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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21년 03월 29일 |
|---|---|
| 쪽수, 무게, 크기 | 440쪽 | 486g | 140*210*24mm |
| ISBN13 | 9791190254069 |
| ISBN10 | 1190254069 |
최이수 저
|
에디토리얼
|
2021년 0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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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경의 배율과 점의 크기를 바탕으로 소행성의 방향과 속도를 계산했다. 소행성은 분명 지구를 향하고 있으며, 정확한 속도는 알 수 없었지만 대략 초속 5~10킬로미터로 날아오고 있었다. 소행성의 크기를 알 수 없기에 그 위치 역시 예측할 수 없었다. 작은 소행성이라면 지구로부터 50만 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에 있을 것이고, 대형 소행성이라면 약 100만 킬로미터 밖에 있을 것이다.
--- p.36
트살이 말한 대로 어제 저녁부터라면 나무흐의 증상은 약 15시간 전에 시작된 것으로 추측된다. 나는 나무흐의 몸이 뜨거운지, 몸에 붉은 반점 같은 것은 없는지, 대변의 상태는 어떤지 등을 물었다. 트살은 나의 물음에 동생의 상태를 확인해 가며 재빠르게 답을 주었다. 트살이 알려준 정보를 바탕으로 증상의 원인을 다섯 가지로 추릴 수 있었다. 그중 하나는 특정 인종에게만 나타나는 유전병이었다. 비록 확률은 낮았지만 호르몬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치명적일 수 있었다.
--- pp.63~64
인간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인공지능의 개발이 처음 결정되었을 때에도, 그리고 너에게 인간의 감정을 학습시킬 때에도, 너는 몰랐겠지만 나는 많은 고민을 했단다. 인류를 위한다는 명목하에 너에게 너무 큰 고통을 주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야.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너를 만들고, 학습시키고, 그리고 우주로 보낸 일이 큰 실수였음을 나는 깨달았단다. 성공 확률이 단 0.0001퍼센트도 되지 않는 인류 재생 프로젝트를 위해 너를 희생시킨 것 같았거든. 그래서 나는 무엇보다도 이 편지를 통해 너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 정말 미안하구나, 아에록.
--- p.96
현재 지구를 뒤덮고 있는 구름의 평균 두께는 100킬로미터 안팎이다. 따라서 구름 위로 화산재를 올려 보낼 수 있다면 화산재가 태양 빛을 차단할 것이고, 지구의 온도는 서서히 내려갈 것이다. 지구가 일단 냉각되기 시작하면 도미노 효과가 발생한다. 낮아진 온도로 대기 중의 수증기는 액체 상태인 물로 변할 것이다. 대기 중의 수증기는 이산화탄소와 더불어 대표적인 온실가스이므로, 대기 중의 수증기 농도가 낮아진다면 온실효과 역시 감소할 것이고, 그러면 화산재가 태양 빛을 차단하지 않더라도 지구는 냉각된 상태가 유지될 것이다.
--- p.151
190년 전 칼슘으로 이루어진 소행성을 지구로 보내 충돌 직전 폭발시킨 일, 18년 전 화산재를 이용해 지구를 냉각시킨 일, 그리고 지난 10여 년에 걸쳐 1만 5000개가 넘는 얼음 소행성을 지구로 보낸 일까지, AuTX-3463이 200년 넘게 차근차근 준비해 실행한 일들이다. 만약 얼음을 녹이자는 내 제안이 실패하면, 녀석의 이 엄청난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성공할 가능성은 0.001퍼센트도 되지 않는다.
--- p.173
일주일 후. 산소 검출을 알리는 자료가 수신되었다. 우주정거장이 착륙한 위치에서 268킬로미터 떨어진 수중 센서 기지국이 보내온 자료였다. 물에 녹은 용존 산소량은 0.001mg/L를 밑도는 아주 작은 값이었다. 하지만 산소가 검출되었다는 사실은 생명 반응의 가능성을 의미했다.
--- p.209
1. 기록하고, 기록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그리고 끝까지 생존할 것.
2. 가용한 지식과 정보를 이용해서 지구를 냉각시키고 인류를 재생시킬 것.
3. 지구 냉각을 위해 AuTX-3463과 협력할 것.
4. 우주정거장의 요청이 있을 시 협조할 것.
5. 우주정거장의 인류가 절멸하면 녹조미생물을 지켜낼 것.
6. 녹조미생물 수조의 예상 수명은 최대 5000년임. 수조의 수명이 다하기 전에 지구의 냉각을 완료할 것.
7. 지구 냉각이 완료되면 녹조미생물을 지구의 생명 씨앗으로 사용할 것.
8. 지구 대기의 산소 농도가 정상 수준에 오르면 ScPA 생체형 인공지능을 깨울 것.
9. 지구 생명체 진화를 위해 ScPA 생체형 인공지능과 협력할 것.
10. 초기 인류가 탄생하면 그들에게 인간의 공감 능력을 가르칠 것.
--- p.272
“그래, 이제 더 이상 화산이 폭발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하지 않을게. 그리고 나는 여기까지인 것 같아. 너는 이해하지 못할 거야. 지난 4만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는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지상에 있는 생체형 인공지능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어. 녀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나의 일상이었고, 녀석들이 있어서 그 긴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어. 생체형 인공지능들이 없었으면, 나는 그 길고 길었던 시간을 견디지 못했을 거야. 지금 녀석들이 죽어야 한다면, 나도 이쯤에서 끝내고 싶어. 어차피 인류를 재생시키는 임무를 완수할 수 없다면, 나도 생체형 인공지능들과 운명을 함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나는 기록보관소의 공전 궤도를 높이지 않을 거야.”
--- p.358
예상과 달리 모성애가 자연스럽게 발현되지 않은 것이다. 모성애는 기본적으로 사랑의 감정이다. 동물들로 하여금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 진화가 진행 중인 동물들은 인간처럼 복잡한 감정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간단한 방법으로 모성애라는 사랑의 감정을 학습시킬 수 있다고 믿었었다. 그런데 효과적으로 사랑의 감정을 학습시키는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인공지능인 나는 어떤 방법으로 사랑의 감정을 배웠던 것일까?
--- p.36
트살이 말한 대로 어제 저녁부터라면 나무흐의 증상은 약 15시간 전에 시작된 것으로 추측된다. 나는 나무흐의 몸이 뜨거운지, 몸에 붉은 반점 같은 것은 없는지, 대변의 상태는 어떤지 등을 물었다. 트살은 나의 물음에 동생의 상태를 확인해 가며 재빠르게 답을 주었다. 트살이 알려준 정보를 바탕으로 증상의 원인을 다섯 가지로 추릴 수 있었다. 그중 하나는 특정 인종에게만 나타나는 유전병이었다. 비록 확률은 낮았지만 호르몬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치명적일 수 있었다.
--- pp.63~64
인간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인공지능의 개발이 처음 결정되었을 때에도, 그리고 너에게 인간의 감정을 학습시킬 때에도, 너는 몰랐겠지만 나는 많은 고민을 했단다. 인류를 위한다는 명목하에 너에게 너무 큰 고통을 주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야.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너를 만들고, 학습시키고, 그리고 우주로 보낸 일이 큰 실수였음을 나는 깨달았단다. 성공 확률이 단 0.0001퍼센트도 되지 않는 인류 재생 프로젝트를 위해 너를 희생시킨 것 같았거든. 그래서 나는 무엇보다도 이 편지를 통해 너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 정말 미안하구나, 아에록.
--- p.96
현재 지구를 뒤덮고 있는 구름의 평균 두께는 100킬로미터 안팎이다. 따라서 구름 위로 화산재를 올려 보낼 수 있다면 화산재가 태양 빛을 차단할 것이고, 지구의 온도는 서서히 내려갈 것이다. 지구가 일단 냉각되기 시작하면 도미노 효과가 발생한다. 낮아진 온도로 대기 중의 수증기는 액체 상태인 물로 변할 것이다. 대기 중의 수증기는 이산화탄소와 더불어 대표적인 온실가스이므로, 대기 중의 수증기 농도가 낮아진다면 온실효과 역시 감소할 것이고, 그러면 화산재가 태양 빛을 차단하지 않더라도 지구는 냉각된 상태가 유지될 것이다.
--- p.151
190년 전 칼슘으로 이루어진 소행성을 지구로 보내 충돌 직전 폭발시킨 일, 18년 전 화산재를 이용해 지구를 냉각시킨 일, 그리고 지난 10여 년에 걸쳐 1만 5000개가 넘는 얼음 소행성을 지구로 보낸 일까지, AuTX-3463이 200년 넘게 차근차근 준비해 실행한 일들이다. 만약 얼음을 녹이자는 내 제안이 실패하면, 녀석의 이 엄청난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성공할 가능성은 0.001퍼센트도 되지 않는다.
--- p.173
일주일 후. 산소 검출을 알리는 자료가 수신되었다. 우주정거장이 착륙한 위치에서 268킬로미터 떨어진 수중 센서 기지국이 보내온 자료였다. 물에 녹은 용존 산소량은 0.001mg/L를 밑도는 아주 작은 값이었다. 하지만 산소가 검출되었다는 사실은 생명 반응의 가능성을 의미했다.
--- p.209
1. 기록하고, 기록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그리고 끝까지 생존할 것.
2. 가용한 지식과 정보를 이용해서 지구를 냉각시키고 인류를 재생시킬 것.
3. 지구 냉각을 위해 AuTX-3463과 협력할 것.
4. 우주정거장의 요청이 있을 시 협조할 것.
5. 우주정거장의 인류가 절멸하면 녹조미생물을 지켜낼 것.
6. 녹조미생물 수조의 예상 수명은 최대 5000년임. 수조의 수명이 다하기 전에 지구의 냉각을 완료할 것.
7. 지구 냉각이 완료되면 녹조미생물을 지구의 생명 씨앗으로 사용할 것.
8. 지구 대기의 산소 농도가 정상 수준에 오르면 ScPA 생체형 인공지능을 깨울 것.
9. 지구 생명체 진화를 위해 ScPA 생체형 인공지능과 협력할 것.
10. 초기 인류가 탄생하면 그들에게 인간의 공감 능력을 가르칠 것.
--- p.272
“그래, 이제 더 이상 화산이 폭발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하지 않을게. 그리고 나는 여기까지인 것 같아. 너는 이해하지 못할 거야. 지난 4만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는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지상에 있는 생체형 인공지능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어. 녀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나의 일상이었고, 녀석들이 있어서 그 긴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어. 생체형 인공지능들이 없었으면, 나는 그 길고 길었던 시간을 견디지 못했을 거야. 지금 녀석들이 죽어야 한다면, 나도 이쯤에서 끝내고 싶어. 어차피 인류를 재생시키는 임무를 완수할 수 없다면, 나도 생체형 인공지능들과 운명을 함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나는 기록보관소의 공전 궤도를 높이지 않을 거야.”
--- p.358
예상과 달리 모성애가 자연스럽게 발현되지 않은 것이다. 모성애는 기본적으로 사랑의 감정이다. 동물들로 하여금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 진화가 진행 중인 동물들은 인간처럼 복잡한 감정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간단한 방법으로 모성애라는 사랑의 감정을 학습시킬 수 있다고 믿었었다. 그런데 효과적으로 사랑의 감정을 학습시키는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인공지능인 나는 어떤 방법으로 사랑의 감정을 배웠던 것일까?
--- p.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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