말
덧붙이는 글
옮긴이의 말
인용 참고문헌

저자 소개 (3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제가 ‘언제 죽어도 후회가 남지 않도록’이라는 말에서 기만을 느끼는 까닭은 죽음이라는 도착지가 확실하다고 해도 그 도착지만 보고 지금을 살아간다면 시시각각 변하는 인생의 가능성을 놓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미래를 전체적으로 온전히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잊게 됩니다. ---p.32

‘암이 낫는다.’와 ‘암이 낫지 않는다.’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있고, 그 간극 속에는 갖가지 삶의 방식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 년에 한 번만 검사를 받는 환자는 ‘암이 나은 사람’일까요? 그렇다면 검사를 앞두고 품는 ‘혹시 낫지 않았으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은 어떻게 생각하면 될까요? 한 달에 한 번 호르몬 주사 치료를 받지만, ‘병에 대해서는 주사를 맞을 때나 생각할 뿐이야.’라며 일에 매진하는 사람은 ‘암이 낫지 않은 환자’일까요? ---p.48

암의 대체요법에 대해 많은 의사와 저널리스트는 근거 있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그렇지만 그들이 자신을 갖고 우리에게 가르쳐주려 하는 과학적 근거도 결국 ‘일어날지 모르는 일’들을 쌓아올린 것에 불과합니다. “이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심각한 부작용이 20퍼센트 확률로 일어날 수 있습니다.” 환자는 부작용을 반드시 피하고 싶은데, 그런 환자 앞에 “부작용이 없어요.”라며 ‘강한 운명론’을 내세우는 대체요법이 나타난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만약 환자가 표준요법이 아니라 대체요법을 선택한다면요? 환자의 선택을 비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p.64

우리는 네잎클로버가 생겨난 원인을 나중에 그럴듯하게 덧붙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원인들이 왜 ‘이 클로버’에 ‘지금의 형태’로 집약되어 나타났는지는 ‘이런저런 타이밍이 어쩌다 보니 겹쳤다’고 말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구키 슈조는 바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 자리에 씨가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었고, 씨가 떨어졌다 해도 햇빛이 내리쬐는 시점이 다를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어째서인지 많은 원인들이 ‘이 클로버’가 ‘지금의 형태’가 되게끔 수렴된 것입니다. 그렇게 수렴되도록 이끈 필연성은 누구도 찾아낼 수 없습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것입니다. 이 세상 만물의 근본에는 최종적으로 왜 지금처럼 되었는지 설명할 수 없다는 수수께끼가 남습니다. ---p.102

지난주에는 구마모토에서 일주일 동안 뇌에 전이된 암을 없애기 위해 방사선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러는 사이에도 강의를 하고, 새로운 책을 기획하고, 행사를 준비했지요. 결국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몸이 점점 나빠지는 건 느껴집니다. 이제는 애를 써도 효과가 없습니다. 죽음이 지금 여기에 찾아왔고 내일 약속조차 못 지킬지 모릅니다. 그런데 저는 책을 쓴다고 하는 훨씬 많은 시간이 필요한 약속을 맺으려 합니다. 무책임하지 않나 스스로도 고민했습니다. 분명히 무책임합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인생을 완벽히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런 사람이 있다고 치죠. 그러는 게 과연 바람직할까요? 죽음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찾아옵니다. 갑작스레 찾아오는 경우도 있지요. 죽음이 다가오지 않는 사람이란 없습니다. 모두들 언젠가는 죽을 게 확실한데, ‘약속’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p.178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마음을 뒤흔드는 명저다!”
“읽고 나면 움직이기 힘들 만큼 강렬한 책!”

철학자와 의료인류학자,
질병과 죽음 앞에 선 인간의 삶을 사유하다

마흔을 갓 넘은 나이에 유방암의 다발성 전이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철학자 미야노 마키코는 주변을 정리하고 예정된 강연을 취소하려 한다. 그러자 강연의 주최자인 의료인류학자 이소노 마호는 그를 만류한다. “어쩌면 건강한 내가 당신보다 먼저 교통사고로 죽게 될지도 몰라요.”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죽음 앞에서도 기약 없는 약속을 하는 인간의 운명적 딜레마를 목도한 철학자는 ‘죽음의 준비’를 멈춘다. 그리고 의료인류학자에게 서신 교환을 제안한다. 점점 사라져가는 자신의 몸과 다가올 죽음을 소재로 삼아, 자신이 평생 연구해온 ‘우연’을 주제로.
『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은 말기 암으로 죽음을 앞둔 철학자가 의료인류학자와 주고받은 편지를 엮은 책이다. 오랫동안 임상 현장을 조사하며 질병과 죽음, 확률과 선택의 문제에 대해 고민해온 의료인류학자 이소노 마호와 평생 ‘우연’에 천착해온 철학자 미야노 마키코는 철학적 주제인 ‘우연’을 통해 ‘질병’이라는 실체적 문제를 사유한다. 두 여성 학자는 스무 통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인간에게 우연히 찾아드는 만남과 질병, 반드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이별과 죽음, 나아가 죽음이라는 정해진 운명 앞에서도 계속되는 인간의 삶에 대해 근본적인 화두를 던진다.

질병은 대상이 아닌 정체성의 문제
환자가 아닌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

철학자 미야노 마키코는 얼마 남지 않은 삶을 환자가 아닌 철학자로서 계속 살아가겠노라 결심한다. 그리고 환자라는 정체성을 100퍼센트 받아들이지 않은 채 일상을 이어간다. 어쩌면 내일이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일을 계획하며 전과 같은 일상을 이어간다. 극심한 고통을 모르핀으로 누르며 학생들의 기말시험 문제를 출제하고 언제 나올지 모를 책 출간 계약을 맺으며 새로운 철학적 사유에 골몰한다.
우리 사회에는 삶과 죽음, 건강과 질병, 보호자와 환자 같은 이분법적 사고가 만연해 있다. 그 때문에 질병은 한 인간이 평생 가꿔온 삶을 단순한 환자의 삶으로 정리해버린다. 아픈 사람은 모든 인생의 가능성이 차단된 채 오로지 환자답게 살 것을 강요당한다. 건강한 사람은 아픈 사람과 예전에 어떤 관계였건 환자를 배려하고 보호하는 태도만을 우선하느라 본의 아니게 아픈 사람을 환자라는 정체성 안에 가두고 만다. 그러나 건강과 질병, 죽음 사이에 놓여 있는 수많은 삶과 가능성을 배제하고 인간을 환자와 비환자로 규정짓는 것이 과연 온당할까?
미야노 마키코는 아픈 사람의 정체성이 환자라는 점에 고정되는 순간 그의 앞에 놓인 인생의 수많은 가능성이 사라져버리며 주변 사람과의 관계 역시 환자와 보호자로 경직되어 의미 있는 관계 맺기가 불가능해진다고 말한다. 그는 인간이 하나의 점에 고정되지 않고 타인과 함께 세상에 자신만의 궤적을 그리며 살아가야 비로소 삶의 가치를 지켜낼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한다.

질병과 죽음에 대한 사유가 부족한 사회
인간이 마지막까지 자신으로 살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질병은 ‘불행’으로 치부된다. 그리고 과학은 그 ‘불행’에서 원인을 찾으려 한다. 각종 통계에 근거해 습관, 식생활, 유전적 요인, 부주의로 인해 특정한 병에 걸렸다고 결론 내린다. 그러나 의료 현장에서 일해온 의료인류학자 이소노 마호는 이런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확률론이 그저 ‘약한 운명론’과 다르지 않으며, 그 운명론이 아픈 개인에게 질병에 대한 책임을 전가한다고 말한다.
“이 약을 먹으면 몇 퍼센트의 확률로 이런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지도 모릅니다.”라는 말이 유발하는 모호한 공포, “암이 나으면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라는 질문 속에 담긴 폭력성을 지적하며, 이 책은 질병과 죽음에 대한 사유가 부족한 우리 사회의 맹점을 짚어낸다.
말기 암이라는 최악의 ‘불행’을 맞이한 철학자 미야노 마키코는 자신이 ‘불운’할 뿐, 절대 ‘불행’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이런저런 합리적 분석을 해본들 실상 질병은 그저 우연히 우리에게 당도할 뿐이며, 인간은 그 우연성에 몸을 내맡기고 살아가는 존재라고 그는 말한다.
수많은 강연과 행사에 참여하고, 두 권의 책을 쓴 미야노 마키코는 이 책의 서문을 쓰고 몇 시간 뒤 의식을 잃었다. 그리고 보름 뒤 짧은 생을 마감한다. 그는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우연에 몸을 맡긴 채 다양한 사람과 어울리며 궤적을 그리다가 미완으로 끝나는 삶’을 살고 떠났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삶과 세계를 진심으로 사랑하다 떠난 젊은 철학자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그리고 두 여성 학자가 삶과 죽음, 추상과 구체를 오가며 서로에게 던지는 묵직한 화두는 우리가 그동안 질병과 죽음을 대하던 방식을 의심하게 한다. 숫자에 근거해 미래를 예측하는 합리적 사고가 과연 우리 삶을 온전하게 지탱할 수 있을까? 인간이 마지막까지 자기 자신으로 살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나는 인간의 대화가 어느 만큼 진실할 수 있는지가 언제나 궁금했다. 누구를 대해도, 무엇을 보고 읽어도 조금쯤 아쉬움이 남았다. 인간에 대해 거는 기대가 아주아주 컸던 탓도 있다. 이 무시무시하게 사려 깊은 미야노 마키코와 이소노 마호는 내가 막연히 품었던 기대를 훌쩍 능가했다. 그들이 마주 서서 던졌던 캐치볼은 삶과 죽음을 가로지르는 와중에 행해졌지만, 그 공은 영원히 낙하할 리 없는 광활한 크기의 호를 그린다. 이들의 대화를 통과하며 내가 얻은 시야를, 어서 빨리 내 소중한 친구들이 함께 얻었으면 하는 갈망이 복받친다. 구체적으로 누군가를 떠올리며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생각하다가, 그 누군가가 점점 많아지고 너무나도 많아진 채로 여기에 적어둔다. 인간은 이만큼의 진실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존재라고. 그걸 잊지 말자고.
- 김소연 (시인)

우리는 질병이 불현듯 삶을 낚아챈다고 여긴다. 그러나 질병은 공기나 햇살처럼 늘 우리 곁에 있고, 인류가 아직 이해하지 못한 이유와 속도로 각자에게 도착한다. 이 책은 암 환자가 된 철학자와 사려 깊은 의료인류학자의 질병과 삶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구체적인 일상의 언어로 담고 있다. 질병의 우연과 필연, 의료와 선택, 삶과 죽음, 투명한 좌절이 담긴 대화를 읽다 보면, 질병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은 구체적 질문 속에서 변화해갈 수 있으며, 우리는 질병과 다른 방식으로 관계 맺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건강에 대한 정보는 넘치지만 질병에 대한 사유는 부족한 사회에서 이 책과 함께 수많은 아픈 몸이 사유하는 몸이 되길, 나아가 질병이 우리의 삶을 얼버무리거나 뭉개지 못한다는 걸 많은 이들이 목격하길 바란다.
- 조한진희(다른몸들 활동가,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 저자)

읽고 나서 움직이기 힘들 만큼 강렬한 책은 흔하지 않다. 생과 사를 둘러싸고 철학자와 인류학자가 주고받은 그야말로 혼신의 서간, 직접 읽고 느껴보길 바란다.
- ‘2019 기노쿠니야 인문대상’ 선정평

암을 안고 살아가면서 우리 삶의 ‘우연’에 천착한 철학자, 임상 현장을 오랫동안 조사한 의료인류학자. 두 학자는 삶과 죽음, 우연한 만남과 필연한 이별, 만남에서 비롯되는 새로운 시작에 대해 20년이 넘는 각자의 학문 인생을 걸고 전력으로 편지를 주고받는다.
- 『아사히신문』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은 제각각 다르다. 언제 몸이 아플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래’는 모두에게 똑같이 존재하며, 비할 데 없이 소중한 사람과 만날 가능성 역시 똑같이 품고 있다. 두 저자의 발자취인 이 책은, 독자에게 그런 희망을 전해주는 ‘용기의 책’이다.
- 『서일본신문』

두 저자는 제어할 수 없는 운명 앞에서도 휘몰아치는 감정을 곱씹으며 편지와 마주한다. 그들의 글은 장절하기까지 하다. 인생에서 쓸 수 있는 문자의 한계가 보일 때 나라면 무엇을 남길지 생각하게 한다.
- 『다빈치』

미래를 향해 타인과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내려 한다면, 인간은 생의 마지막까지 이렇게나 아름다운 선을 세계에 그려낼 수 있다. 마음을 뒤흔드는 명저다.
- 산케이신문

회원리뷰 (8건) 리뷰 총점9.3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포토리뷰 삶은 완벽한 죽음을 향해 가는 여정!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쥬* | 2022.11.3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we only live once. wrong! we only die once. we live every day.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이라는 책을 읽는 중에 접한 문장이였는데, 미야노 마키코와 이소노 마호 두 사람의 모습과 편지글의 내용을 이 사진 한 장으로 요약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관점의 차이가 삶의 영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종교를 가진 사;
리뷰제목
we only live once. wrong!
we only die once. we live every day.

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이라는 책을 읽는 중에 접한 문장이였는데, 미야노 마키코와 이소노 마호 두 사람의 모습과 편지글의 내용을 이 사진 한 장으로 요약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관점의 차이가 삶의 영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가진 사후세계의 유무에 따라 현생을 사는 태도의 차이가 있고, 그 차이가 꽤 크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죽음은 살아있는 인간에게는 피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놓고 이야기를 나눈다거나 화두가 되는 적은 거의 없다. 언젠가는 죽을 것이지만, 지금은 아니기에(아닐 확률이 더 높기에) 사는데 더 집중하고, 어떻게 살 것인지, 무엇으로 이 죽기 전의 삶을 채울지에 대한 더 집중한다. 그래서 욜로도 나오고, 존엄사도 나오고, 그렇기에 운명론도 나오는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또 사후세계를 더 잘 준비하려는 메시지에 반응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자신(혹은 인간)의 죽음이 쉽게 이야기할 주제는 아니지만, 종교성을 배재하고라도 확실히 정해진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죽음 이전에 살아가는 삶에서 만나는 우연의 사건들(질병을 포함해서)을 아주 넓은 가능성의 차원으로 바라보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우연과 확률, 아무리 객관적인 데이터로 사실여부를 검증하고, 예측한다고 하더라도 그저 좀 더 큰 확률의 범주 안에만 있을 뿐, 확실한 죽음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 우연성과 좀 더 높은 확률에 따라 미래를 예측하고, 운명론을 따르기보다, 아무리 확실하게 준비해도 충분할 수 없고, 또 제어할 수 없는 죽음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다양한 삶의 가능성과 우연에 열린 자세를 취하는 것, 이것이 삶을 더 충만하게 누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이야기하는 책으로 정리되었다.

책을 읽으며, 평소 죽음에 대한 나의 생각과 꽤 일치하는 면(피할 수 없는 죽음의 완전함에 집중하기보다는 그 사이의 살아있는 시간에 집중하자)이 있었다. 죽는다는 사실 자체를 무겁게 여기거나 두려워하지 않아야 살아있는 삶에 집중할 수 있다고 본다. (죽음 덕분에 삶에 초점이 더 맞춰진다는 의미에서) 그래서 이런 방향성이 삶을 더 풍성하게 하고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차원에서 공감했다.

이소노 마호가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확률론이 그저 ‘약한 운명론’과 다르지 않으며, 그 운명론이 아픈 개인에게 질병에 대한 책임을 전가한다고 말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접근으로 과학적 근거나 확률이라는 도구도 결국은 약한 운명론의 맥락일 수밖에 없다는 관점이 얼마나 많은 가능성을 차단했었는지를 떠올리게 했다. 비단 질병만이 아니라, 우리가 진로를 결정하거나 뭔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자 할 때 내리는 선택들을 떠올려보면, 거의 확률과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고려하게 되는데, 이런 선택이 운명론적인 배경일수도 있겠구나 싶다. 그렇다면 과감하고 무모한 도전이 세상을 바꾼다는 것은 정말로 사실이구나 싶다.(운명론은 체제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지속, 확률론을 강화시켜주는 결과로 정리될 것이기에)

더불어, 개인의 선택이 온전히 개인의 선택만 일 수 없는(개인이 선택이 타인과 주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정말 개인적일 수 없는) 것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이런 운명론적 배경을 혹시라도 나나, 조직이 의사소통하는 방식에서 사용하고 있지는 않을까? 그래서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죽음으로 종결하기보다는 우연처럼 마주할 일의 하나로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열어주며 나아가야겠다.

*인상적인 문장
갈림길 중 하나로 들어서는 것은 외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새롭게 생겨난 수많은 가능성들을 만나러 들어가는 것입니다. 가능성이란 계속 나뉘는 길 중에서 도착지를 알 수 있는 한 줄기 길을 가리키는 말이 아닙니다. 가능성이란 항상 쉬지 않고 변화하는 전체일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처럼 변화하는 가능성 중에는 나쁜 일이 벌어질 가능성 또한 숱하게 존재합니다. 평범하게 사는 인생‘을 이루려 노력했던 도요코 씨에게 ‘또다시 심방 잔떨림이 일어난다.‘라는 가능성이 있었듯이 말입니다. 미래란 나빠질 가능성 또한 포함한 총체이기 때문에 우리네 삶은 외길을 나아가는 것과는 다른 것입니다(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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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순간엔 살아가기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q*****2 | 2022.09.0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심각해지고 싶지는 않다. 그럼에도 질병 그리고 죽음이라는 묵직한 단어가 제목에 쓰인 책을 골랐다. 심지어 저자 중 한 명은 죽음을 앞뒀다고 적혀 있었다. 대체 내가 책을 고를 무렵 원했던 건 무어였을까. 살면서 내 의지로 선택할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다. 언제 어디서 어떠한 부모로부터 태어날지를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혹자는 생의 마지막 순간만큼은 스스로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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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해지고 싶지는 않다. 그럼에도 질병 그리고 죽음이라는 묵직한 단어가 제목에 쓰인 책을 골랐다. 심지어 저자 중 한 명은 죽음을 앞뒀다고 적혀 있었다. 대체 내가 책을 고를 무렵 원했던 건 무어였을까. 살면서 내 의지로 선택할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다. 언제 어디서 어떠한 부모로부터 태어날지를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혹자는 생의 마지막 순간만큼은 스스로 택할 수 있지 않냐는 질문을 던지기도 하던데, 영생을 꿈꾼다 하여도 죽음을 피하지 못한다는 건 모두가 감내해야 하는 숙명이다. 유한한 존재로서의 나, 내가 속한 세상까지는 아나가지 못하겠으나 나 한 명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사그라들어야 한다는 사실이 주는 위압박은 얼마나 거대한지. 내 뿌리깊은 우울의 일부는 이로부터 비롯됐지 싶다. 아직 직접적으로 죽음에 다가서는 경험을 했다거나 당장 숨이 넘어갈 정도의 고통을 앞두고 있는 게 아님에도 그랬다. 상황이 달라진다면 이 막연한 감정들이 마치 눈 앞의 파도처럼 일렁이며 나를 집어 삼킬 것이다.

1999년, 2000년 대학 졸업. 대강의 나이를 가늠해 본다. 두 인물이 처음부터 절친하지 않았음에도 대화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철학자와 의료인류학자니 얼마나 심오했을까 싶다만, 채겡 적힌 게 전부는 아닌지 두 인물은 얼마 지나지 않아 서로 말을 놓았으며 내 눈으로 접할 수 있는 것 이상의 깊은 마음을 나눴지 싶다. 잔인하게도 첫 만남이 있을 무렵 이미 마지막은 예고된 상태였다. 미야노 마키고는 갑자기 병세가 악화될 가능성에 대해 의사로부터 언질을 들은 상태에서 고민했다. 그간 별여 놓은 많은 일들을 수습하고, 마치 죽음을 예견한 사자처럼 무리를 떠나는 상상을 실천으로 옮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다른 길을 걸었다. 굳이 나서서 신변을 정리치 않았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인연을 맺기까지 했다. 자신의 건강에 대한 이야기는 자연스레 이루어졌다. 이소노 마호는 얼마든지 도망갈 수 있었다. 짧은 시간만이 우리의 눈 앞에 놓여 있다. 상실의 감정은 내 모든 걸 뒤흔들 정도로 클 것이다. 용기가 모든 걸 잊게 만들어 주었다. 당시엔 몰랐다는 말은 진정 몰랐음을 뜻하진 않는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표현이 쓰였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 꼭 너여야만 하는 이유는 없다. 우리는 영영 서로를 모른 채 살아갈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게 됐다. 조금 더 어렸을 때도 아닌 지금 이 순간, 내가 아파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아니한 상황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설로부터 비롯된 이야기는 무수히 뻗어 나갔다. 상대가 중증 환자임을 인식한 순간 나의 태도는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 음식은 건강을 해칠 수 있으니 피해야 하고, 언제 의료진이 필요할지 모르므로 여행은 꿈꾸지 말아야 한다는 조언이 왠지 상대에게 어울릴 듯하다. 조금이라도 가방이 무거워 보인다면 상대를 대신해 들어주어야만 할 거 같은 압박. 특별히 내가 착해서가 아니라 왠지 그러해야만 할 거 같아 행한 일들이 상대를 오히려 환자로 만들고 있을 수도 있다는 일침이 나를 때렸다. 몸이 괜찮아지면 무엇을 하겠다는 다짐은 다음의 기약이 가능한 경우에나 성립할 수 있지만, 그 다음을 확신하는 일은 인간에게 주어진 몫이 아니다. 지금을 살아가면서 최대한 나의 영역을 확장하는 거, 그리하여 한낱 점에 불과할 수도 있었던 나를 하나의 선으로 연장하는 거. 아무리 생이 마지막 순간에 도달했다 하여도 이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은 찾기는 쉽잖을 것이다.

마지막 편지가 쓰인 게 2019년 7월 1일이다. 연명에 든 게 7월 22일이니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어떠한 진통제로도 다스릴 수 없었을 통증과 함께하며 외로웠을 생을 남은 저자는 상상한다. 괴롭다. 그래도 아름다운 완주였다. 떠난 이도 그리 생각했을 거라는 믿음이 있어 마냥 슬프지만은 않다. 나에게도 언젠가는 닥칠 그 일, 그가 잘 해냈듯 나 또한 완성할 수 있을 듯하다.

그칠 듯 이어지는 글의 마지막에 이윽고 닿았다. 우연과 필연. 무엇이 우연이었으며, 무엇은 필연이었던 걸까. 마치 꿈을 꾼 것만 같았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도달한 것만 같은 착각에 빠져들었다. 영원히 꾸게 될 꿈이 조금 더 촘촘하게 영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생을 지켜내야겠다. 비록 나에게는 편지를, 마음을, 그 어떠한 것도 주고받을 인연이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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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을 필연으로 완성하는 실존의 삶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 2022.08.2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한살 터울의 두 명의 40대 여성이 있다. 이소노는 의료인류학자이고, 미야노는 철학자이다. 이름도 비슷해서 책을 읽다보면 헷갈린다. 그래서 의료인류학자 이소노는 철학자 미야노를 다른 공간에 존재하는 자신의 여동생이라고 생각한다.둘은 한 학술행사에서 만나서 인간적이면서 학술적인 호감을 느꼈다. 사실은 철학자 미야노가 이소노를 자기 삶의 마지막 동행자로 선택한 것이다.;
리뷰제목
한살 터울의 두 명의 40대 여성이 있다. 이소노는 의료인류학자이고, 미야노는 철학자이다. 이름도 비슷해서 책을 읽다보면 헷갈린다. 그래서 의료인류학자 이소노는 철학자 미야노를 다른 공간에 존재하는 자신의 여동생이라고 생각한다.

둘은 한 학술행사에서 만나서 인간적이면서 학술적인 호감을 느꼈다. 사실은 철학자 미야노가 이소노를 자기 삶의 마지막 동행자로 선택한 것이다. 미야노는 유방암을 앓고 있었고, 말기 진단을 받아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직감적으로 삶의 정리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고, 그것을 도울 상대로 이소노를 선택한 것이었다.

둘은 2달간 10여차례의 편지를 주고 받는다. 미야노가 말기암 상태라는 것을 안 이소노는 당황해 한다. 의료인류학자로 질병에 걸린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연구해온 그이지만 실제 죽음을 앞둔 사람과의 소통은 두렵고 당혹스러운 것이었다. 그는 처음엔 미야노가 나을 거라며 희망을 던지고, 기적을 바라는 보완대체의학이나 민속의료를 검색해서 미야노에게 투척한다. 그러면서도 그녀에게 희망을 던져야 하는지 위로를 던져야 하는지 몰라서 편지의 마무리는 선생이 학생에게 숙제를 주는 듯한 조언과 질문으로 끝낸다. 자신이 살던 교토에 미야노가 찾아왔을때도 그의 여행가방을 들어줘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도 어찌 할 줄 몰라 애를 태운다.

반면 미야노는 차분히 답장 속에 자신이 일생동안 탐구해왔던 철학자 '구키 슈조'의 '삶의 우연성'이라는 안경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솔직하면서도 때론 거칠게 스스로를 의류인류학자인 이소노에게 보여준다.

미야노는 자신의 투병사실을 전해 들은 주변 사람들 마다 용하다는 민속치료와 식품들을 마구마구 보내주는 것에 지쳤고, 티뷔 프로그램에서 다 나으면 가족여행을 갈거라고 말하는 어느 암환자의 인터뷰에 냉소적이고, 항암치료를 중단하고 완화치료를 권유하는 의사에게 '선생님의 가족이라면 어떻게 하실건가요?'라고 묻는 어머니를 보며 알 수없는 분노가 치미는 자신을 이야기한다.

이소노는 미야노의 답장을 읽으면서 점차 죽어가는 자를 대하는 자신의 태도를 스스로 분석하고 반성하게 된다. 의류인류학자로 살았지만, 정작 죽어가는 자를 대하는 당사자가 되었을 때 몸도 머리도 굳어버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조금씩 용기를 내어 에둘러 갔던 죽음과의 직접적인 대화를 미야노를 통해 시작해 나간다. 숙제를 내주던 선생님에서 어느순간 진리를 배우려는 학생이 되어 그는 철학자 미야노에게 삶과 죽음을 묻게 된다.

이소노의 물음에 미야노는 점점 몸이 말라가고, 통증이 자신을 삼켜 마약성 진통제가 늘어가는 상황에서 펜을 들어 편지지에 '라스트 댄스'를 추기 시작한다. 그리고 말한다. 평생 탐구했던 주제가 죽음의 목전에서 비로소 깨달아지고 있다고.

두 사람이 서로를 애틋하게 아끼고, 죽음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서로를 격려하면서 대화하는 과정은 육체는 쇠약해도 정신은 더욱 빛날 수 있음을 알게 한다. 그 성취감 속에서 미야노는 자신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를 견뎌낸다.

편지가 계속될 수록 미야노의 병이 진행되고 남은 페이지가 얇아져 갈 수록 내 마음도 안타까움에 어쩔 줄 몰라 읽다 멈추기를 몇번을 반복했다. 그렇게 미야노는 우연한 인간의 탄생도, 유방암의 발생도, 그리고 미야노와의 만남도 마치 모두 예정된 것처럼 자신의 삶의 서사로 완성하였다. 서구의 실존철학이 일본에서 어떻게 더 세밀하게 다듬어지고 확장되었는지를 미야노의 글을 통해 배울 수 있어 더욱 값진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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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6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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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기준을 어디에 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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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 | 2022.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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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읽은 것 중 좋앗엉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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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z*****b | 2021.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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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숨겨진 이면을 들여다 보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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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 | 2021.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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